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의 주관은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에서 하였고 사회는 말씀의 성모영보수녀회 김봉숙 요세피나 수녀님이 보았습니다.
정의연 활동가들의 <바위처럼>에 맞춘 힘찬 율동으로 수요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말씀의 성모영보수녀회 김애련 데레사 수녀님의 주관단체 인사말에 이어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문화공연 순서에서는 평화와 희망을 담아 노랑나비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연대발언으로 수요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분과위원회 위원장 박 여호수아 수녀님,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누르 활동가님,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임해솔 상근활동가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했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노경숙 프란치스카 수녀님, 선한목자수녀회 이경아 글라라 수녀님이 성명서 낭독을 하고 마지막으로 <모든 이에게>라는 노래를 말씀의 성모영보수녀회 수녀님들이 합창하시며 1719차 정기 수요시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주관단체인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외 천주의 서요한 수도회,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조국혁신당 여성위원회, 가정중학교 1학년, 말씀의 성모영보수녀회, 선한목자예수수녀회,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원관구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수어통역은 현서영 님이,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제171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간보고
지난 7월 17일, 유엔 인권 이사회가 임명한 ‘여성 폭력 특별보고관’ 등 유엔 특별보고관 8명이 한국을 포함한 피해국 6개국과 일본 정부에 공식 서한을 보냈습니다. 80여년이 지났음에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정의 부재, 진실·배상·기억될 권리 부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피해 사실에 대한 공식 인정과 진상규명, 법적 배상, 피해자의 사법 접근 보장, 피해자·시민단체 활동 보장 등을 촉구했습니다. 피해자들이 국제법에 따라 이용 가능한 모든 구제책과 배상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중국,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등 생존 피해자들의 호소를 직접 듣고, 지금까지의 경위나 유엔에서의 심사 상황을 검토한 결과였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그동안 피해자들의 호소를 외면하고 역사부정과 왜곡을 자행 온 일본 정부의 태도에 다시 한 번 일침을 가한 유엔 특별보고관들의 서한에 환영 입장문을 낸 바 있습니다.
그러나 9월 12일 제출된 일본 정부의 답변은 변함없이 뻔뻔하기만 합니다. 아시아여성기금, 총리들의 개별 유감 표명,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2015 한일합의’ 등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식의 부정론과 궤변에 더해, 소녀상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피해자들이 오랫동안 투쟁해 쟁취한 배상 승소 판결에 대해 “명백히 국제법과 한일 합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도저히 민주주의·인권 국가라고 여기기 어려운 행보를 참으로 일관되게도 견지하는 일본 정부에 참담함을 넘어 분노가 느껴집니다.
한국 정부의 답변 또한 한심하기만 합니다. 이미 유엔 특별보고관들이 수차례 문제를 지적한 ‘2015 한일합의’를 들먹이며, “2015년 합의의 정신에 부합하도록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국가차원에서 피해자 소송지원을 위한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는 등, 피해자들과 변호단, 정의기억연대가 어렵게 진행한 일본국상대손해배상청구소송의 과정을 호도하는 듯 한 표현도 들어 있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이게 국민주권정부의 입장 맞습니까. ‘2015 한일합의 정신 준수’ 운운하며 피해자들이 쟁취한 승소 판결을 철저히 외면하고 친일굴종외교로 일관해 왔던 윤석열 정부와 무슨 차별성이 있습니까.
정의기억연대는 피해자 인권 존중, 명예 회복, 재발방지의 의지를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일본 정부의 뻔뻔한 역사부정 행태를 다시 한 번 통렬히 비판하며 유엔 특별보고관들의 권고대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으로 배상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한국 정부 또한 이미 국제사회에서도 파탄 난 ‘2015 한일합의’를 금과옥조처럼 붙들고 변명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진실·정의·인권이라는 문제해결의 원칙으로 돌아가 당당한 대일 외교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2025년 9월 24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연대발언_박 여호수아 수녀(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분과위원회 위원장)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분과위원장 박신자 여호수아 수녀입니다.
