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주관은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에서 하였고 사회는 한경아 님이 보았습니다.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이 여는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신나는 율동을 하였습니다.
주관단체 인사말에 이어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연대발언 시간에는 이민지 김포제일고등학교 학생, 이동화 아디 팔레스타인 미얀마 사업담당 이사님, 장은아 평화나비 네트워크 이화여대지부 지부장님,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고 문효균 님의 어머니 이기자 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정의연 활동보고 시간에는 방학 활동가가 11월 16일에 있을 정의연 33주년 후원의 밤을 소개하고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심해인 님의 성명서 낭독을 끝으로 1618차 수요시위를 마무리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전남 영광 영산성지고 학생들과 선생님, 도쿄에서 오신 스키모도 겐지, 평화나비 네트워크, 사단법인 아디, 김포제일고등학교, 벌교여자고등학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미국 장로교 여목회자회,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주셨습니다.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이민지 김포제일고등학교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포제일고등학교 1학년 이민지라고 합니다. 제가 이 단상 위로 올라오게 된 이유는 여러분들 모두가 아시다시피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고, 그분들께 이루 말할 수 없는 잔인한 폭력을 행했던 일본 제국주의의 횡포를 잊지 말자고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일본군 ‘위안부’란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군 ‘위안소’로 강제로 연행되어 일제에 의해 조직적이고도 반복적으로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분들을 말합니다. 이분들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일제의 잔인한 탄압과 폭력에 시달린 피해자입니다. 그러나 일본군은 이분들을 유곽의 ‘작부(酌婦),’ ‘창기,’ ‘추업부’ 등으로 부르며 수많은 모욕을 일삼았습니다.
저는 이처럼 일제에 의해 성착취를 당하면서도 오히려 차가운 시선을 받아오신 위안부 피해자 분들의 고통을 일본이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알아야 합니다. 그들이 저지른 끔찍한 과오를 기억하고, 끄집어내고, 직면하여 그들 국가의 이익과 같은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욕심에서 벗어나 본래 그들이 가져야 했던 양심을 떠올려야 합니다. 그 양심 속에서 진정으로 그들이 취해야 하는 태도가, 위안부 피해자 분들께 뒤늦게나마 사죄를 전하기 위해 가져야만 하는 자세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그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가졌던 입장이 무엇입니까? 위안부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다는 듯 무시하고, 모른 척 하고, 외면하며 우리가 간신히 그들로부터 사과를 받아내었다고 생각될 때는 모호하고 부정확한 입장으로써 그들의 잘못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언제까지 존재 자체도 불명확한 옛날 일에 대해 사과를 계속해야 하냐며 역으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들은 진정으로 사과를 해야 합니다. 위안부 문제가 그들이 저지른 명백한 잘못임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날이,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 분들께 고개를 숙이는 바로 그날이 올 때까지 그들의 행적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들의 모든 과오를 잊어선 안됩니다. 그리하여 그들의 진정어린 사과를 받아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이동화 아디 팔레스타인 미얀마 사업담당 이사
팔레스타인에서 한국으로 급하게 돌아온 지도 거의 2주정도 됐습니다. 하지만 제 정신은 팔레스타인 어딘가에 두고 온 듯 몽롱하고 멍합니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련 뉴스 때문 인지 가슴속 분노와 슬픔은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합니다.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세운 분리장벽을 넘어 공격할 때 저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올리브 수확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디는 정의기억연대의 후원을 받아 2021년부터 팔레스타인 나블루스에서 현지여성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트라우마힐링센터 사업을 하고 있고, 그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팔레스타인에 방문한 것이지요.
10월 7일, 제가 가장 먼저 목격한 광경은 올리브를 따고 있는 곳 반대편에서 피어오르는 커다란 화재였고, 그것은 이스라엘 정착촌민이 하마스 공격에 보복을 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올리브농장에 방화를 한 것이었다. 올리브 수확을 마치고 나블루스로 돌아왔을 때 현지 사람들에게서 기쁨과 우려를 동시에 보았습니다. 가자가 봉쇄된 지 15년, 높이 8미터의 거대한 분리장벽이 가자지구를 둘러친 지 21년 만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장벽을 넘어 자신들의 예전 땅이었던 지금의 이스라엘에 도달했다는 기쁨을 드러냈습니다. 동시에 이스라엘의 잔혹한 보복 군사공격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아디의 팔레스타인 방문팀은 안전확보를 위해 서둘러 현지 일정을 종료하고 귀국 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요된 며칠 동안 저는 현지 활동가들과 많이 언쟁했습니다. 어떠한 이유로도 민간인과 비전투요원을 살해하고 납치하는 전쟁범죄는 용납할 수도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현지활동가에게는 제 주장이 현실을 모르는 순진한 공자님 말씀처럼 들렸나봅니다. 그들은 10월 7일의 하나의 사건이 아닌 지난 75년 동안 자신들이 당했던 고초를 이야기하며 우리에게도 당신들과 같은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서로 다른 말을 하는 평행선과도 같은 언쟁 속에서 현지 활동가는 수십 년 동안 팔레스타인 아이와 여성, 민간인이 살해당할 때 세상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어느 누가 우리 편에서 목소리를 내준 적이 있었느냐? 라고 항변할 때 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우려했던 데로 하마스의 공격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과거의 선례처럼 이스라엘은 민간인까지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보복군사공격을 시작했고 이번에는 전 세계의 여론의 지탄도 함께 따라왔습니다. 하마스의 민간인 대상 뉴스는 정제되지 않고 사실관계도 불분명한 채 공중파, 케이블, 신문, 심지어 개인의 sns를 타며 엄청나게 전파됐습니다. 그리고 가자지구의 알아흘리 병원이 공습으로 큰 피해를 봤다는 소식에 전 세계 여론은 다시 한 번 출렁거렸고 지금은 서로의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죽음의 시간은 계속 흘러갑니다. 이스라엘의 사망자수는 멈췄고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와 부상자는 계속 늘어만 갔습니다. 사망자와 부상자의 절반이상이 아이와 여성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은 하마스의 만행과 알 아흘리 병원 폭격이 누구 소행인지에서 멈춰 있는 듯합니다.
