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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시위1661차 수요시위, 12차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 세계연대집회-정의기억연대

8월 14일은 제12차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입니다. 1991년 8월 14일, 故김학순 님이 최초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임을 공개한 용기를 기리기 위한 날로, 2012년 제11차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기림일로 지정했습니다. 올해 제12차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은 <용기의 파도, 평화라는 해일>을 주제로 하여, 오랜 침묵을 깨고 세상에 나온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 함께 연대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에 앞장선 활동가와 시민들의 용기, 그 용기들이 모여 만들어진 연대의 파도를 이야기합니다.


1661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는 제12차 세계일본군‘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세계연대집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정의기억연대를 비롯하여 독일, 일본, 미국, 이탈리아 등을 비롯한 8개국 145개 단체가 공동 주관을 맡았습니다. 최광기 정의기억연대 이사의 사회로 시작되어 성미산학교 학생들의 <바위처럼> 율동으로 힘차게 막을 올렸습니다.


여는 공연 후 기림일 특별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영상은 세계일본군‘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할머니들의 용기가 함께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만나 파도가 되어 혐오로 가득한 세상을 씻어내는 평화의 해일이 되기를 염원하는 내용으로 채워졌습니다. 길원옥 할머니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해 지난 2023년 11월 일본국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 2심 승소 후 기뻐하시는 이용수 할머니, 힘차게 한국 정부에 해결을 요구하는 김복동 할머니 등의 목소리도 담겼습니다.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성미산학교 8학년 홍합 님은 누군가를 착취하고 인권을 짓밟는 행위가 허용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양서고등학교 일본군'위안부' 인권 수호 동아리 햇담의 나보연, 박예인 님은 자신들이 바뀌지 않을 것만 같던 세상에 영향을 주는것을 보았고 꾸준히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습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전국대표 백휘선 님은 우리의 해방은 우리가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올 것이라는 희망찬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김혜정 님은 우리 시대 '성폭력'이 일본군성노예제 대응 싸움에 수록되어 있다면서 매주 평화로에서 모든 종류의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국내 및 해외 단체의 연대 발언이 영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연대 영상의 주제는 "나에게 평화란?"으로, 각자 생각한 평화의 형태를 말씀해주셨습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여성연대, 수원평화나비, 민족문제연구소,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세종여성회,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마창진시민모임, 로사마리아 카이아자(이탈리아 평화의 소녀상 추진), 일본 간사이네트워크 히로시마, 미국 필라델피아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 미국 She is the Universe,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팔레스타인 여성 트라우마 힐링센터, 평화나비네트워크에서 다양한 연대의 말씀을 보내주셨습니다.


이어 정당 대표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께서 수요시위 수호와 일본군'위안부'피해자보호법 개정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가수 임정득 님은 뜨거운 평화로를 시원하게 만드는 목소리로 <땡큐>, <상상하다>, <브이(널 향한 그리움)> 공연을 해주셨습니다. 참가자들 모두 희망찬 미래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에 취해 열렬히 호응했습니다. 더위조차 잊게 만드는 멋진 문화공연이었습니다.


멋진 공연의 열기가 채 가시기 전에 자주통일평화연대 사무처장 최은아 님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뎡야핑 님, 대학생역사동아리연합 소속 강원대 날갯짓 회원 김진형 님이 값진 연대발언 전해주셨습니다. 최은아 님은 한미일 군사동맹을 규탄하며 역사정의를 스스로 지키자는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이어 덩야핑 님은 팔레스타인의 참혹한 상황을 전달하며 할머니들의 용기와 팔레스타인의 용기가 만나 평화의 해일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김진형 님은 지속되는 역사부정과 일본정부의 적극적인 역사왜곡을 통렬하게 규탄하는 말씀 나눠주셨습니다.


서로를 응원하는 참가 단체 소개 후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구호로 대체한 성명서를 힘차게 낭독하였습니다. 


참가자들과 함께하는 퍼포먼스가 마무리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전쟁폭력이라고 써진 상자의 탑을 마주한 참가자들이 용기의 파도 판넬을 거세게 흔들면, 상자 위로 평화라는 해일이 덮쳐 상자의 글씨가 반전평화로 바뀌는 퍼포먼스였습니다. 참가자들이 각자 판넬에 자신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 낼 수 있는 용기를 적어주셔서, 더욱 뜻깊은 퍼포먼스가 되었습니다.


