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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사업[8.3~8.6] 히로시마 원폭 80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모제 방일 행동

2025년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80년이 되는 해입니다. 80년을 맞아, 지난 7월 16일 종교·시민사회는 원폭으로 희생된 조선인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히로시마 원폭 80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모제 준비위원회’(이하 조선인 추모제 준비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정의기억연대도 준비위원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 첫 시작으로 8월 3일부터 8월 6일까지 일본의 히로시마를 방문했고, 한국과 동시에 추모 행동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추모제는 단지 과거를 되새기는 자리를 넘어, 조선인 원폭 피해에 책임이 있는  일본과 미국정부에 대해 사과와 진상규명,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촉구하고 오늘날의 전쟁과 핵 위협 속에서 평화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동아시아의 공존과 화해를 위한 연대의 걸음을 내딛는 자리입니다. 

💜8월 3일 (일본)

일본 히로시마에 방문한 첫날, 일본 측의 준비팀과 행사 준비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일본에서의 큰 환영을 받으며, 연대를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8월 4일 (일본)

추모제에 앞서 원폭 자료관을 견학하고, 원수폭금지 세계대회 종이학 행진, 원수폭 금지 세계대회 개회 총회에 참가했습니다. 또한 한일 교류회를 통해, 일본의 시민사회 활동가 분들과 함께 평화, 인권에 대한 기억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8월 5일 히로시마 원자폭탄 조선인 희생자 추모제(일본) 

오후 1시, 조선인 추모제 준비위원회는 마치즈쿠리 시민교류플라자에서 히로시마 원자폭탄 조선인 희생자 추모제를 개최했습니다. 한일 종교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한 이번 행사에서는 1부 김진호 히로시마 조선인 피폭자협의회 회장의 특별 강연, 2부 개신교, 불교, 천주교가 함께한 종교추모의식, 3부 추모제가 진행되었습니다. 

김진호 히로시마 조선인피폭자협의회 회장은 특별 강연을 통해 피폭 이후 조선인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으며, 그 전부터 이어져 온 차별과 학대가 원폭 피해 이후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특히 최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14석을 확보한 신생 정당 ‘참정당’이 외국인 혐오와 ‘일본인 퍼스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선거운동을 펼쳤다는 것을 언급하며, 일본 정치의 극우화 흐름을 우려했습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오랫동안 외국인 피폭자에 대한 지원을 거부해온 역사를 짚으며, 수십 년간의 투쟁 끝에 지원이 가능해졌음에도 북한 거주 피폭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어떠한 지원도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비판했습니다.

종교행사에서는 모든 참여자가 조선인 희생자를 기리는 마음으로 차례로 헌화하며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 개신교, 불교, 가톨릭 순으로 짧지만 의미 있는 종교 예식이 진행되었으며, 각 종단 대표들은 언어와 형식은 달랐지만 모두 ‘차별 없는 기억’과 ‘평화의 실현’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이사장, 일본 오츠키 준코 목사가 추도사는 강우일대주교, 김남수전국대학민주동문회 상임대표, 윤강헌 한통련히로시마지부대표위원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조선인 희생자들의 고통과 삶을 깊이 있게 언급하며 진심어린 추모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번 종교행사는 종교적 경계를 넘어 희생자들의 넋을 함께 위로하고, 기억과 연대의 다짐을 새롭게 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히로시마 원폭 80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사

오늘 우리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 80년을 맞아, 이곳에서 비극적으로 희생되신 조선인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모였습니다.

1945년 8월 6일,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하루가 이 도시 위에 드리워졌습니다. 그 날, 단 한 발의 폭탄으로 수많은 생명이 잿더미 속에 사라졌습니다. 그 비극의 중심에는 조선인 약 5만 명이 있었고, 그중 3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타국의 땅에 강제로 동원되어 살아가던 조선인들은 한순간에 삶을 빼앗기고,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야 했습니다. 

그들은 식민지배와 민족차별, 강제노동이라는 구조적 폭력 속에서 살아야 했고, 피폭 이후에도 제대로 된 치료나 보호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되었습니다. 살아남은 이들마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침묵을 강요받고 외면당해야 했습니다. 그분들의 아픔은 아직까지도 온전히 조명되지 않았으며, 그 상처는 여전히 우리 역사 속에 치유되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8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그날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식민지배와 전쟁 범죄를 온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 또한 핵폭탄으로 희생된 민간인들에 대한 공식 사죄나 배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 세계는 여전히 핵무장을 강화하고, 전쟁과 분쟁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오늘, 조선인 피해자들의 삶은 단지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질문과 책임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자리는 단지 과거를 애도하기 위함이 아니라,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평화와 인권, 정의를 위한 우리의 다짐을 새기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역사의 그늘에서 침묵을 강요받았던 목소리를 이제는 우리가 함께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는 그날의 희생을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며, 핵 없는 세상과 전쟁과 차별 없는 미래를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입니다.  

