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정의기억연대 방학 활동가가 유엔에 가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알리고 온 활동보고를 하였습니다.
살레시오수녀회 임효정 수녀님의 성명서 낭독 후 참가자 모두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함께 부르며 1615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마무리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살레시오수녀회, 마자렐로 센터,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배성희, 더 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정레베카),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역사동아리 사다리, 우리학교 시민모임, 소정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주셨습니다.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제1615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간보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세상입니다.
어제 9월 26일, 경희대 철학과 최정식 교수가 학내에 대자보를 붙여 “위안부 문제는 원래 없었던 문제”라고 강변했습니다. 그 근거로 일본의 유명한 극우역사수정주의자 니시오카 스토무의 『위안부문제의 진실』과 이영훈 교수의 『반일종족주의』를 들었습니다. 최 교수는 또한 조선 패망의 원인을 고종이 아니라 이완용 등 ‘을사오적’에게 돌린 것은 “잘못된 판단”으로 지적하고, 이 때문에 ‘우리 독립운동사가 많이 왜곡되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식민사관 극복이라는 한국 역사학자들의 역사관’ 때문이라며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성의 전당 대학에서 왜곡된 역사관을 버젓이 설파하는 것도 모자라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한 대자보를 교수가 직접 작성해 붙였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사실 지난 1년 반 정도를 돌이켜 볼 때 이번 사건은 예견된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식민사관에 입각한 여당 고위정치인들의 잇따른 ‘망언’에 이어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에까지 일본에 대한 책임추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전쟁범죄의 가해자 일본정부나 일본기업에게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를 모독하며,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키려는 시민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매도하고 탄압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해왔습니다. 심지어 유엔인권이사회에서조차 한국 측 대표는 일본정부가 충분히 사과했다, ‘2015 한일합의’로 다 끝났다는 식의 발언을 하며 한국의 피해자가 아니라 일본정부를 대변했습니다. 블랙리스트 장관이 또 다시 그 자리에 지명되고, 낙태죄를 옹호하며 여성들을 비난하는 자가 여가부장관직에 지명되더니, ‘이완용이 매국노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다고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느냐’고 말한 자가 국방부 장관직에 지명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쿠데타를 옹호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도저히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인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민주 헌정 질서를 부정하는 인식과 발언이 정권의 최고위층에서부터 당연시 되는 세상이 되자 그동안 숨죽여왔던 자들이 너도나도 자기인증에 나선 것 아니겠습니까. 일본 극우와 동일시하는 ‘정신적 일본인’들이 권력의 전면에 나서 일제에 의한 한반도 불법강점, 강제동원, 성노예제, 민간인 학살 모두 역사에 묻어버리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가리거나 지우려 해도 우리는 압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일제에 의해 자행된 조직적이고도 체계적인 성착취, 성노예 제도임을, 한반도뿐 아니라 일본군의 점령지나 전투지였던 아시아·태평양의 셀 수도 없이 많은 지역의 여성과 아동들이 일본군에 의한 감금, 강간, 집단강간, 물리적 폭력, 강제낙태, 강제약물투여, 살인, 집단살해의 피해자가 되었음을 압니다. 한국,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동티모르, 북한, 네덜란드 등에서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 온 몸으로 증언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음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그 기억을 우리의 몸과 마음뿐 아니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가열차게 해갈 것을 다시 다짐합니다. 전 세계 시민들이 함께 해주신 33여년의 세월 또한 역사에 깊이 새겨 넣을 것을 다짐합니다. 일제가 한반도에서 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며 무자비하게 민중을 착취하고 탄압할 때, 이에 굴하지 않고 저항한 우리 선조들은 폭도고, 불령선인이고, 반역자였습니다. 이 정권이 우리를 뭐라고 부르던 우리는 인권, 평화, 정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2023년 9월 27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연대발언_대학생겨레하나 김수정 대표
그 어느때보다 긴 연휴에 들뜨는 마음입니다. 쉼없이 아니 숨막히게 하는 세상에서 잠깐이라도 마음 놓고 쉴 날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워낙 매일같이 문제가 생기는 지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저들과 같은 사람이 국방부장관에 오른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잘못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하고, 역사 속에 기록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지금 신원식 후보자를 통해 보고 있습니다. 군부독재를 미화하면서 경제성장으로 물타기하고, 정말 대한제국이 일제강점기보다 행복했을 거라고 이야기할 수 있냐면서 우리 역사를 통째로 뒤집으려 합니다.
