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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소식7월 서울 할머니 방문

7월 18일. 서울에 계시는 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방문한 날은 할머니 이사 가신 집에 물건들이 들어오는 날이었습니다. 도착하니 문 앞에 짐이 몇 상자 쌓여 있었습니다. 잠시 짐을 같이 나르고 들어서는데 할머니가 방에서 나오십니다. 찾아뵌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사 때문에 깜빡하셨는지 우리를 보시고 많이 놀라시고 반가워하십니다. 이사 선물로 사간 여름 이불을 보고 활짝 웃으시며 손으로 살살 쓸어 보십니다.

늘 앉으시는 자리에 할머니 앉으시고 우리도 의자에 마주 앉았습니다. 더운 날이었지만 활짝 열어 놓은 창문으로 바람이 솔솔 들어와 땀을 식혀 줍니다. 할머니가 에어컨 바람을 싫어하셔서 늘 자연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십니다.

그런데 다른 때보다 조금 기운이 없어 보이십니다. 이사를 하느라 신경이 쓰이셨는지 기력이 떨어지시고 식사량이 줄었다 하십니다.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는데 힘드셨는지 방으로 들어가 누우십니다. 할머니 주무시는 동안 따님과 할머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데 주무시던 할머니께서 다시 나오십니다. 조금 더 할머니와 이야기하다가 또 힘드신 것 같아 그만 갈 테니 쉬시라고 해도 괜찮다는 손짓을 하시며 한동안 앉아 계십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가 볼게요~ 하자 할머니 눈에 금방 눈물이 고입니다. 힘들어도 보내기 싫으신 것 같았습니다. 전에는 찾아뵈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대화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답답하고 많이 아쉬우신 듯합니다. 영상통화 자주 하자 하고 식사 꼭 많이 하시라 말씀드리고 나왔습니다. 힘드셔도 언제나 그렇듯 현관 앞까지 신을 신고 나와 배웅해 주십니다. 8월 기림일 행사가 끝나면 찾아뵙고 오래오래 이야기 나누자고 약속했습니다. 복도 끝으로 나와 엘리베이터에 타서 안 보이는 순간까지 바라보며 손 흔들어 주십니다. 어서 이 더위가 가고 할머니들이 기력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