1695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의 주관은 시민모임 독립에서 하였고 사회는 안욱현 시민모임 독립 실행위원님이 보았습니다.
시민모임 독립 회원들의 <바위처럼>에 맞춘 힘찬 율동으로 수요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박덕진 시민모임 독립 대표님의 주관단체 인사말 후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연대발언으로 수요시위를 이어갔습니다. 김종욱 시민모임 독립 실행위원님, 최봉태 변호사님, 기본소득당 대표 용혜인 국회의원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하였고, 한일 유스포럼 아와카 히로 님의 연대발언문을 정의연 유진 활동가가 대독하였습니다.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김민정 가수님이 <희망나비>, <홀로아리랑>를 멋진 목소리로 불러 주셨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 한종수 작가님, 이정원 시민모임 독립 회원님의 성명서 낭독으로 1695차 정기 수요시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역사부정 혐오세력들의 방해가 심하여 소란스러울 때마다 롯데 야구 팬들이 하는 하나, 둘, 셋, 마! 하는 기합을 넣으며 좀 더 힘을 내어 수요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주관단체인 시민모임 독립 외 이고은, 조국혁신당 여성위원회, 윤철우,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김선영, 산마을 고등학교(인천, 강화), 터키 이스탄불에서 오신 세브지 오날, 아흐메트 오날, 평화나비 네트워크, 문규식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온라인 댓글로는 Goo Lee(미국 시애틀늘푸른연대), lee파도저편, 조안구달, 移住民の日常이주민의 일상, 이원석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어 통역은 현서영 님께서,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주관단체 인사말_박덕진(시민모임 독립 대표)
박덕진입니다.
역사 정의와 동아시아 평화를 향해 활동하는 시민단체, 시민모임 독립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봄이 왔습니다.
벚꽃이 활짝 피었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옷도 밝고 가벼워졌습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봄도 왔습니다.
시민은 윤석열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 내렸습니다.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다시 증명했습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87년 6월 항쟁과 2017년 촛불 혁명을 겪었습니다. 이 두 운동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역사는 도둑같이 왔습니다. 우리 싸움은 언제나 계란으로 바위치기 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강고하게 보이던 권력에 대항해 시민들이 바다처럼 일어났습니다.
광장으로 진출해 역사를 바꿨습니다.
그런데 이번 운동은 양상이 달랐습니다. 응원봉이 여의도를 장악하며 국회 탄핵 가결을 이끌어내자, 부정선거 음모론 망상에 빠진 극우 대중 역시 광장으로 진출했습니다. 지리한 공방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렸습니다. 8인의 헌법재판관은 역사를 만들어가는 우리의 수단이었습니다. 우리가 승리했습니다.
승리의 비결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1894년 동학농민혁명군의 후예이기 때문입니다. 1919년 3월 1일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전국에서 봉기,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을 세운 민중의 후예이기 때문입니다. 1960년 4.19, 1980년 5.18에서 역사의 질곡과 맞서 싸운 한국 현대사의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역사가 우리의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아직 잔불이 남아있습니다. 내란 세력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단디’ 합시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한일 역사정의 운동에서 가장 치열한 주제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 ‘단디’ 합시다.
우리는 지는 싸움은 아예 안합니다.
반드시 싸워 이깁시다.
감사합니다.
1695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간보고
윤석열의 내란으로 대한민국이 혼란에 빠진 와중에, 일본의 역사왜곡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와 강제동원을 부정하고 일제통치가 조선 근대화로 이어졌으며,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주장 등을 담은 고교용 역사교과서들이 줄줄이 검정을 통과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식민지배의 합법성을 강조하고 한일조약을 통해 전쟁 피해의 도의적 책임까지 다했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8일 공개한 2025년판 외교청서에서도 "독도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에 대해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이미 해결된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국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2021년과 2023년 두 개의 판결에 대해서는 주권면제 운운하며 한국 재판권에 따르지 않을 것이며 소송이 각하돼야 한다는 입장도 누차 표명했습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생존자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일본의 반인도적 범죄행위를 국제사회에 고발해 온지 34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그 오랜 세월동안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채 불의의 회로에서 퇴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입니다. 진상규명과 공식사죄, 법적배상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차 외면한 채, 유엔에서조차 ‘강제동원’과 ‘성노예제’를 부정하며 역사를 끊임없이 왜곡해 왔습니다.
