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의 주관은 성미산학교에서 하였고 사회는 연우, 홍 성미산학교 학생이 보았습니다.
덕양중학교 학생들의 <바위처럼>에 맞춘 힘찬 율동으로 수요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사회자님의 주관단체 인사말 후 감자 정의기억연대 활동가의 활동보고가 있었습니다.
연대발언으로 수요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성미산학교 7학년 태경, 10학년 찐빵(박다온), 12학년 영민 학생이 힘찬 연대발언을 하였습니다.
율동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성미산학교 중등 학생들이 <주문> 노래에 맞춰 멋진 율동을 선보였습니다.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덕양중학교 3학년 이현아, 김동민, 최서윤, 정은빈 학생, 전쟁없는세상 오리 활동가님, 대전YWCA 김민지 간사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했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 두 번째 문화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성미산학교 포스트중등 학생들이 <나비 바람> 노래를 아름다운 목소리로 불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성미산학교 12학년 짱구(이건우) 학생이 성명서 낭독을 하며 1701차 정기 수요시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주관단체인 성미산학교 외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수원관구), 사랑의씨튼수녀회, 이화여대 송하연, 이화여대 이은율, 한국YWCA연합회와 각 지역 YWCA(대구, 제주, 목포, 대전, 안산, 고양, 청주, 서울, 인천, 창원, 안산, 남원, 남양주, 수원, 광양), 전쟁없는세상/무기박람회 저항행동, Mizuki Nakamura, Simeon Man, 이화여대 최예주, 한성은, 예지우, 쭈야, Lisa, 군사주의를 반대하는 세계여성평화네트워크, 여성교회, 난민안전연구소, 자립지지공동체, 널싱페미, 천주섭리수녀회, 배봉기의 평화, 덕양중학교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온라인 댓글로는 조안구달, 씨튼 김수미, Gratia 100, 똑똑똑, Kim In Ock, 한영자, lee파도저편, sonhe Lee, 데레사, Friends of 'Comfort Women' in Sydney – 시소연, Seon Mi Jin, seton olive, 강경란, 이경민, 남수민, 워터비스트, 메히, 율야, 윤지환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어 통역은 현서영 님께서,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성미산학교
태경
안녕하세요. 성미산학교 7학년 김태경입니다.
저는 비록 수요시위를 작년에 한 번 참여해, 봤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자리가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에 있었던 수요시위에서 느껴졌던 강렬함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단체와 사람들이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지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이 마음이 무려 1701주가 되도록 흔들리지 않고 바위처럼 버텨 낸 것도 정말 멋지고 존경스럽습니다.
‘위안부’ 문제는 그저 옛날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의 일이지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는 여기에 모였습니다. 아직도 어딘가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위안부‘문제 해결과 함께 더 이상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가 함께하는 세상이 되는 그날까지 함께 힘을 모으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찐빵
안녕하세요. 성미산 학교 10학년 박다온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2024년 2학기.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 투쟁을 하고 계시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어르신들과 함께 감을 따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연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밀양은 대부분 노인들이 살고 있는 조용한 시골 마을입니다. 논밭 사이 우뚝 솟은 송전탑을 보며, 혐오 시설은 늘 사람이 적고,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곳에 세워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송전탑을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의 목소리는 국가에 의해 너무나도 쉽게 외면당하고 있었습니다. 공권력의 폭력 앞에 몸을 던져 싸워야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다치고 지워졌습니다. 국가는 주민의 수가 적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그 존재 자체를 지워버렸습니다. 이처럼 국가에 의해 지워지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모두가 함께하는 평화를 말할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말하고자 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시, 국가 폭력이 지운 목소리의 역사입니다. 전쟁 중 국가의 주도로 자행된 여성 집단 성폭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일본군은 여성들을 전쟁을 위한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전쟁 당시 여성들이 받았던 폭력을 계속해서 부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사죄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전쟁의 역사는 계속해서 반복될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여 평화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수요시위는 1700회가 넘었습니다. 지난 오랜 시간동안 할머니들이 계속해서 투쟁해오셨기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저희가 수요일마다 모여 외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퍼지다보면 언젠가는 정당한 사죄를 받을 날이 올 것이라는 걸요. 밀양에서, 그리고 곳곳의 거리 위에서 울리는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더이상 역사에서 지워지는 존재가 생기지 않도록 계속해서 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민
안녕하세요. 성미산학교 포스트중등에 재학중인 영민입니다.