닫는 공연으로는 평화나비 네트워크가 <처음처럼> 율동을 선보였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모두 일어나 뜨겁게 호응해 평화로가 정의를 향한 열망으로 가득 찼습니다.


오늘 수요시위 및 세계연대집회는 오래간만에 혐오세력이 오지 않아 말 그대로 평화로웠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자리를 지켜주시며 제12차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을 기념하고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연대의 물결을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평화나비 네트워크,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제주평화나비, L.W. Paul, 예일여자고등학교 2학년, 성미산학교, 양서고등학교 햇담, 전국여성연대, 관악여성회, 서울여성연대, 성가소비녀회 의정부관구, 조국혁신당, 전형태(조국혁신당),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정명희(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경기평화나비, 한국성폭력상담소,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김현미, 안전과공간연구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분과, 천주교남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노총 공공연맹, 강동노동인권센터,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진보대학생넷, 대학생역사동아리연합, 시사사진소모임 찰칵, 민족통일 애국청년회, 서울동북여성 민우회, 역사동아리 겨레랑, 서울겨레하나, 서페대연(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김복동의 희망, 대학생&고등학생 날갯짓, 성민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 권위상(민족문제연구소 서울시 위원장, 조국혁신당 대의원 의장), 평화통일시민행동, 이연경, 기독여민회,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에서 함께해주셨습니다. 이밖에도 약 300여명의 시민이 함께 자리를 지켜주셨습니다.


온라인 댓글로는 Sung Park, 시애틀늘푸른연대, 정인숙, Hyeryung Chang, 황정수, 장상욱,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이원석, Goo Lee, Friends of 'Comfort Women' in Sydney - 시소연, Sung Hyun Ryu, 한성원, 와우 굿, Seung il Kim 님이 함께해주셨습니다.


무대와 음향은 언제나처럼,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주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홍합(성미산학교 8학년)

안녕하십니까? 저는 성미산학교에 재학 중인 8학년 홍합이라고 합니다. 약 3년 전 학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90년 전 일본군들은 좋은 직장에 취업시켜 주겠다며 10대 여성 청소년들을 속여 위안소로 데려갔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분들은 위안소에서 끔찍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나이 또래의 여성들이 위안소에서 착취당했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나고, 끔찍하게만 보였습니다.

 

3년 전 수요시위 때도 저희는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반성하기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30년 전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목소리가 수면위로 올라왔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는 잘못에 대한 인정과 반성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 일본 정부는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연행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계속해서 잘못을 부인한다고 해서 어영부영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덮여서는 안 됩니다. 사과는 단순히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위안부 피해자분들뿐만 아니라 또다시 나타날 전쟁범죄와 인권침해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일본 정부에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아야 합니다.

 

3년 전 제가 처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게 됐을 땐 피해자분들이 열한 분 살아 계셨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열한 분의 ’위안부‘ 피해자분들 중 세 분이 세상을 떠나 이제 여덟 분 남으셨습니다. 그 외에도 지금껏 수많은 피해자분께서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한 채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부디 앞으로는 ’위안부‘ 피해자분들이 편안히 잠자리에 드실 수 있게 일본 정부에 계속해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누군가를 착취하고 인권을 짓밟는 행위와 누군가가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차별과 혐오의 세상이 되지 않고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성미산학교에 재학 중인 8학년 홍합이라고 합니다. 약 3년 전 학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90년 전 일본군들은 좋은 직장에 취업시켜 주겠다며 10대 여성 청소년들을 속여 위안소로 데려갔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분들은 위안소에서 끔찍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나이 또래의 여성들이 위안소에서 착취당했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나고, 끔찍하게만 보였습니다.

 

3년 전 수요시위 때도 저희는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반성하기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30년 전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목소리가 수면위로 올라왔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는 잘못에 대한 인정과 반성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 일본 정부는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연행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계속해서 잘못을 부인한다고 해서 어영부영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덮여서는 안 됩니다. 사과는 단순히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위안부 피해자분들뿐만 아니라 또다시 나타날 전쟁범죄와 인권침해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일본 정부에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아야 합니다.

