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할머니 소식7월 서울 할머니 방문기



지난 7월 14일, 한경희 사무총장과 새싹 활동가가 서울에 계신 할머니를 찾아뵈었습니다.

장마 기간이라 흐리고 습한 날이었지만 서울에 계신 할머니를 처음 뵙는 새싹 활동가의 발걸음엔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늦은 오후 댁 근처에서 부탁하신 한우 사태를 포함해서 질 좋은 한우 양지, 한우 전각을 사 할머니 댁으로 향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활동가들이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할머니, 저희 왔어요~'하자 활짝 웃으면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으셨는지 활동가들이 자리에 채 앉기도 전에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직접 경험하시고 목격하신 역사의 한 조각을 나눠주셨습니다. 할머니의 할아버지께서는 일본군에게 모진 고문을 당하셨고, 오빠께서는 일본 순사에게 끌려가 매 맞아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아직도 순사들의 서슬 퍼런 가죽 장화와 칼이 철컥대는 소리를 잊지 못하십니다. 함께 배를 타고 중국으로 갔던 여자들이 하혈하자 산 채로 매장하던 만행은 어젯밤 일처럼 선명하다고 하셨습니다. 고령에도 성경책을 외워서 낭독하실 정도로 기억력이 좋으신 할머니께 역사의 진실은 덮을 수도, 가릴 수도 없이 생생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말씀을 나누다보니 갈 시간이 되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저희 또 올게요~', '식사 잘하고 계세요~' 당부드리며 댁을 나서다 문득, 뒤를 돌아 할머니를 다시 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할머니께서는 저희를 지긋이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또 올게요~'하며 손을 흔들어드리니 웃으시며 같이 손 흔들어주셨습니다.

새싹 활동가에게 할머니는 웃는 모습이 특별하게 아름다우신 분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오늘처럼만 건강하게 지내시면서 오래오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