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한창이던 6월, 활동가 복아와 행이 경기 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할머니는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이 방문할 때마다 먹을거리를 한 상 가득 내어주시기 때문에, 복아와 행은 할머니를 뵙기 전 점심시간에 무엇을 먹을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한 끼 식사로는 양이 턱없이 부족한 메뉴를 골라 허기만 없앰으로써 할머니를 뵙기 위한 마지막 준비를 마쳤습니다.
1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할머니 댁에 도착하니, 할머니는 베란다에서 죽을 들고 계셨습니다. 보통 이 시간에 식사하시지 않는 것을 아는 행이 오늘 늦게 일어나셨느냐고, 왜 점심을 이제 드시냐 여쭈어봅니다. 항상 일어나는 대로 일어나는데 오늘은 이가 아파 아침을 안 먹고 이제 점심을 먹는 중이라고 하십니다.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잘 챙겨 드셔야할 텐데.. 할머니 댁에 도착하자마자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할머니는 지난번 방문 때보다 더욱 활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며 복아의 걱정을 누그러뜨리셨습니다.
당신의 아침 겸 점심 식사를 마치시자마자 할머니는 복아와 행에게 음식을 내어주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십니다. 역시나 오늘도 쟁반 하나를 가득 채워 오시는 모습을 보며 복아와 행은 역시 점심 가볍게 먹길 잘했다며 소곤대며 웃었습니다. 할머니가 알려주는 순서대로 건강 음료를 한 모금 마셔서 목을 축이곤, 떡을 먹으며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두유를 마시라는 말에 두유를 마시고, 떡을 다 먹은 후에는 요구르트로 마무리했습니다.
바람이 선선히 잘 통하여 에어컨은커녕 아직 선풍기도 꺼내지 않은 할머니 댁에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복아와 행은 이날 처음으로 할머니의 차디찬 표정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문득 몇 살이나 먹었느냐 물어보시는 질문에 복아는 사실대로 28살이라 답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서 냉정하게 아니라고 하시는 겁니다. 영문을 모르겠어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정말 28살이 맞다고 해도 할머니는 자꾸 아니라며 40대라고 하셨습니다..ㅠㅠ 평생 동안이라는 소리만 듣고 살았던 복아가 충격받아 정말 20대라고 하면 할머니가 정색하며 아니라고 맞받아치는 옥신각신이 몇 차례 이어질 때마다 할머니의 눈빛에 어린 불신은 점점 짙어졌습니다.. 결국 행에게 복아 말이 사실이냐 물어보기까지 하셨습니다.. 제가 왜 할머니께 제 나이를 거짓말 하겠습니까ㅠㅠ! 복아가 며칠 전 파마를 했는데 아마 머리 스타일 때문에 40대로 보이는 것일 거라며 행이 위로를 건넸습니다.. 할머니 너무해요ㅠ!
복아 나이의 진실 여부로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후, 할머니가 챙겨주시는 건강 음료를 마실 때마다 힘이 난다고 말했더니 할머니는 “맹물인데 뭐가 힘 나. 배고플 때 마시면 힘이나 나겠지.”라고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MBTI는 ExTx일 것 같습니다.. 여름이니 물 많이 드시라는 말에는 “줘야 먹지!”라고도 하셨습니다. 이날따라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 농담하시는 할머니 덕분에 억울도 했다가 당황도 했다가 배꼽 잡고 웃었다가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사무처에 있는 활동가들 이야기를 하며 우리 활동가 중에 남자가 한 명 있다고 하니 “남자가 하나야? 쪽도 못 쓰겠네~”라고 하셨습니다. “쪽도 못 쓰는” 남자 활동가 다음 달에 데려와도 되냐고 여쭈어보니 “와~ 같은 사람인데 못 올 건 뭐야.”라고 하셨습니다.
