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첫 수요시위인 157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는 수요시위 31주년 기념으로 진행되었으며 정의기억연대에서 주최, 주관하였습니다. 사회는 정의기억연대 강혜정 이사가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여는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이 멋진 율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연대발언과 참가단체 소개가 있었습니다. 김혜원(정대협 초기 활동가, 전 생존자복지위원장) 님, 조경자 마리가르멜 수녀님(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레베카 정(더좋은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 님, 김영환(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 님, 송영경 (성공회대학교, <김복동 평화인권상 미래세대 장학금> 장학생) 님, 정혜인(청년광장) 님의 연대발언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의 성명서 낭독과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의 <처음처럼> 공연을 끝으로 1577차 수요시위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수요시위 현장에는 정대협, 정의연 초기 활동가와 선배 김혜원, 이문우, 신선, 성명옥 선생님, 청년광장,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인천 가죄여자중학교 2학년, 오카노 사쓰코 님(일본 오사카), 민족문제연구소, 식민지 역사 박물관, 부개여자고등학교 1학년 1반, 예수수도회, 진보대학생넷, 더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 탁틴내일 한송이 님, 사월혁명회 한찬욱 사무처장님,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 김현희, 한경아 님, 교회여성 아카데미 강희수 님,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대학생겨레하나,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수녀회, 평화나비 네트워크, 평화나비 네트워크 숙대지부, 고은서・김지은 님, 기독여민회, 김서경・김운성 평화비 작가님 외 여러 단체와 개인이 참가하였습니다.
온라인 댓글로는 서유리아, 박은덕(호주 시드니), 영환, GY, 이원석, 조안구달, 아콩알, Friends of 'Comfort Women' in Sydney – 시소연, Jong-Sook Lee, 김공래(뉴질랜드 오클랜드), Christine, Seongeun Choi, 한덕규, Sewol Hambi Houston, Byung Hee Lee, 김춘식(용인), Mi Song, Jacques, seung a jung, 바위, mol 님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요시위에 함께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오늘 김혜원 선배님께서 영양찰떡을 마련해 주셔서 수요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나눴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김혜원 (정대협 초기 활동가, 전 생존자복지위원장)
31 년 전 그 날을 증언한다.
김혜원
1992년 1월 8일은 오늘보다 더 추웠습니다. 31년 전의 우리 생활여건은 지금보다 훨씬 열악했으니까요. 오늘 제가 입은 두툼한 패딩코트도, 시린 손을 덥혀줄 손난로도 없던 시절이었죠. 피해자 할머니들도 보일 듯이 말듯이 꼭꼭 숨어계셨고요. 우리를 바라보는 행인들의 시선은 싸늘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처럼 정의를 향한 우리의 함성은 뜨거웠고 전쟁범죄를 규탄하는 우리의 울분은 하늘을 찌를 듯 드높았습니다. 구호가 적힌 하얀 조끼를 입고 겨우 50여명의 중년 여성들이 일본 대사관 주변을 한 바퀴 빙 돌며 소리소리 질렀던 모습니다.
그렇게 뜨거운 열정과 용기를 품고 이 자리를 지켜온 지 31년이라니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입니다. 내 나이 50대 중반에 첫 수요시위를 시작하여 이제 90을 바라보는 초고령 노인이 되었습니다. 지금쯤 평화로운 마음으로 위태위태한 내 노년을 가꾸기에나 전념할 나입니다. 지팡이 짚고 뒤뚱거리며 또 다시 이 수요시위에 나와 여러분들을 만나야 한다니 가슴이 쓰리고 참담합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명예회복을 외치는 세계 양심세력들의 투쟁에 귀 막고 역사왜곡에 혈안인 일본은 물론 국내의 친일 극우세력의 준동 앞에서 억장이 무너집니다. 31년도 모자라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우리 젊은이들의 아까운 청춘 에너지를 이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쏟아야 한단 말입니까. 분하고 원통합니다.