 

3년 전 제가 처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게 됐을 땐 피해자분들이 열한 분 살아 계셨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열한 분의 ’위안부‘ 피해자분들 중 세 분이 세상을 떠나 이제 여덟 분 남으셨습니다. 그 외에도 지금껏 수많은 피해자분께서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한 채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부디 앞으로는 ’위안부‘ 피해자분들이 편안히 잠자리에 드실 수 있게 일본 정부에 계속해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누군가를 착취하고 인권을 짓밟는 행위와 누군가가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차별과 혐오의 세상이 되지 않고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대발언_나보연, 박예인(양서고등학교 일본군'위안부' 인권 수호 동아리 햇담)

안녕하세요 저희는 양서고등학교의 일본군 ‘위안부’ 인권 수호 동아리, 햇담입니다

저희는 학교에서 할머님들의 아픈 기억과 용기를 잊지 않기 위한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8월 14일 기림의날을 맞아, 활동들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함께 공유하고자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1991년, 오늘, 즉 8월 14일에 김학순 할머니께서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라고 공개증언을 하심으로써 처음으로 일본군의 이러한 악질적인 만행을 세상에 알리셨습니다

이 용기를 시작으로 많은 할머님들 또한 용기를 얻고 함께 만행을 널리 알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처음 이 주제에 기름을 부은 김학순 할머니, 그리고 그녀와 함께 불을 지펴준 많은 위안부 할머님들의 용기는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엄청난 힘이 있습니다

용기와 용기가 만나 더 큰 용기가 되고, 용기와 우리가 만나 이 문제를 절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저희가 동아리 활동들을 하면서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장소들을 다녀와보고, 그곳에서 발표하는 대본도 작성해보면서 할머님들의 고통, 그리고 당했던 부조리들을 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막을 이 동아리를 들어오기 전까지는 몰랐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후회될만큼 충격적인 일들이 일제강점기 당시에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기억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제가 일본군 ‘위안부’ 동아리에 들어오기 전에는 시민들이 모여서, 매 주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되는가? 라는 의문을 품은 적도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할 때도 고등학생인 저희가 하는 행동들이 과연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진 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저희의 사소한 노력이 주변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친구들의 생각이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에서 내가 하는 행동이 세상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면서 우리가 평소에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가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여러분께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물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외교적, 정치적 차원의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 더 신경 쓰고, 조금 더 용기를 가져, 연대의 목소리를 통해 현재 이슈에 더욱 힘을 보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33년 전 오늘 처럼 김학순 할머님의 발언처럼, 그리고 할머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용기를 기억하고, 우리 또한 이를 본받아 투쟁의 역사를 이어가야 합니다

오늘이 기림의날인 만큼 수요시위에 참여한다는 것의 의미를, 우리가 문제 해결에 대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의 의의를 한번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고등학생의 신분으로서, 여러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힘 써 주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부족했던 발언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백휘선(평화나비 네트워크 전국대표)

안녕하세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대학생연합동아리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대표 백휘선입니다.

 

오늘은 1661차 수요시위이자,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진행되는 세계연대집회 날입니다.

 

여러분은 힘들고 지치지만 포기할 수 없을 때, 무엇을 하시나요?

저는 유튜브에 들어가 검색어에 김학순 할머니를 검색합니다. 그 곳에는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최초로 공개증언 했던 순간들이 영상으로 남겨져있습니다. 그렇게 영상을 틀어놓고, 할머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힘겨운 시간을 견디어 내곤 했는데요.

 

누군가의 용기는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이 되고, 희망이 됩니다. 우리는 매년 8월 14일에 모여, 그 용기를 기억합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 바뀐듯 바뀌지 않은 사회, 시끄럽게 소리지르며 테러하는 혐오세력들을 마주하다보면 우리는 가끔 용기를 잃어버리곤 합니다. 정의를 외치고 있는 자신보다 우리를 어렵게 하는 것들이 더 크게 보이곤 합니다. 그럴 때, 다시 한번 할머니의 용기를 들여다보자, 1991년의 그 역사적인 순간으로 돌아가보자 라는 마음으로 매년 이 여름날, 기림일을 맞이합니다.

