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할머니 소식4월 할머니 방문 소식

코로나19가 극심했던 3월에는 할머니 방문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전화통화만 하며 할머니들의 마음과 건강 상태만 살폈는데 4월에는 방문해도 되지 않을까 하여 언제 오냐 계속 기다리시는 할머니 두 분을 뵈었습니다. 아직 조심스러우신 할머니들은 뵙지 못하고 다음에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1. 서울 할머니
    서울에 사시는 할머니는 못 찾아뵙는 동안에도 따님의 스마트폰으로 영상 통화를 해서 계속 얼굴은 뵈었습니다. 영상에서 언제나 반달눈에 활짝 웃는 얼굴로 맞아 주셨는데 오랜만에 그 모습을 직접 뵈었습니다. 밝고 고운 웃음이 여전하십니다. 식사는 잘하시는지, 산책은 좀 하시는지, 잠은 잘 주무시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할머니 가족과 찍은 사진도 같이 봤습니다. 이 사람은 누구예요? 이 사람은 아드님이네요? 하는 말들에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해 주시지만 하시고 싶은 말씀을 활동가들이 잘 못 알아들으면 좀 답답해하시기도 해 안타까웠습니다. 날씨가 우중충하여 산책하기에는 좋지 않은 날씨라 집안에서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다음에 뵈었을 때는 전처럼 예쁜 나무들이 쭉 늘어선 집 주변 산책길로 같이 나가 걷자고 할머니와 약속했습니다. 걷기가 조금 불편하신데도 예전처럼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하러 나와 손을 꼭 잡아주십니다. 강인하게 다시 건강을 되찾고 계신 우리 할머니, 활짝 웃는 얼굴 오래오래 뵈면 좋겠습니다.

2. 포항 할머니
포항에 계신 박필근 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몇 시쯤 도착할 거라고 말씀을 드렸음에도 기다리시다가 사무실로 어디쯤인교~? 하며 두 번이나 전화를 거셨습니다. 그동안에도 계속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정말 많이 기다리셨나 봅니다. 반갑게 손잡고 인사드리고 먼저 같이 점심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다른 거는 맛없고 짜장면이나 먹자고 하십니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 맛있게 드셨던 짜장면 집에서 오늘도 맛있게 식사를 하셨는데 그때보다는 조금 식사량이 줄어서 안타깝습니다. 늘 하던 대로 근처 큰 마트에 가서 할머니 잘 사시는 김, 라면, 요구르트, 떠먹는 요구르트, 바디로션, 여름 신발, 국거리 고기, 손님 대접용 커피 등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할머니 집 마당에 1톤 트럭이 서 있습니다. 누가 왔노~? 하시는데 할머니 따님 부부께서 할머니 집 텃밭 일구어 놓으려고 잠시 오셨습니다. 안 그래도 따님은 사과 농사 짓느라 아주 바쁘다고 할머니가 그러셨는데 짬을 내신 모양입니다. 그리고 할머니 돌보러 몇 시간 오시는 요양보호사님도 오셔서 할머니 집이 복작복작합니다. 토마토, 호박, 땅콩, 오이, 상추 등 모종을 같이 작은 비닐하우스로 옮기고 난 후 마당에 떨어진 흙을 요양보호사님이 빗자루로 쓸고 계신데 뭔가 맘에 안 드셨는지 직접 빗자루를 빼앗아 비질을 하십니다. 다리가 아파 걷는 것도 힘들어하시는데 비질은 힘있게 잘도 하십니다. 부지런히 쉴 새 없이 평생 일을 하신 할머니의 생활 습관이신 듯합니다. 요양보호사님 말씀이 코로나로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외출도 하지 못해 할머니가 많이 우울하셨는데 오랜만에 웃으시며 기분 좋아 보인다 하십니다. 활짝 웃으시는 얼굴 보니 맘은 좀 놓이지만 또 모두 가고 나면 혼자 계실 할머니가 걱정입니다. 5월에는 할머니 방문 때 할머니와 같이 따님 댁도 방문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가족이 다 꽃을 많이 좋아하시는 듯 할머니 마당에도 꽃들이 가득한데 예쁜 꽃들로 꾸며진 따님 집 사진도 보여 주셨습니다. 기차 시간 때문에 먼저 인사드리고 나오는데 오늘은 할머니 혼자가 아니라 따님 부부와 요양보호사님이 같이 손 흔들며 인사해 주십니다. 할머니가 계속 웃으실 일만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