그렇다고 제 가슴이 마냥 분함에 부글거리도록 놓아두지 않으렵니다. 31년 전에 큰 용기와 각오로 이 험난한 역사바로잡기 행진의 첫발을 뗐던 그 초심을 새롭게 다지렵니다. 선배로서 제가 해야 할 사명을 되새깁니다. 이 차가운 시멘트 바닥을 견디며, 지글거리는 한여름 태양 아래 녹아 내리는 아스팔트 도로를 지켜주신 여러분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역사퇴행 씨부렁대는 미친 무리들을 향하여 뜨거운 함성 외치는 여러분을 격려하고 후원하렵니다. 끝까지 이 운동을 지켜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체 게바라의 평전에서 읽은 구절을 여러분과 나누며 제 증언을 마칩니다. “이상주의자가 되라. 그러나 또한 리얼리스트가 되라.” 전쟁범죄 끝장내고 인류 평화의 날을 꿈 꾸는 우리 모두는 속히 실현되지 않는 이상 때문에 좌절하거나 분노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새해에도 뜨거운 손 마주잡고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어두운 현실을 똑바로 보면서 함께 나아갑시다. (2023년 1월 4일)
연대발언_조경자 마리가르멜 수녀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사실 저는 지금 이 인사가 우리 마음을 얼마나 불편하게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안녕하지 못한 것이지요. 아침마다 뉴스를 보면 정말 우리 사회는 가진자들과 정치한다는 이들이 입으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뒤로는 자기 잇속차리기에 바쁜 내용들을 보게 됩니다. 또 언론이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해서 정작 이 나라의 곳곳에 있는 백성들의 아픔은 묻혀지고, 덮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나라가 되었을까요? 마음이 답답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불구하고 여기 평화로에 나오면 31년을 한결같이 적어도 이 나라의 양심이 살아있는 장소가 되어 진정한 평화를 노래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에 올때마다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종교인이라서, 배운사람이라서, 혹은 정치적 이념이 같아서 모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다만 인간이라서, 대한민국 국민이라서, 올바른 역사를 보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이 역사의 현재를 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모습은 정말 다르지만, 한가지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참된 평화를 바라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이 희망을 가진 사람들은 악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침묵하고, 웃고,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이데올로기화 해서 말을 만들지 않지만, 함께 하면 하나의 희망으로 모아집니다.
지난해 12월 26일 이옥선 할머니께서 하늘나라로 가시고, 이제 생존해 계시는 피해자는 열분의 할머니뿐이십니다. 이분들이 살아생전에 바라시는 것은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입니다. 그런데 할머니들의 이 바램은 오직 당신들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주권을 가진 국민으로서 정정당당하게 요청하라는 것입니다. 할머니들은 우리가 더 이상 식민근성으로 조공을 바치듯 끌려다니지 말고, 올바로 너의 주권을 당당하게 요구하라고 하십니다. 한 개인이, 그리고 우리나라가 그런 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우리의 태극기를 들면서 성조기와 일장기를 앞세울 것입니까? 지금이 식민시대입니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사실 전세계가 우리나라를 보며 비웃습니다. 어떻게요? 문화적으로는 난민수준이라고요. 우리 스스로 우리의 국가가 있음을 포기하는 행동은 정말 바보짓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평화적 수요시위에 대립되는 어거지 집회를 하는 분들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분들은 당신들이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정말 잘 귀기울이시다가 거기에 추임새를 넣어 악쓰시는 것을 보면서, 이분들의 집회는 무엇을 위한 집회인지 궁금했습니다.
만약 이 자리 옆에서 계속 집회를 하시려면 비굴하게 남의 말을 듣고, 같은말 반복하지 마시고, 제대로 집회를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하시는 행동은 현시대를 거스르는 반인륜, 반문화적인 행동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격이 떨어져요.
대한민국은 선진국입니다. 선진시민답게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 어린 학생들이 올 때마다 같은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어른들이 여러분들에게 올바른 사실을 말할 때조차 이렇게 소란스러운 가운데 전해주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여러분, 여러분은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여러분들은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어요.
수도자가 기도나 하지 왜 이런자리까지 나왔냐고 하시는데요, 수도자이니까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된 기도는 가장 아픈 자리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들의 외침, 그리고 이 어린 학생들이 할머니들의 눈물을 기억하며 함께 외치는 이 자리가 바로 성전입니다. 저희 수도자들이 모두 다 함께 여기 이 자리에 나올 수는 없지만, 모두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희 수도자들은 앞으로도 할머니들과 또 31년째 이 자리를 지켜주신 정의연과 또한 여러분과 함께 기도안에서 지켜갈 것입니다.
그어떤 무기도, 그어떤 폭력을 수반한 힘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가 마음으로부터 함께 잡은 손입니다.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입니다. 또한 세상이 너무 암울해서 어려워도 이 세상에 ‘희망’을 가진 사람이 우리중에 한 사람이라도 그 한사람이 지닌 희망 때문에 아직 세상에 희망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진정한 평화에 대한 희망을 가진 사람으로 앞으로도 이 평화로를 계속 지켜나가도록 합시다. 여러분 그렇게 해주실거죠?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레베카 정 (더좋은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
Tēnā koutou, tēnā koutou, tēnā koutou katoa.
안녕하세요 저는 지구 반대편 뉴질랜드에서 오클랜드라는 도시에 살고있고 더 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 모임에서 동지들과 함께하고있는 정레베카 입니다.
