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1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진행했습니다. 이민희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가 사회를 보았습니다.
먼저 정의기억연대의 피스로드 휴먼 파이터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켄짱이 힘차게 <바위처럼>으로 수요시위를 열었습니다.
로리주희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의 주관단체 인사말,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주간보고로는 최근 호주 멜번에서 시민들이 함께 세운 평화의 소녀상의 존치를 둘러싼 상황 공유와 이에 대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김두환 서울평화연대 사무처장, 김민형 한베평화재단 활동가, 김예빈 서울방송고등학교 학생(정의연 활동가 대독)이 발언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각 연대발언은 하단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에 김영실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가 성명서를 낭독해 주셨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성바오로딸 수도회 수녀들, 조선일보폐간시민실천단, 조국혁신당 성평등위원회, 한국진보연대, 서울평화연대, 미국장로교 청년 자원봉사단, GMS, 한베평화재단, 예수의 까리따스 수도회, 파티마의 성모 프란치스코 수녀회, 이미영, 김예훈, 평화나비네트워크, Masaeo Vezu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온라인으로는 r김정숙-e9o, Lifeis-1000, fcws_au, sungpark6382(시애틀늘푸른연대), goolee1125(시애틀늘푸른연대) 등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어통역은 현서영 님이,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수요시위
#수요시위_34년
#일본정부_공식사죄_법적배상하라
#여성_인권_평화_실현으로_나아가자
#정의기억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연대발언_1 김두환(서울평화연대 사무처장)
지난 9월 4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이야기해 온 이란전쟁에 ‘실질적 기여’에는 군사적 기여도 포함된다며, 전투·비전투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지만, 우리 군을 미국의 이란전쟁과 연결시킬 수 있는 군사적 선택지가 실제 정부의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9월 7일부터 18일까지 매일 평일에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까지 행진했습니다.
미국의 이란전쟁에 한국군을 보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무엇을 검토하고 있는지 국민에게 공개하라.
우리 군인의 생명, 국민의 안전이 걸린 문제를 미국의 요구에 따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외쳤습니다.
전쟁은 그 전쟁을 결정하지도 않았고, 총을 들지도 않은 사람들이 대가를 가장 많이 치릅니다. 특히 그 대가를 가장 먼저, 가장 무겁게 떠안는 사람들 가운데 어린이와 여성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 너무나 참혹한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유엔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미국의 첫 불법 폭격으로 인해 이란 남부 미나브의 초등학교가 미군의 공격을 받아 157명이 숨졌고, 그 가운데 13세 미만 어린이가 123명이었습니다.
조사단은 이 학교가 군사적으로 이용됐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고, 미국이 민간시설을 공격할 상당한 위험을 알면서도 공격했다고 판단해 전쟁범죄에 해당할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이 사건에 대해 지난 6월 실수라고 치부한 바 있습니다.
학교에서 공부하던 아이들이 목숨을 잃습니다.
수많은 부모가 소중한 아이를 잃었고 수습하던 부모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파병 문제를 단순히 전투병 몇 명을 보내느냐, 군함 몇 척을 보내느냐의 문제로 볼 수 없습니다.
미국이 벌여놓은 전쟁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문제입니다.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은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며 전쟁 불관여·불개입 원칙을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전투병력을 보내거나 우리 장병을 외국군의 지휘 아래 배속시키는 일도 없다고 밝히면서도 우리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의 안전을 위한 활동과 청해부대 임무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도 교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군 자산이 투입되는 순간, 대한민국은 참전국이자 교전 당사국이 되는 것입니다. 파견 병력과 교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경제와 안보의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전투병과 비전투병 파병 등 그 어떠한 형태로도 파병은 안 됩니다.
전세계 어느 국가도 미국이 요구하는 파병에 눈치만 보면서 실질적 행동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의 말이라면 무조건 듣고, 어떻게든 자위대의 역할 확장을 꾀하고 있는 일본 마저도 파병을 거부했습니다.
만일 한국이 어떠한 형태로든 군자산이 투입 된다면 그 자체로 다른 나라의 전쟁참여의 마중물이 될 수 있습니다. 절대 안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쟁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 어떻게 민간인의 희생을 막을 것인지, 어떻게 평화적으로 안전한 항행을 회복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고민의 끝은 외교적 노력이고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 한국이 평화의 메신져가 되겠다는 선언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윤석열의 계엄에 맞서 지켜낸 민주주의가 무엇입니까. 다른 나라를 침공하는 전쟁에 우리 군을 보내기 위한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입니다.
