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관은 (사)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하였고 사회는 수현 한국성폭력상담소 인턴님이 보았습니다.
먼저 여는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님들이 신나는 율동을 했습니다.
사회자 인사 및 주관단체 소개 후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도희 한국성폭력상담소 인턴님, 이형숙 민족민주열사 희생자 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추모연대) 진상규명특위 부위원장님, 김덕진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집행위원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하였습니다.
퍼포먼스 시간이 있었습니다. 수요시위 시작 전 참가자들에게 군사주의를 넘어 연대와 평화의 한마디를 노란색 나비 모양 포스트잇에 적어서 군사주의, 자부장제, 반평화로 얼룩진 판에 큰 나비 모양을 만드는 퍼포먼스입니다. 나비에 적힌 참가자들의 평화에 대한 바람을 잠시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 산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님이 성명서 낭독을 하며 168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주관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 외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윤철우, 부천여성의전화, 우시야마 사와, 고푼푼, 발린 용기, 이다례, 여성교회, 난민안전연구소, 자립지지 공동체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온라잇 댓글로는 조안구달, Sung Park, 제2독립군TV, 민서, 우순덕, 장상욱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어 통역은 현서영 님께서,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도희 한국성폭력상담소 인턴
안녕하십니까, 날씨도 궂은데 이 자리에서 함께해 주시는 여러분께 평화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1687차 시위, 자그마치 33년이네요. 33년 동안 이 자리에서 많은 시민분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진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생존자에 대한 모욕을 서슴지 않는 혐오를 마주하면서도 수요시위는 ‘바위처럼’ 꺾이지 않고 정의와 인권을 외쳤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그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일본군이 조직적으로 전쟁에 여성의 몸을 성적 도구로 강제 동원한 사실을 알리고, 수많은 피해자의 삶을 무참히 짓밟은 전시 성폭력의 고통을 담은 모든 증언은 거짓이라 일축되고, 또 침묵당해야 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은 진심 어린 사죄와 배상 없이 문제를 덮기에 급급한 채 피해생존자의 용기 있는 증언을 모욕하는 만행을 반복해 왔습니다.
한국 사회, 특히 윤석열 정부는 또 어땠습니까. 졸속으로 체결된 그 한일합의를 운운하며 문제가 “모두 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다”고 우기는 일본의 망언에 입 한 번 뻥끗하지 않은 채 침묵했습니다. 인권위는 이름대로 인권과 평화를 위하는 결정을 내리기는커녕 혐오와 폭력을 묵인하고 그런 정부를 수호하려 들었습니다.
이렇듯 역사부정론자와 혐오 세력, 오늘날 반페미니즘 정치를 앞세우는 정치인들과 그들의 지지자까지 모두 여성혐오를 이용하며 득세하고 있습니다. 여성혐오와 가부장제는 여성의 신체를 지배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여성들을 침묵시키고, 행동을 재단하고, ‘피해자다움’을 강요했습니다. 이러한 여성 억압의 굴레 아래 여성의 몸은 전시 상황에서든, 아닐 때이든 늘 전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를 비롯해 국가가 주도한 여성 성착취 역사가 헤아릴 수 없이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여성의 재생산권이 늘 통제 아래 있었으며, 여성 대상 폭력과 살인,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같은 폭력 역시 유구하게 이어져 왔습니다.
여성의 몸에 대한 자율성을 외치고, 젠더폭력과 불평등의 해결을 요구할 때, 피해생존자를 비롯한 시민들은 말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직시하고, 그 책임을 지고, 관련자를 처벌하고, 또 일본 정부에게는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라고.
그런데 정부는 무엇을 했습니까?
반페미니스트 정치, 혐오 논리로 무장한 채 거리에 장갑차를 몰고 나오는 것이 여성폭력의 해결책이 된다고 억지를 부리지 않았습니까?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계엄을 선포하고, 민주주의와 헌법, 정의와 평화를 짓밟으며 군대를 국회 앞으로 보내기까지, 군사주의 정치의 극치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험난한 이 시국을 말하기와 듣기로, 연대로 맞서고 있습니다. 여성, 퀴어, 청소년, 장애인, 노동자와 농민과 같이 억압된 자들의 말하기를 통해 공고한 차별의 질서를 흩트리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광장의 주인들이 행진하는 길 서두에는 이 수요시위가 있었습니다. 또한 침묵을 깨는 고통을 저항의 무기로 삼아온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생존자의 걸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증언을 듣고, 함께 변화를 요구하고, 연대의 기억을 쌓아 역사를 지우려는 폭력에 저항한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출발해 끊임없이 이어진 기억과 연대의 사슬은 오늘날 광장에 닿아, 서로의 말하기를 듣고 응답하는 응원봉의 불빛이 매순간 반짝이고 있습니다.