저희는 어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셔져있는 망향의 동산에 다녀왔습니다. 함께 간 친구들 각자가 할머니 한분을 정해 일생을 조사하고 이야기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희는 할머니의 증언을 조사하고 기록을 찾아보며 이 문제에 대해 공부하고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간 커다란 관점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봤을 때에는 나와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조사를 하며 할머니 한분 한분께서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 어떤 고통과 폭력이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문제를 공부하고 깊이 알게 된 순간부터 이 문제를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일은 국가가 개인에게 행한 폭력이고, 잘못을 덮고, 사과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저희에게는 기억하고 함께 모여 싸워야 할 책임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문제를 먼저 알게된 사람으로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전쟁의 폭력적인 구조에서 피해자들이 받는 고통은 이후의 삶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였던 송신도 할머니는 전쟁은 다시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디에선가는 지금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지금 세상은 전쟁에서만 피해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의 무관심과 책임 회피 또한 2차적인 피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후에 일어나고 발생되는 일들에 책임지고 바꿔나가야 합니다.
일본 정부는 계속해서 사과를 하고 있지 않고, 한국 정부조차도 사과를 받아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할머니들이 원하신 것은 일본 정부의 사과를 넘어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평화로운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평화로운 세상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모든 부조리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 평화로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연대발언_ 덕양중학교 3학년
안녕하십니까.
덕양중학교는 3학년 때 매년 평화봉사활동의 이름으로 전쟁과 여성 인권에 관해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사건이 무엇인지, 그동안 어떻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싸워왔는지, 어떻게 해결되는 것이 맞는지 토론도 하고, 연설문도 써 보는 활동을 했습니다.
일본은 1932년부터 1945년 일본 패전까지, 일본군은 상하이 사변부터 시작하여 점령지역 곳곳에 위안소를 설치했습니다. 일본 정부와 일본 군대가 직접 나서 일본군 위안소를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열다섯, 열여섯 살의 어린 소녀들을 위안소로 끌고가서 일본군 상대의 성노예 생활을 강요했습니다. 그 소녀들은 우리와 같은 10대 중반의 나이였고, 지금이라면 마음껏 뛰어놀고 공부하며 성장했어야 할 어린 소녀들에 불과했는데, 그들의 삶은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피해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일본의 거짓된 홍보에 속아 혹은 강제로 끌려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빼앗겼고, 이 기억은 끔찍한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따가운 시선과 더 큰 무게의 짐을 짊어진 채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박탈당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전쟁 범죄이며, 여성의 인권을 짓밟는 역사적 범죄입니다.
