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발언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이한빛 한국YWCA연합회 성평등운동 활동가님, 유에스더 한국YWCA연합회 탈핵기후생명운동 활동가님, 홍수진 한국YWCA연합회 시민운동국 부장님, 니시야마 나오히로 오사카 유니온 네트워크 대표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의 특별발언이 있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해 달라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양YWCA 김혜경 회장님, 고양YWCA 김수현 간사님, 한국YWCA연합회 이예림 간사님, 고양YWCA 이경애 사무총장님의 성명서 낭독을 끝으로 1622차 수요시위를 마무리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이용수 할머니, 한국YWCA연합회, 고양YWCA, 서울YWCA, 마에다 앰마, 성바오로딸수도회, 대학생 겨레하나, 건설노조(진보당) 송노민, 평화나비 네트워크, 나츠미 이시바시, 일본항만노조 나카무라 타카시, 오사카유니온네트워크 니시야마 나오히로, 히메지 유니온 이치하라 나오타카, 연대네트 오사카 하야시 마키, 오사카 대학교 에이치 키도시, 서울대학생겨레하나,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제162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간보고
정의기억연대가 일본군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달려 온 시간이 내일이면 33년이 됩니다. 사회적 침묵과 외면 속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군의 책임과 진상규명, 사죄와 법적배상을 요구하며 시작되었던 첫날이 벌써 33년이 되었습니다. ‘을사늑약’ 하루 전날인 1990년 11월 16일,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잇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존재이유를 재확인하며 여성인권과 평화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정의기억연대는 구조적 성폭력과 성착취, 전시성폭력과 성노예제 문제의 근원을 밝히고 진실을 찾기 위해 매진해 왔습니다. 머나먼 타국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피해자들, 천신만고 끝에 돌아왔지만 숨죽여 살아야만 했던 수많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한결같이 걸어왔습니다. 무차별적 공격과 사회적 낙인 속에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분노했지만, 언젠가는 보게 될 희망의 빛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갔습니다.
그 오랜 세월, 여러분의 소중한 땀과 시간이 일본군성노예제 진실을 밝히는 힘이 되었고 피해생존자들의 우산이 되었습니다. 나비기금이 되어 콩고와 우간다, 베트남, 팔레스타인으로 날아갔고, 독일 베를린을 비롯한 전 세계 평화의소녀상이 되었습니다. 전시성폭력 근절을 위한 국제 인권규범이 되었습니다. 미래세대가 올바른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기록을 모으고 정리해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일에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역사왜곡을 막아내고 수요시위를 지켜내는 연대의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담하게도 지금 현재, 역사의 시계가 되돌려지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뿌리 째 흔들리며 한반도 평화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습니다. 가해자의 부인과 왜곡, 책임 전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제 식민지배의 무고한 착취와 집단학살의 피해자들은 ‘한일관계 개선’의 제물이 되었습니다. 권력화된 역사부정 세력의 전방위적 공격도 끝을 알 길이 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군사독재시절에서나 볼 법한 무도한 언론탄압과 노조탄압, 시민단체 악마화가 일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분단체제를 활용한 색깔론으로 정의와 인권의 목소리에 재갈이 물리고 거짓과 기만의 정치가 진실과 통합의 열망을 갈기갈기 찢고 있습니다.
이 엄중한 시기에 정의기억연대는 33주년을 맞아 후원의 밤 행사를 내일 열게 되었습니다. 상처 입은 마음들을 서로 어루만지고 다독이며 치유하기 위해서입니다. 피해생존자들의 용기와 선배 활동가들의 열정을 돌아보며 시민연대의 힘으로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입니다. 부디 격려와 응원의 마음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장 서 걸어간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끝끝내 이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미래세대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들이 열어갈 앞날에 희망의 횃불이 되어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겨우겨우 힘내어 버티고 나아가려는 우리 젊은 활동가들에게 든든한 뒷배가 되어 줄 것입니다. 정의기억연대는 흔들림 없는 여러분들의 마음을 믿고 다시 힘차게 닻을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1월 15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주관단체 인사말_원영희(한국YWCA연합회 회장)
안녕하세요.
한국YWCA연합회 회장 원영희입니다.