그러니 혐오 세력과 내란범들은 꺼지지 않는 이곳 광장의 말을 똑똑히 들어야 할 것입니다. 군사주의로는 더 이상 발화와 연대를 막을 수 없습니다.
무지개가 넘실대는 광장에 가부장제와 피해자다움을 깨고 일어난 강인한 사람들의 말하기가 이미 다채롭게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새 질서를 상상할 것입니다. 그들이 든 총포는 우리의 연대 앞에 무력해질 것이며, 그들의 말로를 지켜본 뒤 맞잡은 손을 붙잡은 채 낡은 남성성의 세상을 넘어 평화와 정의의 세계로 함께 갈 것이라고 외칠 것입니다.
국가가 더 이상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도구로 휘두르지 못하는 사회, 모두가 평등하게 손잡고 광장에 나와 시끌벅적해진 사회, 그리고 무엇보다도 피해생존자가 온당한 정의와 명예, 인권을 되찾는 사회가 도래할 때까지, 우리는 어디서든 함께 당당히 말하고 행동할 것입니다.
연대발언_김덕진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집행위원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300회 수요집회 때 발언하고 처음 발언하러 온 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그 긴 세월, 추위와 더위, 혐오세력들을 이겨내면서 이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과 또 함께해 주시는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4년 12월 3일 있었던 비상계엄 선포는 저희 인권활동가들은 온 국민 인권침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회로 달려갔던 사람들이든, 군대의 총칼에 맞섰던 보좌관들이든, 티비로 그 장면을 중계를 보고 있던 분들이든, 모른 채 잠이 들었던 시민들이든 모든 시민들의 인권을 윤석열 한 사람이 한순간에 동시에 침해한 엄청난 인권침해 사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인권침해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구제해야 한다,라고 주장해 왔지만 지난 월요일국가인권위원회는 윤석열을 불구속 수사해라, 탄핵 소추를 남발하지 마라, 형사 처벌 대상이 된 사람들의 방어권을 보장해 줘라,라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지난 1월 13일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을 비롯한 많은 활동가들이 그 결정을 막아낸 바 있었습니다만 서부지법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그 폭도와 같은 사람들이 지난 2월 10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아침부터 건물 전체를 점거하고 그곳에서 마치 본인들이 경찰인 양, 자경단인 양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고 국가인권위 직원이냐, 기자냐 아니면 내려가라,라고 하면서 막아서기도 했습니다. 그것을 그냥 지켜보고 있었던 국가인권위원회에 다시 한 번 유감을 표합니다.
결정된 내용은 결국은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을 옹호하고 윤석열을 지키자는 입장밖에 되지 않습니다. 국가인권위 안창호 위원장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입니다. 김용원 상임위원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했습니다. 이충상 상임위원 국민의힘에서 추천했습니다. 한석훈 위원 국민의힘에서 추천했습니다. 그리고 이한별 위원 국민의힘에서 추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정혜 위원 법원에서 추천했습니다. 이렇게 여섯 명의 인권위원들이 윤석열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결정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바로 우리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과 우리의 할머니들을 모욕하고 혐오했던 저 극우세력의 손을 들어 주었던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바로 김용원이 그때도 그 안건을 주도했었고 그 말도 안 되는 결정을 주도했던 사람입니다. 바로 그 사람들이 여성차별철폐협약 유엔 보고서에 ‘위안부’ 문제를 빼야 한다고, 우리나라에 일본군성노예는 없다고 주장했던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바로 그 사람들이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이 나라에서 성소수자들은 다 우리가 교육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공식 회의석상에서 주장했던 사람들입니다. 지금 그런 사람들이 인권의 최후의 보루라는 국가인권위원회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윤석열에게 보장되지 않은 권리가 무엇입니까? 어제도 헌법재판소에 나왔던 윤석열은 변호인들에게 둘러싸여서 잘 차려진 옷을 입고 머리도 멋있게 하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습니다. 경찰이건 검찰이건 부르면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고 법원에도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습니다. 어제 헌법재판소에서도 오전에 잠깐 머물렀다가 오후가 되니까 피곤하다며 서울구치소로 돌아갔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고 있는, 여전히 최고 권력을 누리고 있는 윤석열에게 보장되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어서 그의 방어권을 보장해 주자는 결정을 국가인권위가 내릴 수 있습니까?
저희 인권활동가들은 국가인권위원회를 저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겁니다. 저들에게 내어주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국가인권위원회를 바로잡고 국가인권위가 다시 시민들의, 약자들의 최후의 보루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길에서 저희도 정의연 활동가들과 함께 인권활동가들과 시민들을 믿고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68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관은 (사)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하였고 사회는 수현 한국성폭력상담소 인턴님이 보았습니다.
