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8차 정기 수요시위 주관은 한국여성민우회에서 하였고 사회는 행크 활동가님이 보았습니다.
먼저 정의연 활동가들이 신나는 <바위처럼> 율동을 한 후 주관단체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3월 한 달 동안은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여성, 미래세대, 평화, 인권 각계의 활동가들이 나오셔서 특별발언을 하는 총선특집 수요시위로 진행됩니다.
1638차 수요시위는 ‘여성’에 대한 특별발언을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님이 해주셨습니다.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김제이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님, 임하영 인천여성민우회 활동가님, 이태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해주셨습니다.
문화공연 시간에는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님들이 <멍>이라는 노래를 개사하여 율동과 함께 신나게 불렀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 수달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님의 성명서 낭독을 마지막으로 163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성심수녀회, 김지현, 성령선교수녀회,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서울관구,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Nanako Furuse, 은사자, 김명숙, 한국YMCA전국연맹,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겨레하나, Yuko Ito, 야나시타 유리, 한국여성민우회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온라인 댓글로는 이원석, 황정수, Sung Park(미국 시애틀), 조안구달, Goo Lee(미국 시애틀), Roy Seungkyu Kim(미국 시애틀), 김태경(미국 시애틀), 이지니, GY, chae eun, 한덕규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제163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주간보고
오는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16년 전 여성노동자들이 생존권, 노동권, 참정권을 외치며 자유와 평등을 위해 거리에 나왔습니다. 남성중심 사회, 권력자들의 역사, 착취적 자본주의에 도전하며 차별과 무시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싸워왔습니다. 이후 전 세계 여성들은 정치, 경제, 사회, 역사 전반의 변혁을 꿈꾸며 동등참여와 공정분배,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해 전진해 왔습니다. 세상의 온갖 모욕과 낙인에도 성평등한 세상을 성취하기 위해 헌신했던 모든 페미니스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럼에도 2024년 오늘,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적 처우는 여전하며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혐오와 억압, 폭력과 착취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의 전쟁과 분쟁 지역에서는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폭력과 성착취, 인신매매와 학대, 학살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대한민국에서는 여성정책과 성평등 정책이 실종되고 성차별과 성폭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리천장지수 꼴찌, 26년째 성별임금격차 1위라는 현실 앞에서도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부정하더니, 가정폭력·성폭력 예방홍보 예산 삭감, 성인권교육 예산 전액 삭감,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폐지 등 헌법에 명시된 성평등 책무를 방기하고 있습니다. 유엔에서도 수차례 우려를 표명했지만 결국 여성가족부는 차관체제로 축소되어 소멸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다음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정부조직법을 고쳐 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뻔뻔스럽게 공언까지 하며 성평등 추진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을 조장하고 성별갈등을 유발해 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힘겹게 가꾸어 온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뿌리째 훼손하며 노조와 언론, 진보적 시민사회를 악마화하고 탄압하더니, 한일관계 개선의 명분으로 인정도 반성도 없는 뻔뻔한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도 팔아먹었습니다. 3.1절 기념사에서는 강제동원, 위안부 역사를 지우고 독재자를 미화하며 일본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다’고 선언해 자주독립, 민족자결, 민주공화국을 향한 3.1 항쟁 정신을 왜곡했습니다.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는 사이, 수요시위 옆의 극우 역사부정세력의 준동은 하늘을 찌르고 우리 사회 전반에 여성혐오와 소수자혐오가 확산되었으며 젠더폭력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삶을 더욱더 팍팍해졌고 노동권은 위협받고 있으며 인권은 무참히 짓밟히고 있습니다. 전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경고합니다. 거듭되는 여가부 폐지 시도 중단하고 실종된 성평등 정책 당장 이행하십시오. 반민족 매국 세력들을 전면에 내세워 자유를 참칭하며 시민사회를 탄압하고 공격하는 일을 당장 중단하십시오. 대한민국의 국익에 걸맞은 자주와 평화, 평등과 인권 실현에 최선을 다하십시오. 만약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저버리고 반동과 퇴행을 거듭한다면 우리 여성들과 민주시민들은 그 책임을 끝까지 물으며 맞서 싸울 것입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앞으로도 성차별과 성폭력, 노동착취와 성착취가 없는 세상을 위해 힘차게 전진할 것입니다.
2024년 3월 6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총선특집 특별발언_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이틀 뒤인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입니다.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광장에 모여 빵과 장미로 상징되는 여성의 노동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투쟁했던 역사적인 사건을 기리기 위해 지정한 날입니다. 이후 많은 나라들에서 이 투쟁을 기억하고 연대하는 행동을 진행했고 1977년, UN이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화하면서 ‘세계 여성의 날’은 전 세계 여성들이 나라와 인종을 뛰어넘어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하고 성평등을 위해 함께 행동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1920년대 일제 강점기에 38 여성의날 기념 연대행동을 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유서가 깊은 날입니다.