일본 총리가 직접 나서 평화의 소녀상 설치 방해와 철거를 획책하고,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2015한일합의 준수를 한일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내걸며 한국 정부를 윽박지르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친일매국세력을 선동하고 물심양면 지원해 수요시위 주변을 극우들의 진앙지, 역사부정의 전진기지로 만들어 왔습니다. 한일협약 60주년에 제2의 을사늑약을 꾀하더니 종전 80년 담화도 내놓지 않겠다고 합니다.
일본 정부에 경고합니다. 윤석열 친일매국 내란세력과 짬짜미해 역사를 모두 뒤짚으려고 했던 음모는 이제 끝장났습니다. 역사정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해 파면된 윤석열의 갈 길이 감옥뿐이듯, 식민지 전쟁범죄를 부정하고 양심에 근거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않겠다는 후안무치하고 비열한 일본은 엄혹한 역사법정의 영원한 수인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애국 시민들은 우리의 미래까지 식민화하려는 일본의 검은 속내에 결코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빛의 혁명을 통해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고 민주공화정을 굳건히 수호했듯, 평화와 역사정의의 길에 흔들림없이 가열차게 전진할 것입니다. 정의기억연대는 그 길에 언제나 앞장서겠습니다.
2025년 4월 9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연대발언_김종욱(시민모임 독립 실행위원)
안녕하세요? 우선 발언하러 나온 저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수요시위 주관을 맡은 시민모임 독립 회원 김종욱입니다. (꾸벅 인사)
발언을 요청받고 어떤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학창시절 제가 전공했던 역사에 대해서 말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얘기를 짧게 해 보려 합니다.
조금 전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 아마 오늘 수요시위에 참여하신 분들께서 ‘아! 저 사람이 일본의 교과서 역사 왜곡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려나 보구나~’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건 아니고요. ^^;
지난주 금요일, 대한민국 시민들을 상대로 내란을 일으켰던 윤석열이 자신의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파면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 앉아 계신 모든 분이 환호하였을 것이고, 또 한편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거라 짐작합니다.
저는 당시 탄핵 선고 판결문을 낭독하던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판결문 중에 다음의 대목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인들의 소극적 임무 수행 덕분이었습니다”
전 여기서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박정희와 전두환 등 쿠데타로 집권한 군인이 집권하던 시절, 그들이 선포한 계엄 후 저질렀던 끔찍한 범죄행위를 기억으로, 또 기록으로 학습한 시민들이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그 늦은 시간, 주저 없이 여의도 국회로 모여 계엄군을 맨몸으로 막아설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와
또 무도한 권력자의 부정한 명령을 수행했던 그 옛날의 계엄군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그리고 현재 그들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배움으로 알고 있는 지금의 군인들이 정상적 인지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윤석열의 불법 계엄 선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진행 중인 정기 수요시위가 시작된 것은 제가 대학에 갓 입학한 해인 1992년입니다.
대학 새내기였던 저는 당시 여학생회 선배들 손에 이끌려 수요시위에 참여도 했고, 또 다양한 책과 자료를 통해 전쟁 시기 일본군이 저지른 납치행위와 성범죄 행위 등 전쟁범죄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려는 일본 정부와 그 의견에 동조하고 있는 윤석열류의 저열한 것들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의 정상적 시민 누구라도 알고 있습니다.
또 자신들의 선조가 저지른 범죄행위에 가슴 아파하고 어떻게든 일본 정부의 사과와 피해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조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양심적 일본 시민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태평양전쟁 시기 일본이 저질렀던 전쟁범죄와 전쟁이 끝난 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고, 또 피해자에 대한 구제를 외면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고 손가락질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가 끝까지 잊지 않고, 또 문제 해결을 위해 오늘처럼 끊임없이 연대해서 싸워간다면 결국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기억은 힘이 세다고 합니다. 또 기록은 그보다 더 힘이 셉니다. 우리 지금 이 자리, 우리가 외친 구호, 오늘의 싸움 잊지 말고 꼭 기억합시다. 또 기록합시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최봉대(변호사)
신정권은 일본군위안부 문제부터 해결하라
오늘 1,695차 수요시위에 참가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그 동안 일제피해자 문제 해결을 방해하여 온 윤석열에 대해 파면 결정을 한 후 처음 맞는 수요시위입니다.