저희 수도자들은 1996년부터 오늘까지 매 주 수요시위에 참가하면서
전쟁범죄의 희생자, 일본군 성노예로 희생된 할머니들의 요구가
곧 우리의 요구이며, 이 요구가 반드시 관철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는 아주 분명합니다.
과거의 고통을 단순히 추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고통을 통해 오늘의 우리를 일깨우고, 평화를 향한 내일을 열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이 증언해 오신 진실은
결코 과거의 기록으로만 머무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분들의 목소리는 침묵 속에서 오랫동안 억눌려야 했던 인간의 존엄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온 외침입니다.
그 용기는 단순한 개인의 용기를 넘어, 우리 모두를 향한 부름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을 또렷하게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도록 행동해야 합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의 요구는 단지 피해자 개인의 요구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정의,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우리 모두의 요구입니다.
비록 많은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고 계시지만,
그분들의 증언과 위대한 용기는 우리의 발걸음으로 계속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오늘 이 거리에 서 있는 이유,
우리가 정의와 평화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할머들이 우리에게 남겨주신 용기와 진실 때문일 것입니다.
여전히 전쟁과 폭력이 세상을 위협하고,
여전히 힘으로 지배하며 약한 자들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까? 여러분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까?
저희 수도자들은 이 물음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는 파괴가 아니라 상생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우리는 침묵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체념이 아니라 희망을 선택하겠습니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꿈꾸겠습니다.
우리는 불평등한 구조를 전환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돌보겠습니다.
정의와 평화, 존엄과 희망의 길을 만들며,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이 온전히 회복될 때까지,
저희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는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누르(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안녕하세요.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활동하는 누르입니다.
이미 뉴스를 통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소식을 많이 보셨겠지요. 우리는 집단학살, 이스라엘의 식민지 프로젝트를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있습니다.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집계된 수로만 가자주민 최소 6만 5천명이 살해 당했습니다. 철저한 봉쇄와 의도적인 기아학살로 굶주린 3백명이 살해당했고 230만명 가자주민 모두 아사의 위기 앞에 있습니다. 농경지, 의료 시스템, 식량, 기본적인 인프라가 파괴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시티에 지상군 공격을 시작해서 가자주민들은 또 피란에 나섰습니다. 9번째 강제이주입니다. 이스라엘이 안전구역이라며 공지한 지역이 있지만 가자지구에 표적살해와 폭격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어디도 없습니다. 최근 이스라엘이 카타르를 침공해서 수도 도하에 있던 하마스 휴전 협상단을 암살하려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휴전의 의지도 없고 팔레스타인 땅을 온전히 빼앗기 위한 식민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오늘 수요시위를 통해 우리는 제국주의의 폭력과 식민지배의 억압에 대한 감수성을 더 예민하게 깨워봅니다. 팔레스타인과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깨워봅니다.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의 진상규명과 일본제국주의의 사과를 받아내려 끝까지 투쟁한 김복동 님의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새깁니다.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자행하며 무너진 집에 폭격을 맞았을지 피했을지 모르는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속옷을 전시하고 장난치는 이스라엘 점령군을 보며 분노했던 마음을 기억합니다. 더 이상 일어나면 안되는 일입니다.
이제는 정말 끝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폭격으로 살해되고 붕괴된 건물 잔해에 깔려 찾을 수 없고 굶어 죽었습니다. 그 곁에 있는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울음소리와 비명이 이미 이 지구에 가득찼습니다. 이제는 정말 집단학살을 끝내야 합니다. 이 집단학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인 이스라엘의 식민지배도 함께 끝장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식민지배와 집단학살을 지원하고 있는 서구 제국주의도 함께 부셔버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더 모여야 합니다. 전세계가 팔레스타인을 지켜보고 있다고 우리의 연대를 보여야 합니다. 이스라엘과 연루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집단학살 공모의 고리를 끊어내도록 더 큰 규탄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비극적이게도 우리는 가자지구 집단학살 2년을 맞이하게 될 것 같습니다. 10월 18일 4시 서울 보신각에서 집단학살 2년 전국집중행동 집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의 더 큰 목소리와 움직임을 위해 모여주세요. 일본군성노예제에 대한 일본 제국주의의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받는 것과 서구 제국주의와 이스라엘에 맞선 팔레스타인 해방의 외침이 함께 가면 좋겠습니다. 우리 함께 제국주의에 맞서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앞당기면 좋겠습니다. 함께 구호 외치고 발언 마무리하겠습니다.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Free free Palestine!