 

그렇게 할머니에게 이어받은 저의 용기는 지금 이 곳에 계신 여러분의 용기가 되고, 평화나비를 함께 하고 있는 회원들의 용기가 되고, 여러분과 회원들의 주위 사람들에게 그 용기가 전해집니다. 할머니의 증언이 세상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들의 용기로 이어진 것처럼 우리의 용기는 어두운 세상 속, 하나둘 켜지는 빛이 되어 세상을 환하게 비춥니다.

 

수요시위에서 돌을 맞더라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가부장적인 사람들의 비난에도 할머님들과 활동가님들은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았거든요. 아직 해방이 오지 않았거든요.

 

우리의 해방은 우리가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올 것입니다. 그 지향을 잃지 않되, 그 날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 날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오늘을 기억합시다. 할머님들의 오늘이 쌓여 우리는 오늘, 평화의 상징인 된 수요시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용기는 또한 하루하루 쌓여 머지 않은 오늘, 혹은 아직은 멀리 있을지도 모르는 그 오늘이 되어 다가올 것입니다. 그 때의 오늘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해결과 이 세상에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는 세상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해결되는 그 날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평화나비 기림일맞이 슬로건인데요! 여러분 모두, 함께 외쳐주시길 바랄게요. 제가 해결되는 그 날까지 라고 외치면 포기하지 않을 우리들 이라고 외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결되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을 우리들"

 

평화나비 네트워크는 할머님들의 용기를 이어받아 대학사회에서 누구보다 앞장 서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과 반전평화의 가치를 외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너무 덥죠? 2m/s 바람, 60% 습도, 33도의 날씨입니다. 제12차 세계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오늘도 이 평화로에서 싸우는 우리를 응원합니다. 뜨거운 지열을 딛고 이 거리에 앉아 계시던 생존자들이 떠오릅니다. 당대의 날씨와 기후변화가 수요시위에 수록되어 왔습니다.

 

날씨만이 아닙니다. 우리 시대 ‘성폭력’은 일본군 성노예제 대응 싸움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33년 전 오늘, 1991년 김학순 생존자가 처음 공식증언했던 해. 성폭력상담소라는 이름의 단체(한국성폭력상담소)도 처음 문 열었습니다. 성폭력을 말할 수 있는가? 성폭력을 말할 것인가? 피해생존자와 여성들의 목소리로 세상을 바꿀 것인가? 한국사회 성폭력 반대운동의 시금석은 일본군성노예제 반대운동이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당대의 신보수주의, 신자유주의가 여기 있습니다. 지금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유튜브 사이버렉카를 통한 동의없는 피해자 정보공개, 피해자의 주체성을 무시하는 대상화, 일방적으로 만드는 가짜뉴스나 음해, 모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운동을 겨냥해왔습니다. 여성폭력에 대한 납작한 이해, 피해자를 진실다툼의 대상으로 심문하는 것, 피해자임을 입증하고 증명하라는 요구는 오래전부터 이 수요시위에 먼저 와 있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억압을 개발하고 권력을 갱신하는 신보수주의, 신자유주의는 여기서 그 모습이 가장 오랫동안 드러나 있습니다.

 

당대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 때의 전쟁을 제대로 책임지고 재발방지하라는 지금까지의 싸움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도 울리고 있습니다. 여성을 동원하는 전쟁의 속성과 참상, 식민지배를 청산하지 않고 있는 무반성을 힘을 다해 되돌리고 막아왔습니다. 33년동안 이어지고 있는 세계일본군 ‘위안부’ 반대운동이 지금의 전쟁과 약탈, 제국주의 침략을 막아내는 힘을 힘껏 지지하고 있습니다. 2024년 오늘 열 두 번째 기림일, 용기의 파도를 함께 일으키겠습니다. 평화라는 해일이 뜨거운 지구를, 전쟁을 있는 힘껏 덮치고 덮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도 함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최은아(자주통일평화연대 사무처장)

윤석열 정권의 친일역사쿠데타로 사회가 들끓고 있습니다. 국민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가 무리하게 이를 추진하는 것은, 저들이 미화하려는 제국주의 침략 범죄와 사대매국노들의 행태가 지금도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강제동원 문제의 굴욕적인 처리 이후 한미일 정부가 추진한 것은 무엇입니다.

