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할머니 소식1월 창원 할머니 방문기

2023년 1월 12일 활동가 행, 새싹, 더피가 창원에 계신 할머니를 뵈었습니다. 따님께서 ‘모친이 애용하신다’고 하셔 어렵게 구한 기초 화장품 세트와 배 한 상자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유난히 따뜻한 날, 모처럼 옷차림은 가볍게 마음은 든든히 길을 나섰습니다. 약 세 시간에 걸쳐 할머니 댁에 도착하자 따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댁에서 키우는 하얀 강아지는 낯선 사람들을 보고 충실히 견제하다가도 스르르 몸을 부딪쳐 왔습니다.

따뜻한 날씨에 실내인데도 불구하고 할머니께서는 목도리에 털조끼에 양말까지 꼭 챙겨 입고 계셨습니다. 살이 많이 빠져 앙상해지셨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많이 걱정되었지만 어제는 외출도 하셨다는 말씀에 한시름 덜었습니다. 죽과 미음을 주로 잡수신다는 할머니. 앞으로 한 끼도 함께 하지 못할 걸 생각하니 자못 섭섭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 곁에는 차고 넘치는 따뜻함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늘 지극정성으로 할머니를 보살피시는 따님, 따님과 함께 할머니의 곁에서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요양보호사님, 재롱부리면서 달려드는 강아지, 햇살 맞아 싱그러운 관상식물들과 그런 모두를 어루만져주듯 은은히 쏟아지는 햇볕까지. 할머니의 곁엔 저마다의 상처를 가졌지만 천천히 치유되는 것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상태와 코로나로 인해 손 한 번 잡지 못했지만, 왠지 모르게 할머니께서 먼 길 고생했다며 저희 활동가들의 등을 도닥여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따님께서 서울에 오시면 또 뵙기로 약속했습니다. 할머니께서 다음에 뵐 때까지 건강하고 따뜻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