정부는 국민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맞지 않는 요구라면 미국에도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파병이 처음 언급 되었을 때는 청와대가 파병을 하는 방향으로 적극 검토했다고 합니다.
2주간의 매일 미대사관 기자회견과 청와대 행진, 48시간 긴급행동 농성. 우리의 투쟁으로 이재명 정권의 파병 시계를 일단은 멈춰세웠습니다. 처음 행진을 시작할 때는 참여자가 많이 없으면 어쩔지 걱정도 되었지만 정의기억연대를 비롯한 많은 단체들이 함께 해주셨고, 시민들도 동참해 주시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습니다. 정부가 미국의 압박을 이겨내고 파병 없다는 것을 공식 발표 할 수 있도록 우리의 행동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국회에도 당부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쟁 불관여·불개입 원칙을 밝힌만큼 국회도 응답해야 합니다. 이미 국회에는 대한민국 국군의 호르무즈해협 군사 파병 반대 결의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당장 결의안을 채택하고 정부의 모든 논의를 중단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국회를 압박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반대에 관한 국민동의 청원이 진행 중입니다. 10월 17일까지 진행되는데 더 많은 분들이 청원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많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의롭지 못한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늘 함께 하겠습니다!!
연대발언2_김민형(한베평화재단 활동가)
안녕하세요. 김민형입니다. 활동명은 두부입니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에 대해 진상규명 활동을 하고있는 한베평화재단 활동가이자 지난 2월 23일, 입영 날짜에 입영을 하지 않고 병역을 거부한 병역거부자입니다.
6개월 전인 지난 3월 25일, 저는 이 수요시위에서 발언했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한창이던 그때, 용담 안점순 할머니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전쟁 앞의 무력감 속에서도 어떻게 평화를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을 나눴습니다. 그러나 그때 멈추기를 바랐던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국이 그 전쟁에 군대를 보낼 것인지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침략전쟁과 일본군성노예제의 피해를 기억하며, 그리고 한국이 겪은 여러 전쟁을 기억하며, 우리가 지금까지 이 거리에 서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전쟁이 남긴 고통이 얼마나 깊고 오래가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물으며, 그 고통이 반복되지 않도록 오늘의 전쟁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전쟁의 아픔을 이토록 잘 아는 나라에서 또다시 파병을 말한다니요. 가당치 않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일으킨 이 전쟁에 도대체 무슨 명분이 있습니까. 이재명 대통령도 이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 보내는 군대는 결국 명분 없는 파병입니다. 또한 지금, 이 명분 없는 전쟁에 개입하겠다는 것은 결코 이른바 국익에 부합하지도 않고, 오히려 한국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습니다.
파병 논의에는 동맹과 국익, 시민 여론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곳에 가야 하는 군인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파병되는 사람은 우리의 가족이고 친구이며, 나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군인도 정부가 지켜야 할 시민입니다. 국민을 지키겠다면서 그 국민을 전쟁터로 보내는 결정에, 당사자의 삶과 양심은 어디에 있습니까.
저는 전쟁을 준비하는 훈련과 군사주의에 반대하기 위해 병역을 거부했고, 군으로부터 독립된 대체복무를 요구하며 지금의 징벌적인 대체복무도 거부했습니다. 제 몸과 삶을 전쟁을 준비하는 일에 내어주지 않겠다는 선택이었으며, 지금은 이로 인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선택은 어느 날 갑자기 저 혼자 생각해 낸 일이 아닙니다. 저보다 먼저 전쟁을 거부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습니다.