한미일 정상은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통해 한미일 3국이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을 동조화하겠다고 선언하였고, 최근에는 국방장관이 국회와 국민의 동의도 없이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협력각서’에 서명하고 한미일 군사협력이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를 범위로 하고 있음을 명백히 하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편에 서서, 미국과 그 대응을 동조화하여 세계 곳곳에 개입하겠다는 이 망국적 정책을 국민도, 국회도 결코 동의한 적이 없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미국의 핵전력이 파견되는 작전에 한국 재래식 전력을 동원하겠다는 합의도 내놓았습니다. 북대서양 조약기구에 불과한 나토가 그 활동범위를 인도 태평양지역으로 확장하여 전지구적인 차원에서 냉전 대결을 격화시키는 데에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반성도 사죄도 없이 독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추진하여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습니다.

과거 식민지배역사의 미화는, 미일의 이익을 위해 역사정의도, 주권도, 평화도 파괴하는 햔재의 침략정책과 사대매국정책의 미화로 그대로 잇닿아 있습니다.

 

우리는 2018년 남북,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파탄내고 강대 강 대응으로 이끌어 간 것이 한미일 동맹 세력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의 적대정책, 냉전동맹 강화정책이야 말로 평화체제 구축의 기회를 무위로 만들고 군사적 긴장의 악순환을 만든 주범입니다. 이들은 최근 접경지역의 충돌 위기마저 높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쟁이 잠시 중단된 휴전선 너머로 대북전단을 날리는 단체들을 직접 지원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는 이들을 비호하고 있습니다. 전쟁행위로 간주되는 대북심리전, 확성기 방송도 정부와 유엔사의 합작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군사분계선이 합의되지 않은 서해, 남북경계선이 중첩되는 연평도,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위험천만한 사격훈련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본을 끌어들인 한미일 3국 군사훈련의 확대는 중러의 한반도 인근 군사훈련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쟁의 도화선에 끊임 없이 불이 붙고 있습니다.

 

그대로 둘 수 없습니다. 오늘날 역사왜곡과 전쟁정책, 제국주의 냉전 대결정책이 함께 추진되고 있는 만큼 역사정의의 실현과 주권, 평화의 길도 하나입니다. 우리의 민족사에 아로새겨진 자주독립의 투쟁정신과 동양평화에 대한 숭고한 열망을 디딤돌로 삼아, 역사부정세력, 제국주의 부역자, 전쟁대결세력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합시다.


연대발언_뎡야핑(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이스라엘이 가자 주민을 “인간 동물”이라 부르며 집단학살을 시작한 뒤 무려 10개월이 흘렀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76년간 일제강점기와 같은 팔레스타인 식민지배를 이어왔지만, 지금의 집단학살은 그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자행한 어떤 인종청소와도, 어떤 학살과도 차원이 다릅니다. 인구 100명 중 두 명이 살해됐지만, 이조차 최소한으로 잡은 수치입니다. 그리고 이 수치는 참혹한 실상을 조금도 대변하지 못합니다. 폭격에 살아남은 어머니들은 자녀들의 몸에 맞는 머리를 찾아 헤맵니다. 온몸이 불태워져 조각난 시신들은 누군지 알아낼 길이 없어 비닐 봉지에 담겨 운구됩니다. 구급차에 실려 온 아동의 책가방에는 아기 동생의 시신이 담겨 있습니다. 아동들은 굶어 죽고, 어른들은 자신의 시신이 떠돌이 개들의 먹이가 될까 봐 두려움에 떱니다. 새벽 기도를 올리던 사람들이, 이스라엘 점령군이 지정한 “안전 구역”으로 대피한 사람들이, 구호품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구급대가, 구호단체 활동가가, 유엔 직원이, 기자가, 가자 지구의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이 살해되고, 모두의 삶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집단학살의 정의 그대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인구 집단을 체계적으로 절멸시키는 데 총력을 다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이스라엘에 집단학살을 방지하라는 긴급 명령을 내렸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군사 점령이 불법이니 멈추라고도 했지만, 이스라엘이 따를 리 만무합니다.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이스라엘은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라 주장하고, 자신들의 전쟁범죄를 부정합니다. 끝없는 날조로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전쟁범죄를 진실 공방의 문제로 몰고 갑니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방식입니다. 역사부정 세력이 하는 일은 여기서도, 거기서도 똑같습니다.