오늘 추운 날씨에도 제1622차 수요시위에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국YWCA는 오랫동안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와 배상 촉구를 위한 활동에 동참해 왔습니다. 올해 ‘정의기억연대 네트워크’에 연대단체로 참여하면서, 오늘 첫 번째로 수요 시위 주관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더 적극적인 활동으로 연대를 지속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국YWCA연합회는 지난 해 100년을 맞이한 기독여성단체입니다. 현재 전국 50개 지역 YWCA, 그리고 전 세계 100여 개국 YWCA와 함께 모든 형태의 젠더폭력 철폐를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생 이후, 우크라이나 YWCA와 소통하며 러시아 군에 의해 발생한 전시 성폭력 문제에 관한 협의를 하였습니다. 현재 전쟁이 계속되고 있어 직접적인 피해자 지원이 쉽지 않지만, 곧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함께 할 예정입니다.
또한 90년대부터 일본YWCA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등 양국과 관련한 사안에 대한 공동1 활동을 전개해왔습니다. 특히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대해서는 여성·평화·안보의 관점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연대활동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내년 2월에는 일본YWCA의 청년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수요시위도 공동 주관할 예정입니다.
오늘 이 곳에는 정의와 인권을 위한 이 자리를 폄훼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정의기억연대가 민주적 집회를 훼방하는 이들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낸 침해 구제 진정 건이 최근 기각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비민주적인 행위를 방치하는 정부, 그리고 반인권적 결정을 한 국가인권위원회를 보며 비통한 마음이 듭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몇 번의 겨울을 더 지나야 마음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몇 번의 겨울이 더 지나야 정의를 향한 우리의 외침이 응답 받을 수 있을까요.
하루 속히 이 땅에서 정의가 회복되어,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배상하기를, 또한 현 정부가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는 책임을 다하기를 촉구하며,
다함께 큰 구호로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 일본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배상하라 (배상하라X3)
- 역사 부정 세력들은 즉시 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사죄하라 (사죄하라X3)
연대발언_이한빛(한국YWCA연합회 성평등운동 활동가)
안녕하세요. 한국YWCA연합회 성평등운동 활동가 이한빛입니다.
2023년 여성폭력 추방주간이 한 주 뒤에 시작됩니다. 잘 알고 계시듯이 여성폭력 추방주간은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따라 성폭력, 가정폭력 등의 여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주간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아시나요?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1조의 목적은 '이 법은 여성폭력방지와 피해자 보호ㆍ지원에 관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명백히 하고'라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아주 분명하게 여성폭력 방지와 피해자 보호의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법에도 적시되어 있는 기본 원칙이 대체 왜 지켜지지 않는 걸까요? 우리는 왜 1622차 수요시위에 이르기까지 이 자리에 서야 하는 걸까요? 과연 정부는 명백한 전시 성폭력인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를 위해 어떤 보호와 지원을 하고 있는 걸까요?
여성폭력을 방지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해야하는 정부는 오히려 2024년 예산안에서 여성폭력 방지와 피해자 지원 예산 142억을 삭감하였고, 이 뿐 아니라 지난 9월 진행된 제5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일본 정부가 일본군'위안부'와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했다는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우리 정부는 도대체 어떻게 일본군'위안부' 강제동원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에게 사과를 받았다는 것인지, 또 과연 누구의 피해를 보호하고 대변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를 전시 성폭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과를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있습니까?
지금 이 주변에 보시면 아시다시피, 정말 말도 안 되는 역사 왜곡으로 진실을 외면하고 정의와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들을 억압하는 시도들이 현장에서도, 대학 강단에서도, 온라인 상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이런 사람들의 2차 가해에 침묵하며 피해자들을 보호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권을 수호해야 하는 국가인권위원회조차 이들의 2차 가해를 자유로운 의견의 표명으로 보고 제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향한 2차 가해와 역사의 왜곡이 표현의 자유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맞습니까?
한국YWCA연합회는 지난 101년간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의 여성들은 굉장히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은 너무나도 더디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말합니다.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잊은 민족에게 성평등한 미래, 여성폭력 없는 세상은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 다시 이 자리에서 과거의 정의 회복을 통해 여성들에게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기를 촉구합니다.
함께 구호 외치겠습니다.