한베평화재단에서 활동하며 저는 베트남전쟁이 남긴 상처와 함께, 그 전쟁에 동원되기를 거부한 사람들의 역사도 마주했습니다.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에서 약 17만 명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인정받았고, 그 외 다양한 방식으로 병역을 거부하거나 회피한 사람들까지 합하면 약 57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병역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같은 이유로 군대를 떠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이유로 전쟁을 거부한 사람들은 시민들의 반전평화운동과 함께 전쟁을 끝내는 힘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2003년 이라크 파병 당시 현역 이등병 강철민이 파병에 반대하며 부대 복귀를 거부했습니다. 그 밖에도 종교와 신념은 달라도, 사람을 죽이는 일에 참여할 수 없다며 처벌을 감수한 수많은 병역거부자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는 전쟁 참여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고, 미국의 병역거부 지원단체에 따르면 이란전 이후 자신들에게 병역거부 신청 지원을 받는 사람이 약 1,000%나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전쟁을 거부하는 실천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우리 모두가 병역거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인은 자신의 양심과 신념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군인이 아닌 사람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전쟁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수 있습니다. 나의 몸과 노동, 우리가 함께 만든 자원이 이 전쟁에 쓰이지 않도록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병역거부자가 되어 파병을 막고, 세계에 반전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습니다. “상상해 봐! 전쟁이 났는데 아무도 전쟁터에 안 나가는 거야!”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다함께 상상해 봅시다. 전쟁이 났는데, 그 전쟁에 아무도 동참하지 않고, 지원도 하지 않는 세상을요. 저는 그런 세상이 오길 바라며 병역거부를 했고, 또 그런 세상이 반드시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한다면 말이죠.
길원옥 할머니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야 해요.”
지난해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할머님의 용기와 실천을 이어받아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용기와 실천을 시민들은 이미 이어가고 있습니다. 파병에 반대하며 거리에 나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한베평화재단의 파병 반대 집회 참여 소식이 일본의 SNS에 퍼지면서, 일본 시민들이 지지와 응원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전쟁을 멈추기 위한 시민들의 실천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번 이 자리에서 말씀드렸듯, 평화와 정의 또한 연쇄를 만들어 냅니다. 한 사람의 용기가 다른 사람의 용기가 되고, 국경을 넘어 연대로 이어집니다.
이제 대통령이 그 용기와 실천에 응답하고 함께할 차례입니다.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은 과거의 사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지금 대통령이 내리는 결정 하나하나가 역사입니다. 우리의 군대를 어디에 보내고, 누구의 삶을 지킬 것인지, 앞으로 세상을 함께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평화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이정표를 세우는 지금이야말로 그 약속을 실천할 순간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분명 피할 수 없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 피할 수 없는 일은 파병이 아닙니다. 이재명 정부가 파병을 거절하는 일이 바로, 이재명 대통령의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어려움을 감당할 용기를 내시길 바랍니다. 어떤 형식의 파병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선언하십시오. 우리 어린이들이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길원옥 할머니의 말씀을, 오늘의 결정으로 지켜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3_김예빈(서울방송고등학교 학생)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방송고등학교 영상과에 재학중인 17살 김예빈이라고 합니다. 지난 8월 14일은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의 날이었습니다. 매년 돌아오는 8월 14일은 저에게 눈물과 분노, 그리고 여러 가지 다짐을 안겨줍니다.
사실 이 편지를 쓴 것은 8월 14일 당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편지는 저의 눈물자국에 글씨가 흐려지고, 일본 정부와 일본군에 대한 분노로 제 마음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시 또박또박 예쁜 글씨로, 정리된 마음과 진심을 담아 용기내어 일본군‘위안부’피해를 입으신 할머님들께 제 편지를 전하고 싶어 이렇게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사실 정말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 우리나라의 역사와 일제강점기에 대해 많은 이야기와 당시의 현실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변함없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며 공부해 온 역사는 일본군‘위안부’문제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하고 영상을 제작하는 데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반드시 기억해야 하고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이 역사를 주제로 언젠가 꼭 방송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얼마나 힘드셨을지 감히 저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 저의 나이, 혹은 저보다도 어린 나이에 타국으로 가셔서 감당하기 힘든 아픔과 고통, 그리고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으셨을 할머님들께 제가 어떤 위로를 드리더라도 가슴 깊게 와닿지 못할 거라고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가고자 하셨던 고향으로 돌아오셨어도 차마 어떤 일을 당하셨는지 입을 떼지 못하셨을 모습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그 눈물이 흘러 흘러 가슴에 박혀서 정말 하루하루 마음이 아픕니다.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저도 이리 아픈데 할머님들께서는 얼마나 더 아프고 힘스셨을지 정말 저로서는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가해의 역사를 만든 이들의 후손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살아가는데, 왜 피해를 입고 상처받으신 분들은 매주 수요일 쉬지도 않고 수없이 집회에 나서며 목소리를 내야 하고, 아직까지도 진실된 사죄와 법적 책임을 마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 답답하고 분노가 서려 제 양쪽 주먹에 굳은살이 생겨버릴 지경입니다.
