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할머니 소식1월 포항 할머니 방문기


1월 12일 행, 감자, 새싹 활동가가 포항에 계신 박필근 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이맘때쯤 서울은 매서운 칼바람과 눈에 엄동설한이 계속되었습니다. 활동가들은 포항 날씨는 어땠을지, 할머니께서 추운 날씨에 괜찮으실지, 건강은 괜찮으실지 우려하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요양보호사님께서 부탁하신 검은 패딩 조끼를 미리 준비해 포항으로 향했습니다. 

포항역에 도착해 할머니께 곧 도착한다는 전화를 드렸습니다. ‘오야 오야 오야~’ 하시는 할머니 목소리를 들으니 추운 날씨도, 걱정도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할머니, 저희 왔어요~’하고 인사를 드리니 ‘싸게 왔다(금방 왔다)’고 하시면서 밝은 얼굴로 활동가들을 맞아주셨습니다.

댁에 들어가 안부 인사를 나누고 가져온 조끼를 보여드렸습니다. 할머니 몸에도 잘 맞고 실내에서 입기 적당한 두께여서 뿌듯했습니다. ‘할머니 오늘은 뭐 드시겠어요?’ 하고 여쭙자 아니나 다를까 ‘아~무거나 좋다 아~무거나’라고 하시는 할머니. 지난 방문에서 잘 잡수셨던 고디탕(다슬기국) 집은 어떠시냐고 여쭙자 ‘그래 그래’하시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이동하면서 ‘서울은 눈이 많이 왔는데 여기는 어땠어요?’하고 여쭙자 할머니께서 계신 곳에도 눈이 꽤 많이 내렸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춥지는 않으셨는지 묻자 대부분 집에 계셨기 때문에 추운 줄은 잘 몰랐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식사를 시작했는데 우리 할머니, 식사가 입에 맞으셨는지 한 그릇을 싹 다 비우셨습니다. 활동가들보다도 더 빨리 더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참 뿌듯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 마트에 가서는 할머니께서 필요한 생필품을 함께 구매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셔서 주로 집에 계시는 할머니를 모시고 읍내에 가 식사 한 끼 대접하는 이 일이 저희 활동가들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시간입니다. 늘 혼자 계시는 할머니 손을 꼭 잡고 사람 구경, 동네 구경하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특별합니다. 활동가들에게도 그렇듯, 할머니께도 저희 활동가와의 만남이 반갑고 기다려지는 일 중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댁으로 돌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간만의 외출에 날도 생각보다 좋아 기분 전환이 되신 것 같았습니다. 할머니 좋아하시는 화투도 한 판 쳤는데요, 오늘도 역시 할머니께서는 활동가들의 귀경을 재촉하셨습니다. ‘할머니~ 딱 한 판만 더요~’, ‘할머니 이길 때까지 한 번 해 볼래요!’라고 능청을 떨면서 할머니와 다섯 판 정도 화투를 쳤습니다. 그래도 할머니께서는 ‘서벌(서울)이 어디 붙었는지도 모른다’, ‘서벌 길이 천리길이다’하시면서 활동가들이 어둡지 않을 때 서울에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계속 걱정하셨습니다. 

결국 할머니께 못 이기는 척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가기 전, 새해를 맞아 절을 올리니 눈물 날 것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살짝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그 모습에 활동가들의 발길은 더더욱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구정 전에 다시 올 테니 건강히 계시라고 당부드리면서 댁을 나섰습니다. 

활동가들이 없는 할머니의 하루, 일주일, 한 달은 어떤 모습일까요? 언제나 궁금하고 그리운 할머니,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 얼른 다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