이것은 명백한 전쟁 범죄입니다. 국제법과 UN보고서에서도 명백한 범죄라고 인정하고 있으며, 인권 유린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국제 사회는 이미 일본의 만행을 '반드시 국가적 배상의 책임을 져야 하는 전쟁 범죄'로 결론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증거가 없다',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 갔다', '민간인들에 의해 추진된 것이다' 등의 거짓말로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쟁 이후 제대로 된 수습과 사죄 없이 역사 속에서 이 문제를 지우려 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치인들은 반복적으로 자신들의 범죄를 부정하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비겁한 행동입니다. 우리 같은 학생들도 잘못은 부정할수록 잘못의 무게가 더욱 무거워 지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잘못했으면 인정하고 사과하고 책임지는 것이 가장 용기있는 행동임을 알고 있습니다. 왜 비겁하게 거짓으로 덮으려 하시는 건가요?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단 여섯 분 만 생존해 계십니다. 지난 5월에도 한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240명에 달하던 피해자 할머니분들의 명 수는 이제 한 자리 수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소녀에서 노인으로, 그 긴 세월 동안 일본은 사과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은 하루라도 더 빨리 사과받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그들이 생전에 사과받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합니다. 피해자 할머니들께서 바라는 그 사과와 인정을 위해, 그리고 억울하게 모든 것을 빼앗기신 우리 할머니들을 위해 저희는 이 일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 할머니들이 당하신 피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전쟁이 발생하면 여성의 인권이 무너지는 것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 또한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나와 내 가족, 내 친구가 이러한 참혹한 일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본도, 우리도 역사의 진실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교훈으로 직시하여 이런 문제를 오랫동안 기억하면서 동일한 참혹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일본 교과서에 이 사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학생들에게 이 사실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학생 또래들이 한국과 일본 사회를 이끄는 나이가 되었을 때 같은 생각을 가지고 서로의 평화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일본 총리님. 용기를 내십시오. 일본의 학생들에게 당신들의 잘못을 가르치고, 같은 잘못을 하지 말자고 가르치십시오. 정직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우리 나라 사람들과 일본 학생들에게 보여 주십시오.
그러므로 우리는 피해자들의 회복을 위해, 우리를 위해,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해 일본 정부에게 요구합니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 개개인에게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배상해야 합니다. 정부끼리만 합의하지 말고, 피해자 분들의 의견을 모두 들어보고 반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본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낱낱이 조사해서 공개 하십시오. 이제는 숨지 말고 당당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일본이 되어야 합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은 하루라도 더 빨리 사과받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그들이 생전에 사과받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아직 어린 중학생입니다. 우리 중학생이 기억할 것입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신다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님을 일본 정부는 아셔야 합니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제대로 반성할 때까지 우리가 끝까지 기억하고 사죄와 법적 책임을 요구할 것입니다.
억울하게 모든 것을 빼앗기신 우리 할머니들을 위해, 그리고 폭력 없고 전쟁 없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저희는 이 일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폭력에 희생당하신 할머니들께, 같은 땅을 밟고 있는 후손으로서, 저희는 이 일을 기억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억하고 새기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또한 언제나 한 자리를 지켜 주신 여기 집회를 진행하고 참여하는 분들게 존경을 표합니다.
누군가 기억한다면, 범죄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바로 지금이 행동할 때입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의 바람대로, 또 우리의 바람대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그날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오리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일본 무기 거래 반대 네트워크의 스기하라 상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전쟁없는세상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정민이라고 합니다. 무기박람회저항행동이라는 한국의 23개 사회단체들이 모인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아덱스, 마덱스, 카덱스 등 이름도 생경한 무기박람회를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DSEi 박람회가 5월 넷째주에 열린다지요? 한국에서도 바로 그 다음주에 마덱스라는 해양방위산업전시회가 열립니다. 마덱스는 1999
년부터 격년으로 개최되고 있는 국내 최대의 해양 및 방위산업전시회고 올해는 이스라엘의 전쟁기업 IAI가 참여하죠. 그 뿐인가요. 올해 10월에는 아덱스라는 동아시아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 겸 에어쇼도 개최됩니다.