연대발언_임해솔(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상근활동가)
안녕하세요 저는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에서 일하고 있는 임해솔이라고 합니다.
수요시위는 제가 대학생일 때부터 지금까지 저에게 용기와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평화에 대해 배우고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처음으로 발언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떨리네요.
저는 지금 7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딸을 낳기 전에도 이 땅의 자주와 평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평화는 올해부터 저에게 더욱 절박한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아기를 낳기 전에 가장 큰 고민은 "기후위기 세상에서 내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맞을까?"였습니다. 이 고민은 아직도 유효한데요, 요즘은 하나가 더 붙었습니다. "당장 전쟁이 나면 어떡하지?"
윤석열이 대통령 자리에 있을 때 불쑥불쑥 들었던 그 고민이, 빛의 광장 혁명으로 만든 국민 주권 정부라고 하는 새 정부 하에서 똑같이 들 줄 몰랐습니다. 윤석열이 일본과 관계개선했다고 미국에 갖다바쳤던게 뭐였습니까?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거부하는 치욕적인 배상안이었습니다. 그 후 미국 가서 한미일이 캠프데이비드선언이라는걸 했고, 노골적으로 한미일군사연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행태를 두고 같이 싸웠던 지금의 새 정부는 그래도 조금은 다를 줄 알았는데, 지난달 있었던 한일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보고 화가 났습니다. 어디에도 쓰여있지 않은 '과거사 직시'. 일본과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겠다고 하고 대통령이 다음 향한 곳은 또 미국이었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이를 두고 한미일협력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눈치보느라 일본과 역사문제 처리한 것, 이게 국민을 위한 거고 국익인건가요? 왜 매번 한국정부는 역사도 버리고 피해자도 버리고 한미일군사협력을 택하게 되는 걸까요?
한미일군사연습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프리덤에지, 아이언메이스 그 이름도 다양합니다. 어제 한미일 외교장관들끼리는 만나서 3자 군사훈련을 정기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절대 안됩니다. 뭘 위한 군사훈련입니까? 주한미군사령관이 올해 대놓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있는 항공모함같다. 미국이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데 자기의 두 동맹을 다 끌어들이고 있는 겁니다. 전쟁나면 일본은 후방기지가 되고 우리나라는 바로 전투기가 출격하는 전진기지가 됩니다. 연합훈련 한답시고 우리나라에 자위대 욱일기가 들어올때마다 소름이 돋습니다. 왜 우리 땅이, 우리 군대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쓰여야 하나요? 작년 기준 1년 340일 한미-한미일연합군사연습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숫자면 전쟁이 나지 않는게 이상한 상황 같습니다.
이 모든게 한미동맹 위해서라고 하는데, 우리가 지금 체감하는 한미동맹이 어떻습니까. 미군기지 땅의 소유권을 달라, 국방비를 미국 무기 사는데 써라, 미국에 투자해라, 공장지어라, 완전 주권침해에 경제약탈하면서 한국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체포하고 구금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중국전쟁훈련은 우리 땅에서 한다는겁니다. 저는 트럼프 미국이 정말 악질깡패 같습니다. 이런 한미동맹 왜 해야합니까? 트럼프가 하는 강요를 사사건건 거부해야 합니다. 피해자들의 용기로 시작된 수요시위가 저에게 가르쳐주었고, 작년에 만난 빛의 광장이 더욱 힘을 주었습니다. 우리가 모이면 할 수 있고, 이길 수 있다. 그래서 평화너머는 1년 내내 진행되는 한미-한미일군사연습 중단 선언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전하고 평화를 위해 행동합시다. 여기 계신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71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의 주관은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에서 하였고 사회는 말씀의 성모영보수녀회 김봉숙 요세피나 수녀님이 보았습니다.
