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수요 시위1708차 수요시위_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가정폭력전문상담원교육

170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의 주관은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가정폭력전문상담원교육에서 하였고 사회는 현진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활동가님이 보았습니다. 엄청난 폭염 속에서도 많은 단체, 개인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정폭력전문상담원교육생과 회원 여러분의 <바위처럼>에 맞춘 힘찬 율동으로 수요시위를 시작했습니다.

 

한정희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대표님의 주관단체 인사말 후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시 낭독 시간이 있었습니다. 염미봉 가정폭력전문상담원교육 회원님이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 이옥녀(가명) 할머니의 시 <이젤랑 돌려다오>를 낭독해 주셨습니다. 이 시에 대한 자료는 전쟁과여성인권아카이브에 있습니다. 

 

연대발언으로 수요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한솔이 가정폭력전문상담원교육 교육생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하였습니다.

 

시반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활동가님의 참가단체 소개 후 신정민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교육생님이 성명서 낭독을 하며 1708차 정기 수요시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주관단체인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가정폭력전문상담원교육 외에 인천청년광장, 김원일, 송경욱, 평화나비, 사브리나, 배성희, 줄리아 박, 수잔, 올리비아 안, 이수찬,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조현정, 작은예수수녀회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온라인 댓글로는 김정숙, Goo Lee(시애틀늘푸른연대), Sung Park(시애틀늘푸른연대), 이원석, 임계재, lee파도저편, 비타민b2, Sung Hyun Ryu, 바위, 한성원 등 여러분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어 통역은 현서영 님이,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제170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간보고


지난 7월 7일(현지시각),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의 군함도 등재 약속 이행을 점검하자는 한국 제안이 표결 끝에 무산되었습니다. 


지난 윤석열 정권이 강제동원에 대한 입장을 바꿔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하고 일본의 사도광산 등재에 찬성해 준 후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계속 말을 바꾸며 ‘강제동원’ 공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일본의 무성의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2015년 7월 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조선인 강제노동 역사를 포함한 ‘전체 역사’를 설명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차일피일 이행을 미루더니 2020년에서야 강제동원을 부정하고 역사 왜곡으로 가득 찬 산업유산정보센터를 도쿄에 세웠습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2018·2021·2023년 세 차례에 걸친 결정문을 통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일본의 약속 이행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본은 이번에 유네스코 약속 이행 점검 의제를 ‘한·일 양국 문제’라는 논리로 막더니, 핵심 내용을 뺀 수정안을 기습 역제안해 표결로 관철시켰다 합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불바다로 만든 전쟁범죄가 어떻게 한·일만의 문제입니까? 중국인과 연합군 포로의 강제노동도 철저히 감추는 기만적 행위가 어떻게 한·일 양국에 국한되는 문제입니까? 


기가 막힙니다. 이 같은 일본의 뻔뻔한 태도는 최근 일본군‘위안부’ 문제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지난 6월 20일, 정의기억연대는 일본의 시민단체, 한국의 소송 변호단과 함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승소한 판결 이행을 촉구하며 이시바 시게루 총리 관저 앞에서 항의행동을 진행하고 내각부를 면담한 바 있습니다. 승소 판결의 당사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변호단, 정의기억연대의 공동 서명이 담긴 서한을 전달하며 성의있는 답변을 요청했었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일에 발린 변명 한마디 없이 외무성 홈페이지 링크를 답변이랍시고 던져 주었습니다. 그것도 요청한 당사자가 아니라 면담을 연결해 준 일본 사회민주당 후쿠시마 미즈호 대표에게 뒤늦게 메일로 보낸 것입니다. 


일본 정부의 행태가 이런데 어떻게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가능한지요? 식민지·전쟁 범죄를 외면하고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모욕하는 일본 정부와 어떻게 신뢰관계를 쌓을 수 있겠습니까? ‘과거사’ 문제를 국내 정치의 도구로 이용하며 역사 갈등을 선동해 왔던 건 바로 일본 정부와 우익 아니었습니까?


정의기억연대는 일본 정부의 반역사적·반인권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은 물론 일제의 한반도 불법강점과 무도한 전쟁으로 희생당하신 분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길에 끝까지 앞장서겠습니다.



