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할머니 소식5월 어버이날 맞이 지역 할머니 방문

지난주 어버이날을 맞아 창원, 포항지역 할머니 뵙고 와서 보고드립니다. 여전히 코로나로 인해 방문 허락하시는 분들만 뵈었고요, 뵙지 못한 분들께는 예쁜 꽃을 보내드렸습니다.

먼저 창원지역을 방문했습니다. 할머니께서 최근 건강이 안 좋으셔서 따님집에 몇 달 함께 지내시다 집으로 오셨습니다. 저희도 3개월만에 뵙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께서 필요하다고 하셨던 이불도 사드리고 어버이날 꽃도 준비해서 드렸습니다. 마산창원지역에서 활동하시는 이경희 대표님도 전복을 사오셔서 할머니 건강을 기원해 주셨습니다. 오랜만에 뵌 할머니께서는 다행히 안정을 많이 찾으셨고 건강도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할머니 뵐 때마다 멀리서 왔다고 간식을 준비해 주시곤 하셨는데 이번에도 자꾸 음료라도 내주시려고 하셨습니다. 아직 코로나로 너무나 조심스러워 마스크를 벗을 수 없고, 저희는 이미 먹고 왔으니 괜찮다고 여러번 사양을 해야 했습니다. 할머니 마음만 잘 받겠다고 말씀드리며 다음번에 맛있는 거 먹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사실 방문한 활동가들은 점심때를 놓쳐 배가 고프기도 했는데요. 할머니 앞에서 하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나아져 할머니와 맛있는 밥 한번 먹을 수 있기를 바래보았습니다. 할머니께서 얼른 기운 차리셔서 예전처럼 건강한 모습을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는 바로 옆 동네에 사시는 할머니 아드님을 만나뵈었습니다. 할머니는 요양병원에 오래 입원중이라 저희도 오랫동안 만나뵙지 못하고 전화로 안부만 묻고 있습니다. 아드님을 만나 어버이날 꽃도 전달해드리고 인사도 나누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너무 길어져 할머니를 뵙지 못하는 시간도 길어지니 저희도 이제 조바심이 나고 있습니다. 부디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기를 얼른 만나뵐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다음날은 포항으로 향했는데요. 할머니께서 이른 아침부터 사무실로 전화를 많이 주셨답니다. 사실 전날부터 전화를 하셨는데요, 하필이면 저희가 방문하게 된 날에 동네 이장님이 코로나 백신 주사를 맞으러 가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미리 전화를 드리고 약속을 잡았던 거라 할머니께서도 미안해 하셨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이 우선이니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몇 시에 가시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다행히 저희가 조금 서두르면 가기 전에 잠깐 만나뵐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일정을 조금 변경하고 할머니께 드릴 생필품도 조금 사서 방문드리니 이미 외출 준비를 다 마치시고 집앞 평상에 앉아 이장님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저희를 보고 반겨주시고 일단 집으로 들어가자 하십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가져간 꽃을 보여드렸습니다. 작은 이젤에 꽃액자를 놓아두면 물을 주지 않아도 2~3년 끄떡없는 꽃이었는데요. 할머니께서는 작은 이젤 다리를 펼치고 액자를 놓자마자 “하이고 희한하게 생겼네. 이건 꼭 지게다 지게. 지게같이 생겼다.”하시며 웃으셨습니다. 할머니 말씀대로 정말 지게 같아서 저희는 함께 웃었습니다. 물론 이젤이라는 설명은 하지 못했습니다. 이장님이 오신다는 시간은 아직 멀었는데도 할머니 마음은 바빴습니다. 다시 얼른 나가서 상추를 따자고 하십니다. 이장님이 오면 할머니를 채가기 때문에 오기 전에 상추를 꼭 따서 가져가라고 하시며 활동가마다 비닐봉지를 하나씩 주셨습니다. 할머니 키에 맞춤형인 미니비닐하우스에 들어서니 상추가 가득합니다. 저희도 열심히 뜯었지만 할머니의 빠른 손을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한 움큼씩 빠르게 따서는 활동가마다 나눠주시며 봉지에 꼭꼭 담으라고 하십니다. 상추를 따는 할머니 허리는 기역자보다 더 꺾인 시옷자입니다. 저희가 따겠다고 만류해도 소용이 없지요. 더 이상 담을 수 없을 때까지 가득 담아주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줄 게 이것밖에 없다고 하십니다. 상추를 다 담고 다시 평상에 앉아 다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이장님을 기다렸습니다. 또 알고 보니 이번에 맞으시는 백신이 벌써 두 번째라고 하십니다. 처음 맞았을 때도 아무 아픈 증상없이 아무렇지 않더라 하셨습니다. 할머니 나이가 구십이 넘으셨으니 이장님도 아드님도 모두 걱정했지만 괜찮았다고 하셨습니다. 화투도 한번 못 치고 이렇게 금방 헤어져 아쉽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엔 꼭 화투 치재이? 하셨습니다. 다음엔 꼭 시내 나가서 맛있는 밥도 먹자고 하셨습니다. 저희도 아쉽지만 할머니께 다음을 약속드리며 그래도 이렇게 얼굴 뵙고 돌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인사드렸습니다. 이장님 차에 타시는 것까지 배웅해 드리고 저희도 상추를 한봉지씩 들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전화드려보니 두 번째 맞으신 백신도 아프지 않고 괜찮았다고 말씀해주시며 모두 복 많이 받으라고 활동가들의 복을 빌어주셨습니다.

할머니들께서 언제나 건강하셔서 자주 뵙고 싶습니다. 코로나 상황도 얼른 나아져서 맛있는 식사도 사드리고 나들이도 가며 일상을 더 자주 나누고 싶습니다. 할머니들께서 조금씩 더 힘내시길 바라며 저희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영어 번역 / English Translation: https://cdn.womenandwar.net/kr/a-visit-to-the-local-halmonis-for-parents-day-in-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