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수요 시위1606차 수요시위

160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는 다른 때와 조금 다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원래 주관 예정이었던 고등학교에 협박성 메일과 전화가 왔고 학생들과 선생님과 정의연이 논의한 결과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하여 주관 예정이던 학생들은 현장에 오지 않고 미리 보내 준 연대발언문과 성명서를 정의연 활동가들이 대독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사회는 정의기억연대 한경희 사무총장이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여는 노래로 정의연 활동가들이 <바위처럼> 율동을 하였습니다.

주관단체 인사말 후 한경희 사무총장의 주간보고가 이어졌습니다.

이어 연대발언이 있었습니다. 4팀 학생들이 보내준 발언을 정의연 활동가들이 대독하였고 터키 IICS학교(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예솔 학생,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SNS 대학생 기자단 2기 이정민, 이현수, 기하늘, 정윤지 학생, 오염수투기반대 대학생원정단 김민아 학생이 힘찬 연대발언을 하였습니다.

참가자와 참가단체 소개 후 정의기억연대 보리 활동가의 성명서 낭독을 끝으로 160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인보성체수도회,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대학생 sns 기자단, 진보대학생넷, 극단 경험과상상, 광신중학교 교사 및 학생, 평화나비 네트워크, 스웨던 스카우트, 소정, 원죄없으신 마리아 교육선교 수녀회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유튜브 온라인 댓글로는 서유리아, Goo Lee(미국 시애틀), Sung Park(미국 시애틀), Na-Young Lee, hanul27, 임계재, 제니맘, Hwiju Choi, Friends of 'Comfort Women' in Sydney – 시소연, 이영진빈첸시오, 한덕규, 푸디, 떼쟁이, hunter110 purius, GY, 이영규, Christine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최근 수요시위는 온갖 시비를 거는 방해세력, 역사부정세력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1606차 수요시위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수요시위 대열을 향해 확성기를 대고 악을 쓰고 부부젤라를 부는가 하면 참가하신 수녀님들께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고 학생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동시에 3~4명이 각자 마이크를 들고 말하는 등 엄연한 집회 방해, 공격 행위들을 수요시위 내내 하였습니다. 그 행태들은 수요시위 방해다, 제대로 된 집회가 아니다, 왜 방치하는가,라고 항의하는 활동가들에게 종로경찰서는 집회 형태나 집회 방해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며 그대로 방치하였습니다. 정의연은 이러한 행태들에 대해 계속해서 종로경찰서에 항의 공문, 수요시위 보호조치 공문을 보내고 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은 듣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혼란스럽고 소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수요시위에 끝까지 함께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연대발언

연대발언

안녕하세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외침이 1606번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자리를 지켜와주심에, 또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을 느낍니다.

지난 수십 년간 진상 규명을 위해 시작된 외침이 오늘 이 순간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운 한편, 여전히 진실을 위해 싸운다는 현실에 가슴이 아픕니다. 또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멀리서 지켜보기만 한 저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죄송한 마음이 일기도 합니다.

가해자는 어떠한 얘기도 하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피해자는 고통받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지금 이 현실이 제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외침은 계속되어야 하며,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가 될지라도 우리의 외침은 이곳을 너머 우리나라를 가득 메우고, 바다 건너 일본에까지 전달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로 유명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아픈 과거를 통해 교훈과 지혜를 얻지 못한다면 더 비참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는 경고이겠지요.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잊혀지지 않도록 반복해서 알리고, 반복해서 외쳐야 할 것입니다. 기억이 사라지고, 증언이 사라져 역사의 뒤안길로 묻히지 않도록 이곳에 선 우리가 그 일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발언을 시작으로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있는 그 날 까지, 더 나은 사회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함께하며 한마음으로 걸어가겠습니다.

세상은 아름다우면서도 끔찍합니다. 이 세상의 아픈 역사와 기억들을 마주할 때마다, 그것들이 여전히 제 곁에 숨 쉬는 듯합니다. 특히나 아직도 공식 사죄와 인정, 배상을 받지 못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는, 그 참상을 알면 알수록 끔찍함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낍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분들은 총 240명, 현재는 9명이 생존해 계십니다. 이렇게 역사의 증인이신 할머니분들의 수가 ‘어느새’ 한 자릿수가 된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시간을 표현할 때 ‘어느새’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지만, 우리의 심리적인 속도는 미처 따라가지 못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붙잡을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나약한 우리는 그저 안일하게 흘러가고 맙니다. 그러나 역사의 진실과 기억은 나약하지도, 흘러가 없어지지도 않습니다. 진실은 언제나 엄연히 존재하고, 주저 없이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과거의 잘못이 흐려지지 않습니다. 진실을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또렷해질 것입니다. ‘나’ 혼자가 아닌 ‘우리’로서 고민을 함께할 때만이 그 진실이 또렷하게 기억되고 보존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우리 중 작은 일부’로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가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계속해서 기억될 수 있도록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꽃다운 청춘의 아픔이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해야만 하는 건 치유도 극복도, 동정도 아닙니다. 우리는 함께 분노하고, 기억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송신도 할머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지지 않았습니다. 1606번의 용감한 외침은 한 번도 진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단 한 번의 마음도 지지 않을 것입니다.

