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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소식포항 할머니 9월 방문 - 더피 활동가의 방문기

10월 20일 목요일, 포항 박필근 할머니 댁에 방문했습니다!

더피, 행, 포카 활동가가 할머니를 뵈러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이날은 날씨도 좋고, 도로도 뻥뻥 뚫려 있어 할머니를 보러 가는 마음이 아주 설렜답니다. 할머니는 오늘도 저희를 기다리시며 평상에 나와 계셨습니다! 그 사이에 저희가 어디쯤인지 물어보시기 위해 사무실에 전화도 거셨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저희 방문 때마다 저희를 기다려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시니 할머니께 가는 길은 늘 행복합니다.

이날도 할머니께 가자마자 바로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행 활동가가 주차를 하러 간 사이에는 행 활동가를 기다리시며, 식당 밖만 바라보시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으시다가 행 활동가가 돌아오니 그제서야 제대로 식사를 하셨습니다. 30대 활동가인 저(더피)에게 "아이 같이 생겼다"며 어려 보인다 해주셨는데, 30대라고 말씀드리니 조금 놀라시는 눈치였습니다. 물론 저는 기분이 아주 좋았고요.

식사가 끝난 뒤에는 마트에 들러 할머니 좋아하시는 요거트, 홍삼, 김, 찹쌀 등을 사고, 소고기와 바디로션 등을 구입한 뒤 할머니 댁으로 돌아갔습니다. 할머니 댁에 돌아가니 사과, 감 등을 잔뜩 깎아서 주셨는데요. 밥을 먹고 사과와 감을 잔뜩 먹으니 배가 불렀는데 할머니께서 배까지 깎아주시겠다고 하셔서 저희는 만류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배를 검은 봉지에 싸서, 서울 가서 먹으라며 저희 손에 꼬옥 쥐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를 통해 유명해진 배우 겸 화가 정은혜님이 그린 할머니의 캐리커쳐 그림을 전달해드렸습니다. 할머니는 "내가 이렇게 생겼나" 하시며 웃으셨습니다.

할머니는 저희가 서울에서 내려온다는 사실 때문에, 저희가 혹시 서울 올라가는 기차를 놓치지는 않을까 계속 걱정을 하시며, 얼른 올라가야 한다는 말씀을 계속 하셨습니다. 기차 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서두르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려도 계속 조급해 하시기에, "할머니 그럼 민화투 몇 판 칠까요?"라고 말씀드리니 "그럼 몇 판 칠래?" 하셨습니다. 바로 민화투를 3, 4판을 쳤습니다. 지난 방문 때 "33년 동안 화투도 안 치고 뭐 했나"라며 호되게 혼났던 저는 다행히도 한 판은 1등을, 한 판은 공동 1등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오늘도 "젊었을 때 많이 놀러 다녀라", "나도 젊었을 때는 날아댕겼다", "젊었을 때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지금은 걷기도 힘들고 말도 잘 안 들린다" 등등 저희를 뵐 때마다 하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할머니는 손을 보여주셨는데 정말 손가락 마디가 튀어나와 있는 손을 꼭 잡으니 할머니의 지난 세월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할머니의 거칠지만 따듯한 손을 잡으면 마음이 한없이 차분해지고, 따듯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아주 아주 어렸을 때 할머니 두 분 다 돌아가셔서인지 박필근 할머니를 뵈면 '이게 할머니의 정인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다시 서울로 올라와서 열심히 활동할 에너지를 받아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희는 할머니의 손에서 전달받은 격려와 사랑으로, 지금보다 더 강하게 활동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