연대발언_유에스더(한국YWCA연합회 탈핵기후생명운동 활동가)
YWCA에서 탈핵활동가로 함께 하고있는 유에스더입니다. 한국과 일본, 태평양 시민사회의 요청과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방류를 시작하며 핵발전 가해국이 되었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위해 일해온 전국의 YWCA는 일본정부가 방사성 오염수 방류 결정을 철회하도록, 또 한국정부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편에 서서 방사성 오염수 저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도록,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이곳 일본대사관, 대통령실, 광화문, 그리고 YWCA가 있는 지역 곳곳에서 목소리를 냈습니다. 또, 일본YWCA를 비롯한 일본 시민사회와 함께 연대해왔습니다.
올해 5월, 저는 일본YWCA 활동가들과 함께 도쿄전력 앞에서 열린 집회에 함께 했습니다. 발언을 마치고, 집회에 참여한 일본 활동가들이 “한국의 청년이 이곳까지 오게해서 미안하다”며 들려준 이야기들은 한국의 상황과 꼭 닮아있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후쿠시마 지역 청년들은 자신들의 갑상선 암에 대해 국가가 배상하라며 소송을 진행했지만 일본정부는 이 피해가 핵발전때문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핵산업의 재부흥을 꾀하며 멈췄던 원전의 재가동을 추진하고, 노후원전을 더 가동하려하고, 핵연료재처리시설을 건설하고, 대마도에 핵폐기장을 건설계획을 시작하고, 후쿠시마의 오염된 흙은 일본 전역에, 오염된 물은 태평양에 버리고 있습니다. 일본 시민들은 후쿠시마의 기억으로 핵발전에 대해 공포스러워하면서도, 국가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마구 진행되는 핵산업 확대 앞에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곳 서울에서 보이지 않지만, 경주, 부산, 울산, 영광 등 핵발전소 지역에서는 “원전최강국 건설”이라는 국가사업의 기조아래 오래된 원전을 더 사용하려하고, 심지어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려하고, 늘어만가는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지역에 건설하고 있고, 검증되지 않은 소형모듈원전도 들여오려하고 있습니다. 핵발전소 지역 여성들이 갑상선암에 노출되고, 어린이들의 몸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어도 ‘안전하다’, ‘핵발전때문이 아니다’는 말만 반복하는 국가와 맞서 싸워오던 이들에게 참으로 좌절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원전최강국’신화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정부는 일본정부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를 용인했습니다.
바닷속에 살아가는 생명들을 걱정하는 어린이, 생명을 돌보고 기르는 양육자들, 바다에 기대어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괴담세력도, 비과학을 맹신하는 집단도, 혹은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선동대도 아닙니다. 외려,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문제없게 하기 위해 태평양 도서국에 ODA를 약속한 일본정부나, 일본정부와의 핵카르텔을 공고히 하고자 방류에 적극동조하는 한국정부, 앞으로 태평양에 버려질 방사성 오염수의 0.004%도 되지않는 5천톤도 허드슨강에는 미국인의 건강우려 때문에 버릴 수 없다고 판결한 미국정부, 이들이 정의와 안전의 문제를 국가간의 패권싸움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고통 당할 이들은 후쿠시마 지역사람들, 일본과 한국, 태평양의 평범한 시민들, 선택권을 가지지 못한 취약한 이들,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해양생태계입니다.
총과 포탄만 없을 뿐 힘있는 국가들에 의한 느린 핵공격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국가 간의 권력 싸움에서 희생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사실을 기억하고 연대하며, 일본정부가 지금이라도 가해국의 자리에서 내려오길 요청합니다. 일본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있는 배상을 이행하고, 경제와 자본의 논리로 자행하고 있는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즉각 중단하십시오. 또한 한국정부는 굴욕외교가 아닌 우리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정의의 편에 서십시오.
우리는 ‘핵발전사업 확대’라는 국책사업의 국가폭력에 저항하며, 더이상 국가정책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폭력이 지속되지 않을 때까지 정의와 생평, 평화의 길을 함께 걷겠습니다.