저는 윤석열 파면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혼령이 큰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을 하고서도 대통령이 되어서는 그 약속을 어겨 천벌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은 한국과 일본이 문명국이 되기 위한 입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시위 현장이 언젠가부터 극우의 선전 놀이터가 되어 가고 있고 윤석열정권은 이를 방조하여 왔습니다.
대통령이 탄핵이 되었으니 우선 7분만 남아 있는 이 문제부터 해결하여야 합니다.
2015년 한일간의 외교적 협잡에 의해 만들어진 해법은 고노담화를 파기하는 퇴행적인 것입니다. 역사계승과 재발방지가 핵심인 고노담화를 평화의 소녀상 철거 협의도 파기시킨 것이 2015년 합의의 본질입니다.
이제 일제피해자 문제 해결을 방해한 윤석열을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켰으니, 그 다음 내란의 뿌리인 극우들의 수요시위 방해부터 엄단하고, 고노담화를 계승발전시켜 더 이상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원하는 전쟁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이 꿈꾸었던 홍익인간의 세상을 이곳에서부터 함께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용혜인(국회의원, 기본소득당 대표)
반갑습니다. 기본소득당 당대표 용혜인입니다.
윤석열 파면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수요시위입니다.
그간 역사정의 실현을 위해 거리에서 분투해 오신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분들, 그리고 그 뜻을 함께해온 연대자 여러분,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내해 오셨습니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깊은 존경의 뜻을 전합니다.
이제 우리가 새롭게 써 내려갈 대한민국은,
더 이상 역사정의가 후퇴하지 않는 나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정의롭게,
그리고 즉각적으로 해결되는 나라여야 합니다.
지난 3년간 윤석열 정권이 자행한
역사 쿠테타와 친일 굴욕외교를 청산하고,
이제 평등한 한일관계를 향해 당당하게 나아가는 나라여야 합니다.
2023년 11월, 대한민국 법원은 이른바 '구회근 판결'로,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역사적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김학순 생존자의 용기 있는 첫 증언 이후,
수십 년간 수많은 생존자들과 연대자들이 진실을 알리고
정의를 외치며 함께 이뤄낸 눈물겨운 결실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끝까지 친일 굴욕외교로 일관하며,
'구회근 판결'의 의의를 스스로 부정해 왔습니다.
심지어 일본군 '위안부'·강제동원 예산을 줄줄이 삭감하며,
과거사 청산에 대한 의지를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만약 윤석열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일본 정부에 한국 법원의 판결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면,
대한민국은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즉각적이고 정의로운 해결은
차기 정부의 막중한 책무입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는 단 일곱 분이시고,
평균 연령은 평균 97세에 이릅니다.
시간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다음 정부는 생존자 분들께서 살아계신 동안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정부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이 마지막 ‘골든타임’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됩니다.
저와 기본소득당은 '구회근 판결'의 의의를 깊이 되새기며,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과 진심 어린 사죄를
반드시 이끌어낼 수 있도록 앞장서나가겠습니다.
또한 피해자보호법 개정을 비롯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과제도 책임있게 추진하겠습니다.
오늘 수요시위는 1695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이 1695번째라는 숫자가 제게 참 무겁고, 또 아프게 느껴집니다.
1695번의 수요일을 지나는 동안,
여기 계신 분들의 뜨거운 외침은
평화와 정의를 향한 꺾이지 않는 희망이 되었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소중한 나침반이 되어주셨습니다.
그 긴 긴 시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수많은 인권 평화 활동가분들의 목소리와 용기를
듣고, 보고, 배우며 자라난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저 역시 그 뜻을 이어 나가겠다는 약속을 이 자리에서 드립니다.
여기 계신 분들의 손을 맞잡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반드시 정의롭게 해결되는 대한민국,
그리고 진실과 정의 위에 우뚝 선 새로운 한일관계를 함께 만들어나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아와카 히로(한일Youth Forum 참가)
수요시위에 참가해 주신 여러분, 이 만남에 감사드립니다.