이스라엘의 강제수용소에 끌려간 가자지구 주민들은 손발이 묶이고 눈이 가려진 채, 군인들에게 수시로 강간당합니다. “나는 매춘부의 자식이고, 내 여동생은 매춘부”라고 말하라고 강요당합니다. 집단강간 사실이 알려지고 군인 몇명이 조사를 받자 이스라엘인들은 이 군인들이 영웅이라며, 처벌하지 말라고 강제수용소가 있는 군 기지를 습격합니다. 그곳과 이곳의 제국주의자들은, 군국주의자들은 속성상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평화는 얌전히 있으면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정의는 저항하지 않으면 실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김학순 선생님, 김복동 선생님, 그리고 모든 생존자 선생님들은 불의에 저항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전생애를 통해 온몸으로 우리에게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끔찍한 현실에 굴하지 않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서 선생님들의 모습을 봅니다. 선생님들의 용기와 팔레스타인의 용기라는 파도가 만나 평화라는 해일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저도 더 용기를 내어 함께 싸우겠습니다.


연대발언_김진형(대학생역사동아리연합 소속 강원대 날갯짓)

안녕하십니까? 춘천지역 역사동아리 날갯짓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진형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을 비롯해 보편적 상식을 가진 대다수의 국민들께서 잘 알고 있는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최소한의 기본적 상식마저 흔들리고 있는 시대입니다. 지난 31일 임명된 이진숙 방통위원장, 위안부가 강제였는지 자발적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논쟁적 사안이기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8일 임명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1948년 정부 수립 전까지 우리의 국적이 일본이었다고 말합니다. 1945년 8월 15일은 광복절이 아니다, 1948년 이전에는 우리 국민은 없고 일본 국민만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27일에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이 이루어진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강제노동 사실을 명시하라는 요구를 일본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는데도 외교부는 반대하는 목소리 한 번 내지 않았습니다.

역사정의를 이렇게까지 무너뜨리면서 얻고자 하는 것이 과연 무엇입니까? 외교부는 한일관계의 개선을 두고 물컵에 비유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물컵에 절반을 채우면 일본도 나머지 절반을 채우리라고 말했습니다.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면 먼저 나서야 하는 것은 일본입니다. 500ml짜리 물컵이 있다면 최소한 490ml는 일본이 채워야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일본 정부는 무엇으로 물컵을 채웠습니까? 전향적 태도는 고사하고 갈수록 우경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통과된 역사교과서는 강제징용과 위안부 등 식민지배의 과오를 지우고 독도 영유권 주장 역시 늘어나는 등 기존 교과서보다도 더욱 심각한 왜곡을 담고 있습니다.

저희 대학생들은 얼마 전 4박 5일간의 활동을 통해 분단된 한반도에서 평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배웠습니다. 간담회 형식으로 접경지역 주민들을 만났고, 강연과 실천을 통해 현재의 정세를 몸소 체험해 보았습니다. 평화에 대한 위협은 역사문제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대북전단과 오물풍선이 오가고 대북확성기 방송과 포사격 훈련이 재개되는 전쟁위기 속에 접경지역 주민들의 일상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군사적 도발에 대한 불안감은 물론 훈련이 있을 때마다 생업과 학업을 접어야 합니다. 정치적 위기를 탈피하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삼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사실 저는 역사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한계와 무력감에 직면한 적도 많았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올바른 목소리를 내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좌절감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무기력하지 않습니다. 평화로운 시대, 정의로운 시대에 평화와 정의를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평화와 정의가 위협받는 시대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더 많이 공부하고 우리의 생각을 소리 높여 외칠 것입니다.

지금 역사정의를 향하는 위협은 독립기념관장뿐만이 아닙니다. 어제(13일) 경향신문 보도에 의하면 역사 관련 8개 공공기관과 위원회에 뉴라이트 인사 최소 21명이 25개의 요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북아역사재단, 국사편찬위원회, 한국학중앙연구원 모두 그들이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정치가 역사를 짓밟을 때마다 대학생들은 행동으로 맞섰습니다. 1965년 일협정, 2015년 위안부 합의, 2023년 강제징용 제3자변제안 모두 그랬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 그다음 단추를 제대로 끼울 수 없듯 한 번 후퇴한 역사는 다시 바로잡기 어렵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후대에 저항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행동했습니다. 역사를 기억하는 저희 대학생들은 앞으로도 역사문제에 대한 한일 정부의 행보에서 결코 눈을 떼지 않고 평화를 위해 용기내어 연대할 것입니다.