정의연 활동가들의 <바위처럼>에 맞춘 힘찬 율동으로 수요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말씀의 성모영보수녀회 김애련 데레사 수녀님의 주관단체 인사말에 이어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문화공연 순서에서는 평화와 희망을 담아 노랑나비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연대발언으로 수요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분과위원회 위원장 박 여호수아 수녀님,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누르 활동가님,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임해솔 상근활동가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했습니다.
참가단체 소개 후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노경숙 프란치스카 수녀님, 선한목자수녀회 이경아 글라라 수녀님이 성명서 낭독을 하고 마지막으로 <모든 이에게>라는 노래를 말씀의 성모영보수녀회 수녀님들이 합창하시며 1719차 정기 수요시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주관단체인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외 천주의 서요한 수도회,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조국혁신당 여성위원회, 가정중학교 1학년, 말씀의 성모영보수녀회, 선한목자예수수녀회,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원관구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수어통역은 현서영 님이,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제171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간보고
지난 7월 17일, 유엔 인권 이사회가 임명한 ‘여성 폭력 특별보고관’ 등 유엔 특별보고관 8명이 한국을 포함한 피해국 6개국과 일본 정부에 공식 서한을 보냈습니다. 80여년이 지났음에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정의 부재, 진실·배상·기억될 권리 부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피해 사실에 대한 공식 인정과 진상규명, 법적 배상, 피해자의 사법 접근 보장, 피해자·시민단체 활동 보장 등을 촉구했습니다. 피해자들이 국제법에 따라 이용 가능한 모든 구제책과 배상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중국,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등 생존 피해자들의 호소를 직접 듣고, 지금까지의 경위나 유엔에서의 심사 상황을 검토한 결과였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그동안 피해자들의 호소를 외면하고 역사부정과 왜곡을 자행 온 일본 정부의 태도에 다시 한 번 일침을 가한 유엔 특별보고관들의 서한에 환영 입장문을 낸 바 있습니다.
그러나 9월 12일 제출된 일본 정부의 답변은 변함없이 뻔뻔하기만 합니다. 아시아여성기금, 총리들의 개별 유감 표명,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2015 한일합의’ 등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식의 부정론과 궤변에 더해, 소녀상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피해자들이 오랫동안 투쟁해 쟁취한 배상 승소 판결에 대해 “명백히 국제법과 한일 합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도저히 민주주의·인권 국가라고 여기기 어려운 행보를 참으로 일관되게도 견지하는 일본 정부에 참담함을 넘어 분노가 느껴집니다.
한국 정부의 답변 또한 한심하기만 합니다. 이미 유엔 특별보고관들이 수차례 문제를 지적한 ‘2015 한일합의’를 들먹이며, “2015년 합의의 정신에 부합하도록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국가차원에서 피해자 소송지원을 위한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는 등, 피해자들과 변호단, 정의기억연대가 어렵게 진행한 일본국상대손해배상청구소송의 과정을 호도하는 듯 한 표현도 들어 있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이게 국민주권정부의 입장 맞습니까. ‘2015 한일합의 정신 준수’ 운운하며 피해자들이 쟁취한 승소 판결을 철저히 외면하고 친일굴종외교로 일관해 왔던 윤석열 정부와 무슨 차별성이 있습니까.
정의기억연대는 피해자 인권 존중, 명예 회복, 재발방지의 의지를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일본 정부의 뻔뻔한 역사부정 행태를 다시 한 번 통렬히 비판하며 유엔 특별보고관들의 권고대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으로 배상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한국 정부 또한 이미 국제사회에서도 파탄 난 ‘2015 한일합의’를 금과옥조처럼 붙들고 변명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진실·정의·인권이라는 문제해결의 원칙으로 돌아가 당당한 대일 외교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2025년 9월 24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연대발언_박 여호수아 수녀(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분과위원회 위원장)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분과위원장 박신자 여호수아 수녀입니다.