매년 38 세계여성의 날에는 여성들의 삶을 둘러싼 다양한 불평등 현실 속에서 여성노동권과 참정권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우리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성평등과제를 확인, 선언하고 또 함께 실현하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제22대 국회를 구성하는 총선이 있는 해여서 제22대 국회 4년 동안 우리 사회가 지향하고 나아가야 할 가치와 비전, 그리고 그를 실현할 성평등 과제들을 짚고 선언하고 다짐하는 자리로 38여성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해결했어야 할 성평등 과제와 제22대 국회에서 실현해야 할 과제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윤석열 정부 들어선 후 ‘구조적 성차별’에 대한 부정,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의도적인 ‘여성’ ‘성평등’ 지우기, 그리고 성평등 예산 삭감과 여성폭력 시스템 파괴 등 엄청난 퇴행이 일어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80%가 남성인 남성독점적 국회 구성, 이성애, 5-60대, 남성기득권 중심의 정치구조로 인해 제21대 국회가 자기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개혁보수를 표방하며 최근 창당한 당에서 발표한 ‘경찰, 소방 등 공무원을 하려면 여성들도 군대 다녀와야 임용하겠다.’는 공약 기억나시죠? 과거 그 당대표는 여성변호사가 되는데 어떤 제도적 차별과 불평등이 있냐고 얘기했고 여성변호사 등의 합격률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근거로 여성권익이 신장되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주장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점점 시험을 통해 선발되는 직업군에서 여성합격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늘어나는 걸까요? 이유는 그나마 입직 과정에서의 성차별이 적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에서는 여전히 여성들에게만 ‘결남출’(결혼 언제 할거냐, 남자친구는 있냐, 출산계획이 있냐) 질문을 하고, 남성합격자를 늘리기 위해 남성과 여성의 평가등급을 임의로 조정하는 등 채용성차별을 공공연히 하는 금융기업들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법적 제제는 고작 벌금 500만원이라는 사실 알고 계시죠? 이 뿐입니까? 남성들만이 충족할 수 있는 승진 기준을 만들어 여성들의 승진을 막고 있는 승진 차별 관행, 남성은 생계 책임자/여성은 용돈벌이라는 성별역할분리와 그에 따른 차별.... 셀 수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노동시장 성차별은 다른 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여성들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차별이 덜한 영역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 아닙니까?
그런데 정치가 나서서 이 모든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현실은 삭제한 채 단편적인 현상만을 내세우며 ‘여성’을 지우고 헌법적 가치인 ‘성평등’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2015년 캐나다 트뤼도 총리의 발언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요. 혹시 기억하시나요? 당시 트뤼도 총리는 남녀동수로 내각을 구성했습니다. 총리에게 왜 동수내각을 구성했냐 물으니 ‘2015년이니까요’ 라고 했답니다. 남녀동등참여, 성평등이 시대정신이라는 너무 선명한 선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2024년 대한민국은 어떻습니까?
저는 다시 경찰, 소방공무원 얘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경찰, 소방은 그동안 여성들에게는 입직의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던 대표적인, 소위 금녀의 공간이었습니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지금 여성경찰, 여성국회의원 비율이 얼마인지 아시나요? 여성경찰 비율은 고작 15% 수준이고 여성국회의원 비율도 20%가 되지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일명 ‘여경’ 논란을 다수 봐왔습니다. 전혀 사실에 기초하지도 않았고, ‘여성이 어떻게 그런 일을 해? 잘할 리가 없지’라는 고정관점과 편견이 낳은 억측들이었습니다. 그런 인식이 소방과 경찰, 정치도 마찬가지고 오랫동안 남성 독점적 공간으로 유지한 원천이었고 차별 담론이었습니다. ‘저출생, 인구위기’ 운운하면서 ‘군대 다녀와야 임용한다.’는 것은 이 차별 담론에 기생하는 것이고 다시 남성지배적 공간, 남성 독점적 역할로 회귀하겠다는 퇴행 시도이자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선동입니다. 지금 정치가 해야 할 일을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 성차별적 인식을 거둬내고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여성경제활동참가율, 여성에게만 독박인 돌봄, 통계 생산 이후 OECD 꼴지를 벗어나지 않는 남녀임금격차, 안전하지 않은 일터 때문에 일할 권리를 빼앗기고 있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성차별 현실에 주목하고 이의 적극적 개선을 통해 모두가 평등하게 일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성평등 공시제 법제화, 채용성차별 근절 정책 마련, 노동법 밖에 존재하며 아무런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여성노동자들이 안전한 일터에서 일하며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저출생, 인구위기’는 그냥 온 것이 아닙니다. 남성생계부양자모델로 설계된 노동시장과 각종 사회 제도와 관행이 만든 구조적 위기입니다. 모두가 돌봄자-노동자-시민 모델로 전환하고 돌봄자로서의 삶과 시민으로서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시간 확보를 위해 임금 하락 없는 주 35시간 노동제를 도입하고 가족 단위로 설계된 사회 구조를 개인 기반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는 신당역 여성살해사건, 최근 넥슨의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들을 보면서 여성들에게 일터는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산업안전기본법, 차별금지법 제·개정을 통해 차별 없고 안전한 일터, 삶터를 만들 책임은 정치에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낙인, 혐오는 우리 일상 곳곳에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곳 수요시위 현장에서도 목격하고 있습니다. 역사 부정, 일본군 성노예제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군위안부 피해자, 성폭력·성매매·인신매매·가정폭력 등 모든 젠더 폭력피해자들에 대한 낙인과 혐오, 공격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가 이를 공적으로 승인하고 강화하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젠더폭력 관련법들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일본군위안부 및 미군위안부 피해생존자들의 존엄과 명예 회복과 피해 규명을 위해 관련법을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젠더 폭력 없는 존엄한 일상과 권리 보장을 위해 정치부터 바꿔야 합니다.
여성의 성과 재생산 권리, 안전한 주거와 안정적 노후 보장 등 모두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사회안전망과 복지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다양한 가족/공동체를 포괄하는 법·정책을 통해 한국 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원 모두가 기본권을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정치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2022년 갑작스레 내린 폭우로 세 모녀가 희생된 사건을 기억합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희생당하는 여성과 아이들을 목격합니다. 기후정의, 돌봄정의, 평화의 관점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고 그 변화를 제22대 국회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 모든 성평등·젠더정책 과제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는 성평등정책 추진체계가 튼튼하고 다층화되어야 합니다. 성평등정책 컨트롤타워인 여성가족부를 명실상부한 정책 집행부서, 총괄 조정 기구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해야 합니다.
