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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사업재일조선인들의 4.24교육투쟁 75주년에 즈음한 공동기자회견_조선학교 차별 중단!

현재 우리 사회에 일본과 관련한 많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강제동원 부정,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 군사대국화 추진,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현실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등입니다. 대다수는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제대로 된 사죄와 청산이 없었기에 반복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문제들이 산적해있지만 우리가 간과해선 안될 사안은 바로 오늘날까지도 일본정부에 의해 재일동포들이 지속적인 차별과 탄압을 받고있는 현실입니다.

다가오는 4월 24일은 재일조선인들의 4.24교육투쟁이 있은 지 75년이 되는 날입니다. 식민지배시기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은 해방 직후 고국으로 돌아올 날을 꿈꾸며 조선학교를 세우고 민족교육을 실시했습니다. 1948년에 일어난 4.24교육투쟁은 미연합사령부와 일본당국의 조선학교 폐쇄령에 반발해 일본전역에서 일어났던 '전후 일본 최대의 대중운동'이었습니다. 이 투쟁으로 3천 명 가까운 재일조선인이 체포되고, 16살 김태일 소년은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일본사회에서 재일동포와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은 현재까지도 수시로, 또 노골적으로 수없이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선학교 아이들의 자주 지나는 지하철역에 게시된 현수막에서 ‘조선인 죽이기 모임’이라는 낙서가 발견되는가 하면, 지하철 역에서 한 일본인 남성에게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발을 짓밟힌 학생도 있으며, 동포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가 훼손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학교로 협박전화가 오기도 하고, 심지어 실제로 찾아와 교문앞에서 혐오집회를 벌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들은 일본정부의 재일동포 차별정책 속에서 버젓이 묵인, 방조되고 있습니다.

우리 동포들과 아이들이 일본사회로부터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일본정부가 재일동포들에게 행하고 있는 차별정책은 단순한 차별이 아닌 우리 민족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며, 민족교육을 말살하기 위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까지 노골적으로 차별을 가하는 치졸하고 파렴치한 ‘국가폭력’입니다.

일본과의 관계개선에만 몰두해 굴욕적 태도로 일관하며 일본정부의 식민지배 부정과 우경화에 한 몫을 더하고 있는 윤석열정부에도 우려를 표합니다. 일본의 식민지배, 전쟁범죄에 면죄부까지 쥐어주고, 군사대국화 하고있는 일본과 협력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외교는 그간 일본의 제국주의에 맞서 싸워 온 우리 민족의 수많은 투쟁에 대한 폄훼이며, 훼손입니다. 역사를 자신들의 마음대로 지우고 올바른 미래로 나아갈 수는 없습니다.

이에 제 단체들이 뜻을 모아 4.24교육투쟁 75주년에 즈음해 재일동포 탄압문제와 조선학교 차별문제를 국내외에 다시 환기시키고, 일본정부와 한국정부에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공동행동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정의기억연대도 기자회견에 참여하여 함께 행동하였습니다.

[기자회견 순서]

- 사회. 오하나(우리학교시민모임 사무국장)

- 각계발언.

1. 조선학교 탄압 중단, 교육의 평등성 요구 _ 문병모(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2. 재일조선인 차별 반대 _ 김지운(영화감독, 조선학교와함께하는시민모임‘봄’ 총괄사업단장)

3. 간토학살 100년, 현재까지 이어지는 재일동포 탄압에 대하여 _ 김종수(목사, 간토학살100주기 추도사업위원회 집행위원장)

4. 기자회견문 낭독 _ 하원오(농민의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 이정민(조선학교와함께하는사람들 몽당연필 활동가)

- 퍼포먼스

[기자회견문]

일본정부는 식민지배 사죄하고,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과 탄압을 멈춰라!

1948년 4월 24일, 미연합사령부와 일본당국이 벌인 재일조선인 탄압과 조선학교 폐쇄. 이에 맞서 싸웠던 ‘일본 전후 최대의 대중운동’이라 불린 재일조선인들의 투쟁.

무자비한 폭력속에 한명의 학생이 죽음에 이르고, 수많은 재일조선인들이 피흘려야 했던 사건이 바로 4.24교육투쟁이다.