30년 동안 수없는 활동가와 시민분들이 목소리를 내어주신 이곳에 제가 서게되어 감개무량합니다. 오늘 이 시간을 통해 뉴질랜드에서 보내는 연대의 마음을 나누고 매주 이 귀한 자리를 지켜주시는 분들께 힘과 위로를 드리고 싶습니다.
뉴질랜드는 미국, 캐나다와 호주 처럼 정착형 식민주의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그 땅에 첫 거주자신 마오리인들은 지난 200년 동안 역사, 자연, 언어, 문화와 풍습을 지키기 위해 긴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갖고계신 뉴질랜드의 국제적인 인식과 달리 인종차별, 성불평등, 성소수자 혐오, 빈부격차와 빈곤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곳에서도 김학순 할머니, 김복동 할머니, 길원옥 할머니,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를 포함한 많은 피해생존자 분들께서 열어주신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 이라는 거대하고 세계적인 운동과 평화, 성평등 인권회복의 목포는 충분히 공감을 얻고 꼭 필요한 것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저희는 뉴질랜드에서 평화, 인권, 탈식민지화 활동을 하는 이곳에 계신 활동가분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는 현지 활동가들과 동지적 관계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고있습니다.
해외에서 유튜브 생중계로 수요시위를 참여할때 가장 마음이 답답한건 지금처럼 주위해서 들리는 시끄럽고 폭력적인 소리들때문에 혹시 현장에서 시위 참여자 분들이 상처를 받지않으실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더좋은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은 조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이와같은 여러가지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같은 한국인으로서 어른으로서 부끄러움을 금치 못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으로 변함없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혹시 영화 영웅을 보셨나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독립운동의 고귀한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볼수있는 작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지금의 수요시위 현장이 떠올랐습니다.
수 많은 영웅들께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투쟁했다는 사실을 다 알고있는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저런 현상이 이뤄나고 있을까요? 어떻게 살아야지 저희는 그 영웅들의 희생 앞에서 부끄럽지 않을수 있을까요? 어렵게 얻은 해방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건 아닌지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저와 뉴질랜드에서 함께하고 있는 동지들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지않는 소나무처럼, 늘 그 자리에서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높여 주시는 수요시위 자리를 지켜주시는 과거와 현재의 정의기억연대활동가 분들께, 국내와 세계 시민들께, 지금은 저희와 함께 할수없지만 이 투쟁에 한생은 바치신 분들께, 그리고 우리들에게 늘 희망과 위로와 용기를 주시는 할머니들에게
감사와 연대의 마음 전합니다!!
할머님들의 소원대로 일본정부의 공식사죄 법적배상 올바른 역사 인식이 이뤄지도록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마지막 인사도 Stay strong, 굳건하자의 의미를 갖고있는 마오리어로 드리겠습니다
Kia kaha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송영경 (성공회대학교, <김복동 평화인권상 미래세대 장학금> 장학생)
안녕하세요. 성공회대학교 다니고 있는 송영경입니다.
나라가 말이 아닙니다. 어제 기사를 보니 2022년 교육과정에 518민주화운동이 빠졌다고 합니다. 저는 전라남도 사람인데요. 한다리 건너면 광주사람이 있습니다. 한다리 건너면 여순항쟁의 당사자가 있고 제주43의 당사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제가 당사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가 당일 이태원에 가지 않았을 뿐이지 언제어디서든 사람이 몰리면 죽을 수 있다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있는 우리들이 당사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저 혐오세력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진짜 위안부 피해자, 당사자 데려오면 얼마씩 주겠다. 그렇게 우리가 못 받은 돈이 얼마입니까! 이렇게 말이 안되는 사회 속에서 이 추운날, 또 더운날 한자리에 모인 여러분이 아름답습니다. 저도 더 열심히 함께하겠습니다.
벌써 새해를 맞고 첫 수요시위입니다. 지난해 첫 수요시위였던 2022년 1월 5일 1525차 수요시위 다들 기억나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평화로를 채우고 나비와 함께 외교부까지 행진했던 모습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지난 일 년 평화로에도 외교부에도, 이곳 대한민국 땅 위에서도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우리가 설마설마 했던 정부가 들어섰고, 일본은 전쟁범죄를 뉘우치기는커녕 다시 군사국가로의 발돋움을 위해 수작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외교부 장관이라는 사람은 불난 집에 기름 붓는 망언을 해대며 우리 민중의 속을 뒤집어댔습니다. 우리가 설마설마 하던 일이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비극적인 현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힘들어하지 않아야할 사람들이 가장 힘들고 죽어야하지 않을 사람들이 죽어가는 날들 속에서 내가 당사자이고, 곧 당사자가 될 것이라는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김복동 인권평화상 장학생이 되었는데요. 최근 할머니의 뜻을 따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달려왔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나는 내일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있습니다. 지금 정부는 본격적인 혐오와 배제의 정치를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당선되고 9개월이 지났는데 할 수 있는 혐오는 모두 하고 있는 정부가 놀랍기만 합니다. 한숨도 나오고, 절망스럽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른 무엇보다 꾸준히 해야 할 하나의 일이 떠오릅니다. 할머니들께서 많은 사람들과 연대하고 함께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하셨던 것처럼.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넓은 폭의 연대를 통해 다른 내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눈 감고 귀 닫은 채 다른 이들의 귀까지 막아버리려 소리를 질러대는 저 혐오세력과는 다르게, 이 막막한 정부와는 다르게 행동해야한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저는 수요시위에 더 오래 많이 남겠습니다. 수요시위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모이는 곳이 있을까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가장 아름다운 빛을 내는 곳이 바로 이 평화로, 수요시위 현장일 것입니다. 더 열심히 함께 하겠습니다.