지중해에 맞닿아 있고 서울시 절반가량 크기의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고 외부로 연결된 모든 도로가 봉쇄된 감옥과도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태를 통해 부가적으로 알게 된 사실입니다. 가자지구는 외부에 의해 완벽하게 봉쇄됐으면서도 또 외부에 완전하게 의존해야만 하는 지역입니다. 이런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은 전기를 끊고 물을 끊었습니다. 모든 물류의 흐름을 차단했습니다. 하늘에서 전단지를 뿌리며 남쪽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하마스편이라 간주하고 폭격하겠다고 연신 협박합니다. 두려움에 떨며 남쪽으로 이동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자포자기 심정으로 떠나지 못하는 사람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가자지구 현지에서 전해주는 소식은 200만명의 가자지구 사람들이 하루하루가 위태롭고 절박한 상황속에서 지내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이들이 갈 만한 안전한 곳은 딱히 없습니다. 지난 23일 월요일 하루 동안 만 이스라엘 공중 폭격으로 사망한 가자지구 민간인 수만 어린이 182명을 포함하여 436명이 사망했습니다. 지금 이순간도 이스라엘의 공중 폭격이 이어지고 지상전을 위한 무시무시한 탱크와 전차는 가자지구 코앞에서 대기중 입니다.
어느 순간 우리의 기억은 멈춰졌습니다. 언론은 연신 하마스의 악행을 계속 선전합니다. 한국의 몇몇 언론사는 현지에 기자를 파견하며 현지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그들은 비극의 한 면 만을 강조합니다. 만약 그들이 가자지구에 있다면 그들이 바라본 세상은 공포와 죽음, 사방이 벽으로 막힌 절망적인 현실일 것입니다. 또한 팔레스타인에는 가자지구만 있지 않습니다. 서안지구 역시 공격받고 있습니다. 10월 7일 이후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 군의 군사공격으로 1400명 이상이 체포되고 90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아디의 현지 활동가역시 이스라엘군이 발포한 유탄에 맞아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서안지구의 대부분의 도시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봉쇄됐고 아디의 센터 역시 현재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많은 살마들은 하마스가 이 지옥의 문을 연 당사자이고 10월 7일부터 비극이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생각은 완전히 다릅니다. 유엔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지칭할 때 Occupied Palestinian Territories 즉 점령된 팔레스타인 지역이라고 합니다. 이번 사태는 긴 점령의 역사 중 하나의 사건이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점령의 상징과도 같은 분리장벽이 처음 무너지고 본인의 고향에 발을 딛는 최초의 기억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수많은 보도를 통해 팔레스타인은 점령됐고 점령이 불법이라 알려졌지만 사람들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 사태이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평화롭게 일상을 살고 있었다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합니다..
이번 비극적인 사태를 통해 저는 인류의 양심이 시험대에 올랐고, 그동안 국제사회가 구축한 신념의 토대는 그 앙상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하늘을 찢을 듯한 전투기의 굉음과 곧바로 이어지는 폭격의 섬광은 인구 230만의 가자를 죽음의 도시로 만들었습니다. 쉴 새 없이 밀려드는 부상자와 사망자로 병원은 이미 아수라장이 돼버렸고,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의 잔해 속에서 주민들은 필사적으로 맨손으로 콘크리트 잔해를 파헤치고 있지만 그 밑에 갈린 아이들은 서서히 숨을 거두고 있습니다. 잔인한 세상의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고통 받는 이들의 절규는 점령의 담장을 넘지 못합니다. 이들의 절규가 마지막 숨을 다할 때 우리가 믿는 양심과 신념역시 끝날 것입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사망한 모든 이들의 명복을 빌며 하루빨리 이 비극이 끝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연대발언_장은아 평화나비 네트워크 이화여대지부 지부장
안녕하세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 이화여대 지부 지부장 장은아입니다.