일본은 2014년 아베 정부가 수십 년에 걸친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종료한 이후, 일본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정기적으로 무기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 규모의 무기 박람회인 DSEi는 도쿄 인근 지바현 현립 마쿠하리 멧세라는 한국으로 치자면 킨텍스와 같은 컨벤션홀에서 진행된다고요. 이 박람회에 반대하는 시위는 ‘일본 안보법제 반대 어머니회 @지바’와 ‘일본 무기 거래 반대 네트워크(NAJAT)’가 주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바현 지사와 현의회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서명을 받고, 지사
에게 엽서를 보내고, 관련 정부 부처에 무기 박람회를 후원하지 말 것을 호소하는 등의 직접행동을 하고 계시다는 데 저희도 여러분들의 행동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지바현 지사는 지금까지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은 전시장 사용과 관련해 시민들을 만나겠다는 약속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은 어디나 왜 다 똑같을까요. 1994년부터 비핵 평화 지역으로 지정된 지바현은 이 행사를 거부할 수 있었지만 대신 지금까지 네 번의 무기 박람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무기박람회에 저항하는 일본의 시민들은 무기 박람회가 국제 분쟁 해결 수단으로 무력 사용을 금지하는 일본 헌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전범과 핵무기 제조업체에게 아시아에서 사업 기회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의 무기박람회저항행동 역시 비
슷한 문제의식에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기박람회에서 무기를 사고파는 행위에서부터 전쟁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의 전쟁 중 외부로부터 무기가 공급되지 않고 진행되는 전쟁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장합니다. 전쟁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다고요.
바다 건너 일본에서 이런 중요한 행동을 하고 계시는 스기하라 상을 비롯 모든 분께 존경과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우리는 과거 일본 권력자들의 범법행위를 규탄하고 피해자들의 정의를 바로 세우면서도 평화의 미래로 나아가는데 서로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기박람회에 항의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 전쟁을 막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김민지 대전YWCA 간사
안녕하세요. 대전YWCA 김민지 간사입니다.
한국 여성인권운동의 상징인 수요시위에서 오늘 이렇게 발언하게 되어 큰 영광이며, 동시에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오늘 이 자리는 단지 과거를 기리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투쟁의 목소리를 내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역사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진실 하나를 다시 꺼내고자 합니다.
역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여성의 몸은 언제나 가장 먼저, 가장 깊이 전쟁의 희생양이 됩니다.
미얀마·수단·우크라이나·팔레스타인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과 성폭력이 계속되고 있듯,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경고입니다. 우리는 이 참혹한 역사를 기억함으로써 앞으로 벌어질 전시 성폭력을 막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경고를 가장 먼저 새겨야 할 한국 사회는 지금, 피해자를 기억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 상처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었다”는 왜곡과 조롱이 강의실과 거리에서 공공연히 울리고, 법정조차 “표현의 자유”라며 무죄를 선고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은 아직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평화의 소녀상 훼손조차 막을 확실한 법적 장치가 없습니다.
이러한 내 나라 내 조국의 무책임한 방임 속에 피해자들은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보호받지 못한 채 우리 곁을 떠나고, 이제 남은 분은 6명으로 손에 꼽힐 만큼 적습니다.
2015년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2·28 합의의 이면을 기억하십니까?
제3국 기림비를 막고 ‘성노예’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한다는 비공개 약속이 있었습니다. 법적 책임도, 공식 사죄도 없이 ‘위로금’만 남긴 채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이라 선언한 결과, 피해자는 배제되고 역사는 왜곡되었습니다.
이러한 내 조국의 무책임한 합의는 일본 정부에게 “이미 종료된 사안”이라며 책임을 회피할 명분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오늘의 여성 인권 후퇴는, 어제의 외면과 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외교와 성별 갈등, 정치 이념 대립 속에서 여성 인권 보호 체계는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현재 대선 후보들의 정책에서도 성평등 의제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으며, 지난 5월 17일, 이전 집권 여당의 정책총괄본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나라’라는 이름의 안전 공약을 발표하며 ‘여성’ 피해자 지원 기능을 ‘피해자’ 지원으로 명칭을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성긴급전화 1366’ 역시 ‘폭력긴급전화 1366’으로 변경하고, 남녀 피해자를 포괄하는 상담 인력을 양성하겠다며 성평등 정책의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성평등 체계는 지금,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존재 자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제도의 후퇴가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었던 침묵과 외면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곧 출범할 새 정부는 이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여성의 권리가 후퇴할 때, 가장 먼저 지워지는 목소리는 바로 가장 오래된 피해자들의 목소리입니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역사를 지우는 선택은, 내일의 정의를 지우는 일입니다.
