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연대사업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평화문화제

7월 19일 오후 3시, 소요산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농성장 앞 주차장에서 열린 평화문화제에 정의기억연대도 참가했습니다. 

정의기억연대의 방학 활동가가 연대 발언이 있었으며, 평화를 위한 대형 깃발 함께 그리기, 깃발 설치, 문화공연 등을 포함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 공동대책위원회에 함께하고 있으며, 여성인권과 평화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방학 활동가 발언

안녕하세요, 저는 정의기억연대에서 상근활동가로 일한 지 3년이 되어가는 ‘방학’ 활동가입니다. 오늘 저는 시작하기에 앞서 잠시 제가 활동하게 된 계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활동을 시작하진 않았습니다. 사실 제 활동의 출발점은 바로 기지촌 여성, 미군‘위안부’ 문제였습니다. 저는 원래 현대미술을 전공했고, 제가 대학에 들어갈 때 즈음, 미투 운동 등 또래 청년들이 활발하게 페미니즘 의제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저는 식민지 시기, 한국전쟁 전후의 근대사와 그 시간을 살아온 여성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몸의 통제권’을 주제로 작업을 하며 동료들과 함께 공부를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캐서린 문의 <동맹 속의 섹스>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저는 막연히 기지촌 여성 문제를 외세, 서구 제국주의에 의한 일방적인 약소국 여성 착취라고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이 문제가 단지 외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부에 의한 국가 폭력, 착취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국가 폭력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성매매 집결지의 토지를 정부가 소유하고 이윤을 취하는 등, 국가의 성착취는 현재의 문제이기도 함을, 보편적 여성인권의 문제이기도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왜 이 문제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지 궁금했고, 거슬러 올라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정의기억연대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이 자리를 빌려,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용기 내어 들려주신 기지촌 여성분들과, 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시는 분들, 나아가 이런 질문과 기억이 저에게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활동해 오신 선배 활동가분들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서론이 길었지만, 아주 중요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 문제를 여성의 역사로, 인권의 문제로 인식하게 되었던 것처럼, 국가가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착취했던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도록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는 반드시 보존되어야 합니다. 

아마 여러분께서 저보다 훨씬 더 잘 알고 계시겠지만, 최근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보존 문제는 저와 같은 또래 청년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큰 관심과 연대를 얻었습니다. 동두천시나 일부가 이 공간을 ‘부끄러운 역사,’ ‘흉물,’ 혹은 경제적인 이득이 없다고 평가하며 외면하는 것과 달리, 이미 많은 청년들과 여성들은 이곳을 여성 인권, 여성의 역사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렇게 외면하는 사람들이 이 공간을 보존하고 교육의 현장으로 삼아야 하는 핵심적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서울 홍대 쪽에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매년 한국인보다 외국인들이 훨씬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제가 영어 교육 담당자로서, 매번 외국인 분들을 만날 때마다 미군‘위안부’, 기지촌, 캠프타운 문제를 항상 언급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추가 질문이 가장 많은 것도 바로 이 미군‘위안부’ 문제입니다. 생각보다 세계 시민들은 많이 성숙하고, 자국이 저지른 전쟁범죄, 국가 폭력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동두천시는 보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곳의 보존은 제가 그랬듯 다음 세대, 또 그다음 세대에 영원히 기억을 전달하고, 평화와 여성 인권을 논의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 길에 동두천시가 앞장서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 제가 입고 온 셔츠에 참 좋은 문구가 있는데요. “평화가 미래다!” 저는 앞으로도 끝까지 기억하며 여러분들과 함께 평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