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할머니 소식1월 서울 할머니 방문기

25년 1월 24일, 정의연 활동가들은 소고기, 과일, 설 선물을 한아름 안고 할머니 댁에 도착했어요. 저희가 간다는 전화를 받고 이미 문을 활짝 열어놓으셨더라고요. 활동가들이 많이 반가우신지 신발을 벗기도 전에 손을 꼬옥 잡고 두어번씩 툭툭 '와서 좋다' 인사를 나눠주셨어요. 사 온 과일은 함께 먹자고 하셔서 소정 활동가가 손질을 했는데요, 접시에 먹기 좋게 올려두었더니 할머니께서 보시곤 '남자애처럼 생겨서 곱게도 가져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소정 활동가가 남자가 아니라고 하자 뒷 머리를 보시며 '남자처럼 머리를 잘랐다'고 하셨어요. 전에 가셨을 때도 소정 활동가를 남자로 생각하셨던 걸까요? 어쩐지.. 자꾸 잘생겼다고 하셨었는데 어쩌면 머리가 짧아 더 그랬을 수도 있겠습니다.


요 근래 어떤 꿈을 꾸셨나 궁금해서 여쭤보니 팔찌를 찾는 꿈을 꾸셨대요. 팔찌는 어떤 의미였을까 활동가들과 할머니는 골똘히 고민해봤지만, 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최근 꾸신 꿈 이야기도 많이 듣고, 할머니께서 최근 많이 읽고 계신 책 이야기도 들려주셨어요. 할머니께 전해듣는 이야기는 늘 재미있죠. 어찌나 생생하게 전달을 해주시는지, 제가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어요. 할머니가 어찌나 쉼 없이 이야기를 해주시던지, 연달아 이야기를 5개나 해주셨답니다. 소정 활동가는 듣는 내내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할머니 몸짓도 따라하고 감탄도 섞어가며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덕분에 신이 나셨던 것 같아요. 책 이야기뿐만 아니라 당신께서 겪으셨던 시대의 이야기들도 들려주셨어요. 할머니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오늘 또 손톱 한 조각만큼 알고 갈 수 있었답니다. 이야기의 끝으로, 할머니께서 활동가들을 바라보며 '너희들도 선하게 살아야한다' 거듭 말씀을 주셨어요. 소정 활동가는 할머니의 삶이야말로 '선'으로 가득차있다고 느꼈답니다. 활동가들이 따라 걸을 길을 할머니께서 보여주시는 것 같았어요.


겨울이라 날이 추워져셔 따뜻한 양말과 목도리도 드렸는데요. 양말은 신고 목도리는 둘러보셨어요. 보들보들한 게 감촉이 참 좋다며 이야기하시는동안 어찌나 목도리를 어루만지셨는지 모릅니다.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 켠이 따뜻해졌어요.  보들보들~ 이야기를 하다가 보들보들한 아기 뺨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할머니께 증손주가 생겼다는 반가운 이야기도 전달받았답니다. 아기가 어찌나 귀엽던지 웃음이 절로 나더라구요. 할머니의 가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하루였어요. 언제나 갈 때마다 이야기를 한 보따리 풀어놓으시는 할머니를 보고 있으면 왠지 저도 힘을 얻는 것 같아요. 할머니가 오래오래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세요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