1701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의 주관은 성미산학교에서 하였고 사회는 연우, 홍 성미산학교 학생이 보았습니다.
덕양중학교 학생들의 <바위처럼>에 맞춘 힘찬 율동으로 수요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사회자님의 주관단체 인사말 후 감자 정의기억연대 활동가의 활동보고가 있었습니다.
연대발언으로 수요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성미산학교 7학년 태경, 10학년 찐빵(박다온), 12학년 영민 학생이 힘찬 연대발언을 하였습니다.
율동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성미산학교 중등 학생들이 <주문> 노래에 맞춰 멋진 율동을 선보였습니다.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덕양중학교 3학년 이현아, 김동민, 최서윤, 정은빈 학생, 전쟁없는세상 오리 활동가님, 대전YWCA 김민지 간사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했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 두 번째 문화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성미산학교 포스트중등 학생들이 <나비 바람> 노래를 아름다운 목소리로 불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성미산학교 12학년 짱구(이건우) 학생이 성명서 낭독을 하며 1701차 정기 수요시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주관단체인 성미산학교 외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수원관구), 사랑의씨튼수녀회, 이화여대 송하연, 이화여대 이은율, 한국YWCA연합회와 각 지역 YWCA(대구, 제주, 목포, 대전, 안산, 고양, 청주, 서울, 인천, 창원, 안산, 남원, 남양주, 수원, 광양), 전쟁없는세상/무기박람회 저항행동, Mizuki Nakamura, Simeon Man, 이화여대 최예주, 한성은, 예지우, 쭈야, Lisa, 군사주의를 반대하는 세계여성평화네트워크, 여성교회, 난민안전연구소, 자립지지공동체, 널싱페미, 천주섭리수녀회, 배봉기의 평화, 덕양중학교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온라인 댓글로는 조안구달, 씨튼 김수미, Gratia 100, 똑똑똑, Kim In Ock, 한영자, lee파도저편, sonhe Lee, 데레사, Friends of 'Comfort Women' in Sydney – 시소연, Seon Mi Jin, seton olive, 강경란, 이경민, 남수민, 워터비스트, 메히, 율야, 윤지환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어 통역은 현서영 님께서,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성미산학교
태경
안녕하세요. 성미산학교 7학년 김태경입니다.
저는 비록 수요시위를 작년에 한 번 참여해, 봤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자리가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에 있었던 수요시위에서 느껴졌던 강렬함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단체와 사람들이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지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이 마음이 무려 1701주가 되도록 흔들리지 않고 바위처럼 버텨 낸 것도 정말 멋지고 존경스럽습니다.
‘위안부’ 문제는 그저 옛날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의 일이지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는 여기에 모였습니다. 아직도 어딘가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위안부‘문제 해결과 함께 더 이상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가 함께하는 세상이 되는 그날까지 함께 힘을 모으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찐빵
안녕하세요. 성미산 학교 10학년 박다온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2024년 2학기.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 투쟁을 하고 계시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어르신들과 함께 감을 따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연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밀양은 대부분 노인들이 살고 있는 조용한 시골 마을입니다. 논밭 사이 우뚝 솟은 송전탑을 보며, 혐오 시설은 늘 사람이 적고,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곳에 세워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송전탑을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의 목소리는 국가에 의해 너무나도 쉽게 외면당하고 있었습니다. 공권력의 폭력 앞에 몸을 던져 싸워야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다치고 지워졌습니다. 국가는 주민의 수가 적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그 존재 자체를 지워버렸습니다. 이처럼 국가에 의해 지워지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모두가 함께하는 평화를 말할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말하고자 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시, 국가 폭력이 지운 목소리의 역사입니다. 전쟁 중 국가의 주도로 자행된 여성 집단 성폭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일본군은 여성들을 전쟁을 위한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전쟁 당시 여성들이 받았던 폭력을 계속해서 부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사죄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전쟁의 역사는 계속해서 반복될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여 평화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수요시위는 1700회가 넘었습니다. 지난 오랜 시간동안 할머니들이 계속해서 투쟁해오셨기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저희가 수요일마다 모여 외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퍼지다보면 언젠가는 정당한 사죄를 받을 날이 올 것이라는 걸요. 밀양에서, 그리고 곳곳의 거리 위에서 울리는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더이상 역사에서 지워지는 존재가 생기지 않도록 계속해서 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민
안녕하세요. 성미산학교 포스트중등에 재학중인 영민입니다.