대체 이들은 우리 민중을 어떻게 보고있길래, 친일파 편을 들고 식민지가 더 행복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말입니까.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모르는 자들이 권력에 앉으면 침략자의 편이 됩니다. 침략자의 편이 되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전쟁’입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빨갱이 몰이를 해가면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본인들의 이익을 얻기 위한 가장 최악의 방법인 전쟁을 선택합니다.
최근 윤석열 정권은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진행했다고 하죠. 그 며칠 전, 제가 서대문 인근에서 지나고 있는데 마치 전쟁이 난 듯한 소리가 30초 가량 계속 되었습니다. 공항도 없는 곳에서 천지를 울리는 소리가 나자 그때 저도 모르게 들었던 생각, 전쟁이 났구나. 무슨일이 생겼구나였습니다. 그 소리의 정체는 국군의 날 퍼레이드를 연습하는 전투기들의 소리였습니다.
정말 우리 힘이 커져야 합니다. 전쟁을 막을 힘, 역사를 지키는 힘 따로 있지 않는 거 같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을 힘, 윤석열 정권을 멈춰세울 힘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수요시위를 지킬 힘,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사죄배상 받을 수 있는 힘 따로 있지 않습니다.
대힉생들이 먼저 연대를 넘어 역사정의 실현을 위한 더욱 강력한 힘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때려눕히는 자는 힘이 세지만 일어서는 자는 더 세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 억센 풀대는 거센 바람 앞에서 알아본다”
정의연 활동보고_정의기억연대 방학 활동가
안녕하십니까, 정의기억연대의 국제연대를 담당하고 있는 방학 활동가입니다.
지난 9월 13일과 14일,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과 보리, 방학 활동가는 한국 NGO 대표단과 함께 유엔 제네바 사무국에서 열리는 제54차 유엔 인권이사회를 방문했습니다.
13일과 14일 양일에 나눠 파비안 살비올리 유엔 진실, 정의, 배상 및 재발 방지 증진에 관한 특별보고관의 한국 과거사 청산 과정과 인권상황 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하는 세션이 있었습니다.
진실 정의 특별보고관은 2022년 6월 한국을 공식 방문하여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났으며 일본군성노예제문제를 포함한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부독재 시기의 국가폭력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했습니다.