제가 한 번만 안아드리고 싶슾니다.
정말 하루종일 모여앉아 어린 소녀들처럼 웃고 떠들고, 아리랑을 부르며 일본에게 빼앗긴 할머님들의 청춘을 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매일같이 듭니다. 지금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시간을 틈틈이 내어 할머님들과 함께 수요시위에 참여해 일본 정부에게 사죄와 법적 배상을 같이 외치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잘못되고 아픈 역사를 기억해야 할 대한민국의 후손이자, 또 할머님들의 이야기를 기억하며 살아나가야 하는 이 땅의 손녀 세대로서 일본 정부에게 사죄받으실 수 있도록 어떻게 해서든 만들고 싶습니다.
할머님들께서는 역사의 산 증인입니다.
일본 정부는 시간이 다 해결할 것이라는 오만하고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 해년 지날수록 일본은 자신들의 생각이 맞았다고 단정짓기 바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절대 그러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힘없는 청소년일지라도 나중에 커서 대중성 높은 일본군‘위안부’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역사의 진실과 아픔을 알리는 PD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꼭 일본에게 사죄를 받아내고, 조금이라도 할머님들의 아픔을 씻어내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위안부’피해자가 아닌 부모님이 지어주신 할머님들의 고유하고 예쁜 이름으로 살아가시며 꼭 행복하시길 바라고 기도하겠습니다. 제가 할머님들을 직접 뵙지 못했더라도, 할머님들의 이야기를 매일 되새기며 기억하겠습니다. 이렇게 시간내어 제 편지를 읽고, 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날씨가 제멋대로인 터라 감기걸리기 쉬운데 몸 잘 챙기시고 항상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서울방송고 김예빈 드림.
1771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진행했습니다. 이민희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가 사회를 보았습니다.
먼저 정의기억연대의 피스로드 휴먼 파이터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켄짱이 힘차게 <바위처럼>으로 수요시위를 열었습니다.
로리주희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의 주관단체 인사말,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주간보고로는 최근 호주 멜번에서 시민들이 함께 세운 평화의 소녀상의 존치를 둘러싼 상황 공유와 이에 대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김두환 서울평화연대 사무처장, 김민형 한베평화재단 활동가, 김예빈 서울방송고등학교 학생(정의연 활동가 대독)이 발언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각 연대발언은 하단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에 김영실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가 성명서를 낭독해 주셨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성바오로딸 수도회 수녀들, 조선일보폐간시민실천단, 조국혁신당 성평등위원회, 한국진보연대, 서울평화연대, 미국장로교 청년 자원봉사단, GMS, 한베평화재단, 예수의 까리따스 수도회, 파티마의 성모 프란치스코 수녀회, 이미영, 김예훈, 평화나비네트워크, Masaeo Vezu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온라인으로는 r김정숙-e9o, Lifeis-1000, fcws_au, sungpark6382(시애틀늘푸른연대), goolee1125(시애틀늘푸른연대) 등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어통역은 현서영 님이,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수요시위
#수요시위_34년
#일본정부_공식사죄_법적배상하라
#여성_인권_평화_실현으로_나아가자
#정의기억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연대발언_1 김두환(서울평화연대 사무처장)
지난 9월 4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이야기해 온 이란전쟁에 ‘실질적 기여’에는 군사적 기여도 포함된다며, 전투·비전투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지만, 우리 군을 미국의 이란전쟁과 연결시킬 수 있는 군사적 선택지가 실제 정부의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9월 7일부터 18일까지 매일 평일에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까지 행진했습니다.
미국의 이란전쟁에 한국군을 보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무엇을 검토하고 있는지 국민에게 공개하라.
우리 군인의 생명, 국민의 안전이 걸린 문제를 미국의 요구에 따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외쳤습니다.