수요시위에 참석한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새해가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보다 더 심해지면 심해지겠지요. 하지만 우리를 가만두지 않으려는 어리석은 정부가 모르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에게 당신들이 만든 질곡은 더 큰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사이에 걸림돌이 있을수록 더 굳은 걸음으로 앞을 향해 갑니다. 멈추지 않겠습니다. 넘어져도, 누군가 발목을 잡아도 꿋꿋하게 땅을 딛겠습니다. 우리의 맞잡은 손은 그 누구의 방해보다 강합니다. 여러분 함께 나아갑시다. 새해에도 저 후퇴하는 정권을 뒤로하고 새날을 향해 나아갑시다. 저부터 그 길에 함께 할 것을 다짐드리며 발언을 마칩니다.
연대발언_정혜인(청년광장)
안녕하세요. 발언이라는 건 참 떨리는 일이네요. 날씨가 많이 춥죠? 라는 뻔한 말로 발언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20대 여성, 정혜인입니다. 저는 오늘 수요시위에 두 번째 온 건데 5년 만에 왔는데 오늘이 딱 31주년이더라고요.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첫 시위의 불꽃같은 마음을 이어받아 말에 묻혀 건네볼게요. 처음왔을 때는 제가 중학생 때 였는데 학교에서 단체로 가서 그때도 발언을 했었어요. 오늘은 청년광장 단체에서 다같이 나왔는데 어제 수요시위에서 발언하고 싶은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왜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손을 들고 싶었습니다. 발언하겠다고 하고 나서는 다시 무를까, 안한다고 할까 고민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 나오는 게 민폐가 되지는 않을지 그냥 나의 욕심 때문에 나오는 건
아닌지 생각이 계속 들어 더 고민이 되었습니다. 근데 또 무르기는 싫었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왜 발언을 하고 싶었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제가 엄청나게 뛰어난 언변으로 모두의 합의를 단번에 이루어 낼 수 있었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실력은 제게 없습니다. 또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저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요. 그런 평범한 제가 발언하고 싶은 사람 있냐는 말에 손을 들고 싶었던 건 5년 전 발언 했던 제가 지금까지 여전히 함께 하고 있고, 계속 함께 자리에 있을 거고, 또 같이 앞으로 발을 디딜 거라고 약속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목소리로 건네고 싶었어요. 몇년 새에 부쩍 혐오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혐오의 언어만 쏟아져 나오는 상황일 수록 작은
연대의 목소리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상황일 수록 연대 하나하나가, 작은 한 목소리가 따뜻한 옷 한 겹이 되주니까요. 혹자는 좋은 말이 엄청 많다가도 안 좋은 말 하나 있으면 힘이 빠진다고도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요. 그렇지만 안 좋은 말 가운데 좋은 말들은 너무 큰 힘이기에, 그래서 저는 발언에 나왔습니다. 얼마전 12월 26일, 이옥선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걸로 압니다. 남아계신 10분의 생존자 활동가분들에게, 돌아가신 분들에게, 그리고 함께하는 여러분들에게 작더라도 한 번이라도 더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고 싶어요.