2025년 7월 9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시 낭독_염미봉 (가정폭력전문상담원교육 회원)

이젤랑 돌려다오

                           -이옥녀


어디서 찾을 수 없는

잊혀진 이름이여

빛바랜 겨레의 들녘은 

서걱이었다.


무서운 비바람 속에 

무쳐버린 처녀의 비명은

하늘 치솟았고

밤은 점점 어두어졌다.


땅 밑에서 들리는 날카로운 소리에 

개처럼 끌려 간 아세아의 딸들

먹장구름 술렁이는 슬픈 야경은

야수들의 세상이었다.


정신대는 이미 인간은 아니었다.

여서의 상징은 개새씨의 하수고

밤 마다 응건히 흘려버린 배설물은 

토악질


고통 치욕 억울 설움

피고름 섞인 침

너의 얼굴에 내 뱉는다

개같은 놈들


두려운 과거를 생각하기엔

애처러운 지난 날의 악몽은

세계 여인의

아픔 아닌가


고운 입술 차랑였던 머리터럭

이젤랑 돌려 다오

먼 훗날 영혼에

촛불 하나 켜보리라


성대가 찢어질 때가지 

세계 만방에 화낼 것이다.

내 기어히 찾고야 말리라

잃었던 두 날깨를.


출처_ : 일본군성노예제문제를기억하고연대하기위한전쟁과여성인권아카이브

작가_이옥녀(가명)

생산일자_1995.2.27

내용_일본군'위안부'피해생존자 이옥녀가 쓴 시로 제3차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소개되었다.

출처 https://archives.womenandwar.net/items/show/6127


연대발언_한솔이 (가정폭력전문상담원교육 교육생)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에서 가정폭력 상담원 교육을 듣고 있는 한솔이입니다.


저는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청소년지도사로 일하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편견 속에서 청소년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특히 여성 청소년들은 구조적인 성차별과 다양한 폭력에 노출된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비단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여전히 여성에 대한 폭력과 인권침해에 직면해 있습니다. 극우 유튜버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혐오와 차별을 퍼뜨리는 모습을 보며 큰 분노를 느꼈습니다. 일본이 국가 차원에서 강제적으로 여성을 동원해 성폭력을 자행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혐오자들은 자신들이 인정할 만한 증거를 내놓으라며 혐오 발언을 일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아픔을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하나뿐인 공통된 특성인 ‘사유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고 사유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법적 제재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혐오 표현이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용인되지 않도록, 피해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명예훼손 행위가 명확히 금지되고 처벌될 수 있도록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의 개정을 진심으로 촉구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청소년들에게 정의롭고 안전한 세상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회적 약속이 될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을 우리가 온전히 헤아릴 순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겪는 아픔을 통해 괴로움과 고립감이 어떤 것인지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감은 서로를 돕고 연대하려는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사회에서 이러한 연대의 마음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국가 권력에 맞서 자신이 겪은 일을 용기 있게 증언하였고, 여성 인권 운동가로서 정의와 인권 회복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여성 차별과 폭력이 반복되는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외침과 연대는 전 세계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자신의 삶을 통해 연대가 단순한 공감을 넘어 함께 행동하는 것임을 알려주셨습니다. 이러한 연대의 힘이 지속될 수 있도록 개인의 양심과 노력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책임이 필요합니다.

일본 정부는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이행하고 피해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2015 한일합의’를 철회해야 하며 진실을 알리는 역사 교육을 시행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 또한 ‘2015 한일합의’를 폐기하고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를 구축하며 올바른 역사 교육을 확대하고 피해자를 기리는 조형물을 통해 기억과 연대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모두가 기억하고 분노하며 해결을 위한 연대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영화 <어쩌다 활동가>에서 감독은 세월호 참사 이후 이주민 인권 단체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어머니를 보며 의문을 품습니다. 어머니가 이주민들을 돕기 위해 밤낮없이 헌신적으로 일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며 “엄마는 달걀도 아니고 메추리알로 바위를 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회의적인 의문을 가집니다. 하지만 작아 보이는 어머니의 연대 활동은 주변을 변화시키고 변화가 물결처럼 퍼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작지만 단단한 메추리알처럼 우리 모두가 함께하면 바위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언제나 잊지 않고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