전쟁은 그 전쟁을 결정하지도 않았고, 총을 들지도 않은 사람들이 대가를 가장 많이 치릅니다. 특히 그 대가를 가장 먼저, 가장 무겁게 떠안는 사람들 가운데 어린이와 여성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 너무나 참혹한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유엔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미국의 첫 불법 폭격으로 인해 이란 남부 미나브의 초등학교가 미군의 공격을 받아 157명이 숨졌고, 그 가운데 13세 미만 어린이가 123명이었습니다.
조사단은 이 학교가 군사적으로 이용됐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고, 미국이 민간시설을 공격할 상당한 위험을 알면서도 공격했다고 판단해 전쟁범죄에 해당할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이 사건에 대해 지난 6월 실수라고 치부한 바 있습니다.
학교에서 공부하던 아이들이 목숨을 잃습니다.
수많은 부모가 소중한 아이를 잃었고 수습하던 부모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파병 문제를 단순히 전투병 몇 명을 보내느냐, 군함 몇 척을 보내느냐의 문제로 볼 수 없습니다.
미국이 벌여놓은 전쟁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문제입니다.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은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며 전쟁 불관여·불개입 원칙을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전투병력을 보내거나 우리 장병을 외국군의 지휘 아래 배속시키는 일도 없다고 밝히면서도 우리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의 안전을 위한 활동과 청해부대 임무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도 교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군 자산이 투입되는 순간, 대한민국은 참전국이자 교전 당사국이 되는 것입니다. 파견 병력과 교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경제와 안보의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전투병과 비전투병 파병 등 그 어떠한 형태로도 파병은 안 됩니다.
전세계 어느 국가도 미국이 요구하는 파병에 눈치만 보면서 실질적 행동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의 말이라면 무조건 듣고, 어떻게든 자위대의 역할 확장을 꾀하고 있는 일본 마저도 파병을 거부했습니다.
만일 한국이 어떠한 형태로든 군자산이 투입 된다면 그 자체로 다른 나라의 전쟁참여의 마중물이 될 수 있습니다. 절대 안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쟁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 어떻게 민간인의 희생을 막을 것인지, 어떻게 평화적으로 안전한 항행을 회복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고민의 끝은 외교적 노력이고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 한국이 평화의 메신져가 되겠다는 선언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윤석열의 계엄에 맞서 지켜낸 민주주의가 무엇입니까. 다른 나라를 침공하는 전쟁에 우리 군을 보내기 위한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입니다.
정부는 국민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맞지 않는 요구라면 미국에도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파병이 처음 언급 되었을 때는 청와대가 파병을 하는 방향으로 적극 검토했다고 합니다.
2주간의 매일 미대사관 기자회견과 청와대 행진, 48시간 긴급행동 농성. 우리의 투쟁으로 이재명 정권의 파병 시계를 일단은 멈춰세웠습니다. 처음 행진을 시작할 때는 참여자가 많이 없으면 어쩔지 걱정도 되었지만 정의기억연대를 비롯한 많은 단체들이 함께 해주셨고, 시민들도 동참해 주시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습니다. 정부가 미국의 압박을 이겨내고 파병 없다는 것을 공식 발표 할 수 있도록 우리의 행동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국회에도 당부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쟁 불관여·불개입 원칙을 밝힌만큼 국회도 응답해야 합니다. 이미 국회에는 대한민국 국군의 호르무즈해협 군사 파병 반대 결의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당장 결의안을 채택하고 정부의 모든 논의를 중단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국회를 압박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반대에 관한 국민동의 청원이 진행 중입니다. 10월 17일까지 진행되는데 더 많은 분들이 청원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많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의롭지 못한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늘 함께 하겠습니다!!
연대발언2_김민형(한베평화재단 활동가)
안녕하세요. 김민형입니다. 활동명은 두부입니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에 대해 진상규명 활동을 하고있는 한베평화재단 활동가이자 지난 2월 23일, 입영 날짜에 입영을 하지 않고 병역을 거부한 병역거부자입니다.