여성연합은 지부와 회원단체, 시민사회와 함께 제22대 총선 젠더정책과제를 마련했고 제22대 국회에서 실현하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주권자들이 직접 이 부당한 성차별 현실을 드러내고 페미니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2024총선 여성주권자행동 어퍼!!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용기다.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인데요.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모든 분들이 서로의 용기가 되고 더 단단한 연대를 통해 성평등정책 퇴행을 막고 페미니즘 정치로 힘차게 나아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제22대 총선 젠더정책과는 한국여성단체연합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women21.or.kr/politics/22906
연대발언_제이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
안녕하세요.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제이입니다.
얼마 전 팔레스타인을 침공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폭격당해 허물어진 주택단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두 명의 남성 군인이 그 주택단지에 거주하던 여성의 분홍색 속옷을 장난삼아 군복 위에 착용하고는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망자와 부상자의 3분의 2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합니다. 이 숫자는 분명 전쟁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하고 잔인하다는 것을, 남성 중심의 정치, 그리고 그 정치가 촉발시키는 전쟁이 무엇을 희생시키는지를 말해주는데요. 저는 제가 본 이스라엘 병사들의 사진이 이 숫자만큼이나 전쟁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 희생자의 속옷을 전리품처럼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 여기에 거리낌 없이 동참함으로써 전우애를 다지는 모습은 흔히 비인간적이라고 회자되지만, 사실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인간이 만든 사회제도인 노예제, 식민주의, 가부장제는 인간을 집단으로 구분하고 특정 집단 사람들의 고통에 철저히 무감할 수 있는 인식체계를 재생산합니다. 여성의 고통에 철저히 무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가부장제 사회입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권력은 특정한 방식으로 여성의 몸을 경유합니다. 여성은 몸이고 그 몸은 성적인 것이고 그 성적인 것은 곧 이용할 도구이자 착취 대상이 됩니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전쟁범죄는 전시상황에서 사회가 작동을 멈춰서 발생한 일이 아니라, 이러한 가부장제 사회의 극단적 작동으로 발생한 일입니다.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의 운동은 식민주의-가부장제에 저항하는 자이자 사회변혁자의 얼굴로 여성의 고통을 가시화하고, 남성중심적 인간의 역사에 여성의 고통과 투쟁을 주요하게 기입해 넣는 운동일 것입니다.
지금도 이스라엘군은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 현지 여성들에 대한 성희롱과 강간위협으로, 수감자에 대한 과도한 몸수색으로, 여성의 몸을 통해 권력을 행사하고 확인합니다. 이러한 젠더 폭력은 전쟁지역에서만, 먼 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장이, 고용주가, 직장 상사가, 선배가, 연극 연출가가, 영화감독이, 의사가, 교사가, 정치인이, 남성 고객이, 남성 파트너가 자기 영향력 범위 하에 있는 여성에게 성적인 농담을 하고 몸매를 품평하고 쳐다보고 추행하고 강간하는 일들이 지금 이 사회에서 매일 일어납니다. 그 어떤 남성이건 여성의 몸에 대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 보편적인 접근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심지어 정책적 논의에도 반영됩니다. 남성이 여성의 몸에 대한 지배권을 구입하게 하는 거대한 산업 체계가 버젓이 굴러갑니다. 국가가 성산업을 밀어주고 키워주다가 이해타산을 갱신하면서 그 안에서 일하던 여성들을 폭력적으로 추방하는 일마저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은 언제 어느 자리에서건 힘과 권위를 가진 자에 의해 너는 여자이고 몸이라고 못박히는 사람들, 동시에 수치심과 낙인이 덧씌워지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당면한 과제입니다.
저는 민우회 성폭력상담소에서 일한지 이제 3개월 차인데요. 성폭력 사건 이후에 주변 사람들이, 사회가 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사건 자체보다도 피해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피해자들이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고자 할 때, 무죄를 주장하는 가해자와만 싸우는 게 아닙니다. 다 지난 일인데 왜 그러느냐,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살 거냐, 너만 참으면 모두가 편한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겠냐는 반응들을 마주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괴롭게 하는 반응들 속에서도 피해자들이 사건 해결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성폭력 사건의 해결이 과거에 정박되는 일이 아니라 나의 현재를 매우 치열하게 살아내는 일이자 나와 내 세상의 미래를 바꿔내는 일이라는 걸 절감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과거사’ 언급도 자제하는 윤석열 정부에게 정말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제 없었던 일처럼 덮자고 없었던 일이 되는 게 아닙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선언한다고 성차별이 없는 게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일본 정부가 국가적 차원의 사죄와 배상과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한다 해도 너무나 부족하고 너무나 늦었습니다. 그럼에도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그게 바로 미래지향적인 오늘을 만드는 최소한의 조치이며, 이 최소한을 이행하지 않고는 과거가 끝없이 되풀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행정부처와 정책과 사업에서 여성을 다 삭제하며 퇴행하는 윤석열 정부야말로 미래지향적으로 좀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존경스러운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과 한 사회에서 살아가기에 페미니스트로서 얻은 힘이 있다고 느낍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과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활동에 계속해서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임하영 인천여성민우회 활동가
안녕하세요. 인천여성민우회 활동가 해온(임하영) 입니다.