이상으로 발언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명서_이나영(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제12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제1661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1991년 8월 14일, 김학순은 최초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다. 피해자들은 일본군에게 성노예로 끌려가 당한 고통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오랜 시간 홀로 견뎌야 했다. 성폭력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손가락질 받는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더욱이 일본 정부라는 거대한 가해자로 인해 피해자들은 오랜 시간 침묵해야 했다. 그러나 김학순의 용기 있는 외침은 세계 곳곳의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가닿아 세상에 나올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가해자에게 진상규명과 사죄, 배상을 요구하며 스스로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 피해자들의 운동은 또 다른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가슴에도 희망을 불어넣었다.

 

이에 우리는 8월 14일을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로 정하고, 김학순을 비롯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용기를 기억하고 뜻을 이어 받아 실천하기로 결의했다. 오늘 8월 14일은 열두 번째 기림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하기만 하다. 일본 정부는 인정과 사죄는커녕 전쟁범죄를 지우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향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2023년 11월 한국 고등법원이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 배상을 명하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일본 정부는 국제법 위반 운운하며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 한일합의’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적반하장 피해국을 비난했다. 끊임없이 그들이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행위를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세계 곳곳의 평화비 건립 방해와 철거를 위해 조직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한반도 식민지배가 합법이며 강제동원 배상 문제는 한국 정부의 책임이라는 내용이 기술된 중학교 교과서의 검정을 통과시키고, 조선인에 대한 불법적 강제동원과 끔찍한 노예노동 사실을 지운 채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했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으로서 재무장을 금지한 최소한의 장치였던 평화헌법을 무력화시키고 군비를 증강하며 전쟁하는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 정부의 태도는 또 어떠한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성평등은 후퇴하고 민주주의의 기반은 위태로워졌으며 역사정의는 뿌리째 뽑힐 위기에 처했다. 자국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명예회복에 앞장서야 할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의 소원 수리에만 골몰하고 있다. ‘2015 한일합의’ 정신 준수를 외치며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일본군성노예제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대한민국 법원이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음에도 책임 이행 요구는커녕 일본 정부의 역사 지우기에 공범이 되어 ‘제3자 변제안’과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합의 등 굴욕 외교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 베를린 평화비 철거 시도와 이탈리아 스틴티노 평화비 제막식 취소 요구 등 일본 정부의 평화비 철거 압력과 설치 방해에도 한국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집권 초기부터 반민족·반인권·친일 편향 인사들을 정부 주요 요직에 앉히더니 독립기념관, 한국학중앙연구원, 동북아역사재단 등 역사 관련 기관에도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을 임명해 자국의 역사와 민족정신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다. 미일 군사동맹의 하부구조로 들어가 일본 자위대와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한반도 평화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런 한일 양국 정부의 행태와 발맞춘 역사부정 세력도 세계 곳곳에서 활개치고 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요시위가 진행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는 일본 극우적 역사관을 지닌 자들이 노골적으로 일본군성노예제의 진실을 부정하고 피해자를 모욕하여 수요시위 참가자와 활동가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내뱉고 있다. 이들은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을 ‘자발적 매춘부’라 칭하고, 수요시위를 ‘매춘부 교육’을 하는 장소라 일컬으며 수요시위 중단을 외치고 있다. 전국 곳곳의 평화비에 ‘철거’가 쓰인 마스크와 검정 비닐봉지를 씌우는 테러를 감행할 뿐 아니라, 일본 맥주를 붓고 구겨진 맥주 캔을 버린 채 사진을 찍어 자랑스럽게 블로그와 SNS에 게재하고 있다. 친일 편향적 역사부정론자들은 학문과 교육 현장에서, 유튜브와 각종 매체를 통해 일제의 한반도 불법강점과 강제동원, 일본군성노예제를 부정하며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역사마저 훼손하고 있다.

 

그러나 혐오와 차별, 역사 왜곡이 난무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멈추지 않고 희망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김학순의 용기는 피해자 존엄 회복과 역사 정의,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외치는 운동의 파도가 되었다. 우리 또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일본 정부가 반인도적 범죄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는 그날까지 세계 시민들과 연대해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 우리들의 용기와 연대의 파도가 마침내 역사정의와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해일이 되어 온 세상을 뒤덮는 그날까지 다 함께 싸울 것을 다짐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일본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와 강제동원 등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 법적 배상하라!