어떤 사람들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옛날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일본군과 여타 다른 국가의
군인 성노예 문제가 과거의 문제로만 받아들여지진 않습니다. 아직 제대로 해결되
지도 않았고, 비슷한 일이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과 같은 재난은 항상 여성에게 더 가혹합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많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러시아 남성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국가 간 전쟁도 전쟁이지만, 우리 삶도 전쟁이라는 말도 많이 듯고 또 합니다. 약자들에게 삶은 더 가혹하지요. 지금도 많은 여성들은 성착취, 폭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활동가 선생님들에게 더욱 감사합니다. 먼저 목소리를 내주셔서, 앞에서 버텨주시고 그저 존재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발언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첫 수요시위인 157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는 수요시위 31주년 기념으로 진행되었으며 정의기억연대에서 주최, 주관하였습니다. 사회는 정의기억연대 강혜정 이사가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여는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이 멋진 율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연대발언과 참가단체 소개가 있었습니다. 김혜원(정대협 초기 활동가, 전 생존자복지위원장) 님, 조경자 마리가르멜 수녀님(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레베카 정(더좋은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 님, 김영환(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 님, 송영경 (성공회대학교, <김복동 평화인권상 미래세대 장학금> 장학생) 님, 정혜인(청년광장) 님의 연대발언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의 성명서 낭독과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의 <처음처럼> 공연을 끝으로 1577차 수요시위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수요시위 현장에는 정대협, 정의연 초기 활동가와 선배 김혜원, 이문우, 신선, 성명옥 선생님, 청년광장,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인천 가죄여자중학교 2학년, 오카노 사쓰코 님(일본 오사카), 민족문제연구소, 식민지 역사 박물관, 부개여자고등학교 1학년 1반, 예수수도회, 진보대학생넷, 더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 탁틴내일 한송이 님, 사월혁명회 한찬욱 사무처장님,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 김현희, 한경아 님, 교회여성 아카데미 강희수 님,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대학생겨레하나,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수녀회, 평화나비 네트워크, 평화나비 네트워크 숙대지부, 고은서・김지은 님, 기독여민회, 김서경・김운성 평화비 작가님 외 여러 단체와 개인이 참가하였습니다.
온라인 댓글로는 서유리아, 박은덕(호주 시드니), 영환, GY, 이원석, 조안구달, 아콩알, Friends of 'Comfort Women' in Sydney – 시소연, Jong-Sook Lee, 김공래(뉴질랜드 오클랜드), Christine, Seongeun Choi, 한덕규, Sewol Hambi Houston, Byung Hee Lee, 김춘식(용인), Mi Song, Jacques, seung a jung, 바위, mol 님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요시위에 함께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오늘 김혜원 선배님께서 영양찰떡을 마련해 주셔서 수요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나눴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김혜원 (정대협 초기 활동가, 전 생존자복지위원장)
31 년 전 그 날을 증언한다.
김혜원
1992년 1월 8일은 오늘보다 더 추웠습니다. 31년 전의 우리 생활여건은 지금보다 훨씬 열악했으니까요. 오늘 제가 입은 두툼한 패딩코트도, 시린 손을 덥혀줄 손난로도 없던 시절이었죠. 피해자 할머니들도 보일 듯이 말듯이 꼭꼭 숨어계셨고요. 우리를 바라보는 행인들의 시선은 싸늘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처럼 정의를 향한 우리의 함성은 뜨거웠고 전쟁범죄를 규탄하는 우리의 울분은 하늘을 찌를 듯 드높았습니다. 구호가 적힌 하얀 조끼를 입고 겨우 50여명의 중년 여성들이 일본 대사관 주변을 한 바퀴 빙 돌며 소리소리 질렀던 모습니다.
그렇게 뜨거운 열정과 용기를 품고 이 자리를 지켜온 지 31년이라니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입니다. 내 나이 50대 중반에 첫 수요시위를 시작하여 이제 90을 바라보는 초고령 노인이 되었습니다. 지금쯤 평화로운 마음으로 위태위태한 내 노년을 가꾸기에나 전념할 나입니다. 지팡이 짚고 뒤뚱거리며 또 다시 이 수요시위에 나와 여러분들을 만나야 한다니 가슴이 쓰리고 참담합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명예회복을 외치는 세계 양심세력들의 투쟁에 귀 막고 역사왜곡에 혈안인 일본은 물론 국내의 친일 극우세력의 준동 앞에서 억장이 무너집니다. 31년도 모자라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우리 젊은이들의 아까운 청춘 에너지를 이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쏟아야 한단 말입니까. 분하고 원통합니다.