먼저 귀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정의기억연대를 비롯한 모든활동가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저는 인천여성민우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여성운동을 하는 것이 어려운 점이 많지만, 동네 페미니즘 운동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며칠 전이 3.1절 이었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웠지만, 저는 인천 활동가들과 함께 부평공원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습니다.
부평공원 평화의 소녀상은 2016년에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모은 기금으로 건립되었습니다. 시민들이 건립한 평화의 소녀상 인 것입니다. 저는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부평토굴을 찾았습니다. 1939년 당시 조선총독부는 지금의 부평역 일대에 일본육군조병창을 건설하였습니다. 수많은 조선인들을 본인들의 아시아태평양 전쟁에 강제동원 하였습니다.
당시 부평은 넓은 평야가 위치해있어서 경인선을 이용해 물자구조가 편했고, 평야 구조로 산세가 환상 구조를 이루고 있어서 방공호를 만들기 적합했다고 합니다.
가슴아픈 부평역사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인천에 살면서 부평에 자주 가는데, 내가 다니는 길 바로 뒤에 이런 가슴 아픈 역사의 공간이 있는지 몰랐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문득 책에서 읽은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트로이전쟁의 이야기를 담은 고전 일라아스를 여성의 시각에서 재구조한 책인 <천 척의 배>에 나오는 구절 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남성은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여성은 목숨빼고 다 잃었다.'
저는 전쟁에서 더욱 고통받는 것은 사회적 약자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구절을 읽고 전쟁의 역사에서 여성의 이야기를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전쟁을 바라봐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페미니즘의 '페'도 꺼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여성은 지워지고 페미니즘의 자리엔 양성평등이 들어왔습니다.
다가오는 4.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입니다. 인천에서는 그동안 지역구 여성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여성이 실종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성평등의 현 주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백래시에 맞서봅시다. 그리하여 이번 총선을 성평등 선거로 만들어 봅시다.
우리 모두 페미니즘 목소리를 높여 봅시다! 우리는 함께이기에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이태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안녕하세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이태희 입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 있는 주간 수요시위에 이 자리에서 연대발언을 할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발언을 준비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반사이버성폭력운동을 하는 단체의 활동가로서 사이버성폭력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어떻게 연결 될까 하는 고민들을 해보았는데요. 생각보다 간단하였습니다. 아직도 이 사회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이신 할머니들의 최초 피해증언을 했던 그 당시와 달라진 듯하면서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 그런 것 같습니다.
여전히 이 사회에 ‘여성의 신체를 재화로 돈을 벌어들이는 산업구조가 공고하고’, 성적욕망과 수치심을 디지털 성범죄의 판단 근거로 두어 ‘음란성’을 기준으로 이것이 사이버성폭력인지 이게 피해가 맞는지 판단하고, 이 여성이 자발적으로 벗방이나 여캠을 하지 않았는지에 따라 법에서 말하는 ‘진짜 피해자’에서 미끄러지기도 하는 현실이 있습니다.
이 폭력들을 해석할 수 있는 것도, 여전히 공고한 이 사회구조에 균열을 내고 변화를 만드는 길도 페미니즘처럼 느껴집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로 5대 폭력 피해자 보호 및 지원 강화 내세우고, 이 5대 폭력에 디지털 성범죄를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윤석열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를 하면서 여성폭력피해자 직접지원 예산 삭감하고,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원스톱 체계에 디지털성범죄를 넣고자 하고 있죠.
이 폭력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구조를 지워버리고, 개개인의 피해로서만 존재할 때, 법의 틀에 맞춰진,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피해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피해가 아닌 피해자들은 어디로 갈 수 있을까요? 이들의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피해회복을 고민할 수 있을까요
혐오집회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라고 부를 때, 그들은 어떤 시각으로 피해자들을 바라보고 있나요. 매춘부라는 것이 피해자를 향헌 공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 구조는 무엇인가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 배경은 무엇인가요? 비슷한 구조의 아래에 놓여있지 않은지요?
페미니즘 속에서 우리는 이 구조를 해석하고, 이 사회에 균열을 내고 변화의 길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0여년전 시작되었던 그리고 그 이후 계속되어왔던 피해생존자들의 말하기, 그 용기와 그 발언이 불러일으켰던 세상의 균열들을 기억하며 앞으로의 길을 나아가보고자 합니다.
계속해서 구조적 성차별을 지우고 반페미니즘을 조장하는 절망의 시대에 이곳에 모인 우리가, 그리고 성평등의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더 많은 동지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이야기하며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그 길에 한사성도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화공연_<멍> 개사
넌 국민 쉽게 봤어 그렇지 않니
너는 몰라 너무 몰라 정치를
안돼 니 맘대로 나라 망칠 수 없어
끝낸다면 너나 끝내 기억해
잘못이었어 니가 뽑힌건
너는 국민따위 관심도 없던거야
다만 넌 니뜻대로 모두 맞춰줄
너 하나 밖에 모르는 표가 필요 했을 뿐
다 돌려놔 너를 만나기 전에 내 모습으로
탄핵으로 끝내기엔 내 상처가 너무 커
바랄께 다음번에 대통령 선거한다면
너같은 사람 꼭 안 뽑기를
2절
잘못이었어 니가 뽑힌건
너는 국민따위 관심도 없던거야
다만 넌 니뜻대로 모두 맞춰줄
너 하나 밖에 모르는 표가 필요 했을 뿐
다 돌려놔 너를 만나기 전에 내 모습으로
탄핵으로 끝내기엔 내 상처가 너무 커
바랄께 다음번에 대통령 선거한다면
너같은 사람 꼭 안 뽑기를
1638차 정기 수요시위 주관은 한국여성민우회에서 하였고 사회는 행크 활동가님이 보았습니다.
