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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소식4월 할머니 방문

이번달 중순 포항에 계신 할머니 만나 뵈었습니다. 포항에 계신 할머니께서는 항상 집 앞 평상에 나와 계십니다. 저희는 포항역에서부터 할머니댁까지 가는 동안 세 번이나 전화를 드렸지만 이번에도 타이밍이 잘 안 맞았습니다. 그래도 할머니댁에 잘 도착하여 평상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할머니와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할머니댁에는 마당 곳곳에 예쁜 꽃들이 많이 피어서 저희를 감탄하게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할머니와 함께 누가 꽃인지 모르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음번 방문 때는 할머니께 예쁘게 찍은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드리기로 했습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할머니와 함께 마트에 들러 장도 보고 식사를 마친 후 집으로 오는 길에 드라이브좀 할까요 하니 그러자고 하십니다. 할머니댁을 지나치자 지금은 코로나로 문이 닫힌 마을회관도 보였습니다. 그곳까지 할머니께서 걸어가시기에는 갓길도 좁고 위험해 보였지만 살살 다닌다고 하시며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할머니 안내로 조금 더 가니 이제 차를 돌려야 한다고 더 가면 청송까지 간다고 하셨습니다. 할머니와 짧은 드라이브를 마치고 집으로 오니 벌써 기차 시간이 다가옵니다. 저희에게 줄게 하나도 없다고 하시면서 할머니께서 드실 견과류며 과일을 내주십니다. 저희가 아무리 괜찮다고 할머니 드셔야 한다고 해도 아무도 할머니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땅콩, 아몬드, 브라질너트 등 할머니께서 드셔야 하는 견과류를 봉지봉지 풀러 한 움큼씩 잡고는 손으로 비벼 입으로 후후 불어 껍질을 날립니다. 말려도 소용없지요. 저희는 기쁘게 잘 먹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드렸습니다. 지금도 사무실 한쪽에 할머니의 마음과 숨결까지 담긴 견과류 봉지가 있답니다. 이제 인사를 드리고 일어서려고 하는데 저희 손을 잡은 할머니께서는 옛날이야기를 시작하십니다. 할머니께서 고생고생하시면서 아이들을 키운 이야기를 들으면 저희도 절로 눈물이 납니다. 할머니 이야기를 듣다 할 수 없이 다시 앉아서 이야기를 더 들었습니다. 시간은 좀더 지체되었지만 할머니 이야기를 더 들어드리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다음에는 더 넉넉하게 찾아 뵈어서 더 많은 이야기 나누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번주에는 서울에 사는 할머니를 만나뵈었습니다. 할머니께서 요즘 갑자기 건강이 너무 안 좋으시고 잘 드시지도 못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지난주 판결 각하 소식에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재판장이 한국 사람 맞느냐고 힘들게 말씀하시던 할머니께서는 내가 더 힘을 내서 일어나야지 안되겠다고 하셨습니다. 다행히 만나뵌 날은 조금 좋아지셨고 저희도 조금 안심했습니다. 조금은 이르지만 다음주면 어버이날이라 할머니께 예쁜 꽃을 드렸습니다. 할머니 이 꽃은 특수처리해서 물을 안 줘도 3년을 간대요 오래오래 보시고 건강하세요 하니, 아이구, 그러믄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하시며 예쁜 반달눈으로 웃으셨습니다. 할머니 건강 소식에 가슴이 철렁하다가도 또 오뚜기처럼 일어나서 농담도 하시는 할머니를 보며 저희도 힘을 내 봅니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들이 생생히 살아, 반성하지 않는 일본정부에게 가 닿기를 바랍니다. 할머니들의 치유되지 못한 아픔이 생생하게 처벌받지 않은 가해자들에게 가 닿기를 바랍니다. 저희 활동가들은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함께 하며, 반성없는 일본정부의 태도와 그들의 역사왜곡 또한 똑똑히 기억할 것입니다.

*경기도 할머니 방문 소식은 따로 올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