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이 찾아오기 직전, 푹푹 찌는 더위를 헤치고 활동가 복아와 행이 경남에 계신 할머니를 방문했습니다. 복아는 경남 할머니를 뵈러 가는 것이 처음인지라 혹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지 행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행은 할머니가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시니 마스크를 꼭 쓰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고, 그 말을 들은 복아는 마스크를 꾹꾹 눌러썼습니다.
3시간이 넘는 이동 끝에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댁에 도착했습니다. 할머니는 방 안에서 요양 보호사님의 도움으로 양치를 하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거실에서 얼핏 보인 할머니는 안경을 쓰고 계신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할머니를 기다리는 동안 할머니의 반려 강아지를 먼저 만났는데요, 강아지가 복아 곁으로는 절대 오지 않고 마치 행이 주인인 양 행의 옆에만 붙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할머니를 매달 방문하는 행은 좋아하지만 처음 보는 복아는 낯설어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친해지고 싶어 손가락 하나를 내밀며 천천히 다가가자 심지어 으르렁하길래 복아는 할머니를 뵙기도 전에 풀이 죽었습니다ㅠ
조금 기다리자 보호사님의 부축을 받으며 할머니가 거실로 나오셨습니다. 동그란 안경을 쓰시고 하얀 머리를 정갈하게 빗으신 할머니는 알록달록한 예쁜 옷을 입고 계셨습니다. 할머니는 귀가 어두우셔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는 요양 보호사님이 할머니의 귀 가까이에서 '번역'을 해드려야 했습니다. 잘 들리지 않으셔서 즉각적인 소통은 어렵지만 할머니는 활동가들에게 노래를 3곡이나 연달아 불러주셨습니다. 복아는 모두 모르는 노래였지만 "홍도야 울지마라~ 오빠가~"라는 가사와 우렁찬 할머니의 목소리는 여전히 기억납니다.
할머니의 따님이 조금 후에 댁에 돌아오셨는데, 할머니는 따님을 보며 연거푸 예쁘다는 말을 반복하셨습니다. 따님과 요양 보호사님이 잠시라도 할머니의 곁을 비우면 "앉구라!!"라고 소리치며 자신의 옆자리를 두드렸습니다. 담소를 나누며 음료수를 마실 때에 할머니는 홍삼을 드셨는데요, 한 모금 마시고는 쓰다며 인상을 잔뜩 찌푸리셨습니다. 같은 홍삼 음료인데 어느 날은 달다고 좋아하시고, 어느 날은 짜다고 하시고, 어느 날은 오늘처럼 쓰다고 싫어하신다고 합니다. 비싸고 좋은 것이니 다 드시라는 말에 할머니는 천천히 한 팩을 다 드시긴 했습니다.
경남 지역은 전국에서도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분들이 많이 계신 곳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할머니 한 분이 남아 계신 상황입니다. 할머니께서 오래오래 따님과 보호사님들의 극진한 간호를 받으며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태풍이 찾아오기 직전, 푹푹 찌는 더위를 헤치고 활동가 복아와 행이 경남에 계신 할머니를 방문했습니다. 복아는 경남 할머니를 뵈러 가는 것이 처음인지라 혹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지 행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행은 할머니가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시니 마스크를 꼭 쓰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고, 그 말을 들은 복아는 마스크를 꾹꾹 눌러썼습니다.
3시간이 넘는 이동 끝에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댁에 도착했습니다. 할머니는 방 안에서 요양 보호사님의 도움으로 양치를 하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거실에서 얼핏 보인 할머니는 안경을 쓰고 계신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할머니를 기다리는 동안 할머니의 반려 강아지를 먼저 만났는데요, 강아지가 복아 곁으로는 절대 오지 않고 마치 행이 주인인 양 행의 옆에만 붙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할머니를 매달 방문하는 행은 좋아하지만 처음 보는 복아는 낯설어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친해지고 싶어 손가락 하나를 내밀며 천천히 다가가자 심지어 으르렁하길래 복아는 할머니를 뵙기도 전에 풀이 죽었습니다ㅠ
조금 기다리자 보호사님의 부축을 받으며 할머니가 거실로 나오셨습니다. 동그란 안경을 쓰시고 하얀 머리를 정갈하게 빗으신 할머니는 알록달록한 예쁜 옷을 입고 계셨습니다. 할머니는 귀가 어두우셔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는 요양 보호사님이 할머니의 귀 가까이에서 '번역'을 해드려야 했습니다. 잘 들리지 않으셔서 즉각적인 소통은 어렵지만 할머니는 활동가들에게 노래를 3곡이나 연달아 불러주셨습니다. 복아는 모두 모르는 노래였지만 "홍도야 울지마라~ 오빠가~"라는 가사와 우렁찬 할머니의 목소리는 여전히 기억납니다.
할머니의 따님이 조금 후에 댁에 돌아오셨는데, 할머니는 따님을 보며 연거푸 예쁘다는 말을 반복하셨습니다. 따님과 요양 보호사님이 잠시라도 할머니의 곁을 비우면 "앉구라!!"라고 소리치며 자신의 옆자리를 두드렸습니다. 담소를 나누며 음료수를 마실 때에 할머니는 홍삼을 드셨는데요, 한 모금 마시고는 쓰다며 인상을 잔뜩 찌푸리셨습니다. 같은 홍삼 음료인데 어느 날은 달다고 좋아하시고, 어느 날은 짜다고 하시고, 어느 날은 오늘처럼 쓰다고 싫어하신다고 합니다. 비싸고 좋은 것이니 다 드시라는 말에 할머니는 천천히 한 팩을 다 드시긴 했습니다.
경남 지역은 전국에서도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분들이 많이 계신 곳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할머니 한 분이 남아 계신 상황입니다. 할머니께서 오래오래 따님과 보호사님들의 극진한 간호를 받으며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