먼저 여는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님들이 신나는 율동을 했습니다.
사회자 인사 및 주관단체 소개 후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도희 한국성폭력상담소 인턴님, 이형숙 민족민주열사 희생자 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추모연대) 진상규명특위 부위원장님, 김덕진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집행위원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하였습니다.
퍼포먼스 시간이 있었습니다. 수요시위 시작 전 참가자들에게 군사주의를 넘어 연대와 평화의 한마디를 노란색 나비 모양 포스트잇에 적어서 군사주의, 자부장제, 반평화로 얼룩진 판에 큰 나비 모양을 만드는 퍼포먼스입니다. 나비에 적힌 참가자들의 평화에 대한 바람을 잠시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 산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님이 성명서 낭독을 하며 168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주관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 외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윤철우, 부천여성의전화, 우시야마 사와, 고푼푼, 발린 용기, 이다례, 여성교회, 난민안전연구소, 자립지지 공동체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온라잇 댓글로는 조안구달, Sung Park, 제2독립군TV, 민서, 우순덕, 장상욱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어 통역은 현서영 님께서,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도희 한국성폭력상담소 인턴
안녕하십니까, 날씨도 궂은데 이 자리에서 함께해 주시는 여러분께 평화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1687차 시위, 자그마치 33년이네요. 33년 동안 이 자리에서 많은 시민분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진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생존자에 대한 모욕을 서슴지 않는 혐오를 마주하면서도 수요시위는 ‘바위처럼’ 꺾이지 않고 정의와 인권을 외쳤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그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일본군이 조직적으로 전쟁에 여성의 몸을 성적 도구로 강제 동원한 사실을 알리고, 수많은 피해자의 삶을 무참히 짓밟은 전시 성폭력의 고통을 담은 모든 증언은 거짓이라 일축되고, 또 침묵당해야 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은 진심 어린 사죄와 배상 없이 문제를 덮기에 급급한 채 피해생존자의 용기 있는 증언을 모욕하는 만행을 반복해 왔습니다.
한국 사회, 특히 윤석열 정부는 또 어땠습니까. 졸속으로 체결된 그 한일합의를 운운하며 문제가 “모두 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다”고 우기는 일본의 망언에 입 한 번 뻥끗하지 않은 채 침묵했습니다. 인권위는 이름대로 인권과 평화를 위하는 결정을 내리기는커녕 혐오와 폭력을 묵인하고 그런 정부를 수호하려 들었습니다.
이렇듯 역사부정론자와 혐오 세력, 오늘날 반페미니즘 정치를 앞세우는 정치인들과 그들의 지지자까지 모두 여성혐오를 이용하며 득세하고 있습니다. 여성혐오와 가부장제는 여성의 신체를 지배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여성들을 침묵시키고, 행동을 재단하고, ‘피해자다움’을 강요했습니다. 이러한 여성 억압의 굴레 아래 여성의 몸은 전시 상황에서든, 아닐 때이든 늘 전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를 비롯해 국가가 주도한 여성 성착취 역사가 헤아릴 수 없이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여성의 재생산권이 늘 통제 아래 있었으며, 여성 대상 폭력과 살인,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같은 폭력 역시 유구하게 이어져 왔습니다.
여성의 몸에 대한 자율성을 외치고, 젠더폭력과 불평등의 해결을 요구할 때, 피해생존자를 비롯한 시민들은 말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직시하고, 그 책임을 지고, 관련자를 처벌하고, 또 일본 정부에게는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라고.
그런데 정부는 무엇을 했습니까?
반페미니스트 정치, 혐오 논리로 무장한 채 거리에 장갑차를 몰고 나오는 것이 여성폭력의 해결책이 된다고 억지를 부리지 않았습니까?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계엄을 선포하고, 민주주의와 헌법, 정의와 평화를 짓밟으며 군대를 국회 앞으로 보내기까지, 군사주의 정치의 극치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험난한 이 시국을 말하기와 듣기로, 연대로 맞서고 있습니다. 여성, 퀴어, 청소년, 장애인, 노동자와 농민과 같이 억압된 자들의 말하기를 통해 공고한 차별의 질서를 흩트리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광장의 주인들이 행진하는 길 서두에는 이 수요시위가 있었습니다. 또한 침묵을 깨는 고통을 저항의 무기로 삼아온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생존자의 걸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증언을 듣고, 함께 변화를 요구하고, 연대의 기억을 쌓아 역사를 지우려는 폭력에 저항한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출발해 끊임없이 이어진 기억과 연대의 사슬은 오늘날 광장에 닿아, 서로의 말하기를 듣고 응답하는 응원봉의 불빛이 매순간 반짝이고 있습니다.