연대발언_홍수진(한국YWCA연합회 시민운동국 부장)
작년 2월 24일, 봄의 따뜻한 기운을 느낄 새도 없이 차갑고 무서운 총포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휩쓸었고,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할 수 밖 에 없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 피해와 인권유린의 현장,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22년 4월 기준으로 5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했고, 그 중 약 90%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가 여전히 전쟁의 상흔이 아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7일 촉발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연이어 발발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는 지난주 기준으로 약 9500명, 부상자는 약 2만4000명으로 그중 약 3분의 2 역시 여성과 어린이라고 합니다.
각종 언론에서 노출되는 통계 이상의 무고한 아이들이 폭력과 살인에 방치되고 여성들 또한 성범죄와 인신매매 등 여러 범죄에 무방비하게 노출되고 있지만, 전쟁이라는 의미 없는 명분 아래 그 누구의 책임도 묻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발언을 하고 있는 이 시간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약자라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공격과 학대로 고통 받고 신음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굶주림과 질병, 공중보건 시스템의 붕괴로 인해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은 그저 목도하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오늘 우리가 수요시위에 모여 일본군 성노예제 생존자들을 위한 정의를 부르짖고 있는 이유가 이 모든 것들과 맞닿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본군 '위안부'는 전쟁 중 국가 권력에 의해 합법화된 강간제도였고, 2000년 발의한 유엔 1325 결의문은 무력 분쟁 상황에서 여성폭력 종식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분쟁지역에서는 여전히 여성에 대한 폭력 및 인권 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70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성으로서의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살다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가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정의와 평화의 관점에서 해결되지 않는 한,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전쟁 중 여성폭력의 문제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전쟁이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서로의 이해관계로 인한 많은 국가들의 무력행위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자행되는 일은 반드시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한국YWCA도 여성과 폭력에 대한 차별에 대항하는 시민단체로서, 국가 간 평화적 합의를 위해 함께 연대하여 목소리를 내야만 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 역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인도적 지원이 조속히 이행되고 더 이상의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시민사회는 이 모든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외치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과 연대하며, 평화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162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주관은 한국YWCA연합회에서 하였고 사회는 김은경 한국YWCA연합회 성평등정책위원장님이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10월 29일에 별세하신 베트남 팜티상 할머니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팜티상 할머니는 나비기금을 통해 정의기억연대와 인연을 맺은 베트남전쟁 피해 할머니입니다.
이어 한국YWCA연합회 활동가들이 여는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신나는 율동을 하였습니다.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님의 주관단체 인사말에 이어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연대발언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이한빛 한국YWCA연합회 성평등운동 활동가님, 유에스더 한국YWCA연합회 탈핵기후생명운동 활동가님, 홍수진 한국YWCA연합회 시민운동국 부장님, 니시야마 나오히로 오사카 유니온 네트워크 대표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의 특별발언이 있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해 달라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양YWCA 김혜경 회장님, 고양YWCA 김수현 간사님, 한국YWCA연합회 이예림 간사님, 고양YWCA 이경애 사무총장님의 성명서 낭독을 끝으로 1622차 수요시위를 마무리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이용수 할머니, 한국YWCA연합회, 고양YWCA, 서울YWCA, 마에다 앰마, 성바오로딸수도회, 대학생 겨레하나, 건설노조(진보당) 송노민, 평화나비 네트워크, 나츠미 이시바시, 일본항만노조 나카무라 타카시, 오사카유니온네트워크 니시야마 나오히로, 히메지 유니온 이치하라 나오타카, 연대네트 오사카 하야시 마키, 오사카 대학교 에이치 키도시, 서울대학생겨레하나,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 주셨습니다.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제162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간보고
정의기억연대가 일본군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달려 온 시간이 내일이면 33년이 됩니다. 사회적 침묵과 외면 속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군의 책임과 진상규명, 사죄와 법적배상을 요구하며 시작되었던 첫날이 벌써 33년이 되었습니다. ‘을사늑약’ 하루 전날인 1990년 11월 16일,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잇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존재이유를 재확인하며 여성인권과 평화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정의기억연대는 구조적 성폭력과 성착취, 전시성폭력과 성노예제 문제의 근원을 밝히고 진실을 찾기 위해 매진해 왔습니다. 머나먼 타국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피해자들, 천신만고 끝에 돌아왔지만 숨죽여 살아야만 했던 수많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한결같이 걸어왔습니다. 무차별적 공격과 사회적 낙인 속에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분노했지만, 언젠가는 보게 될 희망의 빛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갔습니다.