일본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아와카라고 합니다. 이번에 정의기억연대 유진 씨로부터 발언 기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서울까지 갈 수 없어 이렇게 대독을 하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서툰한국어를 유진 씨가 분명 아름다운 문장으로 고쳐 주셨으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고, 일본인으로 태어나고 자랐으며, 남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저에게 일본군성노예제, 이른바 종군위안부 문제는 매우 말하기 어려운 의제입니다. 전후 80년을 맞이하는 지금, 한일 양국의 정권이 민족주의를 확대하려는 가운데 민족을 넘어선 화해를 이루기 위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내버려두면 우리는 이 문제를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고등학생들에게 이 문제를 이야기하면, 그들은 뭔가 나쁜 일을 숨긴 정치인도 아닌데도 필사적으로 전쟁 중의 일본인과 현대의 일본인, 즉 그들 자신과의 차이를 강조하며 “왜 전쟁폭력의 책임을 자신들이 져야 하느냐”고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를 봐 달라. 홋카이도 아이누 민족의 역사를알았으면 좋겠다. 그것은 결코 전쟁이 시작됨과 동시에 갑자기 발생해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깨끗하게 끝난 현상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만들어진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인해 발생한 것이며, 아직도 차별적인 건축물, 차별적인 법, 사람들의 가치관으로 뿌리 깊게 남아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라고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이야기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내가 학교 교실에서오키나와와 아이누, 그리고 할머니를 대변할 때, 내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습니다. 나는 일본인 남성인 동시에 할머니의 아픔을 겪은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차별의 역사를 무시할 수도없고, 그렇다고 해서 “일본은 모두 악하다. 나는 일본인이지만 올바른 일본인이다”라고 단언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오키나와와 아이누, 그리고 할머니의 대변자 역할을 할 때, 마치 저만 죄를 뉘우치고 스스로 ‘용서받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안도감을 느끼게 됩니다. 나는 언제까지나 가해자이고, 왜곡된 형태로만 당사자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괴로울 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연대를 시도하는 것을 멈추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이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폭력에 비하면 저의 개인적인 고민은 아주 작은 고민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만약 이 중에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세상은 우리를 ‘한국인-일본인’이나 ‘여성-남성’으로 몰아넣으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소수자들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눈을 돌리지 않고 덮어 두려고 했던 것은 바로 이 압력 때문입니다. 저는 모든 압력에 저항하기 위해 연대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이질성이나 동질성의 강조가 아니라 모든 구조적 압력으로부터의 해방이기 때문입니다. 억압받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695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의 주관은 시민모임 독립에서 하였고 사회는 안욱현 시민모임 독립 실행위원님이 보았습니다.
시민모임 독립 회원들의 <바위처럼>에 맞춘 힘찬 율동으로 수요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박덕진 시민모임 독립 대표님의 주관단체 인사말 후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연대발언으로 수요시위를 이어갔습니다. 김종욱 시민모임 독립 실행위원님, 최봉태 변호사님, 기본소득당 대표 용혜인 국회의원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하였고, 한일 유스포럼 아와카 히로 님의 연대발언문을 정의연 유진 활동가가 대독하였습니다.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김민정 가수님이 <희망나비>, <홀로아리랑>를 멋진 목소리로 불러 주셨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 한종수 작가님, 이정원 시민모임 독립 회원님의 성명서 낭독으로 1695차 정기 수요시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역사부정 혐오세력들의 방해가 심하여 소란스러울 때마다 롯데 야구 팬들이 하는 하나, 둘, 셋, 마! 하는 기합을 넣으며 좀 더 힘을 내어 수요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주관단체인 시민모임 독립 외 이고은, 조국혁신당 여성위원회, 윤철우,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김선영, 산마을 고등학교(인천, 강화), 터키 이스탄불에서 오신 세브지 오날, 아흐메트 오날, 평화나비 네트워크, 문규식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온라인 댓글로는 Goo Lee(미국 시애틀늘푸른연대), lee파도저편, 조안구달, 移住民の日常이주민의 일상, 이원석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어 통역은 현서영 님께서,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주관단체 인사말_박덕진(시민모임 독립 대표)
박덕진입니다.
역사 정의와 동아시아 평화를 향해 활동하는 시민단체, 시민모임 독립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봄이 왔습니다.
벚꽃이 활짝 피었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옷도 밝고 가벼워졌습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봄도 왔습니다.
시민은 윤석열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 내렸습니다.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다시 증명했습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87년 6월 항쟁과 2017년 촛불 혁명을 겪었습니다. 이 두 운동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역사는 도둑같이 왔습니다. 우리 싸움은 언제나 계란으로 바위치기 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강고하게 보이던 권력에 대항해 시민들이 바다처럼 일어났습니다.