먼저 정의연 활동가들이 신나는 <바위처럼> 율동을 한 후 주관단체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3월 한 달 동안은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여성, 미래세대, 평화, 인권 각계의 활동가들이 나오셔서 특별발언을 하는 총선특집 수요시위로 진행됩니다.
1638차 수요시위는 ‘여성’에 대한 특별발언을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님이 해주셨습니다.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김제이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님, 임하영 인천여성민우회 활동가님, 이태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해주셨습니다.
문화공연 시간에는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님들이 <멍>이라는 노래를 개사하여 율동과 함께 신나게 불렀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 수달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님의 성명서 낭독을 마지막으로 163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성심수녀회, 김지현, 성령선교수녀회,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서울관구,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Nanako Furuse, 은사자, 김명숙, 한국YMCA전국연맹,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겨레하나, Yuko Ito, 야나시타 유리, 한국여성민우회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온라인 댓글로는 이원석, 황정수, Sung Park(미국 시애틀), 조안구달, Goo Lee(미국 시애틀), Roy Seungkyu Kim(미국 시애틀), 김태경(미국 시애틀), 이지니, GY, chae eun, 한덕규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제163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주간보고
오는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16년 전 여성노동자들이 생존권, 노동권, 참정권을 외치며 자유와 평등을 위해 거리에 나왔습니다. 남성중심 사회, 권력자들의 역사, 착취적 자본주의에 도전하며 차별과 무시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싸워왔습니다. 이후 전 세계 여성들은 정치, 경제, 사회, 역사 전반의 변혁을 꿈꾸며 동등참여와 공정분배,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해 전진해 왔습니다. 세상의 온갖 모욕과 낙인에도 성평등한 세상을 성취하기 위해 헌신했던 모든 페미니스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럼에도 2024년 오늘,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적 처우는 여전하며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혐오와 억압, 폭력과 착취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의 전쟁과 분쟁 지역에서는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폭력과 성착취, 인신매매와 학대, 학살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대한민국에서는 여성정책과 성평등 정책이 실종되고 성차별과 성폭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리천장지수 꼴찌, 26년째 성별임금격차 1위라는 현실 앞에서도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부정하더니, 가정폭력·성폭력 예방홍보 예산 삭감, 성인권교육 예산 전액 삭감,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폐지 등 헌법에 명시된 성평등 책무를 방기하고 있습니다. 유엔에서도 수차례 우려를 표명했지만 결국 여성가족부는 차관체제로 축소되어 소멸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다음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정부조직법을 고쳐 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뻔뻔스럽게 공언까지 하며 성평등 추진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을 조장하고 성별갈등을 유발해 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힘겹게 가꾸어 온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뿌리째 훼손하며 노조와 언론, 진보적 시민사회를 악마화하고 탄압하더니, 한일관계 개선의 명분으로 인정도 반성도 없는 뻔뻔한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도 팔아먹었습니다. 3.1절 기념사에서는 강제동원, 위안부 역사를 지우고 독재자를 미화하며 일본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다’고 선언해 자주독립, 민족자결, 민주공화국을 향한 3.1 항쟁 정신을 왜곡했습니다.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는 사이, 수요시위 옆의 극우 역사부정세력의 준동은 하늘을 찌르고 우리 사회 전반에 여성혐오와 소수자혐오가 확산되었으며 젠더폭력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삶을 더욱더 팍팍해졌고 노동권은 위협받고 있으며 인권은 무참히 짓밟히고 있습니다. 전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경고합니다. 거듭되는 여가부 폐지 시도 중단하고 실종된 성평등 정책 당장 이행하십시오. 반민족 매국 세력들을 전면에 내세워 자유를 참칭하며 시민사회를 탄압하고 공격하는 일을 당장 중단하십시오. 대한민국의 국익에 걸맞은 자주와 평화, 평등과 인권 실현에 최선을 다하십시오. 만약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저버리고 반동과 퇴행을 거듭한다면 우리 여성들과 민주시민들은 그 책임을 끝까지 물으며 맞서 싸울 것입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앞으로도 성차별과 성폭력, 노동착취와 성착취가 없는 세상을 위해 힘차게 전진할 것입니다.
2024년 3월 6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총선특집 특별발언_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이틀 뒤인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입니다.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광장에 모여 빵과 장미로 상징되는 여성의 노동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투쟁했던 역사적인 사건을 기리기 위해 지정한 날입니다. 이후 많은 나라들에서 이 투쟁을 기억하고 연대하는 행동을 진행했고 1977년, UN이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화하면서 ‘세계 여성의 날’은 전 세계 여성들이 나라와 인종을 뛰어넘어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하고 성평등을 위해 함께 행동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1920년대 일제 강점기에 38 여성의날 기념 연대행동을 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유서가 깊은 날입니다.