저희 수도자들은 1996년부터 오늘까지 매 주 수요시위에 참가하면서
전쟁범죄의 희생자, 일본군 성노예로 희생된 할머니들의 요구가
곧 우리의 요구이며, 이 요구가 반드시 관철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는 아주 분명합니다.
과거의 고통을 단순히 추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고통을 통해 오늘의 우리를 일깨우고, 평화를 향한 내일을 열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이 증언해 오신 진실은
결코 과거의 기록으로만 머무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분들의 목소리는 침묵 속에서 오랫동안 억눌려야 했던 인간의 존엄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온 외침입니다.
그 용기는 단순한 개인의 용기를 넘어, 우리 모두를 향한 부름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을 또렷하게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도록 행동해야 합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의 요구는 단지 피해자 개인의 요구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정의,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우리 모두의 요구입니다.
비록 많은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고 계시지만,
그분들의 증언과 위대한 용기는 우리의 발걸음으로 계속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오늘 이 거리에 서 있는 이유,
우리가 정의와 평화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할머들이 우리에게 남겨주신 용기와 진실 때문일 것입니다.
여전히 전쟁과 폭력이 세상을 위협하고,
여전히 힘으로 지배하며 약한 자들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까? 여러분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까?
저희 수도자들은 이 물음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는 파괴가 아니라 상생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우리는 침묵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체념이 아니라 희망을 선택하겠습니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꿈꾸겠습니다.
우리는 불평등한 구조를 전환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돌보겠습니다.
정의와 평화, 존엄과 희망의 길을 만들며,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이 온전히 회복될 때까지,
저희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는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누르(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안녕하세요.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활동하는 누르입니다.
이미 뉴스를 통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소식을 많이 보셨겠지요. 우리는 집단학살, 이스라엘의 식민지 프로젝트를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있습니다.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집계된 수로만 가자주민 최소 6만 5천명이 살해 당했습니다. 철저한 봉쇄와 의도적인 기아학살로 굶주린 3백명이 살해당했고 230만명 가자주민 모두 아사의 위기 앞에 있습니다. 농경지, 의료 시스템, 식량, 기본적인 인프라가 파괴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시티에 지상군 공격을 시작해서 가자주민들은 또 피란에 나섰습니다. 9번째 강제이주입니다. 이스라엘이 안전구역이라며 공지한 지역이 있지만 가자지구에 표적살해와 폭격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어디도 없습니다. 최근 이스라엘이 카타르를 침공해서 수도 도하에 있던 하마스 휴전 협상단을 암살하려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휴전의 의지도 없고 팔레스타인 땅을 온전히 빼앗기 위한 식민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오늘 수요시위를 통해 우리는 제국주의의 폭력과 식민지배의 억압에 대한 감수성을 더 예민하게 깨워봅니다. 팔레스타인과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깨워봅니다.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의 진상규명과 일본제국주의의 사과를 받아내려 끝까지 투쟁한 김복동 님의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새깁니다.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자행하며 무너진 집에 폭격을 맞았을지 피했을지 모르는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속옷을 전시하고 장난치는 이스라엘 점령군을 보며 분노했던 마음을 기억합니다. 더 이상 일어나면 안되는 일입니다.
이제는 정말 끝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폭격으로 살해되고 붕괴된 건물 잔해에 깔려 찾을 수 없고 굶어 죽었습니다. 그 곁에 있는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울음소리와 비명이 이미 이 지구에 가득찼습니다. 이제는 정말 집단학살을 끝내야 합니다. 이 집단학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인 이스라엘의 식민지배도 함께 끝장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식민지배와 집단학살을 지원하고 있는 서구 제국주의도 함께 부셔버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더 모여야 합니다. 전세계가 팔레스타인을 지켜보고 있다고 우리의 연대를 보여야 합니다. 이스라엘과 연루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집단학살 공모의 고리를 끊어내도록 더 큰 규탄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비극적이게도 우리는 가자지구 집단학살 2년을 맞이하게 될 것 같습니다. 10월 18일 4시 서울 보신각에서 집단학살 2년 전국집중행동 집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의 더 큰 목소리와 움직임을 위해 모여주세요. 일본군성노예제에 대한 일본 제국주의의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받는 것과 서구 제국주의와 이스라엘에 맞선 팔레스타인 해방의 외침이 함께 가면 좋겠습니다. 우리 함께 제국주의에 맞서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앞당기면 좋겠습니다. 함께 구호 외치고 발언 마무리하겠습니다.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Free free Palestine!
