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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소식7월 포항 할머니 방문기


7월 18일, 폭우가 쏟아지는 날 포항에서 저희를 기다리는 할머니를 뵈러 갔습니다. 밤새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오고, 열차를 타러 가는 내내 비가 와서 열차가 제대로 안 올까봐 걱정을 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열차는 지연이 되었고, 예상 도착시간보다 23분 늦게 포항역에 도착했습니다.

 

할머니 댁은 포항역에서 차를 타고 40분 정도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곳에 있습니다. ‘정대협’이 온다고 하면 집 앞에 나와서 기다리시는 할머니 생각에 출발하면서 전화를 드렸지만 몇 번을 해도 받지 않으셨습니다. 아마 아침부터 집 앞에 나와서 기다리신 듯합니다. 겨우 연락이 닿아서 ‘정대협’이 가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시라고 했더니 안 오는 줄 알았다면서 애가 탔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금방 갈 테니 안에 들어가 계시라 했지만 도착해서 보니 밖에서 저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저희를 보자마자 손을 잡고 반겨주셨습니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봤는데 그냥 지나가 버리고 지나가 버려서 안 오는 줄 알았다는 할머니를 보니, 빨리 도착하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계속 저희를 기다린 할머니를 모시고 바로 읍내로 나가서 다슬기탕인 ‘고디탕’을 먹었습니다. 맛있다고 하시면서 한 그릇 다 드신 할머니 모습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할머니와 함께 늘 가는 마트에 가서 장을 봤습니다. 신발이 닳아서 새 신발을 사드리니 딱 좋다고 마음에 들어하시면서 바로 신고 나서시는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 같았습니다. 할머니를 두 번째 뵙지만, 뵐 때마다 빠질 수 없는 질문이 있습니다. 결혼했냐는 질문! 결혼도 했고, 12살 아들, 10살 딸이 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아이들 사진을 보여드리니 참 잘했다며 계속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지난번에도 아들과 딸 사진을 보여드렸는데 점점 가까운 기억을 잊으시는 할머니들은 같은 질문을 반복하십니다. 다음에도 방문해서 아이들 사진을 보여드리고 또 칭찬을 받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포항역까지 가기도 멀고, 서울도 머니까 빨리 가라고 하시면서도 아쉬운 마음에 얼른 감주를 큰 대접에 퍼주셨습니다. 더 먹으라는 말씀과 함께 기차 타서 마시라며 박카스도 한가득 내어주셨습니다. ‘정대협(행 활동가를 정대협으로 아심)’이 딸 같다며 고맙다는 할머니께 많은 사람들이 모은 돈으로 할머니께 선물도 사드리고 식사도 한다고 하니까 모두 복 받으라는 말씀도 남겨주셨습니다. 언제나 아쉬운 헤어지는 시간에는 할머니는 차가 나갈 때까지 밖에서 배웅하십니다.

다음에 아이들이 더 큰 모습을 담아서 올 테니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계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