조선인 희생자 여러분, 이제는 부디 고통 없는 곳에서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이곳에 함께한 모든 이들과 더불어, 우리는 영원히 여러분을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8월 5일
이나영(李娜榮)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히로시마원폭 80주년 조선인희생자추모제준비위원회 공동대표)


선언문은 이번 추모제가 지향하는 기억과 책임의 방향을 분명히 했습니다. 선언문은 ▲미국 정부의 사과와 진실 규명, ▲일본 정부의 조선인 강제동원 및 희생자 구호 배제·차별에 대한 사죄와 진상규명, ▲한국 정부의 피해자 조사와 기록, 생존자 지원 및 명예회복 정책 추진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이어 조선인 추모제 추진위원회가 연대의 힘으로 바탕으로 역사정의와 평화 실현을 위해 함께 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조선인 희생자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선언문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미국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에 투하했습니다. 그 순간 강렬한 빛과 함께 하늘과 땅이 무너졌고, 14만 명이 넘는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속에는 일본 제국주의의 전시 체제하에 강제로 동원되어 히로시마에서 노동을 하던 3만여명의 조선인들이 있었습니다. 그 조선인들은 강제동원, 원폭, 방치와 차별 등 삼중의 피해를 입었고 그 고통은 후손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제국의 확장을 위해 조선을 수탈하고 수많은 조선인을 징집, 징용, 일본군성노예로 내몰았고 급기야 원자폭탄의 희생자로 만들었습니다. 그런 일본이 지금은 원폭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원폭 투하가 태평양 전쟁의 조기종식 등을 이유로 하였으나 더 큰 이유는 전후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 구축입니다. 미국은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책임을 회피하고 역사의 기억을 지우려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 긴장 고조와 한미일 군사동맹 완성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미국의 동북아시아 패권 동맹 질서에 종속되어 피해자 보호와 진상규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단 한발의 무기로 찰라의 시간에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반인륜적 전쟁범죄입니다. 따라서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죄와 진상규명, 명예회복을 위해 나서는 것은 미일 양국의 역사적 의무이자 정상국가의 책무입니다.

이에 우리는 요구합니다.

하나, 미국 정부는 즉각 사죄하고 원폭투하의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의 명예회복에 나서라!

하나, 일본 정부는 조선인 강제동원, 희생자 구호 배제와 차별에 대해 사죄하고 진상규명에 나서라!

하나, 한국 정부는 피해자 조사와 기록, 생존자 지원 및 명예회복 정책을 적극 추진하라!

우리는 연대의 힘으로 숨겨진 기억과 진실의 역사를 복원할 것이며 차별과 침묵을 강요당했던 피해자들과 함께 평화, 인권, 역사 정의 실현을 위해 함께 할 것입니다.

2025년 8월 5일 히로시마 원폭 80년 조선인 희생자 추모제 참가자 일동


💜 8월 6일 (일본)8월 6일  참가단은 일본의 평화단체 회원들과 함께 원폭돔 앞 피스 프롬나드에서 그라운드 제로 모임, 참가자들의 릴레이 토크를 가졌습니다. 오전 8시 15분 은 원폭 투하 시간으로 함께 추모의 die-in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퍼포먼스에 이어 참가단은 함께 주고쿠전력 본사 앞까지 반원전행진을 이어가 탈원전 농성 행동을 진행했습니다. 희생자의 명복과 전쟁, 핵 없는 세상을 기원하는 자리였습니다.


💜 8월 6일 (한국)

8월 6일 오전 11시 30분에는 서울 일본대사관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시민과 종교인 50여명이 히로시마 원폭 80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모행동을 개최하고 추모의 die-in을 진행했습니다. (자세히 보기 Link)

추모제 준비위는 히로시마평화모임에서 지금까지 조선인 희생자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한국에서도 원폭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종교, 시민사회가 함께 연대기구를 결성하여 미국 정부에 대해서는 원폭투하 사과와 진상규명, 희생자 명예회복,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등으로 수만명의 조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을 묻고 배상을 촉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