그 오랜 세월, 여러분의 소중한 땀과 시간이 일본군성노예제 진실을 밝히는 힘이 되었고 피해생존자들의 우산이 되었습니다. 나비기금이 되어 콩고와 우간다, 베트남, 팔레스타인으로 날아갔고, 독일 베를린을 비롯한 전 세계 평화의소녀상이 되었습니다. 전시성폭력 근절을 위한 국제 인권규범이 되었습니다. 미래세대가 올바른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기록을 모으고 정리해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일에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역사왜곡을 막아내고 수요시위를 지켜내는 연대의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담하게도 지금 현재, 역사의 시계가 되돌려지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뿌리 째 흔들리며 한반도 평화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습니다. 가해자의 부인과 왜곡, 책임 전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제 식민지배의 무고한 착취와 집단학살의 피해자들은 ‘한일관계 개선’의 제물이 되었습니다. 권력화된 역사부정 세력의 전방위적 공격도 끝을 알 길이 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군사독재시절에서나 볼 법한 무도한 언론탄압과 노조탄압, 시민단체 악마화가 일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분단체제를 활용한 색깔론으로 정의와 인권의 목소리에 재갈이 물리고 거짓과 기만의 정치가 진실과 통합의 열망을 갈기갈기 찢고 있습니다.
이 엄중한 시기에 정의기억연대는 33주년을 맞아 후원의 밤 행사를 내일 열게 되었습니다. 상처 입은 마음들을 서로 어루만지고 다독이며 치유하기 위해서입니다. 피해생존자들의 용기와 선배 활동가들의 열정을 돌아보며 시민연대의 힘으로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입니다. 부디 격려와 응원의 마음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장 서 걸어간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끝끝내 이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미래세대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들이 열어갈 앞날에 희망의 횃불이 되어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겨우겨우 힘내어 버티고 나아가려는 우리 젊은 활동가들에게 든든한 뒷배가 되어 줄 것입니다. 정의기억연대는 흔들림 없는 여러분들의 마음을 믿고 다시 힘차게 닻을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1월 15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
주관단체 인사말_원영희(한국YWCA연합회 회장)
안녕하세요.
한국YWCA연합회 회장 원영희입니다.
오늘 추운 날씨에도 제1622차 수요시위에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국YWCA는 오랫동안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와 배상 촉구를 위한 활동에 동참해 왔습니다. 올해 ‘정의기억연대 네트워크’에 연대단체로 참여하면서, 오늘 첫 번째로 수요 시위 주관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더 적극적인 활동으로 연대를 지속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국YWCA연합회는 지난 해 100년을 맞이한 기독여성단체입니다. 현재 전국 50개 지역 YWCA, 그리고 전 세계 100여 개국 YWCA와 함께 모든 형태의 젠더폭력 철폐를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생 이후, 우크라이나 YWCA와 소통하며 러시아 군에 의해 발생한 전시 성폭력 문제에 관한 협의를 하였습니다. 현재 전쟁이 계속되고 있어 직접적인 피해자 지원이 쉽지 않지만, 곧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함께 할 예정입니다.
또한 90년대부터 일본YWCA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등 양국과 관련한 사안에 대한 공동1 활동을 전개해왔습니다. 특히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대해서는 여성·평화·안보의 관점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연대활동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내년 2월에는 일본YWCA의 청년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수요시위도 공동 주관할 예정입니다.
오늘 이 곳에는 정의와 인권을 위한 이 자리를 폄훼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정의기억연대가 민주적 집회를 훼방하는 이들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낸 침해 구제 진정 건이 최근 기각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비민주적인 행위를 방치하는 정부, 그리고 반인권적 결정을 한 국가인권위원회를 보며 비통한 마음이 듭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몇 번의 겨울을 더 지나야 마음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몇 번의 겨울이 더 지나야 정의를 향한 우리의 외침이 응답 받을 수 있을까요.