저희는 어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셔져있는 망향의 동산에 다녀왔습니다. 함께 간 친구들 각자가 할머니 한분을 정해 일생을 조사하고 이야기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희는 할머니의 증언을 조사하고 기록을 찾아보며 이 문제에 대해 공부하고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간 커다란 관점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봤을 때에는 나와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조사를 하며 할머니 한분 한분께서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 어떤 고통과 폭력이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문제를 공부하고 깊이 알게 된 순간부터 이 문제를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일은 국가가 개인에게 행한 폭력이고, 잘못을 덮고, 사과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저희에게는 기억하고 함께 모여 싸워야 할 책임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문제를 먼저 알게된 사람으로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전쟁의 폭력적인 구조에서 피해자들이 받는 고통은 이후의 삶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였던 송신도 할머니는 전쟁은 다시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디에선가는 지금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지금 세상은 전쟁에서만 피해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의 무관심과 책임 회피 또한 2차적인 피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후에 일어나고 발생되는 일들에 책임지고 바꿔나가야 합니다.
일본 정부는 계속해서 사과를 하고 있지 않고, 한국 정부조차도 사과를 받아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할머니들이 원하신 것은 일본 정부의 사과를 넘어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평화로운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평화로운 세상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모든 부조리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 평화로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연대발언_ 덕양중학교 3학년
안녕하십니까.
덕양중학교는 3학년 때 매년 평화봉사활동의 이름으로 전쟁과 여성 인권에 관해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사건이 무엇인지, 그동안 어떻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싸워왔는지, 어떻게 해결되는 것이 맞는지 토론도 하고, 연설문도 써 보는 활동을 했습니다.
일본은 1932년부터 1945년 일본 패전까지, 일본군은 상하이 사변부터 시작하여 점령지역 곳곳에 위안소를 설치했습니다. 일본 정부와 일본 군대가 직접 나서 일본군 위안소를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열다섯, 열여섯 살의 어린 소녀들을 위안소로 끌고가서 일본군 상대의 성노예 생활을 강요했습니다. 그 소녀들은 우리와 같은 10대 중반의 나이였고, 지금이라면 마음껏 뛰어놀고 공부하며 성장했어야 할 어린 소녀들에 불과했는데, 그들의 삶은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피해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일본의 거짓된 홍보에 속아 혹은 강제로 끌려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빼앗겼고, 이 기억은 끔찍한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따가운 시선과 더 큰 무게의 짐을 짊어진 채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박탈당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전쟁 범죄이며, 여성의 인권을 짓밟는 역사적 범죄입니다.
