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청계천 SK서린빌딩 앞에서 열린 11차 서울 긴급집회에 정의기억연대도 참가했습니다.
11차 서울 긴급집회
기아도 학살이다
인종청소 중단하라!
일시: 2024년 3월 16일(토) 오후3시
장소: 청계천 SK서린빌딩 앞 (1시간 집회 후 종각과 안국동을 거쳐 광화문-미 대사관으로 행진합니다.)
사회: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1부 발언: 감자-정의기억연대
아베드-팔레스타인인
뎡야핑-팔레스타인평화연대
공연: 임정득-민중가수
2부 발언: 가자 페미니스트 선언문-플랫폼c 최세윤
우다야 라이-이주노조
리다 아부 라스-팔레스타인인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167개 단체)
[정의기억연대 감자 활동가 발언문]
살면서 처음으로 며칠을 잠도 못잘 정도로 겁에 질렸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어린 시절 저를 길러주신 할머니가 한국 전쟁 중 포탄에 눈 한 쪽과 손가락 두 개를 잃었다고 종종 말씀해주셨기 때문일까요? 제 일생일대의 공포는 아프간 전쟁을 생중계하는 티비 화면이었습니다. 작년 10월 수요시위에서 저희 단체와 함께 팔레스타인 트라우마힐링센터를 지원하던 아디 활동가 한 분이 서안지구에서 올리브를 수확하다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겪고 급하게 복귀한 일을 말씀해주셨을 때 저는 같은 종류의 공포를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즉시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졌습니다.
국가에 의해 자행된 전시 강간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전시 성폭력의 추방을 외치는 단체에 속해 있으면서도 전쟁이 코앞에 성큼 다가오기 전까지 다소 안일하게 생각했던 저 자신에 대한 회의감을 느낍니다. 세계 시민으로서 무감각에 대한 책임을 통감합니다.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로 불거진 팔레스타인의 참담한 상황은 기실 새로운 상황은 아닙니다. 67년도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과 지금의 대학살 사이에서 팔레스타인이 평화로울 수 없었음을 우리라면, 한국인이라면 더더욱 모를 수가 없습니다. 우리 또한 45년도에 해방을 맞았지만 아직도 일제의 불법점령 기간 동안 뿌리내린 식민의 잔재를 떨쳐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현재 어떻게 하면 더 잔혹한 죽음을 집행할 수 있는지 연구라도 하는 것처럼 가자지구를 청소하고 있습니다. 학살의 가혹함은 약자에게는 배가 됩니다. 삶을 부여받은 즉시 사망한 아동들의 시신은 냉장고의 냉동실에 안치되고, 구호품을 가지러 바다에 뛰어드는 청소년들에게는 폭탄이 투하되며 이스라엘에 구금된 여성들은 강간과 성고문 끝에 살해됩니다. 감히 수치화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민간인이 굶어 죽고, 학대 당하고, 공격 당하는 와중 구호 트럭은 들어갈 수 없는 가자지구에 임시 항구를 만들고자 하는 미군의 트럭은 들어갑니다. 죽음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는데 과연 진정한 연대란 무엇일까요? 이 자리에 서서 발언하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학살전쟁에서 눈을 떼지 않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팔레스타인의 진정한 해방이 이뤄질 때까지 주의 깊게 들여다보며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전쟁범죄를 규탄하고 국제법을 바로세워야 합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가 역사를 지우려는 극우 역사수정주의자들과 기억하려는 이들의 치열한 각축장이라면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학살전쟁은 현실을 실시간으로 수정하고자 하는 이스라엘 극우 집권세력의 이상향입니다. 이것은 또한 증오와 차별, 혐오가 만연하는 시대에 지치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며 정의를 외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잘못된 신념을 가진 이들이 폭력적인 실행력으로 대학살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은 다름아닌 일상 속의 혐오로부터 시작하니까요.
지난 3월 8일은 세계여성의날이면서 동시에 전시성폭력의 종식과 피해생존자 사이의 연대를 강화하는 나비기금 출범일이었습니다. 이는 오랜 시간 염원해 온 일본국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승소 판결 이후 처음 맞는 기념일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생존자들이 맛본 값진 승리처럼 팔레스타인에도 법적 정의와 해방이 있기를 바랍니다. 피가 끓는 심정으로 읽었던 세계여성의날 가자지구 페미니스트들의 선언문을 인용합니다. “우리가 모두 자유로워질 때까지는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가자 없이는 미래도 없다.” 정의기억연대는 시간이 우리의 경각심을 빛바래게 하고 무감각하게 만들지 않도록 경계하며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16일 청계천 SK서린빌딩 앞에서 열린 11차 서울 긴급집회에 정의기억연대도 참가했습니다.