9월 13일 진실정의 특보는 한국이 전환기 정의 실현을 위한 많은 조치를 도입했으나, 이는 국제 기준에 미흡하며, 배상이 일부 범주의 피해자들에게만 이루어지는 문제를 지적하고, 특히 가해자 불처벌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고령인 피해자들을 고려했을 때 정부의 의무 이행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2015 한일합의’를 국제기준에 따라 개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특별보고관의 발표 후 국가별 응답 세션에서 한국은 ‘2015 한일합의’가 양국 간의 공식 합의임을 인정한다고 공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한국은 진실정의 특보의 보고서에 대해 ‘일본 정부가 위안부 및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 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고, 강제동원과 관련하여 기시다 일본 총리의 유감 표명을 공식 사과 항목에 기술해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를 대변하고, 유엔 특별보고관이 오히려 우리 정부보다 더 피해자를 대변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9월 14일 오전 NGO 대표단은 진실정의를 초청하여 사이드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해당 사이드 이벤트는 정의기억연대 유튜브에서 다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국제인권법상 한국의 과거사 전환기 정의 실현 의무 이행 여부를 포괄적으로 평가한 최초의 유엔 문서가 발표된 것에 대해 특별보고관에게 감사를 전하며, 다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였습니다. 진실정의 특보는 “단 한 건의 비극도,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인정되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하며 향후에도 한국의 과거사 청산을 위해 필요한 경우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
14일 오후 이어지는 인권이사회 보고서 발표에서는 각 국가별 발언 후 NGO 구두 발언 차례가 있었습니다. 이나영 이사장은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이 정당한 배상을 받지 못한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특별보고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2015년 한일합의’가 공식합의라면서 한국 피해자들이 아닌 일본정부를 대변하는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가 가해자인 전범기업의 책임을 면제하는 부당한 조치임을 지적했습니다. 한국정부가 제출한 의견서에 항의하며 한국정부가 과거사 문제에 관해 국제 인권 기준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이번 출장을 통해, 국제사회 역시 강력히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촉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민사회,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특별보고관 발표 당시 주제네바 윤성덕 대사는 한국에 관한 보고서임에도 자리를 지키지 않았고, 남아있던 실무자들 마저 세션이 끝나자마자 일본측으로 향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충격적인 공식 사과 부분에 대해서도, 지난 21일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실무자가 부주의했고, 현재 상황을 조금 더 설명했어야 하는데 그냥 있었단 일만 썼다”고 답했습니다. 제출하는 서류의 양식에서 공식 사과 등 카테고리에 맞춰 넣다 생긴 실수라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이었습니다.
퇴행하는 한일 양국 정부의 역사 인식 속에서도 정의기억연대는 앞으로 열심히 국제사회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알리고, 세계적인 활동을 이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615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주관은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에서 하였고 사회는 살레시오수녀회 변보경 수녀님이 보았습니다.
살레시오수녀회 박영희 수녀님의 주관단체 인사말에 이어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문화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살레시오수녀회에서 헌시 <영원히 지지 않을 꽃>을 낭독하고 <꽃>을 합창했습니다. 아름답고 힘찬 수녀님들의 목소리에 평화로에 있는 온갖 소음이 다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마리아의 작은자매회 임광희 수녀님, 대학생겨레하나 김수정 대표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했습니다.
이어 정의기억연대 방학 활동가가 유엔에 가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알리고 온 활동보고를 하였습니다.
살레시오수녀회 임효정 수녀님의 성명서 낭독 후 참가자 모두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함께 부르며 1615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마무리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살레시오수녀회, 마자렐로 센터,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배성희, 더 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정레베카),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역사동아리 사다리, 우리학교 시민모임, 소정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주셨습니다.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제1615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간보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세상입니다.