광장으로 진출해 역사를 바꿨습니다.
그런데 이번 운동은 양상이 달랐습니다. 응원봉이 여의도를 장악하며 국회 탄핵 가결을 이끌어내자, 부정선거 음모론 망상에 빠진 극우 대중 역시 광장으로 진출했습니다. 지리한 공방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렸습니다. 8인의 헌법재판관은 역사를 만들어가는 우리의 수단이었습니다. 우리가 승리했습니다.
승리의 비결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1894년 동학농민혁명군의 후예이기 때문입니다. 1919년 3월 1일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전국에서 봉기,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을 세운 민중의 후예이기 때문입니다. 1960년 4.19, 1980년 5.18에서 역사의 질곡과 맞서 싸운 한국 현대사의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역사가 우리의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아직 잔불이 남아있습니다. 내란 세력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단디’ 합시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한일 역사정의 운동에서 가장 치열한 주제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 ‘단디’ 합시다.
우리는 지는 싸움은 아예 안합니다.
반드시 싸워 이깁시다.
감사합니다.
1695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간보고
윤석열의 내란으로 대한민국이 혼란에 빠진 와중에, 일본의 역사왜곡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와 강제동원을 부정하고 일제통치가 조선 근대화로 이어졌으며,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주장 등을 담은 고교용 역사교과서들이 줄줄이 검정을 통과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식민지배의 합법성을 강조하고 한일조약을 통해 전쟁 피해의 도의적 책임까지 다했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8일 공개한 2025년판 외교청서에서도 "독도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에 대해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이미 해결된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국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2021년과 2023년 두 개의 판결에 대해서는 주권면제 운운하며 한국 재판권에 따르지 않을 것이며 소송이 각하돼야 한다는 입장도 누차 표명했습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생존자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일본의 반인도적 범죄행위를 국제사회에 고발해 온지 34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그 오랜 세월동안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채 불의의 회로에서 퇴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입니다. 진상규명과 공식사죄, 법적배상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차 외면한 채, 유엔에서조차 ‘강제동원’과 ‘성노예제’를 부정하며 역사를 끊임없이 왜곡해 왔습니다.
일본 총리가 직접 나서 평화의 소녀상 설치 방해와 철거를 획책하고,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2015한일합의 준수를 한일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내걸며 한국 정부를 윽박지르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친일매국세력을 선동하고 물심양면 지원해 수요시위 주변을 극우들의 진앙지, 역사부정의 전진기지로 만들어 왔습니다. 한일협약 60주년에 제2의 을사늑약을 꾀하더니 종전 80년 담화도 내놓지 않겠다고 합니다.
일본 정부에 경고합니다. 윤석열 친일매국 내란세력과 짬짜미해 역사를 모두 뒤짚으려고 했던 음모는 이제 끝장났습니다. 역사정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해 파면된 윤석열의 갈 길이 감옥뿐이듯, 식민지 전쟁범죄를 부정하고 양심에 근거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않겠다는 후안무치하고 비열한 일본은 엄혹한 역사법정의 영원한 수인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애국 시민들은 우리의 미래까지 식민화하려는 일본의 검은 속내에 결코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빛의 혁명을 통해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고 민주공화정을 굳건히 수호했듯, 평화와 역사정의의 길에 흔들림없이 가열차게 전진할 것입니다. 정의기억연대는 그 길에 언제나 앞장서겠습니다.
2025년 4월 9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연대발언_김종욱(시민모임 독립 실행위원)
안녕하세요? 우선 발언하러 나온 저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수요시위 주관을 맡은 시민모임 독립 회원 김종욱입니다. (꾸벅 인사)
발언을 요청받고 어떤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학창시절 제가 전공했던 역사에 대해서 말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얘기를 짧게 해 보려 합니다.
조금 전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 아마 오늘 수요시위에 참여하신 분들께서 ‘아! 저 사람이 일본의 교과서 역사 왜곡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려나 보구나~’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건 아니고요. ^^;
지난주 금요일, 대한민국 시민들을 상대로 내란을 일으켰던 윤석열이 자신의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파면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 앉아 계신 모든 분이 환호하였을 것이고, 또 한편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거라 짐작합니다.