그로부터 75년이 흐른 오늘, 일본사회는 과연 달라졌는가?

일본정부는 여전히 재일조선인과 조선학교를 끊임없이 차별하고, 탄압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1923년 일본 관동 지방에서 발생한 대지진 수습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조선인들에 대한 유언비어를 조장하고, 이로 인해 수많은 조선인들이 학살당한 ‘간토대학살’ 100년이 되는 해이지만, 일본땅에 살고있는 우리 동포들은 여전히 일본정부의 노골적인 차별정책과 이로 인한 각종 혐오범죄에 노출되어있다.

왜 일본정부는 여전히 우리 동포들을 차별하고, 탄압하는가?

일본 정부는 10년 전, ‘법령’까지 고쳐가며 '교육의 기회 균등'을 목적으로 실시했던 ‘고교무상화’제도로부터 조선학교를 배제했다. 이도 모자라 2019년에는 유아교육·보육 무상화 제도에서조차 조선학교 유치반을 제외시켰다.

아이들이 통학하며 지나는 지하철역에 ‘조선인 죽이기 모임’이라고 쓰여진 낙서가 조선학생에 의해 발견되고, 통학길에 위협을 받거나 수시로 조선학교에 협박 전화가 걸려오는 일이 발생함에도 일본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처벌하지 않으며 묵인,방조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조선학교 차별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마저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2010년, 2014년, 2018년에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2013년에 사회권규약위원회가, 2019년에 어린이권리위원회가 차별정책의 시정을 요구하는 권고를 각각 냈으며, 2022년 11월,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권고를 포함하면 사실상 6번째 지적을 받고 있음에도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정부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재일조선인은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로 인해 일본에서 살게 된 사람들이며, 이들이 지금까지 일본국민들과 똑같이 일본정부에 세금을 내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재일조선인은 일본정부의 각종 정책에서 배제되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당연히 탄압의 대상이 되어야 할 이유도 없다.

일본정부는 오히려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존중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일본정부는 상식에서 벗어나 식민지배와 강제동원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군사대국화로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한국정부는 일본과의 관계개선에만 몰두해 굴욕적 태도로 일관하며 일본정부의 우경화에 한 몫을 더하고 있다.

일본의 식민지배, 전쟁범죄에 면죄부까지 쥐어주고, 군사대국화 하고있는 일본과 협력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외교는 그간 일본의 제국주의에 맞서 싸워 온 우리 민족의 수많은 투쟁에 대한 폄훼이며, 훼손이다. 윤석열 정부는 우리 민족의 정당한 투쟁에 더 이상 방해가 되지 말라.

일본정부와 윤석열정부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지난 역사를 지우고 싶겠지만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기억의 힘, 연대의 힘은 강하다.

우리는 재일조선인들의 민족교육과 조선학교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일본정부의 재일조선인 탄압이 중단될때까지 국제사회의 양심있는 인사, 단체들과 더불어 끊임없이 요구하고, 더 넓은 연대를 펼쳐갈 것이다.

- 일본정부는 재일조선인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민족교육을 탄압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 UN인권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사회권규약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국제인권단체의 권고대로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정책을 즉각 시정하라!

조선학교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조선학교에도 <고교무상화> <유보무상화>를 적용하라!

재일조선인을 향한 증오범죄에 대해 철저한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범죄자를 엄중히 처벌하라!

윤석열 정부는 대일굴욕외교 당장 중단하라!

2023년 4월 21일

재일조선인들의 4.24교육투쟁 75주년에 즈음한 공동행동_ 함께 하는 단체

(사)통일의길, (사)정의 평화 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사)코리아국제평화포럼(KIPF),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 615시민합창단, 간토학살100주기추도사업추진위원회, 겨레하나, 경희총민주동문회, 고양YMCA, 교육희망네트워크, 기독여민회, 김복동의 희망, 농민의길(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전국쌀생산자협회,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친환경농업협회, 한국가톨릭농민회), 동학실천시민행동,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월혁명회, 시민모임<독립>, 우리학교와아이들을지키는시민모임, 우리학교와함께하는동포모임, 인천통일로,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국여성연대,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조선학교와함께하는시민모임'봄’, 지구촌동포연대 KIN, 통일로,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진보연대, 한민족유럽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