할머니, 다음 달에는 복아는 빠지고 “쪽도 못 쓰는” 남자 활동가가 방문할 거예요. 40대라는 말에 삐져서 안 가는 거 아니니 오해하지 마세요! 다음에 또 뵈어요~~


무더위가 한창이던 6월, 활동가 복아와 행이 경기 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할머니는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이 방문할 때마다 먹을거리를 한 상 가득 내어주시기 때문에, 복아와 행은 할머니를 뵙기 전 점심시간에 무엇을 먹을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한 끼 식사로는 양이 턱없이 부족한 메뉴를 골라 허기만 없앰으로써 할머니를 뵙기 위한 마지막 준비를 마쳤습니다.
1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할머니 댁에 도착하니, 할머니는 베란다에서 죽을 들고 계셨습니다. 보통 이 시간에 식사하시지 않는 것을 아는 행이 오늘 늦게 일어나셨느냐고, 왜 점심을 이제 드시냐 여쭈어봅니다. 항상 일어나는 대로 일어나는데 오늘은 이가 아파 아침을 안 먹고 이제 점심을 먹는 중이라고 하십니다.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잘 챙겨 드셔야할 텐데.. 할머니 댁에 도착하자마자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할머니는 지난번 방문 때보다 더욱 활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며 복아의 걱정을 누그러뜨리셨습니다.
당신의 아침 겸 점심 식사를 마치시자마자 할머니는 복아와 행에게 음식을 내어주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십니다. 역시나 오늘도 쟁반 하나를 가득 채워 오시는 모습을 보며 복아와 행은 역시 점심 가볍게 먹길 잘했다며 소곤대며 웃었습니다. 할머니가 알려주는 순서대로 건강 음료를 한 모금 마셔서 목을 축이곤, 떡을 먹으며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두유를 마시라는 말에 두유를 마시고, 떡을 다 먹은 후에는 요구르트로 마무리했습니다.
바람이 선선히 잘 통하여 에어컨은커녕 아직 선풍기도 꺼내지 않은 할머니 댁에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복아와 행은 이날 처음으로 할머니의 차디찬 표정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문득 몇 살이나 먹었느냐 물어보시는 질문에 복아는 사실대로 28살이라 답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서 냉정하게 아니라고 하시는 겁니다. 영문을 모르겠어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정말 28살이 맞다고 해도 할머니는 자꾸 아니라며 40대라고 하셨습니다..ㅠㅠ 평생 동안이라는 소리만 듣고 살았던 복아가 충격받아 정말 20대라고 하면 할머니가 정색하며 아니라고 맞받아치는 옥신각신이 몇 차례 이어질 때마다 할머니의 눈빛에 어린 불신은 점점 짙어졌습니다.. 결국 행에게 복아 말이 사실이냐 물어보기까지 하셨습니다.. 제가 왜 할머니께 제 나이를 거짓말 하겠습니까ㅠㅠ! 복아가 며칠 전 파마를 했는데 아마 머리 스타일 때문에 40대로 보이는 것일 거라며 행이 위로를 건넸습니다.. 할머니 너무해요ㅠ!
복아 나이의 진실 여부로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후, 할머니가 챙겨주시는 건강 음료를 마실 때마다 힘이 난다고 말했더니 할머니는 “맹물인데 뭐가 힘 나. 배고플 때 마시면 힘이나 나겠지.”라고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MBTI는 ExTx일 것 같습니다.. 여름이니 물 많이 드시라는 말에는 “줘야 먹지!”라고도 하셨습니다. 이날따라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 농담하시는 할머니 덕분에 억울도 했다가 당황도 했다가 배꼽 잡고 웃었다가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사무처에 있는 활동가들 이야기를 하며 우리 활동가 중에 남자가 한 명 있다고 하니 “남자가 하나야? 쪽도 못 쓰겠네~”라고 하셨습니다. “쪽도 못 쓰는” 남자 활동가 다음 달에 데려와도 되냐고 여쭈어보니 “와~ 같은 사람인데 못 올 건 뭐야.”라고 하셨습니다.
할머니, 다음 달에는 복아는 빠지고 “쪽도 못 쓰는” 남자 활동가가 방문할 거예요. 40대라는 말에 삐져서 안 가는 거 아니니 오해하지 마세요! 다음에 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