매년 38 세계여성의 날에는 여성들의 삶을 둘러싼 다양한 불평등 현실 속에서 여성노동권과 참정권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우리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성평등과제를 확인, 선언하고 또 함께 실현하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제22대 국회를 구성하는 총선이 있는 해여서 제22대 국회 4년 동안 우리 사회가 지향하고 나아가야 할 가치와 비전, 그리고 그를 실현할 성평등 과제들을 짚고 선언하고 다짐하는 자리로 38여성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해결했어야 할 성평등 과제와 제22대 국회에서 실현해야 할 과제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윤석열 정부 들어선 후 ‘구조적 성차별’에 대한 부정,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의도적인 ‘여성’ ‘성평등’ 지우기, 그리고 성평등 예산 삭감과 여성폭력 시스템 파괴 등 엄청난 퇴행이 일어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80%가 남성인 남성독점적 국회 구성, 이성애, 5-60대, 남성기득권 중심의 정치구조로 인해 제21대 국회가 자기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개혁보수를 표방하며 최근 창당한 당에서 발표한 ‘경찰, 소방 등 공무원을 하려면 여성들도 군대 다녀와야 임용하겠다.’는 공약 기억나시죠? 과거 그 당대표는 여성변호사가 되는데 어떤 제도적 차별과 불평등이 있냐고 얘기했고 여성변호사 등의 합격률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근거로 여성권익이 신장되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주장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점점 시험을 통해 선발되는 직업군에서 여성합격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늘어나는 걸까요? 이유는 그나마 입직 과정에서의 성차별이 적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에서는 여전히 여성들에게만 ‘결남출’(결혼 언제 할거냐, 남자친구는 있냐, 출산계획이 있냐) 질문을 하고, 남성합격자를 늘리기 위해 남성과 여성의 평가등급을 임의로 조정하는 등 채용성차별을 공공연히 하는 금융기업들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법적 제제는 고작 벌금 500만원이라는 사실 알고 계시죠? 이 뿐입니까? 남성들만이 충족할 수 있는 승진 기준을 만들어 여성들의 승진을 막고 있는 승진 차별 관행, 남성은 생계 책임자/여성은 용돈벌이라는 성별역할분리와 그에 따른 차별.... 셀 수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노동시장 성차별은 다른 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여성들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차별이 덜한 영역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 아닙니까?
그런데 정치가 나서서 이 모든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현실은 삭제한 채 단편적인 현상만을 내세우며 ‘여성’을 지우고 헌법적 가치인 ‘성평등’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2015년 캐나다 트뤼도 총리의 발언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요. 혹시 기억하시나요? 당시 트뤼도 총리는 남녀동수로 내각을 구성했습니다. 총리에게 왜 동수내각을 구성했냐 물으니 ‘2015년이니까요’ 라고 했답니다. 남녀동등참여, 성평등이 시대정신이라는 너무 선명한 선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2024년 대한민국은 어떻습니까?
저는 다시 경찰, 소방공무원 얘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경찰, 소방은 그동안 여성들에게는 입직의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던 대표적인, 소위 금녀의 공간이었습니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지금 여성경찰, 여성국회의원 비율이 얼마인지 아시나요? 여성경찰 비율은 고작 15% 수준이고 여성국회의원 비율도 20%가 되지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일명 ‘여경’ 논란을 다수 봐왔습니다. 전혀 사실에 기초하지도 않았고, ‘여성이 어떻게 그런 일을 해? 잘할 리가 없지’라는 고정관점과 편견이 낳은 억측들이었습니다. 그런 인식이 소방과 경찰, 정치도 마찬가지고 오랫동안 남성 독점적 공간으로 유지한 원천이었고 차별 담론이었습니다. ‘저출생, 인구위기’ 운운하면서 ‘군대 다녀와야 임용한다.’는 것은 이 차별 담론에 기생하는 것이고 다시 남성지배적 공간, 남성 독점적 역할로 회귀하겠다는 퇴행 시도이자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선동입니다. 지금 정치가 해야 할 일을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 성차별적 인식을 거둬내고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여성경제활동참가율, 여성에게만 독박인 돌봄, 통계 생산 이후 OECD 꼴지를 벗어나지 않는 남녀임금격차, 안전하지 않은 일터 때문에 일할 권리를 빼앗기고 있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성차별 현실에 주목하고 이의 적극적 개선을 통해 모두가 평등하게 일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성평등 공시제 법제화, 채용성차별 근절 정책 마련, 노동법 밖에 존재하며 아무런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여성노동자들이 안전한 일터에서 일하며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저출생, 인구위기’는 그냥 온 것이 아닙니다. 남성생계부양자모델로 설계된 노동시장과 각종 사회 제도와 관행이 만든 구조적 위기입니다. 모두가 돌봄자-노동자-시민 모델로 전환하고 돌봄자로서의 삶과 시민으로서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시간 확보를 위해 임금 하락 없는 주 35시간 노동제를 도입하고 가족 단위로 설계된 사회 구조를 개인 기반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는 신당역 여성살해사건, 최근 넥슨의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들을 보면서 여성들에게 일터는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산업안전기본법, 차별금지법 제·개정을 통해 차별 없고 안전한 일터, 삶터를 만들 책임은 정치에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낙인, 혐오는 우리 일상 곳곳에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곳 수요시위 현장에서도 목격하고 있습니다. 역사 부정, 일본군 성노예제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군위안부 피해자, 성폭력·성매매·인신매매·가정폭력 등 모든 젠더 폭력피해자들에 대한 낙인과 혐오, 공격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가 이를 공적으로 승인하고 강화하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젠더폭력 관련법들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일본군위안부 및 미군위안부 피해생존자들의 존엄과 명예 회복과 피해 규명을 위해 관련법을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젠더 폭력 없는 존엄한 일상과 권리 보장을 위해 정치부터 바꿔야 합니다.
여성의 성과 재생산 권리, 안전한 주거와 안정적 노후 보장 등 모두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사회안전망과 복지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다양한 가족/공동체를 포괄하는 법·정책을 통해 한국 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원 모두가 기본권을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정치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2022년 갑작스레 내린 폭우로 세 모녀가 희생된 사건을 기억합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희생당하는 여성과 아이들을 목격합니다. 기후정의, 돌봄정의, 평화의 관점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고 그 변화를 제22대 국회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 모든 성평등·젠더정책 과제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는 성평등정책 추진체계가 튼튼하고 다층화되어야 합니다. 성평등정책 컨트롤타워인 여성가족부를 명실상부한 정책 집행부서, 총괄 조정 기구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해야 합니다.