저는 당시 탄핵 선고 판결문을 낭독하던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판결문 중에 다음의 대목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인들의 소극적 임무 수행 덕분이었습니다”
전 여기서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박정희와 전두환 등 쿠데타로 집권한 군인이 집권하던 시절, 그들이 선포한 계엄 후 저질렀던 끔찍한 범죄행위를 기억으로, 또 기록으로 학습한 시민들이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그 늦은 시간, 주저 없이 여의도 국회로 모여 계엄군을 맨몸으로 막아설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와
또 무도한 권력자의 부정한 명령을 수행했던 그 옛날의 계엄군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그리고 현재 그들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배움으로 알고 있는 지금의 군인들이 정상적 인지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윤석열의 불법 계엄 선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진행 중인 정기 수요시위가 시작된 것은 제가 대학에 갓 입학한 해인 1992년입니다.
대학 새내기였던 저는 당시 여학생회 선배들 손에 이끌려 수요시위에 참여도 했고, 또 다양한 책과 자료를 통해 전쟁 시기 일본군이 저지른 납치행위와 성범죄 행위 등 전쟁범죄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려는 일본 정부와 그 의견에 동조하고 있는 윤석열류의 저열한 것들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의 정상적 시민 누구라도 알고 있습니다.
또 자신들의 선조가 저지른 범죄행위에 가슴 아파하고 어떻게든 일본 정부의 사과와 피해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조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양심적 일본 시민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태평양전쟁 시기 일본이 저질렀던 전쟁범죄와 전쟁이 끝난 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고, 또 피해자에 대한 구제를 외면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고 손가락질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가 끝까지 잊지 않고, 또 문제 해결을 위해 오늘처럼 끊임없이 연대해서 싸워간다면 결국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기억은 힘이 세다고 합니다. 또 기록은 그보다 더 힘이 셉니다. 우리 지금 이 자리, 우리가 외친 구호, 오늘의 싸움 잊지 말고 꼭 기억합시다. 또 기록합시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최봉대(변호사)
신정권은 일본군위안부 문제부터 해결하라
오늘 1,695차 수요시위에 참가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그 동안 일제피해자 문제 해결을 방해하여 온 윤석열에 대해 파면 결정을 한 후 처음 맞는 수요시위입니다.
저는 윤석열 파면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혼령이 큰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을 하고서도 대통령이 되어서는 그 약속을 어겨 천벌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은 한국과 일본이 문명국이 되기 위한 입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시위 현장이 언젠가부터 극우의 선전 놀이터가 되어 가고 있고 윤석열정권은 이를 방조하여 왔습니다.
대통령이 탄핵이 되었으니 우선 7분만 남아 있는 이 문제부터 해결하여야 합니다.
2015년 한일간의 외교적 협잡에 의해 만들어진 해법은 고노담화를 파기하는 퇴행적인 것입니다. 역사계승과 재발방지가 핵심인 고노담화를 평화의 소녀상 철거 협의도 파기시킨 것이 2015년 합의의 본질입니다.
이제 일제피해자 문제 해결을 방해한 윤석열을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켰으니, 그 다음 내란의 뿌리인 극우들의 수요시위 방해부터 엄단하고, 고노담화를 계승발전시켜 더 이상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원하는 전쟁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이 꿈꾸었던 홍익인간의 세상을 이곳에서부터 함께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용혜인(국회의원, 기본소득당 대표)
반갑습니다. 기본소득당 당대표 용혜인입니다.
윤석열 파면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수요시위입니다.
그간 역사정의 실현을 위해 거리에서 분투해 오신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분들, 그리고 그 뜻을 함께해온 연대자 여러분,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내해 오셨습니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깊은 존경의 뜻을 전합니다.
이제 우리가 새롭게 써 내려갈 대한민국은,
더 이상 역사정의가 후퇴하지 않는 나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정의롭게,
그리고 즉각적으로 해결되는 나라여야 합니다.
지난 3년간 윤석열 정권이 자행한
역사 쿠테타와 친일 굴욕외교를 청산하고,
이제 평등한 한일관계를 향해 당당하게 나아가는 나라여야 합니다.
2023년 11월, 대한민국 법원은 이른바 '구회근 판결'로,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역사적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김학순 생존자의 용기 있는 첫 증언 이후,
수십 년간 수많은 생존자들과 연대자들이 진실을 알리고
정의를 외치며 함께 이뤄낸 눈물겨운 결실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끝까지 친일 굴욕외교로 일관하며,
'구회근 판결'의 의의를 스스로 부정해 왔습니다.