그렇다고 제 가슴이 마냥 분함에 부글거리도록 놓아두지 않으렵니다. 31년 전에 큰 용기와 각오로 이 험난한 역사바로잡기 행진의 첫발을 뗐던 그 초심을 새롭게 다지렵니다. 선배로서 제가 해야 할 사명을 되새깁니다. 이 차가운 시멘트 바닥을 견디며, 지글거리는 한여름 태양 아래 녹아 내리는 아스팔트 도로를 지켜주신 여러분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역사퇴행 씨부렁대는 미친 무리들을 향하여 뜨거운 함성 외치는 여러분을 격려하고 후원하렵니다. 끝까지 이 운동을 지켜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체 게바라의 평전에서 읽은 구절을 여러분과 나누며 제 증언을 마칩니다. “이상주의자가 되라. 그러나 또한 리얼리스트가 되라.” 전쟁범죄 끝장내고 인류 평화의 날을 꿈 꾸는 우리 모두는 속히 실현되지 않는 이상 때문에 좌절하거나 분노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새해에도 뜨거운 손 마주잡고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어두운 현실을 똑바로 보면서 함께 나아갑시다. (2023년 1월 4일)
연대발언_조경자 마리가르멜 수녀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사실 저는 지금 이 인사가 우리 마음을 얼마나 불편하게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안녕하지 못한 것이지요. 아침마다 뉴스를 보면 정말 우리 사회는 가진자들과 정치한다는 이들이 입으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뒤로는 자기 잇속차리기에 바쁜 내용들을 보게 됩니다. 또 언론이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해서 정작 이 나라의 곳곳에 있는 백성들의 아픔은 묻혀지고, 덮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나라가 되었을까요? 마음이 답답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불구하고 여기 평화로에 나오면 31년을 한결같이 적어도 이 나라의 양심이 살아있는 장소가 되어 진정한 평화를 노래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에 올때마다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종교인이라서, 배운사람이라서, 혹은 정치적 이념이 같아서 모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다만 인간이라서, 대한민국 국민이라서, 올바른 역사를 보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이 역사의 현재를 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모습은 정말 다르지만, 한가지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참된 평화를 바라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이 희망을 가진 사람들은 악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침묵하고, 웃고,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이데올로기화 해서 말을 만들지 않지만, 함께 하면 하나의 희망으로 모아집니다.
지난해 12월 26일 이옥선 할머니께서 하늘나라로 가시고, 이제 생존해 계시는 피해자는 열분의 할머니뿐이십니다. 이분들이 살아생전에 바라시는 것은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입니다. 그런데 할머니들의 이 바램은 오직 당신들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주권을 가진 국민으로서 정정당당하게 요청하라는 것입니다. 할머니들은 우리가 더 이상 식민근성으로 조공을 바치듯 끌려다니지 말고, 올바로 너의 주권을 당당하게 요구하라고 하십니다. 한 개인이, 그리고 우리나라가 그런 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우리의 태극기를 들면서 성조기와 일장기를 앞세울 것입니까? 지금이 식민시대입니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사실 전세계가 우리나라를 보며 비웃습니다. 어떻게요? 문화적으로는 난민수준이라고요. 우리 스스로 우리의 국가가 있음을 포기하는 행동은 정말 바보짓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평화적 수요시위에 대립되는 어거지 집회를 하는 분들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분들은 당신들이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정말 잘 귀기울이시다가 거기에 추임새를 넣어 악쓰시는 것을 보면서, 이분들의 집회는 무엇을 위한 집회인지 궁금했습니다.
만약 이 자리 옆에서 계속 집회를 하시려면 비굴하게 남의 말을 듣고, 같은말 반복하지 마시고, 제대로 집회를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하시는 행동은 현시대를 거스르는 반인륜, 반문화적인 행동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격이 떨어져요.
대한민국은 선진국입니다. 선진시민답게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 어린 학생들이 올 때마다 같은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어른들이 여러분들에게 올바른 사실을 말할 때조차 이렇게 소란스러운 가운데 전해주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여러분, 여러분은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여러분들은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어요.
수도자가 기도나 하지 왜 이런자리까지 나왔냐고 하시는데요, 수도자이니까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된 기도는 가장 아픈 자리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들의 외침, 그리고 이 어린 학생들이 할머니들의 눈물을 기억하며 함께 외치는 이 자리가 바로 성전입니다. 저희 수도자들이 모두 다 함께 여기 이 자리에 나올 수는 없지만, 모두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희 수도자들은 앞으로도 할머니들과 또 31년째 이 자리를 지켜주신 정의연과 또한 여러분과 함께 기도안에서 지켜갈 것입니다.
그어떤 무기도, 그어떤 폭력을 수반한 힘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가 마음으로부터 함께 잡은 손입니다.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입니다. 또한 세상이 너무 암울해서 어려워도 이 세상에 ‘희망’을 가진 사람이 우리중에 한 사람이라도 그 한사람이 지닌 희망 때문에 아직 세상에 희망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진정한 평화에 대한 희망을 가진 사람으로 앞으로도 이 평화로를 계속 지켜나가도록 합시다. 여러분 그렇게 해주실거죠?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레베카 정 (더좋은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
Tēnā koutou, tēnā koutou, tēnā koutou katoa.
안녕하세요 저는 지구 반대편 뉴질랜드에서 오클랜드라는 도시에 살고있고 더 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 모임에서 동지들과 함께하고있는 정레베카 입니다.