여성연합은 지부와 회원단체, 시민사회와 함께 제22대 총선 젠더정책과제를 마련했고 제22대 국회에서 실현하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주권자들이 직접 이 부당한 성차별 현실을 드러내고 페미니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2024총선 여성주권자행동 어퍼!!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용기다.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인데요.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모든 분들이 서로의 용기가 되고 더 단단한 연대를 통해 성평등정책 퇴행을 막고 페미니즘 정치로 힘차게 나아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제22대 총선 젠더정책과는 한국여성단체연합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women21.or.kr/politics/22906
연대발언_제이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
안녕하세요.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제이입니다.
얼마 전 팔레스타인을 침공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폭격당해 허물어진 주택단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두 명의 남성 군인이 그 주택단지에 거주하던 여성의 분홍색 속옷을 장난삼아 군복 위에 착용하고는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망자와 부상자의 3분의 2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합니다. 이 숫자는 분명 전쟁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하고 잔인하다는 것을, 남성 중심의 정치, 그리고 그 정치가 촉발시키는 전쟁이 무엇을 희생시키는지를 말해주는데요. 저는 제가 본 이스라엘 병사들의 사진이 이 숫자만큼이나 전쟁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 희생자의 속옷을 전리품처럼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 여기에 거리낌 없이 동참함으로써 전우애를 다지는 모습은 흔히 비인간적이라고 회자되지만, 사실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인간이 만든 사회제도인 노예제, 식민주의, 가부장제는 인간을 집단으로 구분하고 특정 집단 사람들의 고통에 철저히 무감할 수 있는 인식체계를 재생산합니다. 여성의 고통에 철저히 무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가부장제 사회입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권력은 특정한 방식으로 여성의 몸을 경유합니다. 여성은 몸이고 그 몸은 성적인 것이고 그 성적인 것은 곧 이용할 도구이자 착취 대상이 됩니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전쟁범죄는 전시상황에서 사회가 작동을 멈춰서 발생한 일이 아니라, 이러한 가부장제 사회의 극단적 작동으로 발생한 일입니다.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의 운동은 식민주의-가부장제에 저항하는 자이자 사회변혁자의 얼굴로 여성의 고통을 가시화하고, 남성중심적 인간의 역사에 여성의 고통과 투쟁을 주요하게 기입해 넣는 운동일 것입니다.
지금도 이스라엘군은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 현지 여성들에 대한 성희롱과 강간위협으로, 수감자에 대한 과도한 몸수색으로, 여성의 몸을 통해 권력을 행사하고 확인합니다. 이러한 젠더 폭력은 전쟁지역에서만, 먼 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장이, 고용주가, 직장 상사가, 선배가, 연극 연출가가, 영화감독이, 의사가, 교사가, 정치인이, 남성 고객이, 남성 파트너가 자기 영향력 범위 하에 있는 여성에게 성적인 농담을 하고 몸매를 품평하고 쳐다보고 추행하고 강간하는 일들이 지금 이 사회에서 매일 일어납니다. 그 어떤 남성이건 여성의 몸에 대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 보편적인 접근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심지어 정책적 논의에도 반영됩니다. 남성이 여성의 몸에 대한 지배권을 구입하게 하는 거대한 산업 체계가 버젓이 굴러갑니다. 국가가 성산업을 밀어주고 키워주다가 이해타산을 갱신하면서 그 안에서 일하던 여성들을 폭력적으로 추방하는 일마저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은 언제 어느 자리에서건 힘과 권위를 가진 자에 의해 너는 여자이고 몸이라고 못박히는 사람들, 동시에 수치심과 낙인이 덧씌워지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당면한 과제입니다.
저는 민우회 성폭력상담소에서 일한지 이제 3개월 차인데요. 성폭력 사건 이후에 주변 사람들이, 사회가 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사건 자체보다도 피해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피해자들이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고자 할 때, 무죄를 주장하는 가해자와만 싸우는 게 아닙니다. 다 지난 일인데 왜 그러느냐,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살 거냐, 너만 참으면 모두가 편한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겠냐는 반응들을 마주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괴롭게 하는 반응들 속에서도 피해자들이 사건 해결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성폭력 사건의 해결이 과거에 정박되는 일이 아니라 나의 현재를 매우 치열하게 살아내는 일이자 나와 내 세상의 미래를 바꿔내는 일이라는 걸 절감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과거사’ 언급도 자제하는 윤석열 정부에게 정말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제 없었던 일처럼 덮자고 없었던 일이 되는 게 아닙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선언한다고 성차별이 없는 게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일본 정부가 국가적 차원의 사죄와 배상과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한다 해도 너무나 부족하고 너무나 늦었습니다. 그럼에도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그게 바로 미래지향적인 오늘을 만드는 최소한의 조치이며, 이 최소한을 이행하지 않고는 과거가 끝없이 되풀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행정부처와 정책과 사업에서 여성을 다 삭제하며 퇴행하는 윤석열 정부야말로 미래지향적으로 좀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존경스러운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과 한 사회에서 살아가기에 페미니스트로서 얻은 힘이 있다고 느낍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과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활동에 계속해서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임하영 인천여성민우회 활동가
안녕하세요. 인천여성민우회 활동가 해온(임하영) 입니다.