어제 9월 26일, 경희대 철학과 최정식 교수가 학내에 대자보를 붙여 “위안부 문제는 원래 없었던 문제”라고 강변했습니다. 그 근거로 일본의 유명한 극우역사수정주의자 니시오카 스토무의 『위안부문제의 진실』과 이영훈 교수의 『반일종족주의』를 들었습니다. 최 교수는 또한 조선 패망의 원인을 고종이 아니라 이완용 등 ‘을사오적’에게 돌린 것은 “잘못된 판단”으로 지적하고, 이 때문에 ‘우리 독립운동사가 많이 왜곡되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식민사관 극복이라는 한국 역사학자들의 역사관’ 때문이라며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성의 전당 대학에서 왜곡된 역사관을 버젓이 설파하는 것도 모자라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한 대자보를 교수가 직접 작성해 붙였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사실 지난 1년 반 정도를 돌이켜 볼 때 이번 사건은 예견된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식민사관에 입각한 여당 고위정치인들의 잇따른 ‘망언’에 이어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에까지 일본에 대한 책임추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전쟁범죄의 가해자 일본정부나 일본기업에게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를 모독하며,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키려는 시민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매도하고 탄압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해왔습니다. 심지어 유엔인권이사회에서조차 한국 측 대표는 일본정부가 충분히 사과했다, ‘2015 한일합의’로 다 끝났다는 식의 발언을 하며 한국의 피해자가 아니라 일본정부를 대변했습니다. 블랙리스트 장관이 또 다시 그 자리에 지명되고, 낙태죄를 옹호하며 여성들을 비난하는 자가 여가부장관직에 지명되더니, ‘이완용이 매국노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다고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느냐’고 말한 자가 국방부 장관직에 지명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쿠데타를 옹호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도저히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인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민주 헌정 질서를 부정하는 인식과 발언이 정권의 최고위층에서부터 당연시 되는 세상이 되자 그동안 숨죽여왔던 자들이 너도나도 자기인증에 나선 것 아니겠습니까. 일본 극우와 동일시하는 ‘정신적 일본인’들이 권력의 전면에 나서 일제에 의한 한반도 불법강점, 강제동원, 성노예제, 민간인 학살 모두 역사에 묻어버리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가리거나 지우려 해도 우리는 압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일제에 의해 자행된 조직적이고도 체계적인 성착취, 성노예 제도임을, 한반도뿐 아니라 일본군의 점령지나 전투지였던 아시아·태평양의 셀 수도 없이 많은 지역의 여성과 아동들이 일본군에 의한 감금, 강간, 집단강간, 물리적 폭력, 강제낙태, 강제약물투여, 살인, 집단살해의 피해자가 되었음을 압니다. 한국,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동티모르, 북한, 네덜란드 등에서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 온 몸으로 증언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음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그 기억을 우리의 몸과 마음뿐 아니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가열차게 해갈 것을 다시 다짐합니다. 전 세계 시민들이 함께 해주신 33여년의 세월 또한 역사에 깊이 새겨 넣을 것을 다짐합니다. 일제가 한반도에서 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며 무자비하게 민중을 착취하고 탄압할 때, 이에 굴하지 않고 저항한 우리 선조들은 폭도고, 불령선인이고, 반역자였습니다. 이 정권이 우리를 뭐라고 부르던 우리는 인권, 평화, 정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2023년 9월 27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연대발언_대학생겨레하나 김수정 대표
그 어느때보다 긴 연휴에 들뜨는 마음입니다. 쉼없이 아니 숨막히게 하는 세상에서 잠깐이라도 마음 놓고 쉴 날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워낙 매일같이 문제가 생기는 지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저들과 같은 사람이 국방부장관에 오른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잘못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하고, 역사 속에 기록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지금 신원식 후보자를 통해 보고 있습니다. 군부독재를 미화하면서 경제성장으로 물타기하고, 정말 대한제국이 일제강점기보다 행복했을 거라고 이야기할 수 있냐면서 우리 역사를 통째로 뒤집으려 합니다.
대체 이들은 우리 민중을 어떻게 보고있길래, 친일파 편을 들고 식민지가 더 행복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말입니까.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모르는 자들이 권력에 앉으면 침략자의 편이 됩니다. 침략자의 편이 되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전쟁’입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빨갱이 몰이를 해가면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본인들의 이익을 얻기 위한 가장 최악의 방법인 전쟁을 선택합니다.
최근 윤석열 정권은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진행했다고 하죠. 그 며칠 전, 제가 서대문 인근에서 지나고 있는데 마치 전쟁이 난 듯한 소리가 30초 가량 계속 되었습니다. 공항도 없는 곳에서 천지를 울리는 소리가 나자 그때 저도 모르게 들었던 생각, 전쟁이 났구나. 무슨일이 생겼구나였습니다. 그 소리의 정체는 국군의 날 퍼레이드를 연습하는 전투기들의 소리였습니다.
정말 우리 힘이 커져야 합니다. 전쟁을 막을 힘, 역사를 지키는 힘 따로 있지 않는 거 같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을 힘, 윤석열 정권을 멈춰세울 힘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수요시위를 지킬 힘,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사죄배상 받을 수 있는 힘 따로 있지 않습니다.