6개월 전인 지난 3월 25일, 저는 이 수요시위에서 발언했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한창이던 그때, 용담 안점순 할머니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전쟁 앞의 무력감 속에서도 어떻게 평화를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을 나눴습니다. 그러나 그때 멈추기를 바랐던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국이 그 전쟁에 군대를 보낼 것인지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침략전쟁과 일본군성노예제의 피해를 기억하며, 그리고 한국이 겪은 여러 전쟁을 기억하며, 우리가 지금까지 이 거리에 서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전쟁이 남긴 고통이 얼마나 깊고 오래가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물으며, 그 고통이 반복되지 않도록 오늘의 전쟁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전쟁의 아픔을 이토록 잘 아는 나라에서 또다시 파병을 말한다니요. 가당치 않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일으킨 이 전쟁에 도대체 무슨 명분이 있습니까. 이재명 대통령도 이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 보내는 군대는 결국 명분 없는 파병입니다. 또한 지금, 이 명분 없는 전쟁에 개입하겠다는 것은 결코 이른바 국익에 부합하지도 않고, 오히려 한국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습니다.
파병 논의에는 동맹과 국익, 시민 여론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곳에 가야 하는 군인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파병되는 사람은 우리의 가족이고 친구이며, 나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군인도 정부가 지켜야 할 시민입니다. 국민을 지키겠다면서 그 국민을 전쟁터로 보내는 결정에, 당사자의 삶과 양심은 어디에 있습니까.
저는 전쟁을 준비하는 훈련과 군사주의에 반대하기 위해 병역을 거부했고, 군으로부터 독립된 대체복무를 요구하며 지금의 징벌적인 대체복무도 거부했습니다. 제 몸과 삶을 전쟁을 준비하는 일에 내어주지 않겠다는 선택이었으며, 지금은 이로 인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선택은 어느 날 갑자기 저 혼자 생각해 낸 일이 아닙니다. 저보다 먼저 전쟁을 거부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습니다.
한베평화재단에서 활동하며 저는 베트남전쟁이 남긴 상처와 함께, 그 전쟁에 동원되기를 거부한 사람들의 역사도 마주했습니다.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에서 약 17만 명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인정받았고, 그 외 다양한 방식으로 병역을 거부하거나 회피한 사람들까지 합하면 약 57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병역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같은 이유로 군대를 떠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이유로 전쟁을 거부한 사람들은 시민들의 반전평화운동과 함께 전쟁을 끝내는 힘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2003년 이라크 파병 당시 현역 이등병 강철민이 파병에 반대하며 부대 복귀를 거부했습니다. 그 밖에도 종교와 신념은 달라도, 사람을 죽이는 일에 참여할 수 없다며 처벌을 감수한 수많은 병역거부자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는 전쟁 참여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고, 미국의 병역거부 지원단체에 따르면 이란전 이후 자신들에게 병역거부 신청 지원을 받는 사람이 약 1,000%나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전쟁을 거부하는 실천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우리 모두가 병역거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인은 자신의 양심과 신념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군인이 아닌 사람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전쟁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수 있습니다. 나의 몸과 노동, 우리가 함께 만든 자원이 이 전쟁에 쓰이지 않도록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병역거부자가 되어 파병을 막고, 세계에 반전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습니다. “상상해 봐! 전쟁이 났는데 아무도 전쟁터에 안 나가는 거야!”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다함께 상상해 봅시다. 전쟁이 났는데, 그 전쟁에 아무도 동참하지 않고, 지원도 하지 않는 세상을요. 저는 그런 세상이 오길 바라며 병역거부를 했고, 또 그런 세상이 반드시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한다면 말이죠.
길원옥 할머니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야 해요.”
지난해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할머님의 용기와 실천을 이어받아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용기와 실천을 시민들은 이미 이어가고 있습니다. 파병에 반대하며 거리에 나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한베평화재단의 파병 반대 집회 참여 소식이 일본의 SNS에 퍼지면서, 일본 시민들이 지지와 응원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전쟁을 멈추기 위한 시민들의 실천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번 이 자리에서 말씀드렸듯, 평화와 정의 또한 연쇄를 만들어 냅니다. 한 사람의 용기가 다른 사람의 용기가 되고, 국경을 넘어 연대로 이어집니다.