30년 동안 수없는 활동가와 시민분들이 목소리를 내어주신 이곳에 제가 서게되어 감개무량합니다. 오늘 이 시간을 통해 뉴질랜드에서 보내는 연대의 마음을 나누고 매주 이 귀한 자리를 지켜주시는 분들께 힘과 위로를 드리고 싶습니다.
뉴질랜드는 미국, 캐나다와 호주 처럼 정착형 식민주의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그 땅에 첫 거주자신 마오리인들은 지난 200년 동안 역사, 자연, 언어, 문화와 풍습을 지키기 위해 긴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갖고계신 뉴질랜드의 국제적인 인식과 달리 인종차별, 성불평등, 성소수자 혐오, 빈부격차와 빈곤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곳에서도 김학순 할머니, 김복동 할머니, 길원옥 할머니,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를 포함한 많은 피해생존자 분들께서 열어주신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 이라는 거대하고 세계적인 운동과 평화, 성평등 인권회복의 목포는 충분히 공감을 얻고 꼭 필요한 것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저희는 뉴질랜드에서 평화, 인권, 탈식민지화 활동을 하는 이곳에 계신 활동가분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는 현지 활동가들과 동지적 관계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고있습니다.
해외에서 유튜브 생중계로 수요시위를 참여할때 가장 마음이 답답한건 지금처럼 주위해서 들리는 시끄럽고 폭력적인 소리들때문에 혹시 현장에서 시위 참여자 분들이 상처를 받지않으실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더좋은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은 조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이와같은 여러가지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같은 한국인으로서 어른으로서 부끄러움을 금치 못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으로 변함없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혹시 영화 영웅을 보셨나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독립운동의 고귀한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볼수있는 작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지금의 수요시위 현장이 떠올랐습니다.
수 많은 영웅들께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투쟁했다는 사실을 다 알고있는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저런 현상이 이뤄나고 있을까요? 어떻게 살아야지 저희는 그 영웅들의 희생 앞에서 부끄럽지 않을수 있을까요? 어렵게 얻은 해방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건 아닌지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저와 뉴질랜드에서 함께하고 있는 동지들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지않는 소나무처럼, 늘 그 자리에서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높여 주시는 수요시위 자리를 지켜주시는 과거와 현재의 정의기억연대활동가 분들께, 국내와 세계 시민들께, 지금은 저희와 함께 할수없지만 이 투쟁에 한생은 바치신 분들께, 그리고 우리들에게 늘 희망과 위로와 용기를 주시는 할머니들에게
감사와 연대의 마음 전합니다!!
할머님들의 소원대로 일본정부의 공식사죄 법적배상 올바른 역사 인식이 이뤄지도록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마지막 인사도 Stay strong, 굳건하자의 의미를 갖고있는 마오리어로 드리겠습니다
Kia kaha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송영경 (성공회대학교, <김복동 평화인권상 미래세대 장학금> 장학생)
안녕하세요. 성공회대학교 다니고 있는 송영경입니다.
나라가 말이 아닙니다. 어제 기사를 보니 2022년 교육과정에 518민주화운동이 빠졌다고 합니다. 저는 전라남도 사람인데요. 한다리 건너면 광주사람이 있습니다. 한다리 건너면 여순항쟁의 당사자가 있고 제주43의 당사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제가 당사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가 당일 이태원에 가지 않았을 뿐이지 언제어디서든 사람이 몰리면 죽을 수 있다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있는 우리들이 당사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저 혐오세력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진짜 위안부 피해자, 당사자 데려오면 얼마씩 주겠다. 그렇게 우리가 못 받은 돈이 얼마입니까! 이렇게 말이 안되는 사회 속에서 이 추운날, 또 더운날 한자리에 모인 여러분이 아름답습니다. 저도 더 열심히 함께하겠습니다.
벌써 새해를 맞고 첫 수요시위입니다. 지난해 첫 수요시위였던 2022년 1월 5일 1525차 수요시위 다들 기억나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평화로를 채우고 나비와 함께 외교부까지 행진했던 모습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지난 일 년 평화로에도 외교부에도, 이곳 대한민국 땅 위에서도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우리가 설마설마 했던 정부가 들어섰고, 일본은 전쟁범죄를 뉘우치기는커녕 다시 군사국가로의 발돋움을 위해 수작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외교부 장관이라는 사람은 불난 집에 기름 붓는 망언을 해대며 우리 민중의 속을 뒤집어댔습니다. 우리가 설마설마 하던 일이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비극적인 현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힘들어하지 않아야할 사람들이 가장 힘들고 죽어야하지 않을 사람들이 죽어가는 날들 속에서 내가 당사자이고, 곧 당사자가 될 것이라는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김복동 인권평화상 장학생이 되었는데요. 최근 할머니의 뜻을 따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달려왔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나는 내일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있습니다. 지금 정부는 본격적인 혐오와 배제의 정치를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당선되고 9개월이 지났는데 할 수 있는 혐오는 모두 하고 있는 정부가 놀랍기만 합니다. 한숨도 나오고, 절망스럽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른 무엇보다 꾸준히 해야 할 하나의 일이 떠오릅니다. 할머니들께서 많은 사람들과 연대하고 함께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하셨던 것처럼.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넓은 폭의 연대를 통해 다른 내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눈 감고 귀 닫은 채 다른 이들의 귀까지 막아버리려 소리를 질러대는 저 혐오세력과는 다르게, 이 막막한 정부와는 다르게 행동해야한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저는 수요시위에 더 오래 많이 남겠습니다. 수요시위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모이는 곳이 있을까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가장 아름다운 빛을 내는 곳이 바로 이 평화로, 수요시위 현장일 것입니다. 더 열심히 함께 하겠습니다.