하루 속히 이 땅에서 정의가 회복되어,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배상하기를, 또한 현 정부가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는 책임을 다하기를 촉구하며,
다함께 큰 구호로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 일본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배상하라 (배상하라X3)
- 역사 부정 세력들은 즉시 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사죄하라 (사죄하라X3)
연대발언_이한빛(한국YWCA연합회 성평등운동 활동가)
안녕하세요. 한국YWCA연합회 성평등운동 활동가 이한빛입니다.
2023년 여성폭력 추방주간이 한 주 뒤에 시작됩니다. 잘 알고 계시듯이 여성폭력 추방주간은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따라 성폭력, 가정폭력 등의 여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주간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아시나요?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1조의 목적은 '이 법은 여성폭력방지와 피해자 보호ㆍ지원에 관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명백히 하고'라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아주 분명하게 여성폭력 방지와 피해자 보호의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법에도 적시되어 있는 기본 원칙이 대체 왜 지켜지지 않는 걸까요? 우리는 왜 1622차 수요시위에 이르기까지 이 자리에 서야 하는 걸까요? 과연 정부는 명백한 전시 성폭력인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를 위해 어떤 보호와 지원을 하고 있는 걸까요?
여성폭력을 방지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해야하는 정부는 오히려 2024년 예산안에서 여성폭력 방지와 피해자 지원 예산 142억을 삭감하였고, 이 뿐 아니라 지난 9월 진행된 제5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일본 정부가 일본군'위안부'와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했다는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우리 정부는 도대체 어떻게 일본군'위안부' 강제동원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에게 사과를 받았다는 것인지, 또 과연 누구의 피해를 보호하고 대변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를 전시 성폭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과를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있습니까?
지금 이 주변에 보시면 아시다시피, 정말 말도 안 되는 역사 왜곡으로 진실을 외면하고 정의와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들을 억압하는 시도들이 현장에서도, 대학 강단에서도, 온라인 상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이런 사람들의 2차 가해에 침묵하며 피해자들을 보호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권을 수호해야 하는 국가인권위원회조차 이들의 2차 가해를 자유로운 의견의 표명으로 보고 제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향한 2차 가해와 역사의 왜곡이 표현의 자유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맞습니까?
한국YWCA연합회는 지난 101년간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의 여성들은 굉장히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은 너무나도 더디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말합니다.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잊은 민족에게 성평등한 미래, 여성폭력 없는 세상은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 다시 이 자리에서 과거의 정의 회복을 통해 여성들에게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기를 촉구합니다.
함께 구호 외치겠습니다.
연대발언_유에스더(한국YWCA연합회 탈핵기후생명운동 활동가)
YWCA에서 탈핵활동가로 함께 하고있는 유에스더입니다. 한국과 일본, 태평양 시민사회의 요청과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방류를 시작하며 핵발전 가해국이 되었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위해 일해온 전국의 YWCA는 일본정부가 방사성 오염수 방류 결정을 철회하도록, 또 한국정부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편에 서서 방사성 오염수 저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도록,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이곳 일본대사관, 대통령실, 광화문, 그리고 YWCA가 있는 지역 곳곳에서 목소리를 냈습니다. 또, 일본YWCA를 비롯한 일본 시민사회와 함께 연대해왔습니다.
올해 5월, 저는 일본YWCA 활동가들과 함께 도쿄전력 앞에서 열린 집회에 함께 했습니다. 발언을 마치고, 집회에 참여한 일본 활동가들이 “한국의 청년이 이곳까지 오게해서 미안하다”며 들려준 이야기들은 한국의 상황과 꼭 닮아있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후쿠시마 지역 청년들은 자신들의 갑상선 암에 대해 국가가 배상하라며 소송을 진행했지만 일본정부는 이 피해가 핵발전때문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핵산업의 재부흥을 꾀하며 멈췄던 원전의 재가동을 추진하고, 노후원전을 더 가동하려하고, 핵연료재처리시설을 건설하고, 대마도에 핵폐기장을 건설계획을 시작하고, 후쿠시마의 오염된 흙은 일본 전역에, 오염된 물은 태평양에 버리고 있습니다. 일본 시민들은 후쿠시마의 기억으로 핵발전에 대해 공포스러워하면서도, 국가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마구 진행되는 핵산업 확대 앞에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곳 서울에서 보이지 않지만, 경주, 부산, 울산, 영광 등 핵발전소 지역에서는 “원전최강국 건설”이라는 국가사업의 기조아래 오래된 원전을 더 사용하려하고, 심지어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려하고, 늘어만가는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지역에 건설하고 있고, 검증되지 않은 소형모듈원전도 들여오려하고 있습니다. 핵발전소 지역 여성들이 갑상선암에 노출되고, 어린이들의 몸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어도 ‘안전하다’, ‘핵발전때문이 아니다’는 말만 반복하는 국가와 맞서 싸워오던 이들에게 참으로 좌절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원전최강국’신화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정부는 일본정부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를 용인했습니다.