그러니 혐오 세력과 내란범들은 꺼지지 않는 이곳 광장의 말을 똑똑히 들어야 할 것입니다. 군사주의로는 더 이상 발화와 연대를 막을 수 없습니다.
무지개가 넘실대는 광장에 가부장제와 피해자다움을 깨고 일어난 강인한 사람들의 말하기가 이미 다채롭게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새 질서를 상상할 것입니다. 그들이 든 총포는 우리의 연대 앞에 무력해질 것이며, 그들의 말로를 지켜본 뒤 맞잡은 손을 붙잡은 채 낡은 남성성의 세상을 넘어 평화와 정의의 세계로 함께 갈 것이라고 외칠 것입니다.
국가가 더 이상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도구로 휘두르지 못하는 사회, 모두가 평등하게 손잡고 광장에 나와 시끌벅적해진 사회, 그리고 무엇보다도 피해생존자가 온당한 정의와 명예, 인권을 되찾는 사회가 도래할 때까지, 우리는 어디서든 함께 당당히 말하고 행동할 것입니다.
연대발언_김덕진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집행위원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300회 수요집회 때 발언하고 처음 발언하러 온 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그 긴 세월, 추위와 더위, 혐오세력들을 이겨내면서 이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과 또 함께해 주시는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4년 12월 3일 있었던 비상계엄 선포는 저희 인권활동가들은 온 국민 인권침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회로 달려갔던 사람들이든, 군대의 총칼에 맞섰던 보좌관들이든, 티비로 그 장면을 중계를 보고 있던 분들이든, 모른 채 잠이 들었던 시민들이든 모든 시민들의 인권을 윤석열 한 사람이 한순간에 동시에 침해한 엄청난 인권침해 사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인권침해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구제해야 한다,라고 주장해 왔지만 지난 월요일국가인권위원회는 윤석열을 불구속 수사해라, 탄핵 소추를 남발하지 마라, 형사 처벌 대상이 된 사람들의 방어권을 보장해 줘라,라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지난 1월 13일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을 비롯한 많은 활동가들이 그 결정을 막아낸 바 있었습니다만 서부지법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그 폭도와 같은 사람들이 지난 2월 10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아침부터 건물 전체를 점거하고 그곳에서 마치 본인들이 경찰인 양, 자경단인 양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고 국가인권위 직원이냐, 기자냐 아니면 내려가라,라고 하면서 막아서기도 했습니다. 그것을 그냥 지켜보고 있었던 국가인권위원회에 다시 한 번 유감을 표합니다.
결정된 내용은 결국은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을 옹호하고 윤석열을 지키자는 입장밖에 되지 않습니다. 국가인권위 안창호 위원장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입니다. 김용원 상임위원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했습니다. 이충상 상임위원 국민의힘에서 추천했습니다. 한석훈 위원 국민의힘에서 추천했습니다. 그리고 이한별 위원 국민의힘에서 추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정혜 위원 법원에서 추천했습니다. 이렇게 여섯 명의 인권위원들이 윤석열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결정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바로 우리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과 우리의 할머니들을 모욕하고 혐오했던 저 극우세력의 손을 들어 주었던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바로 김용원이 그때도 그 안건을 주도했었고 그 말도 안 되는 결정을 주도했던 사람입니다. 바로 그 사람들이 여성차별철폐협약 유엔 보고서에 ‘위안부’ 문제를 빼야 한다고, 우리나라에 일본군성노예는 없다고 주장했던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바로 그 사람들이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이 나라에서 성소수자들은 다 우리가 교육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공식 회의석상에서 주장했던 사람들입니다. 지금 그런 사람들이 인권의 최후의 보루라는 국가인권위원회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윤석열에게 보장되지 않은 권리가 무엇입니까? 어제도 헌법재판소에 나왔던 윤석열은 변호인들에게 둘러싸여서 잘 차려진 옷을 입고 머리도 멋있게 하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습니다. 경찰이건 검찰이건 부르면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고 법원에도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습니다. 어제 헌법재판소에서도 오전에 잠깐 머물렀다가 오후가 되니까 피곤하다며 서울구치소로 돌아갔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고 있는, 여전히 최고 권력을 누리고 있는 윤석열에게 보장되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어서 그의 방어권을 보장해 주자는 결정을 국가인권위가 내릴 수 있습니까?
저희 인권활동가들은 국가인권위원회를 저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겁니다. 저들에게 내어주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국가인권위원회를 바로잡고 국가인권위가 다시 시민들의, 약자들의 최후의 보루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길에서 저희도 정의연 활동가들과 함께 인권활동가들과 시민들을 믿고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