수요시위에 참석한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새해가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보다 더 심해지면 심해지겠지요. 하지만 우리를 가만두지 않으려는 어리석은 정부가 모르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에게 당신들이 만든 질곡은 더 큰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사이에 걸림돌이 있을수록 더 굳은 걸음으로 앞을 향해 갑니다. 멈추지 않겠습니다. 넘어져도, 누군가 발목을 잡아도 꿋꿋하게 땅을 딛겠습니다. 우리의 맞잡은 손은 그 누구의 방해보다 강합니다. 여러분 함께 나아갑시다. 새해에도 저 후퇴하는 정권을 뒤로하고 새날을 향해 나아갑시다. 저부터 그 길에 함께 할 것을 다짐드리며 발언을 마칩니다.
연대발언_정혜인(청년광장)
안녕하세요. 발언이라는 건 참 떨리는 일이네요. 날씨가 많이 춥죠? 라는 뻔한 말로 발언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20대 여성, 정혜인입니다. 저는 오늘 수요시위에 두 번째 온 건데 5년 만에 왔는데 오늘이 딱 31주년이더라고요.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첫 시위의 불꽃같은 마음을 이어받아 말에 묻혀 건네볼게요. 처음왔을 때는 제가 중학생 때 였는데 학교에서 단체로 가서 그때도 발언을 했었어요. 오늘은 청년광장 단체에서 다같이 나왔는데 어제 수요시위에서 발언하고 싶은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왜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손을 들고 싶었습니다. 발언하겠다고 하고 나서는 다시 무를까, 안한다고 할까 고민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 나오는 게 민폐가 되지는 않을지 그냥 나의 욕심 때문에 나오는 건
아닌지 생각이 계속 들어 더 고민이 되었습니다. 근데 또 무르기는 싫었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왜 발언을 하고 싶었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제가 엄청나게 뛰어난 언변으로 모두의 합의를 단번에 이루어 낼 수 있었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실력은 제게 없습니다. 또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저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요. 그런 평범한 제가 발언하고 싶은 사람 있냐는 말에 손을 들고 싶었던 건 5년 전 발언 했던 제가 지금까지 여전히 함께 하고 있고, 계속 함께 자리에 있을 거고, 또 같이 앞으로 발을 디딜 거라고 약속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목소리로 건네고 싶었어요. 몇년 새에 부쩍 혐오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혐오의 언어만 쏟아져 나오는 상황일 수록 작은
연대의 목소리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상황일 수록 연대 하나하나가, 작은 한 목소리가 따뜻한 옷 한 겹이 되주니까요. 혹자는 좋은 말이 엄청 많다가도 안 좋은 말 하나 있으면 힘이 빠진다고도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요. 그렇지만 안 좋은 말 가운데 좋은 말들은 너무 큰 힘이기에, 그래서 저는 발언에 나왔습니다. 얼마전 12월 26일, 이옥선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걸로 압니다. 남아계신 10분의 생존자 활동가분들에게, 돌아가신 분들에게, 그리고 함께하는 여러분들에게 작더라도 한 번이라도 더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고 싶어요.
어떤 사람들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옛날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일본군과 여타 다른 국가의
군인 성노예 문제가 과거의 문제로만 받아들여지진 않습니다. 아직 제대로 해결되
지도 않았고, 비슷한 일이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과 같은 재난은 항상 여성에게 더 가혹합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많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러시아 남성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국가 간 전쟁도 전쟁이지만, 우리 삶도 전쟁이라는 말도 많이 듯고 또 합니다. 약자들에게 삶은 더 가혹하지요. 지금도 많은 여성들은 성착취, 폭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활동가 선생님들에게 더욱 감사합니다. 먼저 목소리를 내주셔서, 앞에서 버텨주시고 그저 존재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발언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