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할머니 소식9월 포항 할머니 방문기


9월 20일 금요일 아침 8시 10분,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출발해 12시가 다 되어 포항 할머니 댁에 도착했습니다. 할머니는 오늘도 활동가들이 언제 오나 오매불망 기다리며, 새벽부터 비가 억센데 안 오려나 걱정하셨다고 합니다. 할머니와 함께 둘러앉으니 집이 금세 복작복작해졌습니다. 제일 먼저 건강은 어떠신지 안부를 묻고 준비해 간 생신 선물을 건네며 작고 소중한 축하 편지를 읽어드렸습니다. "할머니, 생신 정말 축하드려요! 건강하시고, 앞으로 오래오래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요! 사랑해요❤️"


생신을 맞아 평소와는 다른 음식을 먹어보자는 활동가들의 제안에도 고디탕이 최고라는 할머니를 모시고 할머니의 단골 맛집, 이 일대 고디탕의 권위자를 찾아갔습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할머니께 활동가들의 나이를 말씀드리니 생기기는 얼라 같다며 18살 정도를 깎아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지난 번에 뵈었을 때는 고스톱을 치는 동안 견제만 당했는데 이번에는 좋게 봐주신 듯해 마음이 놓였습니다. 밥그릇을 깨끗이 비우며 식사를 잘 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에 덩달아 배가 부르기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마트에 들러 장을 봤습니다. 할머니 손을 잡고 마트 곳곳을 누비며 어떤 물품이 진열되어 있는지 하나하나 말씀드렸습니다. 찹쌀과 설탕 등 필요한 것들로 가득 찬 카트를 보고 이걸 다 살 돈이 되냐며 걱정하시는 할머니를 안심 시켜드렸습니다. 모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 덕분이지요! 감사합니다😊 할머니 댁에 돌아와 장 본 것들을 정리하고 할머니가 내어주신 포도를 먹었습니다. 송이가 엄청 큰 포도며 요거트를 서울 갈 때 가져가라고 하셨는데 무거워서 못 들고 간다 할머니 드시라 한사코 거절해야 했습니다. 


할머니 댁 마당에는 예쁜 꽃과 선인장 화분이 많습니다. 볕이 잘 드는지 다들 건강해 보였습니다. 집 옆으로 나 있는 개천에는 맑은 물이 흐릅니다. 풍경이 좋은 곳입니다. 자주 외롭다는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그 사이에 작게 조용히 앉아 있을 할머니를 떠올렸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찾아 뵈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차가 마당을 빠져 나가고도 계속 손을 흔들고 계시는 할머니가 보였습니다. 할머니 보고 싶으면 또 오거라. 셋이 꼭 같이 오거라. 할머니의 인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행, 도담, 낙영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