피해자분들께서 겪은 고통, 처음 수요집회를 시작한 날의 분노와 요구, 그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던 수요일의 외침들은 반드시 기억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목표를 달성하고, 세상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길 바랍니다. 저는 ‘나’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되어 그날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오늘, 이 길고 당당한 외침 속 하나의 작은 목소리가 될 수 있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

안녕하세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오늘로 1606차를 맞았습니다. 지난 31년의 세월 동안 변함없이 이 자리를 지켜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작년 여름, 저는 이 자리에서 저희 동아리 유토피아의 부원들과 함께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 본 경험이 없다는 사실에 늘 부끄러움을 느껴왔던 저였습니다. 그렇기에 처음으로 수요시위에 참여한 작년 8월은 제 기억 속에 그 어떤 해보다도 뜻 깊은 여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수요시위에 참여한 경험은 지난 한 해 동안 제 삶을 많이 바꿔놓았습니다. 실제로 현재 저는 일제의 전쟁범죄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뒤틀린 역사관을 가진 이들에게 당당히 사과를 요구할 수 있는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작년의 수요시위로부터 1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에 약간의 변화조차 없다는 사실은 제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가 처음 대두된 1990년대부터 2023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해당 문제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적절한 법적 배상을 내놓은 사실이 없습니다.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수많은 이들의 목소리에 단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이제 일본 정부는 30년 넘게 이어져 온 우리의 목소리에 응답하고, 진실을 마주보아야 합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외면하려는 일본 정부에게 외칩니다. 더 이상 부끄러운 역사 뒤로 숨으려 하지 마십시오. 더 이상 분명한 진실을 왜곡하는 일에 힘 쏟지 마십시오. 더 이상의 반성과 책임을 후세대에 전가하려 하지 마십시오. 일본 정부의 진실한 사과가 할머님들의 아픔에 닿는 그날까지, 우리는 연대의 외침을 멈추지 않습니다. 설령 우리의 외침이 줄어드는 날이 온다 하더라도, 역사는 이를 분명히 기억할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는 전쟁을 효율적으로 수행한다는 목적 아래 일본과 조선, 대만 등지의 여성들을 강제 동원한 일본의 성노예제였습니다. 피해자들은 취업사기, 인신매매 등으로 인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로 전시 상황에 동원되었으며, 동원된 이후에는 일본군의 엄격한 감시와 통제 아래 기본적인 이동의 자유조차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자신도 원치 않는 곳에 강제로 끌려와 고통을 견뎌내고 자신의 청춘을 빼앗겨야 했을 할머님들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이어서 ‘왜 이러한 일을 겪어야 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분노가 몰려왔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가슴 아픈 역사를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또 할머님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이 억울함과 분노를 함께 이어나가야 합니다.

연대 발언 마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연대발언

안녕하세요.

오늘 1606차 수요 집회를 맞아 저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선 저는 1606차에 맞는 긴 시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신 분들께 감사함을, 지금까지 무심해 왔던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목소리를 외친지 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현실에 분노와 슬픔을 느낍니다. 오늘 여기에서의 발언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기를, 잘못됨을 고치고 부당한 현실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일본군 ‘위안부’는 과거 일본군이 식민지 여성들을 동원해 성노예로 만든 전쟁범죄입니다. 해당 범죄는 많은 이들에게 아픔을 주었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에 우리는 이렇게 나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 수요 집회가 1606차가 되도록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많은 것이 아닙니다. 그저 과거 잘못에 대한 인정과 피해자에 대한 진실된 사과입니다. 국가의 이미지를 위해 자신의 치부를 숨기며 최소한의 인간으로서 도리조차 져버린 이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일본의 전쟁범죄 사실에 죄책감을 느낀다면, 국제사회에서의 겉모습만을 닦아내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해당 사실에 대한 책임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내가 남긴 누군가의 고통을 무시하고 상처를 짓밟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과거 만행이 부끄러울수록 이를 직시하며 책임지고 반복되지 않도록 하십시오. 가려지지 않는 사실을 덮어두려만 하지 말고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십시오. 그것이 일본이 지금 해야 할 것입니다.