이것은 명백한 전쟁 범죄입니다. 국제법과 UN보고서에서도 명백한 범죄라고 인정하고 있으며, 인권 유린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국제 사회는 이미 일본의 만행을 '반드시 국가적 배상의 책임을 져야 하는 전쟁 범죄'로 결론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증거가 없다',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 갔다', '민간인들에 의해 추진된 것이다' 등의 거짓말로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쟁 이후 제대로 된 수습과 사죄 없이 역사 속에서 이 문제를 지우려 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치인들은 반복적으로 자신들의 범죄를 부정하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비겁한 행동입니다. 우리 같은 학생들도 잘못은 부정할수록 잘못의 무게가 더욱 무거워 지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잘못했으면 인정하고 사과하고 책임지는 것이 가장 용기있는 행동임을 알고 있습니다. 왜 비겁하게 거짓으로 덮으려 하시는 건가요?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단 여섯 분 만 생존해 계십니다. 지난 5월에도 한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240명에 달하던 피해자 할머니분들의 명 수는 이제 한 자리 수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소녀에서 노인으로, 그 긴 세월 동안 일본은 사과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은 하루라도 더 빨리 사과받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그들이 생전에 사과받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합니다. 피해자 할머니들께서 바라는 그 사과와 인정을 위해, 그리고 억울하게 모든 것을 빼앗기신 우리 할머니들을 위해 저희는 이 일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 할머니들이 당하신 피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전쟁이 발생하면 여성의 인권이 무너지는 것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 또한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나와 내 가족, 내 친구가 이러한 참혹한 일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본도, 우리도 역사의 진실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교훈으로 직시하여 이런 문제를 오랫동안 기억하면서 동일한 참혹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일본 교과서에 이 사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학생들에게 이 사실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학생 또래들이 한국과 일본 사회를 이끄는 나이가 되었을 때 같은 생각을 가지고 서로의 평화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일본 총리님. 용기를 내십시오. 일본의 학생들에게 당신들의 잘못을 가르치고, 같은 잘못을 하지 말자고 가르치십시오. 정직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우리 나라 사람들과 일본 학생들에게 보여 주십시오.
그러므로 우리는 피해자들의 회복을 위해, 우리를 위해,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해 일본 정부에게 요구합니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 개개인에게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배상해야 합니다. 정부끼리만 합의하지 말고, 피해자 분들의 의견을 모두 들어보고 반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본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낱낱이 조사해서 공개 하십시오. 이제는 숨지 말고 당당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일본이 되어야 합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은 하루라도 더 빨리 사과받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그들이 생전에 사과받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아직 어린 중학생입니다. 우리 중학생이 기억할 것입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신다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님을 일본 정부는 아셔야 합니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제대로 반성할 때까지 우리가 끝까지 기억하고 사죄와 법적 책임을 요구할 것입니다.
억울하게 모든 것을 빼앗기신 우리 할머니들을 위해, 그리고 폭력 없고 전쟁 없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저희는 이 일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폭력에 희생당하신 할머니들께, 같은 땅을 밟고 있는 후손으로서, 저희는 이 일을 기억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억하고 새기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또한 언제나 한 자리를 지켜 주신 여기 집회를 진행하고 참여하는 분들게 존경을 표합니다.
누군가 기억한다면, 범죄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바로 지금이 행동할 때입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의 바람대로, 또 우리의 바람대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그날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오리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일본 무기 거래 반대 네트워크의 스기하라 상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전쟁없는세상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정민이라고 합니다. 무기박람회저항행동이라는 한국의 23개 사회단체들이 모인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아덱스, 마덱스, 카덱스 등 이름도 생경한 무기박람회를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DSEi 박람회가 5월 넷째주에 열린다지요? 한국에서도 바로 그 다음주에 마덱스라는 해양방위산업전시회가 열립니다. 마덱스는 1999
년부터 격년으로 개최되고 있는 국내 최대의 해양 및 방위산업전시회고 올해는 이스라엘의 전쟁기업 IAI가 참여하죠. 그 뿐인가요. 올해 10월에는 아덱스라는 동아시아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 겸 에어쇼도 개최됩니다.
