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수요 시위1678차 수요시위 - 중앙대 사회학과 제25대 학생회 소란

167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관은 중앙대 사회학과 제25대 학생회 소란에서 하였고 사회는 하다운 중앙대 사회학과 학생회장님이 보았습니다.

 

먼저 정의연 활동가들이 신나는 <바위처럼> 율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회자님의 주관단체 인사말 후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한지민 중앙대 사회학과 학생회 학술부장님, 이민영 중앙대 사회학과 학생회 연대사업부장님, 연하늘 중앙대 사회과학학회 포헤, 전지현 백산중학교 학생회장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하였습니다. 이번 주도 역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퇴진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어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주간보고를 한경희 사무총장이 대독하였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 전지성 중앙대 사회학과 기획부장님이 성명서 낭독을 한 뒤 167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주관단체인 중앙대 사회학과 학생들 외 전북 부안 백산중학교,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대전관구,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경북 상주 내서중학교 2학년, 배성희, 엘리자베스 손, 여성교회, 난민안전연구소, 자립지지 공동체, 진인서, 이정민 님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수어 통역은 현서영 님이,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제167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간보고

 

집권 2년 반 내내 자신과 아내의 사적 욕망 실현에만 골몰했던 자가 마침내 친위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그의 종이 기꺼이 되어 권력의 부스러기 받아먹기에만 몰두했던 자들은 내란의 공범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평화와 국민의 안전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친일매국, 민생파탄에 앞장서 온 자들이 국민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반국가세력’ ‘처단’ 운운하며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완전히 파괴하려 했습니다. 국격은 땅에 떨어졌고 경제는 무너져 내리고 있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계는 45년 전으로 돌아갔습니다. 국민의힘은 전 국민적 분노와 열망을 짓밟으며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의무, 아니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리고 탄핵투표에 불참해, 내란 수괴의 종범을 자처했습니다. 국민으로부터 한 번도 선택받지 못한 자들이 감히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짬짜미 나누며, 군림할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와 민주주의의 역사를 쌓아 올린 국민이 다시 나설 때가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국회 앞에는 연일 수많은 시민들이 탄핵집회에 몰려들고 있으며 촛불 대신 응원봉을 흔드는 젊은 세대가 압도적으로 현장을 메우고 있습니다. 계급 사다리를 걷어차고, 차별과 혐오를 방치하거나 부추기고, 가족 재생산의 도구쯤으로 취급하는 자들에 맞서 거리로 나왔습니다. 황폐해진 땅에서 새싹을 틔우고 막 잎을 낸 푸르른 생명들이 어른들이 망친 세상과 짓밟은 미래를 복원하고자 합니다. 이들은 차가운 겨울 거리를 뜨거운 열정으로 데우며 절망과 냉소가 아닌 용기와 희망으로 새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습니다.

 

“내란의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공범과 방조범, 모두 즉각 체포하라.”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권 유지 획책하는 국민의힘은 ‘국민의 적’, ‘내란의 힘’이다. 당장 해체하라.”

 

정의기억연대는 그 간절한 열망을 받아 안고 우리 선배들이 그랬듯,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평등과 평화를 위한 길에 기꺼이 헌신하고자 합니다. 과거의 정의를 세워 보다 나은 미래를 열고, 죽은 자들의 용기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살리고자 합니다. 그 출발점은 역사를 침탈해 미래를 식민화하려던 자,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훼손하며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던 자, 대한민국 정체성을 흔들며 ‘용산총독’을 자임했던 자의 탄핵이 될 것입니다. 이 길에 함께 하는 모든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대한민국 대개혁의 새 장을 여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합니다.

 

2024년 12월 11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연대발언_한지민(중앙대 사회학과 학생회 학술부장)

안녕하십니까, 사회학을 공부하며 시린 겨울에도 뜨거운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천천히 배워가고 있는, 사회학과 학생회 소란의 학술부장 한지민입니다.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에도 곧인데 저희 학과 학생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그리고 중학생 분들까지 이곳에 함께하고 있어 마음 한켠이 단단해집니다. 이토록 살을 에는 추위 사이에서도 겨울이 반가운 이유가 있다면, 우리가 서로의 온기를 이토록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일 것입니다. 앞서 발언한 동기 민영이가 발언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 자리에 서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런 결심을 통해 연대의 힘이란 그런 것이라 실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있음으로써 또 누군가에게 손을 건넨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습니다.

 

80여 년 전 집을 떠나 타지로 향했던 소녀에게 돌이킬 수 없는 폭력을 가한 역사는 이 땅 위에, 수요일에 온전히 살아 있습니다. 안전 하나 보장 받지 못하는 전쟁터서 너무나도 쉽게 단지 ‘몸’으로만 치부되었던 역사를 우리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 시간을 잊지 않기로, 그 소녀들을 잊지 않기로 기약하고 매주 수요일 1,600번을 여기에 모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듣지 않을 수 있습니까?

