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할머니 소식9월 서울 할머니 방문기


9월 13일은 비가 추적추적 왔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날이었습니다. 감자 활동가와 도담 활동가는 할머니께 드릴 고기와 과일을 샀습니다. 다가오는 추석에 드릴 선물까지 양손 무겁게 준비하여 할머니를 뵙는 발걸음에는 오랜만에 할머니를 뵙는다는 반가움, 활동가들이 준비한 선물을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면 좋겠다는 설렘과 긴장이 담겨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문도 열어두시고 에어컨도 틀어두시며 저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오늘 아침에 손님이 와서 너희가 나 보러 오는 시간하고 겹칠까 봐 너희에게 조금 늦게 오라고 했어~ 안 겹쳐서 다행이다.”라고 하시며 활동가들을 반겨주시는 할머니이십니다. 할머니께 활동가들이 사간 고기와 과일을 보여드리자, “정말 고맙다”라고 하시며 얼른 한 송이를 씻어서 함께 먹자고 하셨습니다.

 

최근 할머니께서는 이전만큼 몸이 좋지 않아 밖에 나가기가 힘들다고 하십니다. “걸을 때도 여기저기 붙잡으며 걸어야 하고, 괜히 나갔다가 무슨 일이 생길까 겁이 난다”라고 하셨습니다. 정의연 활동가들이 ‘다음에 올 때는 차를 끌고 올 테니 함께 동네 드라이브를 가요’라고 제안해도 거절하시는 모습에 활동가들의 마음도 무겁습니다.

 

“그래도 너희들이 오니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다. 너희가 오니 신이 나서 옛날이야기들을 많이 하게 된다”라고 하시며 어릴 적 이야기, 가족들 이야기를 이것저것 해주십니다. 할머니의 기억력은 정말 남달라서 오래전 이야기임에도 누구랑 언제 어디서 일어난 일인지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계시는데요, 활동가들에게 옛이야기를 해주시는 할머니의 눈동자는 그 어느 때보다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할머니의 옛이야기에 빠져있던 활동가들이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할머니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데요. 활동가들이 돌아가고 나면 한참을 혼자 댁에서 보낼 할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다음번에 다시 만날 그 날까지 할머니께서 몸도 마음도 건강히 계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