이제 대통령이 그 용기와 실천에 응답하고 함께할 차례입니다.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은 과거의 사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지금 대통령이 내리는 결정 하나하나가 역사입니다. 우리의 군대를 어디에 보내고, 누구의 삶을 지킬 것인지, 앞으로 세상을 함께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평화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이정표를 세우는 지금이야말로 그 약속을 실천할 순간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분명 피할 수 없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 피할 수 없는 일은 파병이 아닙니다. 이재명 정부가 파병을 거절하는 일이 바로, 이재명 대통령의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어려움을 감당할 용기를 내시길 바랍니다. 어떤 형식의 파병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선언하십시오. 우리 어린이들이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길원옥 할머니의 말씀을, 오늘의 결정으로 지켜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3_김예빈(서울방송고등학교 학생)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방송고등학교 영상과에 재학중인 17살 김예빈이라고 합니다. 지난 8월 14일은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의 날이었습니다. 매년 돌아오는 8월 14일은 저에게 눈물과 분노, 그리고 여러 가지 다짐을 안겨줍니다.
사실 이 편지를 쓴 것은 8월 14일 당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편지는 저의 눈물자국에 글씨가 흐려지고, 일본 정부와 일본군에 대한 분노로 제 마음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시 또박또박 예쁜 글씨로, 정리된 마음과 진심을 담아 용기내어 일본군‘위안부’피해를 입으신 할머님들께 제 편지를 전하고 싶어 이렇게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사실 정말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 우리나라의 역사와 일제강점기에 대해 많은 이야기와 당시의 현실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변함없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며 공부해 온 역사는 일본군‘위안부’문제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하고 영상을 제작하는 데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반드시 기억해야 하고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이 역사를 주제로 언젠가 꼭 방송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얼마나 힘드셨을지 감히 저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 저의 나이, 혹은 저보다도 어린 나이에 타국으로 가셔서 감당하기 힘든 아픔과 고통, 그리고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으셨을 할머님들께 제가 어떤 위로를 드리더라도 가슴 깊게 와닿지 못할 거라고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가고자 하셨던 고향으로 돌아오셨어도 차마 어떤 일을 당하셨는지 입을 떼지 못하셨을 모습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그 눈물이 흘러 흘러 가슴에 박혀서 정말 하루하루 마음이 아픕니다.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저도 이리 아픈데 할머님들께서는 얼마나 더 아프고 힘스셨을지 정말 저로서는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가해의 역사를 만든 이들의 후손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살아가는데, 왜 피해를 입고 상처받으신 분들은 매주 수요일 쉬지도 않고 수없이 집회에 나서며 목소리를 내야 하고, 아직까지도 진실된 사죄와 법적 책임을 마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 답답하고 분노가 서려 제 양쪽 주먹에 굳은살이 생겨버릴 지경입니다.
제가 한 번만 안아드리고 싶슾니다.
정말 하루종일 모여앉아 어린 소녀들처럼 웃고 떠들고, 아리랑을 부르며 일본에게 빼앗긴 할머님들의 청춘을 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매일같이 듭니다. 지금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시간을 틈틈이 내어 할머님들과 함께 수요시위에 참여해 일본 정부에게 사죄와 법적 배상을 같이 외치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잘못되고 아픈 역사를 기억해야 할 대한민국의 후손이자, 또 할머님들의 이야기를 기억하며 살아나가야 하는 이 땅의 손녀 세대로서 일본 정부에게 사죄받으실 수 있도록 어떻게 해서든 만들고 싶습니다.
할머님들께서는 역사의 산 증인입니다.
일본 정부는 시간이 다 해결할 것이라는 오만하고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 해년 지날수록 일본은 자신들의 생각이 맞았다고 단정짓기 바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절대 그러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힘없는 청소년일지라도 나중에 커서 대중성 높은 일본군‘위안부’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역사의 진실과 아픔을 알리는 PD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꼭 일본에게 사죄를 받아내고, 조금이라도 할머님들의 아픔을 씻어내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위안부’피해자가 아닌 부모님이 지어주신 할머님들의 고유하고 예쁜 이름으로 살아가시며 꼭 행복하시길 바라고 기도하겠습니다. 제가 할머님들을 직접 뵙지 못했더라도, 할머님들의 이야기를 매일 되새기며 기억하겠습니다. 이렇게 시간내어 제 편지를 읽고, 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날씨가 제멋대로인 터라 감기걸리기 쉬운데 몸 잘 챙기시고 항상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서울방송고 김예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