심지어 일본군 '위안부'·강제동원 예산을 줄줄이 삭감하며,
과거사 청산에 대한 의지를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만약 윤석열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일본 정부에 한국 법원의 판결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면,
대한민국은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즉각적이고 정의로운 해결은
차기 정부의 막중한 책무입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는 단 일곱 분이시고,
평균 연령은 평균 97세에 이릅니다.
시간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다음 정부는 생존자 분들께서 살아계신 동안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정부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이 마지막 ‘골든타임’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됩니다.
저와 기본소득당은 '구회근 판결'의 의의를 깊이 되새기며,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과 진심 어린 사죄를
반드시 이끌어낼 수 있도록 앞장서나가겠습니다.
또한 피해자보호법 개정을 비롯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과제도 책임있게 추진하겠습니다.
오늘 수요시위는 1695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이 1695번째라는 숫자가 제게 참 무겁고, 또 아프게 느껴집니다.
1695번의 수요일을 지나는 동안,
여기 계신 분들의 뜨거운 외침은
평화와 정의를 향한 꺾이지 않는 희망이 되었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소중한 나침반이 되어주셨습니다.
그 긴 긴 시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수많은 인권 평화 활동가분들의 목소리와 용기를
듣고, 보고, 배우며 자라난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저 역시 그 뜻을 이어 나가겠다는 약속을 이 자리에서 드립니다.
여기 계신 분들의 손을 맞잡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반드시 정의롭게 해결되는 대한민국,
그리고 진실과 정의 위에 우뚝 선 새로운 한일관계를 함께 만들어나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아와카 히로(한일Youth Forum 참가)
수요시위에 참가해 주신 여러분, 이 만남에 감사드립니다.
일본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아와카라고 합니다. 이번에 정의기억연대 유진 씨로부터 발언 기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서울까지 갈 수 없어 이렇게 대독을 하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서툰한국어를 유진 씨가 분명 아름다운 문장으로 고쳐 주셨으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고, 일본인으로 태어나고 자랐으며, 남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저에게 일본군성노예제, 이른바 종군위안부 문제는 매우 말하기 어려운 의제입니다. 전후 80년을 맞이하는 지금, 한일 양국의 정권이 민족주의를 확대하려는 가운데 민족을 넘어선 화해를 이루기 위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내버려두면 우리는 이 문제를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고등학생들에게 이 문제를 이야기하면, 그들은 뭔가 나쁜 일을 숨긴 정치인도 아닌데도 필사적으로 전쟁 중의 일본인과 현대의 일본인, 즉 그들 자신과의 차이를 강조하며 “왜 전쟁폭력의 책임을 자신들이 져야 하느냐”고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를 봐 달라. 홋카이도 아이누 민족의 역사를알았으면 좋겠다. 그것은 결코 전쟁이 시작됨과 동시에 갑자기 발생해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깨끗하게 끝난 현상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만들어진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인해 발생한 것이며, 아직도 차별적인 건축물, 차별적인 법, 사람들의 가치관으로 뿌리 깊게 남아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라고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이야기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내가 학교 교실에서오키나와와 아이누, 그리고 할머니를 대변할 때, 내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습니다. 나는 일본인 남성인 동시에 할머니의 아픔을 겪은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차별의 역사를 무시할 수도없고, 그렇다고 해서 “일본은 모두 악하다. 나는 일본인이지만 올바른 일본인이다”라고 단언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오키나와와 아이누, 그리고 할머니의 대변자 역할을 할 때, 마치 저만 죄를 뉘우치고 스스로 ‘용서받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안도감을 느끼게 됩니다. 나는 언제까지나 가해자이고, 왜곡된 형태로만 당사자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괴로울 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연대를 시도하는 것을 멈추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이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폭력에 비하면 저의 개인적인 고민은 아주 작은 고민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만약 이 중에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세상은 우리를 ‘한국인-일본인’이나 ‘여성-남성’으로 몰아넣으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소수자들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눈을 돌리지 않고 덮어 두려고 했던 것은 바로 이 압력 때문입니다. 저는 모든 압력에 저항하기 위해 연대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이질성이나 동질성의 강조가 아니라 모든 구조적 압력으로부터의 해방이기 때문입니다. 억압받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