대힉생들이 먼저 연대를 넘어 역사정의 실현을 위한 더욱 강력한 힘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때려눕히는 자는 힘이 세지만 일어서는 자는 더 세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 억센 풀대는 거센 바람 앞에서 알아본다”
정의연 활동보고_정의기억연대 방학 활동가
안녕하십니까, 정의기억연대의 국제연대를 담당하고 있는 방학 활동가입니다.
지난 9월 13일과 14일,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과 보리, 방학 활동가는 한국 NGO 대표단과 함께 유엔 제네바 사무국에서 열리는 제54차 유엔 인권이사회를 방문했습니다.
13일과 14일 양일에 나눠 파비안 살비올리 유엔 진실, 정의, 배상 및 재발 방지 증진에 관한 특별보고관의 한국 과거사 청산 과정과 인권상황 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하는 세션이 있었습니다.
진실 정의 특별보고관은 2022년 6월 한국을 공식 방문하여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났으며 일본군성노예제문제를 포함한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부독재 시기의 국가폭력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했습니다.
9월 13일 진실정의 특보는 한국이 전환기 정의 실현을 위한 많은 조치를 도입했으나, 이는 국제 기준에 미흡하며, 배상이 일부 범주의 피해자들에게만 이루어지는 문제를 지적하고, 특히 가해자 불처벌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고령인 피해자들을 고려했을 때 정부의 의무 이행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2015 한일합의’를 국제기준에 따라 개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특별보고관의 발표 후 국가별 응답 세션에서 한국은 ‘2015 한일합의’가 양국 간의 공식 합의임을 인정한다고 공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한국은 진실정의 특보의 보고서에 대해 ‘일본 정부가 위안부 및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 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고, 강제동원과 관련하여 기시다 일본 총리의 유감 표명을 공식 사과 항목에 기술해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를 대변하고, 유엔 특별보고관이 오히려 우리 정부보다 더 피해자를 대변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9월 14일 오전 NGO 대표단은 진실정의를 초청하여 사이드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해당 사이드 이벤트는 정의기억연대 유튜브에서 다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국제인권법상 한국의 과거사 전환기 정의 실현 의무 이행 여부를 포괄적으로 평가한 최초의 유엔 문서가 발표된 것에 대해 특별보고관에게 감사를 전하며, 다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였습니다. 진실정의 특보는 “단 한 건의 비극도,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인정되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하며 향후에도 한국의 과거사 청산을 위해 필요한 경우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
14일 오후 이어지는 인권이사회 보고서 발표에서는 각 국가별 발언 후 NGO 구두 발언 차례가 있었습니다. 이나영 이사장은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이 정당한 배상을 받지 못한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특별보고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2015년 한일합의’가 공식합의라면서 한국 피해자들이 아닌 일본정부를 대변하는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가 가해자인 전범기업의 책임을 면제하는 부당한 조치임을 지적했습니다. 한국정부가 제출한 의견서에 항의하며 한국정부가 과거사 문제에 관해 국제 인권 기준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이번 출장을 통해, 국제사회 역시 강력히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촉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민사회,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특별보고관 발표 당시 주제네바 윤성덕 대사는 한국에 관한 보고서임에도 자리를 지키지 않았고, 남아있던 실무자들 마저 세션이 끝나자마자 일본측으로 향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충격적인 공식 사과 부분에 대해서도, 지난 21일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실무자가 부주의했고, 현재 상황을 조금 더 설명했어야 하는데 그냥 있었단 일만 썼다”고 답했습니다. 제출하는 서류의 양식에서 공식 사과 등 카테고리에 맞춰 넣다 생긴 실수라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이었습니다.
퇴행하는 한일 양국 정부의 역사 인식 속에서도 정의기억연대는 앞으로 열심히 국제사회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알리고, 세계적인 활동을 이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