 

식민지 종식 이후 우리는 세계의 흐름을 맞아 일본을 일종의 ‘문화국’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눈앞에 일식집과 일본 여행 후기, 취미가 된 애니메이션이 즐비하지만, 그것들이 진실을 눈 가리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수긍하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를 끄덕이게 하려는 거대한 구조 앞에 우리는 지켜야 하는 것을 뚜렷이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국제 질서와 공권력에 묻고 싶습니다. 왜 피해자의 목소리를 국제질서라는 이름 아래 묻어두려 합니까? 왜 인간의 존엄성을 천명한 서방국가에서, 경제를 이유로 마땅히 사과해야 할 일을 눈 돌리도록 만드는 것입니까? 돌이킬 수 없게 된 문제는 이미 많습니다. 시간이라는 무력한 평행선 속에 흩어져간 목소리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니 더 늦어서는 안 됩니다. 더 늦도록 할 수 없습니다.

 

혼란스러운 시국을 이유로 목소리를 지우도록 내버려두지 않아야 합니다. 그 모든 순간과 작별하지 않겠습니다. 이토록 생생히 살아 있는 역사에 연대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정권이 몰락을 앞둔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미래에 있어야만 하는 것들을 함께 고민하고 연대합시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이 이 다음의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런 목소리와 상상을 여러분에게 요청하며 발언 마치겠습니다.


연대발언_이민영(중앙대 사회학과 학생회 연대사업부장)

안녕하세요. 중앙대학교 제25대 학생회<소란>의 연대사업부장 이민영입니다.

 

차가운 바람이 우리의 마음을 유난히도 시리게 하는 겨울입니다. 1991년8월13일, 김학순 할머니께서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국내에서 최초로 증언한지 어느덧 33년이 흘렀습니다. 서른 세 번의 추운 겨울이 돌아왔지만, 여전히 제대로 해결된 건 없다는 사실이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11살, 16살, 17살, 18살 등 10대, 20대 여성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일본군은 여성들의 꿈과 희망을 군홧발로 짓밟았습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는 자신들이 저지른 반인륜적인 범죄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전시에 여성의 ‘성’을 동원한 행위는 명백한 국가적 폭력입니다. 사실을 왜곡하고 회피한다고 해서, 지나온 역사는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지 마십시오. 일본 정부는 하루빨리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배상해야 할 것입니다.

 

작가 한강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과거로부터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수호해왔던 수많은 분들 덕분입니다. 과거가 있었기에, 현재가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12월3일, 윤석열은 반헌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고, 과거로부터 소중히 지켜왔던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위협하는 행위입니다.

과거가, 현재가, 그리고 미래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내주셨던 분들을 기억하며, ‘정의’와 ‘평화’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우리는 늘 역사의 한 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의 시간도 새로운 역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평화’의 가치를 지켜 온 역사를 기억하겠습니다.

‘양심’과 ‘지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시민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연대해 나가겠습니다.

이분법적 논리와 혐오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연대’는 따뜻한 힘을 가집니다.

마음이 유난히도 시린2024년의 겨울에, 용기 내어 연대의 목소리를 더합니다.

과거를 기억하고, 연대합시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연하늘(중앙대 사회과학학회 포헤)

안녕하세요.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연하늘입니다.

이 자리에서 발언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감히 연대를 말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제가 여러분들과 할머니들에게 많은 것을 빚지고 있다는 생각에, 도서관이 아닌 광장으로 발을 옮겼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수많은 희생과 투쟁의 과정이자 결과입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의 용기냄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저는 그 용기가 세상을 바꾸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여성들이 당신께 또 다른 용기를 얻었고, 침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나의 외침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당신의 경험은 우리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전쟁이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고 세상을 피폐하게 하는지

여성혐오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깨달았습니다.

 

과거의 해결 없이 미래를 꿈꿀 수는 없습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서, 그리고 역사 위에 올라설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서

일본군의 반인륜적인 전쟁 범죄에 대한 배상 책임과 역사의 확립은 정의롭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현재 민주주의의 위기에 맞닥뜨렸습니다.

20대 여성으로서, 제가 이번 비상계엄령으로 느낀 공포는 ‘위안부’ 문제와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의 두려움은 국가 차원의 부정의가 여성을 어떤 존재로 인식되게 만들었는지를 반영합니다.

 

또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평등을 쟁취하기 위한 연대와 투쟁을 이야기하면서도, 여성의제는 ‘나중에’라는 말로 가려집니다.

여성 의제는 부차적인 것이 아닙니다.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성평등이 이룩되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불가능합니다.

여성의 존재가 지워지고 기억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민주주의일 것입니다.

 

국가 권력에 맞서고,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고, 일상에 질문을 던지는 것은

누구보다 우리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자리가 ‘우리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힘입어, 더 건강하고 성숙한 우리 사회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