먼저 귀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정의기억연대를 비롯한 모든활동가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저는 인천여성민우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여성운동을 하는 것이 어려운 점이 많지만, 동네 페미니즘 운동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며칠 전이 3.1절 이었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웠지만, 저는 인천 활동가들과 함께 부평공원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습니다.
부평공원 평화의 소녀상은 2016년에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모은 기금으로 건립되었습니다. 시민들이 건립한 평화의 소녀상 인 것입니다. 저는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부평토굴을 찾았습니다. 1939년 당시 조선총독부는 지금의 부평역 일대에 일본육군조병창을 건설하였습니다. 수많은 조선인들을 본인들의 아시아태평양 전쟁에 강제동원 하였습니다.
당시 부평은 넓은 평야가 위치해있어서 경인선을 이용해 물자구조가 편했고, 평야 구조로 산세가 환상 구조를 이루고 있어서 방공호를 만들기 적합했다고 합니다.
가슴아픈 부평역사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인천에 살면서 부평에 자주 가는데, 내가 다니는 길 바로 뒤에 이런 가슴 아픈 역사의 공간이 있는지 몰랐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문득 책에서 읽은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트로이전쟁의 이야기를 담은 고전 일라아스를 여성의 시각에서 재구조한 책인 <천 척의 배>에 나오는 구절 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남성은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여성은 목숨빼고 다 잃었다.'
저는 전쟁에서 더욱 고통받는 것은 사회적 약자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구절을 읽고 전쟁의 역사에서 여성의 이야기를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전쟁을 바라봐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페미니즘의 '페'도 꺼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여성은 지워지고 페미니즘의 자리엔 양성평등이 들어왔습니다.
다가오는 4.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입니다. 인천에서는 그동안 지역구 여성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여성이 실종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성평등의 현 주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백래시에 맞서봅시다. 그리하여 이번 총선을 성평등 선거로 만들어 봅시다.
우리 모두 페미니즘 목소리를 높여 봅시다! 우리는 함께이기에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이태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안녕하세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이태희 입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 있는 주간 수요시위에 이 자리에서 연대발언을 할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발언을 준비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반사이버성폭력운동을 하는 단체의 활동가로서 사이버성폭력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어떻게 연결 될까 하는 고민들을 해보았는데요. 생각보다 간단하였습니다. 아직도 이 사회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이신 할머니들의 최초 피해증언을 했던 그 당시와 달라진 듯하면서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 그런 것 같습니다.
여전히 이 사회에 ‘여성의 신체를 재화로 돈을 벌어들이는 산업구조가 공고하고’, 성적욕망과 수치심을 디지털 성범죄의 판단 근거로 두어 ‘음란성’을 기준으로 이것이 사이버성폭력인지 이게 피해가 맞는지 판단하고, 이 여성이 자발적으로 벗방이나 여캠을 하지 않았는지에 따라 법에서 말하는 ‘진짜 피해자’에서 미끄러지기도 하는 현실이 있습니다.
이 폭력들을 해석할 수 있는 것도, 여전히 공고한 이 사회구조에 균열을 내고 변화를 만드는 길도 페미니즘처럼 느껴집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로 5대 폭력 피해자 보호 및 지원 강화 내세우고, 이 5대 폭력에 디지털 성범죄를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윤석열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를 하면서 여성폭력피해자 직접지원 예산 삭감하고,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원스톱 체계에 디지털성범죄를 넣고자 하고 있죠.
이 폭력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구조를 지워버리고, 개개인의 피해로서만 존재할 때, 법의 틀에 맞춰진,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피해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피해가 아닌 피해자들은 어디로 갈 수 있을까요? 이들의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피해회복을 고민할 수 있을까요
혐오집회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라고 부를 때, 그들은 어떤 시각으로 피해자들을 바라보고 있나요. 매춘부라는 것이 피해자를 향헌 공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 구조는 무엇인가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 배경은 무엇인가요? 비슷한 구조의 아래에 놓여있지 않은지요?
페미니즘 속에서 우리는 이 구조를 해석하고, 이 사회에 균열을 내고 변화의 길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0여년전 시작되었던 그리고 그 이후 계속되어왔던 피해생존자들의 말하기, 그 용기와 그 발언이 불러일으켰던 세상의 균열들을 기억하며 앞으로의 길을 나아가보고자 합니다.
계속해서 구조적 성차별을 지우고 반페미니즘을 조장하는 절망의 시대에 이곳에 모인 우리가, 그리고 성평등의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더 많은 동지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이야기하며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그 길에 한사성도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화공연_<멍> 개사
넌 국민 쉽게 봤어 그렇지 않니
너는 몰라 너무 몰라 정치를
안돼 니 맘대로 나라 망칠 수 없어
끝낸다면 너나 끝내 기억해
잘못이었어 니가 뽑힌건
너는 국민따위 관심도 없던거야
다만 넌 니뜻대로 모두 맞춰줄
너 하나 밖에 모르는 표가 필요 했을 뿐
다 돌려놔 너를 만나기 전에 내 모습으로
탄핵으로 끝내기엔 내 상처가 너무 커
바랄께 다음번에 대통령 선거한다면
너같은 사람 꼭 안 뽑기를
2절
잘못이었어 니가 뽑힌건
너는 국민따위 관심도 없던거야
다만 넌 니뜻대로 모두 맞춰줄
너 하나 밖에 모르는 표가 필요 했을 뿐
다 돌려놔 너를 만나기 전에 내 모습으로
탄핵으로 끝내기엔 내 상처가 너무 커
바랄께 다음번에 대통령 선거한다면
너같은 사람 꼭 안 뽑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