연대발언_임해솔(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상근활동가)
안녕하세요 저는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에서 일하고 있는 임해솔이라고 합니다.
수요시위는 제가 대학생일 때부터 지금까지 저에게 용기와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평화에 대해 배우고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처음으로 발언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떨리네요.
저는 지금 7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딸을 낳기 전에도 이 땅의 자주와 평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평화는 올해부터 저에게 더욱 절박한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아기를 낳기 전에 가장 큰 고민은 "기후위기 세상에서 내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맞을까?"였습니다. 이 고민은 아직도 유효한데요, 요즘은 하나가 더 붙었습니다. "당장 전쟁이 나면 어떡하지?"
윤석열이 대통령 자리에 있을 때 불쑥불쑥 들었던 그 고민이, 빛의 광장 혁명으로 만든 국민 주권 정부라고 하는 새 정부 하에서 똑같이 들 줄 몰랐습니다. 윤석열이 일본과 관계개선했다고 미국에 갖다바쳤던게 뭐였습니까?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거부하는 치욕적인 배상안이었습니다. 그 후 미국 가서 한미일이 캠프데이비드선언이라는걸 했고, 노골적으로 한미일군사연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행태를 두고 같이 싸웠던 지금의 새 정부는 그래도 조금은 다를 줄 알았는데, 지난달 있었던 한일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보고 화가 났습니다. 어디에도 쓰여있지 않은 '과거사 직시'. 일본과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겠다고 하고 대통령이 다음 향한 곳은 또 미국이었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이를 두고 한미일협력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눈치보느라 일본과 역사문제 처리한 것, 이게 국민을 위한 거고 국익인건가요? 왜 매번 한국정부는 역사도 버리고 피해자도 버리고 한미일군사협력을 택하게 되는 걸까요?
한미일군사연습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프리덤에지, 아이언메이스 그 이름도 다양합니다. 어제 한미일 외교장관들끼리는 만나서 3자 군사훈련을 정기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절대 안됩니다. 뭘 위한 군사훈련입니까? 주한미군사령관이 올해 대놓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있는 항공모함같다. 미국이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데 자기의 두 동맹을 다 끌어들이고 있는 겁니다. 전쟁나면 일본은 후방기지가 되고 우리나라는 바로 전투기가 출격하는 전진기지가 됩니다. 연합훈련 한답시고 우리나라에 자위대 욱일기가 들어올때마다 소름이 돋습니다. 왜 우리 땅이, 우리 군대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쓰여야 하나요? 작년 기준 1년 340일 한미-한미일연합군사연습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숫자면 전쟁이 나지 않는게 이상한 상황 같습니다.
이 모든게 한미동맹 위해서라고 하는데, 우리가 지금 체감하는 한미동맹이 어떻습니까. 미군기지 땅의 소유권을 달라, 국방비를 미국 무기 사는데 써라, 미국에 투자해라, 공장지어라, 완전 주권침해에 경제약탈하면서 한국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체포하고 구금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중국전쟁훈련은 우리 땅에서 한다는겁니다. 저는 트럼프 미국이 정말 악질깡패 같습니다. 이런 한미동맹 왜 해야합니까? 트럼프가 하는 강요를 사사건건 거부해야 합니다. 피해자들의 용기로 시작된 수요시위가 저에게 가르쳐주었고, 작년에 만난 빛의 광장이 더욱 힘을 주었습니다. 우리가 모이면 할 수 있고, 이길 수 있다. 그래서 평화너머는 1년 내내 진행되는 한미-한미일군사연습 중단 선언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전하고 평화를 위해 행동합시다. 여기 계신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