“인류에게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 역사학자 토인비의 명언입니다.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우리는 역사라는 거울을 통해 과거를 비춰 미래를 바라보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역사를 이미 지나간 일 또는 다 끝난 일 정도로 기억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께서 처음으로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였음을 공개적으로 증언해주셨습니다. 이후로 여기에 수많은 분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가 더해져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문제가 역사의 수면 위로 올라왔고, 일본 정부는 자신들의 잘못된 역사에 대해 책임지고, 이에 대해 사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3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3년 5월, 또 한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별세하시며,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40분 중 단 9분만이 살아계십니다. 할머니들의 평균 연세는 94.4세로 그릇된 역사로부터 우리의 아픈 과거를 사죄받을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재 일본 정부는 역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지속적으로 사실을 부인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2차 가해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사과는 단순히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와 해외의 수많은 피해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시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또한 사과받지 못하고, 반성하지 않는 역사의 문제는 지속해서 미래로 향하는 길을 옥죌 것입니다.
일본이 우리 민족에 남긴 상처는 흉터가 되어 우리로 하여금 그 아픔을 계속해서 떠올리게 합니다. 흉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지지만 끝내 사라지진 않습니다. 역사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민족이 입은 상처와 아픔은 영겁의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우리가 할 일은 흉터가 옅어지지 않도록 우리의 아픔을 계속 기억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연대와 기억은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언젠가 우리의 바람을 이뤄지는 큰 날갯짓을 일으킬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과거를 사과하고 진심으로 책임지도록 하는 그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대학생 sns 기자단

정윤지

안녕하세요 저는 정의연에서 주관하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기자단 2기‘ 중 A팀에 속해있는 정윤지라고 합니다. 오늘 수요시위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고 이런 더운 날씨에도 시위하는 모습들을 보고 많이 배워갑니다.

제가 기자단을 하게 되면서 가장 처음 했던 활동이 생각납니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을 천천히 돌아봤던 것입니다. 천천히 견학하면서 예를 들어 김학순 할머니 증언집 같은 그곳에 있던 수많은 자료들을 보며 충격을 받았던 것이 생각납니다. 저는 기자단에 참여하여 박물관 견학을 할때까지도 위안부 피해 사실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 뿐 제대로 아는 것은 하나도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수요 시위에 대해서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30년이 넘도록, 1606차가 되도록 지속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박물관에 방문하여 교육을 받기 전까지도 몰랐습니다. 지금까지 몰랐던 저에게 실망감이 들기도 했지만실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은 제대로 된 사과나 보상도 하지 않고 있고 대한민국 정부 또한 손놓고있습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규탄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뙤악볕에서 노력하시는 수많은 활동가분들과 시민분들과 연대하여 이 자리에서 시위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기쁘고 지속적으로 연대할 것을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기하늘

안녕하세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대학생SNS기자단 A팀 기하늘입니다. 어린 시절 책에서만 보던 수요시위 현장에 나와 마이크를 잡게 되어 영광입니다.

초등생 시절, 학교 수업에서 ‘위안부’의 존재를 처음 인지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절절한 목소리로 ‘위안부’가 무엇인지 설명해주셨고 관련 영상도 봤지만 역사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인지, 아님 11살, 12살이라는 그 나이에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인지 교실을 채우는 선생님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제 마음은 텅 빈 느낌이었습니다.

중학교에야 올라와 제대로 된 한국사와 세계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갓 부임하신 역사 선생님은 모든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역사만은 제대로 깨우치겠다는 신념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범위에 접어들자 선생님 목소리는 점점 고조됐고 같이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눈빛도 오직 선생님에게만 향해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위안부’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애써 부정해왔던 사실들이 머릿속에 들어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설마 그런 일이 정말로 있었겠어?’라는 저 혼자의 속삭임이 역사책 속 증언들, 사진들을 보자 언제 그런 생각을 했냐는 둥 사라져버렸습니다. 이제 저는 ‘위안부’라는 존재 인정을 넘어 ‘왜 일본은 인정하지 않는지?’, ‘왜 우리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께 그리고 유가족께 그런 대우를 했는지?’, ‘현재 국내외로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등 사후 대응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위안부’와 관련된 여러 의문들을 가지고 있던 중, 역사책에서 수요시위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교복을 입은 제 나이 또래로 보이는 학생들이 노란색 나비 모양 종이를 들고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공식사죄를 외치는 사진이었습니다. 소녀상 양 옆으로 어린 학생들이 줄지어 서 있었던 그 사진은 마치 제가 그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아직도 생생하게 뇌리에 박혀있습니다.

