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추가 지난 지 꽤 되었는데도 아직 무더웠던 어느 날, 서울에 계신 할머님을 뵙기 위해 한경희 총장님과 복아는 사무실 밖에서 만났습니다.
익숙한 지역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동네 깊숙이 들어서며 복아는 서울 할머님은 어떤 분이실지 궁금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사무실에서 할머니와 활동가들이 통화하는 것을 자주 들었던지라 할머니와 구면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복아가 서울 할머님을 뵙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할머니 댁에 도착하자 대문이 열린 채 모기장만이 쳐져 있었습니다. 모기장을 사이에 두고 한경희 총장님이 크게 인사드리자, 고운 할머님 한 분이 나와 활동가들을 맞아주셨습니다. 처음 뵙는다는 복아를 향해 할머님은 “잘 왔다”며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댁에 오는 길에 한우 꽃등심과 멜론을 샀는데, 할머니께서 이야기 나누며 지금 멜론을 먹자 하셔서 함께 나누어 먹기도 하였습니다. 이가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멜론을 잘게 잘라 으깨 드렸지만 그래도 다소 드시기 어려워하시는 듯했습니다. 다음번에는 가장 부드럽고 말랑한 과일을 사 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뇌의 지방질”이 부족하면 아프기 마련이라며 활동가들을 향해 고기를 많이 먹어라, 하지만 고기는 비싸니까 “밭의 소고기”인 감자와 달걀을 많이 먹으라는 당부를 해주셨습니다. 1시간이 넘도록 대화가 끊이질 않았는데요, 대화 도중에는 할머니께서 복아를 향해 할머니 방에 들어가 보라고 하셨습니다. 영문을 모른 채 방에 들어간 복아에게 천으로 덮여 있는 재봉틀을 보여주셨는데요, 70년 전에 구매한 물건이라고 하셨습니다.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물건을 통해 할머니의 긴 삶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시간 남짓 머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다음 달에 다시 뵐 때까지 건강히, 마음 편히 계시라는 인사를 드리며 헤어졌습니다.
할머니, 다음에 또 뵈어요!
입추가 지난 지 꽤 되었는데도 아직 무더웠던 어느 날, 서울에 계신 할머님을 뵙기 위해 한경희 총장님과 복아는 사무실 밖에서 만났습니다.
익숙한 지역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동네 깊숙이 들어서며 복아는 서울 할머님은 어떤 분이실지 궁금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사무실에서 할머니와 활동가들이 통화하는 것을 자주 들었던지라 할머니와 구면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복아가 서울 할머님을 뵙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할머니 댁에 도착하자 대문이 열린 채 모기장만이 쳐져 있었습니다. 모기장을 사이에 두고 한경희 총장님이 크게 인사드리자, 고운 할머님 한 분이 나와 활동가들을 맞아주셨습니다. 처음 뵙는다는 복아를 향해 할머님은 “잘 왔다”며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댁에 오는 길에 한우 꽃등심과 멜론을 샀는데, 할머니께서 이야기 나누며 지금 멜론을 먹자 하셔서 함께 나누어 먹기도 하였습니다. 이가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멜론을 잘게 잘라 으깨 드렸지만 그래도 다소 드시기 어려워하시는 듯했습니다. 다음번에는 가장 부드럽고 말랑한 과일을 사 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뇌의 지방질”이 부족하면 아프기 마련이라며 활동가들을 향해 고기를 많이 먹어라, 하지만 고기는 비싸니까 “밭의 소고기”인 감자와 달걀을 많이 먹으라는 당부를 해주셨습니다. 1시간이 넘도록 대화가 끊이질 않았는데요, 대화 도중에는 할머니께서 복아를 향해 할머니 방에 들어가 보라고 하셨습니다. 영문을 모른 채 방에 들어간 복아에게 천으로 덮여 있는 재봉틀을 보여주셨는데요, 70년 전에 구매한 물건이라고 하셨습니다.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물건을 통해 할머니의 긴 삶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시간 남짓 머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다음 달에 다시 뵐 때까지 건강히, 마음 편히 계시라는 인사를 드리며 헤어졌습니다.
할머니, 다음에 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