하나, 일본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역사를 교과서에 올바로 기록하고 교육하라!

하나, 한국 정부는 굴욕외교 중단하고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 회복에 적극 나서라!

하나, 친일 역사부정세력은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를 향한 명예훼손과 2차 가해를 즉각 중단하라!

 

2024년 8월 14일

제12차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이자 제1661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참가자 및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와 8개국 145개 공동주관단체 일동


▪ 8개국(대한민국, 일본, 대만, 팔레스타인, 미국, 독일, 이탈리아, 호주) 145개 공동주관단체

 

대한민국 (130)

2024 일본군'위안부'피해자기림일기념 인권자주평화대회 준비위원회, KIN(지구촌동포연대), 강동구평화의소녀상시민위원회, 강릉여성의전화, 강서시민사회연대,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 거룩한 말씀의 회, 겨레하나, 경기광주여성회, 경기자주여성연대, 고양YMCA, 관악여성회, 교사성장학교, 구로마을공동체네트워크, 구로여성회, 극단 경험과상상, 극단 고래, 기독여민회, 김복동의 희망, 난민안전연구소, 남북교육연구소,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다산인권센터, 당진어울림여성회, 대학생 역사동아리연합, 대학생겨레하나,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대한성공회 전국여성직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전국여교역자연합회,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 두레방, 민족문제연구소/식민지역사박물관, 민족통일애국청년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부산여성회, 부천시민연합, 분당여성회, 사단법인 아디, 사단법인 양심수후원회, 사단법인 인천여성회,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사단법인 탁틴내일, 사단법인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 사월혁명회,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생명안전 시민넷, 서산평화의소녀상보존회,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서울겨레하나,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서울시교육청, 서울여성연대(준), 성남여성회, 성남평화의소녀상지킴이,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세종여성회, 소녀상을지키는부산시민행동, 수원여성회, 수원평화나비, 수원평화의 소녀상 10주년건립 추진위원회, 순창교육희망네트워크, 숨 부여교회, 시민모임 독립, 실천불교승가회, 실천여성회 판, 안양나눔여성회, 안양평화의소녀상네트워크, 여성교회, 예수성심시녀회 서울관구, 예수성심전교수녀회, 우리학교시민모임, 울산여성연대, 원주시민연대, 원주평화의 소녀상 시민모임, 이천여성회, 이천평화의소녀상기림연대,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 일본군강제성노예피해자진주평화기림사업회, 일본군'위안부'연구회,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마창진시민모임,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자립지지공동체, 자주통일평화연대, 자주통일평화연대 여성본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중행동,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북겨레하나, 전북여성단체연합,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정치하는엄마들, 제일합동법률사무소, 젠더교육플랫폼효재, 진보당, 진보대학생넷, 참여연대, 천도교청년회, 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천주교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평택여성회, 평화교육센터 평화아이뚜비뚜바, 평화나비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하는 춘천시민모임, 평화의소녀상인천시민위원회, 평화통일시민회의, 포항여성회, 한국YWCA연합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한국기독교장로회 전국여교역자회,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인제대분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진보연대,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한베평화재단, 한일평화시민공동행동(대안문화연대&ZENKO), 햇살사회복지회, 화산지역아동센터

 

일본 (2)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전국행동, Fight for Justice

 

대만 (1)

Taipei Women's Rescue Foundation

 

팔레스타인 (1)

Palestine Women Trauma Healing Center(팔레스타인 트라우마 힐링센터)

 

호주 (4)

416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드니 행동, Friends of “Comfort Women” in Sydney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Sydney Candlelight action, 호주한인교육문화센터

 

미국 (4)

Philadelphia Peace Plaza Committee(필라델피아 소녀상공원 추진위원회), She is the Universe, Washington Butterfly for Hope(워싱턴 희망나비), 시카고 KAN-WIN

 

유럽 (1)

Solidarity of Korean People in Europe(한민족유럽연대)

 

이탈리아 (1)

Sardinian Korea Friendship Society (SKFA)

 

독일 (1)

Global Candlelight Action-Hamburg(함부르크 촛불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