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할머니 소식8월 서울 할머니 방문기

 

할머니 생일을 맞아 한경희 사무총장, 감자, 돌 활동가가 함께 방문 선물과 새하얀 생크림 케잌을 들고 찾아갔습니다. 고기를 좋아하시는 할머니를 위해 고기도 크게 한 덩이를 썰어가고 요즘 철이라는 포도와 사과도 샀습니다. 자두를 살까 고민했는데 지금은 너무 시어서 노인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주인 아저씨의 말을 듣고 마음을 접었습니다.

 

감자 활동가가 도착 전 할머니께 방문한다는 전화를 드리니 할머니께서 “기다리다 목이 빠지겠다”고 하셔서 모두 웃으며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도착하니 저희가 온다고 할머니께서 문도 열어두시고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두고 계셨습니다. 할머니는 어서 앉으라며 재촉하시며 지난 주에 오는 줄 알고 한참을 기다렸는데 안와서 이상하다고 생각하셨답니다. 왜 안오는건지 여러 생각을 하신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할머니께서 생일 촛불을 끄고나서는 할머니가 살아온 이야기를 쭉 해주셨습니다. 할머니의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 배우자와 함께 한이야기, 자식을 키우면서 기쁘고 힘들었던 이야기를 쉬지 않고 해주셨습니다. 90세가 넘는 나이에도 성경책을 안경 없이 읽으시고 귀도 밝으신 할머니는 기억력도 남다르셨습니다. 수십 년 전 일을 마치 어제 일처럼 신나게 이야기하는 건강하신 모습에 안심이 되면서도 대화하고 싶은 때 사람들을 자주 못 만나는 할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한 켠 먹먹함이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멀리 외출을 하기에는 몸에 근육이 많이 빠져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시장에 가보고 싶어 온 힘을 내어 근처 시장에 가셨다고 합니다. 시장에서 청과점을 지나는데 자두가 너무 이쁘고 잘생겨서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먹으면 시어서 먹기 힘들지만 크고 탐스런 자두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몇 알을 사셨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잔뜩 사서 오는데 짐이 너무 무거워 버스에 오르기가 너무 힘드셨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은 이야기를 하시면서 또 크게 웃으셨습니다. 하고 싶고, 갖고 싶은게 있는데 외출이 어려운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희는 다음에 가능하면 함께 외출해서 할머니 갖고 싶은 것도 둘러보자고 말씀드렸습니다.

 

할머니 또 올게요 다음에 이야기 보따리 더 많이 들려주세요.

바깥 바람도 좀 쐬고 새로운 이야기도 더 만들어 보아요.

그리고 내년에는 덜 시고, 달고, 크고 예쁜 자두도 같이 먹어요.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