일본은 2014년 아베 정부가 수십 년에 걸친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종료한 이후, 일본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정기적으로 무기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 규모의 무기 박람회인 DSEi는 도쿄 인근 지바현 현립 마쿠하리 멧세라는 한국으로 치자면 킨텍스와 같은 컨벤션홀에서 진행된다고요. 이 박람회에 반대하는 시위는 ‘일본 안보법제 반대 어머니회 @지바’와 ‘일본 무기 거래 반대 네트워크(NAJAT)’가 주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바현 지사와 현의회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서명을 받고, 지사
에게 엽서를 보내고, 관련 정부 부처에 무기 박람회를 후원하지 말 것을 호소하는 등의 직접행동을 하고 계시다는 데 저희도 여러분들의 행동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지바현 지사는 지금까지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은 전시장 사용과 관련해 시민들을 만나겠다는 약속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은 어디나 왜 다 똑같을까요. 1994년부터 비핵 평화 지역으로 지정된 지바현은 이 행사를 거부할 수 있었지만 대신 지금까지 네 번의 무기 박람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무기박람회에 저항하는 일본의 시민들은 무기 박람회가 국제 분쟁 해결 수단으로 무력 사용을 금지하는 일본 헌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전범과 핵무기 제조업체에게 아시아에서 사업 기회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의 무기박람회저항행동 역시 비
슷한 문제의식에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기박람회에서 무기를 사고파는 행위에서부터 전쟁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의 전쟁 중 외부로부터 무기가 공급되지 않고 진행되는 전쟁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장합니다. 전쟁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다고요.
바다 건너 일본에서 이런 중요한 행동을 하고 계시는 스기하라 상을 비롯 모든 분께 존경과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우리는 과거 일본 권력자들의 범법행위를 규탄하고 피해자들의 정의를 바로 세우면서도 평화의 미래로 나아가는데 서로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기박람회에 항의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 전쟁을 막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김민지 대전YWCA 간사
안녕하세요. 대전YWCA 김민지 간사입니다.
한국 여성인권운동의 상징인 수요시위에서 오늘 이렇게 발언하게 되어 큰 영광이며, 동시에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오늘 이 자리는 단지 과거를 기리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투쟁의 목소리를 내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역사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진실 하나를 다시 꺼내고자 합니다.
역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여성의 몸은 언제나 가장 먼저, 가장 깊이 전쟁의 희생양이 됩니다.
미얀마·수단·우크라이나·팔레스타인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과 성폭력이 계속되고 있듯,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경고입니다. 우리는 이 참혹한 역사를 기억함으로써 앞으로 벌어질 전시 성폭력을 막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경고를 가장 먼저 새겨야 할 한국 사회는 지금, 피해자를 기억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 상처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었다”는 왜곡과 조롱이 강의실과 거리에서 공공연히 울리고, 법정조차 “표현의 자유”라며 무죄를 선고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은 아직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평화의 소녀상 훼손조차 막을 확실한 법적 장치가 없습니다.
이러한 내 나라 내 조국의 무책임한 방임 속에 피해자들은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보호받지 못한 채 우리 곁을 떠나고, 이제 남은 분은 6명으로 손에 꼽힐 만큼 적습니다.
2015년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2·28 합의의 이면을 기억하십니까?
제3국 기림비를 막고 ‘성노예’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한다는 비공개 약속이 있었습니다. 법적 책임도, 공식 사죄도 없이 ‘위로금’만 남긴 채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이라 선언한 결과, 피해자는 배제되고 역사는 왜곡되었습니다.
이러한 내 조국의 무책임한 합의는 일본 정부에게 “이미 종료된 사안”이라며 책임을 회피할 명분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오늘의 여성 인권 후퇴는, 어제의 외면과 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외교와 성별 갈등, 정치 이념 대립 속에서 여성 인권 보호 체계는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현재 대선 후보들의 정책에서도 성평등 의제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으며, 지난 5월 17일, 이전 집권 여당의 정책총괄본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나라’라는 이름의 안전 공약을 발표하며 ‘여성’ 피해자 지원 기능을 ‘피해자’ 지원으로 명칭을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성긴급전화 1366’ 역시 ‘폭력긴급전화 1366’으로 변경하고, 남녀 피해자를 포괄하는 상담 인력을 양성하겠다며 성평등 정책의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성평등 체계는 지금,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존재 자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제도의 후퇴가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었던 침묵과 외면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곧 출범할 새 정부는 이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여성의 권리가 후퇴할 때, 가장 먼저 지워지는 목소리는 바로 가장 오래된 피해자들의 목소리입니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역사를 지우는 선택은, 내일의 정의를 지우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