바닷속에 살아가는 생명들을 걱정하는 어린이, 생명을 돌보고 기르는 양육자들, 바다에 기대어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괴담세력도, 비과학을 맹신하는 집단도, 혹은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선동대도 아닙니다. 외려,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문제없게 하기 위해 태평양 도서국에 ODA를 약속한 일본정부나, 일본정부와의 핵카르텔을 공고히 하고자 방류에 적극동조하는 한국정부, 앞으로 태평양에 버려질 방사성 오염수의 0.004%도 되지않는 5천톤도 허드슨강에는 미국인의 건강우려 때문에 버릴 수 없다고 판결한 미국정부, 이들이 정의와 안전의 문제를 국가간의 패권싸움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고통 당할 이들은 후쿠시마 지역사람들, 일본과 한국, 태평양의 평범한 시민들, 선택권을 가지지 못한 취약한 이들,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해양생태계입니다.
총과 포탄만 없을 뿐 힘있는 국가들에 의한 느린 핵공격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국가 간의 권력 싸움에서 희생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사실을 기억하고 연대하며, 일본정부가 지금이라도 가해국의 자리에서 내려오길 요청합니다. 일본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있는 배상을 이행하고, 경제와 자본의 논리로 자행하고 있는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즉각 중단하십시오. 또한 한국정부는 굴욕외교가 아닌 우리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정의의 편에 서십시오.
우리는 ‘핵발전사업 확대’라는 국책사업의 국가폭력에 저항하며, 더이상 국가정책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폭력이 지속되지 않을 때까지 정의와 생평, 평화의 길을 함께 걷겠습니다.
연대발언_홍수진(한국YWCA연합회 시민운동국 부장)
작년 2월 24일, 봄의 따뜻한 기운을 느낄 새도 없이 차갑고 무서운 총포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휩쓸었고,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할 수 밖 에 없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 피해와 인권유린의 현장,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22년 4월 기준으로 5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했고, 그 중 약 90%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가 여전히 전쟁의 상흔이 아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7일 촉발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연이어 발발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는 지난주 기준으로 약 9500명, 부상자는 약 2만4000명으로 그중 약 3분의 2 역시 여성과 어린이라고 합니다.
각종 언론에서 노출되는 통계 이상의 무고한 아이들이 폭력과 살인에 방치되고 여성들 또한 성범죄와 인신매매 등 여러 범죄에 무방비하게 노출되고 있지만, 전쟁이라는 의미 없는 명분 아래 그 누구의 책임도 묻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발언을 하고 있는 이 시간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약자라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공격과 학대로 고통 받고 신음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굶주림과 질병, 공중보건 시스템의 붕괴로 인해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은 그저 목도하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오늘 우리가 수요시위에 모여 일본군 성노예제 생존자들을 위한 정의를 부르짖고 있는 이유가 이 모든 것들과 맞닿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본군 '위안부'는 전쟁 중 국가 권력에 의해 합법화된 강간제도였고, 2000년 발의한 유엔 1325 결의문은 무력 분쟁 상황에서 여성폭력 종식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분쟁지역에서는 여전히 여성에 대한 폭력 및 인권 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70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성으로서의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살다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가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정의와 평화의 관점에서 해결되지 않는 한,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전쟁 중 여성폭력의 문제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전쟁이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서로의 이해관계로 인한 많은 국가들의 무력행위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자행되는 일은 반드시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한국YWCA도 여성과 폭력에 대한 차별에 대항하는 시민단체로서, 국가 간 평화적 합의를 위해 함께 연대하여 목소리를 내야만 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 역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인도적 지원이 조속히 이행되고 더 이상의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시민사회는 이 모든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외치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과 연대하며, 평화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