11차 서울 긴급집회
기아도 학살이다
인종청소 중단하라!
일시: 2024년 3월 16일(토) 오후3시
장소: 청계천 SK서린빌딩 앞 (1시간 집회 후 종각과 안국동을 거쳐 광화문-미 대사관으로 행진합니다.)
사회: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1부 발언: 감자-정의기억연대
아베드-팔레스타인인
뎡야핑-팔레스타인평화연대
공연: 임정득-민중가수
2부 발언: 가자 페미니스트 선언문-플랫폼c 최세윤
우다야 라이-이주노조
리다 아부 라스-팔레스타인인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167개 단체)
[정의기억연대 감자 활동가 발언문]
살면서 처음으로 며칠을 잠도 못잘 정도로 겁에 질렸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어린 시절 저를 길러주신 할머니가 한국 전쟁 중 포탄에 눈 한 쪽과 손가락 두 개를 잃었다고 종종 말씀해주셨기 때문일까요? 제 일생일대의 공포는 아프간 전쟁을 생중계하는 티비 화면이었습니다. 작년 10월 수요시위에서 저희 단체와 함께 팔레스타인 트라우마힐링센터를 지원하던 아디 활동가 한 분이 서안지구에서 올리브를 수확하다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겪고 급하게 복귀한 일을 말씀해주셨을 때 저는 같은 종류의 공포를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즉시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졌습니다.
국가에 의해 자행된 전시 강간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전시 성폭력의 추방을 외치는 단체에 속해 있으면서도 전쟁이 코앞에 성큼 다가오기 전까지 다소 안일하게 생각했던 저 자신에 대한 회의감을 느낍니다. 세계 시민으로서 무감각에 대한 책임을 통감합니다.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로 불거진 팔레스타인의 참담한 상황은 기실 새로운 상황은 아닙니다. 67년도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과 지금의 대학살 사이에서 팔레스타인이 평화로울 수 없었음을 우리라면, 한국인이라면 더더욱 모를 수가 없습니다. 우리 또한 45년도에 해방을 맞았지만 아직도 일제의 불법점령 기간 동안 뿌리내린 식민의 잔재를 떨쳐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현재 어떻게 하면 더 잔혹한 죽음을 집행할 수 있는지 연구라도 하는 것처럼 가자지구를 청소하고 있습니다. 학살의 가혹함은 약자에게는 배가 됩니다. 삶을 부여받은 즉시 사망한 아동들의 시신은 냉장고의 냉동실에 안치되고, 구호품을 가지러 바다에 뛰어드는 청소년들에게는 폭탄이 투하되며 이스라엘에 구금된 여성들은 강간과 성고문 끝에 살해됩니다. 감히 수치화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민간인이 굶어 죽고, 학대 당하고, 공격 당하는 와중 구호 트럭은 들어갈 수 없는 가자지구에 임시 항구를 만들고자 하는 미군의 트럭은 들어갑니다. 죽음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는데 과연 진정한 연대란 무엇일까요? 이 자리에 서서 발언하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학살전쟁에서 눈을 떼지 않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팔레스타인의 진정한 해방이 이뤄질 때까지 주의 깊게 들여다보며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전쟁범죄를 규탄하고 국제법을 바로세워야 합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가 역사를 지우려는 극우 역사수정주의자들과 기억하려는 이들의 치열한 각축장이라면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학살전쟁은 현실을 실시간으로 수정하고자 하는 이스라엘 극우 집권세력의 이상향입니다. 이것은 또한 증오와 차별, 혐오가 만연하는 시대에 지치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며 정의를 외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잘못된 신념을 가진 이들이 폭력적인 실행력으로 대학살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은 다름아닌 일상 속의 혐오로부터 시작하니까요.
지난 3월 8일은 세계여성의날이면서 동시에 전시성폭력의 종식과 피해생존자 사이의 연대를 강화하는 나비기금 출범일이었습니다. 이는 오랜 시간 염원해 온 일본국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승소 판결 이후 처음 맞는 기념일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생존자들이 맛본 값진 승리처럼 팔레스타인에도 법적 정의와 해방이 있기를 바랍니다. 피가 끓는 심정으로 읽었던 세계여성의날 가자지구 페미니스트들의 선언문을 인용합니다. “우리가 모두 자유로워질 때까지는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가자 없이는 미래도 없다.” 정의기억연대는 시간이 우리의 경각심을 빛바래게 하고 무감각하게 만들지 않도록 경계하며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