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할머니 소식서울 거주 할머니와 오붓한 데이트

오늘 함**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근처 마트에서 사간 선물과 함께 부산에서 공방을 운영하시는 시민이 만들어주신 옷, 의료회사 텁텐에서 후원해준 패딩을 손에 들고 할머니 집에 향했습니다.

나이 들면서 바닥에 앉기가 어려워져 치킨집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의자를 얻어와 오래 사용하고 계신답니다. 야외에서 흔히 보는 빨간색 의자에 반석을 씌우고 앉아 계시는데 너무 불편에 보여 의자를 구매하러 나가자고 말씀드렸습니다. 할머니는 이미 마트에 가서 한참 찾아보셨는데 마음에 드는 의자가 없었다고 망설이십니다. 일인용 소파는 주공아파트에 두기엔 너무 큰데다 일어나기도 힘들고, 아담한 체격인 할머니 다리 길에 맞는 높이어야 하고 허리를 잘 받쳐줘야 허리가 안 아프고 팔걸이가 있어야 편할 테다 하십니다. 늘 집에 혼자 계시니 백화점에서 의자고 사고 식사도 하면서 바람세자고 말씀드리니 이제 외출준비를 하십니다.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피해를 입으셔서 할머니들 중에 가장 어리시고 겉으로 보이기에도 젊어보이십니다. 활동가 둘이 할머니 양쪽 팔짱 끼고 백화점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쇼핑을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이것저것 여러 의자에 앉아보고 마음에 든 의자와 그에 맞는 쿠션을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식당가에 가서 맛난 비빈밥을 대접했습니다. 할머니는 한번 말씀을 시작하시면 늘 끝이 없으십니다. 오늘은 남자 하나 잘 못 만났다고 할머니가 한국에 돌아와 남편분과 어떻게 만나셨는지에 대해 들었습니다. 무려 2시간 가까이 할머니 입에 밥은 거의 안 들어가 말만 나왔지요. 할머니는 과거 이야기를 타인에 말하는 것을 무서워하시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좋아하시고 늘 사람이 그리우신 것 같습니다. 오늘 이렇게 할머니와의 데이트를 즐기고 댁에 모셔다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