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할머니 소식2월 포항 할머니 방문기

ed011acfc2dd4.png

이른 아침, 복아와 행은 포항에 계신 할머님을 뵙기 위해 KTX에 몸을 실었습니다. 포항역에 내려서도 한참을 이동해야 하는 할머니 댁, 도착하니 정오를 20분 남긴 시간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마당에서 혼자 화투를 치고 계셨는데요, 복아가 차에서 먼저 내려 할머니께 인사드리자 할머니는 “정대협(할머니가 활동가 행을 부르는 애칭,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준말)은 왔는가~?”라는 말로 인사를 받아주셨습니다. ‘정대협’이는 주차 중이라고 금방 온다고 말씀드리자 그제야 할머니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가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데, 할머니는 활동가들이 오늘은 일찍 왔다며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늦으면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 이르면 12시가 조금 안 된 시각에 도착하곤 하는데, 할머니의 기준은 12시를 넘기느냐, 넘기지 않느냐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12시보다 10분이라도 일찍 도착하도록 포항역에 내려 서둘러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점심 식사는 무엇을 하고 싶으신지 여쭈어보니 “다 똑같다, 다 맛있다”하시며 한 가지 메뉴를 콕 집어주시지 않아 평소 할머니가 즐겨 드시는 고디탕을 먹으러 갔습니다. 반찬을 골고루 드시지는 않았지만, 고디탕과 콩나물무침을 잘 드셨습니다. 셋 중 가장 먼저 밥 한 그릇을 다 비우기도 하셨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마트에 가서 함께 장을 봤습니다. 쌀과 고기, 로션, 휴지, 된장, 양말 등 할머니께서 필요하다고 하시는 것들을 구매한 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가자마자 할머니는 찹쌀밥도 있고 흰밥도 있다며 밥을 차려주실 기세로 부엌을 서성이셨습니다. 깜짝 놀란 복아와 행이 배부르다며 한사코 거절하자, 그럼 감주라도 마시라며 한 컵 가득씩 따라주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의 컵은 없길래 “할머니는 왜 안 드세요”하고 여쭤보니 “배부르다!”라며 단호히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할머니의 반응에 활동가들은 한바탕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밥 같이 먹었잖아요. 저희가 배부르다고 찹쌀밥 못 먹겠다, 감주는 조금만 주시라 할 때는 뭐가 배부르냐고 혼내셨으면서 할머니는 왜 감주도 안 드세요!”하니 못 들은 척 대답도 하지 않으셨습니다ㅎㅎ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금 나누다 보니 할머니는 또 활동가들이 기차를 놓칠까 걱정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기차 시간 많이 남았다며 안심시켜 드려도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날 때까지 할머니는 서불(서울)로 돌아가는 길을 걱정해 주셨습니다. “또 올게요. 건강히 계세요” 인사드리며 떠나는 길, 활동가들은 할머니의 외로움을 더 덜어내 드릴 수 없음에 한편으론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달에 다시 찾아뵐 때까지 몸과 마음 건강히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