이렇게 수요시위에 대한 존재를 인지한 지 얼마되지 않아 역사선생님께서 본인의 수요시위 참여 경험을 수업 때 말해주셨습니다. 무어라 말하셨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움직임이 매주 수요일 제가 교실 책상에 앉아있는 그 순간에도 존재한다는 점이 그리고 내가 시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왠지 저를 가슴 뛰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 마음은 예전과 같지 않았습니다. 변명해보자면 고등학교 입학 및 입시 준비 등 바빴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제 일상에 지쳐 주변의 일들을, 그리고 이전의 가슴 뛰었던 일들에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어찌저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름대로 서울 소재의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지만 언론인이 되겠다며 대학언론인이랍시고 현장 이곳 저곳을 떠돌며 제 마음은 더욱 멀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던 중 취재로 북토크쇼에 참가한 날, 뒷풀이 장소에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근무하시는 활동가님을 만났습니다. 이 연을 계기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주관하는 대학생SNS기자단 활동도 시작하게 됐고 현재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습니다. 막 이 활동을 시작할 때는 ‘내가 어떤 일들을 알릴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에 설레였지만 이런 저런 활동을 하고 수요시위에 참여해보니 제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이 문제를 알리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기 이전에 제가 이 문제를 온전히 이해하고 진심이어야 한다는 점을 망각했습니다. 대학생SNS기자단 활동을 하며 특별히 내놓은 결과물은 아직까지 없지만 수요시위에 참여하면서, 그리고 활동가분들과 피드백 및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여를 해야 한다는 조급함은 내려두고 이 문제를 온전히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언제까지고 전쟁범죄 인정을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인정 없이도 국제사회에서 잘 나가는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몇몇 일본의 정치인이 혹은 소수의 일본인이 전쟁범죄를 인정할지 연정 일본 정부와 군은 여전히 침묵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항상 여기서 무기력함을 느꼈습니다. ‘과연 우리의 힘으로 바뀌는 건 없을까?’ 이익 싸움으로 대한민국 모든 정치권이 이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더라도, 그래서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면 ‘수요시위와 사람들의 울림은 의미가 없는 것인가’하는 의문을 많이 품었습니다.

그럼에도 수요시위는 존재하고 연대의 힘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오늘 저희의 모임이 그리고 이 연대가 희망이자 끈질김 그리고 결실을 맺길 바라봅니다. 감사합니다.

이정민

안녕하세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기자단 A팀 이정민이라고 합니다. 금방 나을 줄 알았던 감기가 생각보다 오래 가 다른 분께 대타를 맡기게 되었습니다.

박물관을 처음으로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박물관의 전시, 해설 방식에 놀라워하는 동시에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생겼으나 아직 제대로 된 법 하나,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할 대책이 없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또, 안타까움보다 분노가 앞섰습니다. 피해자가 멀쩡히 살아있음에도 해결되지 않은 점, 역사를 부정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 말입니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진실된 증거가 가득한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점이 절망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사계절 내내 노력하시는 시민분들이 있었기에 이 문제는 사회에 계속해 언급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잊지 않으려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현수

안녕하세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대학생 기자단‘ A팀 이현수입니다. 이렇게 수요시위 현장에서연대발언을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자단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위안부’ 할머님들의 고통을 구체적으로 배운 것도 그 중 하나이지만, 더 크게 배운 것이 있습니다. 무고한 피해를 받았고, 많은 아픔을 겪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기록으로 남기며 강한 의지를 보여주셨고, 보여주시고 있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그러한 의지와 연대,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 변화 중 작은 하나는 ‘위안부’ 피해에 대해 잘 몰랐던 제가 이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며, 저도 다른 사람에게 그러한 변화를 줄 수 있다면 더없이 감사한 일일 것 같습니다.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모든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존중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기자단 활동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과거에 대한 기억을 항상 간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고 또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제가 지금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을 포함해 수요시위를 지지하고 함께 연대하는 사람들의 정신이 꼭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오늘 이 자리에 같은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어 기쁘고 앞으로도 이 마음을 간직하고 활동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