과거사 문제 해결 더는 미룰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오늘 아침에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수요시위장을 향한 인권침해와 폭언을 방관하는 국가인권위원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평화나비도 참여하고 왔습니다. 지금 이 장소에서 저렇게 혐오적인 발언이 오가고 있는데 국가인권위원회는 긴급구제조치를 기각하고 심지어 김용원 위원은 해당 사건을 기각처리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안건 95건에 대한 후속절차도 진행하지 않겠다며 본인이 가진 권력을 남용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이는 방치보다 못한 혐오 조장입니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피해자의 인권을 지켜야할 국가인권위원회가 그 책임을 포기한 것입니다.
정부는 또 어떻습니까? 제3자 변제안을 취하하긴 커녕 기어코 피해자들과 법정다툼을 진행하겠다고 하고 과거사 문제 대응 예산을 삭감하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와 함께계신 피해자 분들은 오직 아홉분이 남았습니다. 피해자분들은 전쟁없는 세상, 소수자가 혐오당하지 않은 세상을 바라셨지만 전쟁과 폭력은 아직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 없는 평화의 세상이 아닌 점점 더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약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세상을 정부가 장려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대로 두고 보진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과거사에 침묵하지 않는 국회가 필요합니다. 내년에는 새로운 국회를 만드는 총선이 예정되어있습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더이상의 역사왜곡과 혐오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2024 국회에서는 과거사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에 대해 시민들과 토론하고 앞장서서 만들어가야할 것입니다.
그래서 평화나비는 행동합니다. 평화와 인권을 향한 국민의 바람을 제대로 대변하는 국회를 위해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바로 다음주 11월 4일 토요일부터 시작합니다. 여기 평화로에서 수십명의 평화나비 회원들이 과거사 문제 해결에 침묵하지 않는 국회를 바라는 릴레이 발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정의로운 역사문제 해결, 대학생의 힘으로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평화나비는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분들과 연대합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평화나비도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연대발언_이기자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고 문효균 님의 어머니
안녕하세요
전주에서온 이태원참사 희생자
문효균 엄마 이기자입니다
효균이를 떠나 보낸지 벌써 1년이 되어갑니다
저희 가족은 햇수로 오랜 세월동안 주기적으로 매년 ..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두아들과 저희부부는 벌초를 해왔습니다
161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주관은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에서 하였고 사회는 한경아 님이 보았습니다.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이 여는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신나는 율동을 하였습니다.
주관단체 인사말에 이어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주간보고가 있었습니다.
연대발언 시간에는 이민지 김포제일고등학교 학생, 이동화 아디 팔레스타인 미얀마 사업담당 이사님, 장은아 평화나비 네트워크 이화여대지부 지부장님,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고 문효균 님의 어머니 이기자 님이 힘찬 연대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정의연 활동보고 시간에는 방학 활동가가 11월 16일에 있을 정의연 33주년 후원의 밤을 소개하고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심해인 님의 성명서 낭독을 끝으로 1618차 수요시위를 마무리했습니다.
수요시위 현장에는 전남 영광 영산성지고 학생들과 선생님, 도쿄에서 오신 스키모도 겐지, 평화나비 네트워크, 사단법인 아디, 김포제일고등학교, 벌교여자고등학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미국 장로교 여목회자회,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등 개인, 단체에서 함께 연대해주셨습니다.
무대와 음향은 휴매니지먼트에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연대발언_이민지 김포제일고등학교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포제일고등학교 1학년 이민지라고 합니다. 제가 이 단상 위로 올라오게 된 이유는 여러분들 모두가 아시다시피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고, 그분들께 이루 말할 수 없는 잔인한 폭력을 행했던 일본 제국주의의 횡포를 잊지 말자고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일본군 ‘위안부’란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군 ‘위안소’로 강제로 연행되어 일제에 의해 조직적이고도 반복적으로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분들을 말합니다. 이분들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일제의 잔인한 탄압과 폭력에 시달린 피해자입니다. 그러나 일본군은 이분들을 유곽의 ‘작부(酌婦),’ ‘창기,’ ‘추업부’ 등으로 부르며 수많은 모욕을 일삼았습니다.
저는 이처럼 일제에 의해 성착취를 당하면서도 오히려 차가운 시선을 받아오신 위안부 피해자 분들의 고통을 일본이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알아야 합니다. 그들이 저지른 끔찍한 과오를 기억하고, 끄집어내고, 직면하여 그들 국가의 이익과 같은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욕심에서 벗어나 본래 그들이 가져야 했던 양심을 떠올려야 합니다. 그 양심 속에서 진정으로 그들이 취해야 하는 태도가, 위안부 피해자 분들께 뒤늦게나마 사죄를 전하기 위해 가져야만 하는 자세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그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가졌던 입장이 무엇입니까? 위안부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다는 듯 무시하고, 모른 척 하고, 외면하며 우리가 간신히 그들로부터 사과를 받아내었다고 생각될 때는 모호하고 부정확한 입장으로써 그들의 잘못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언제까지 존재 자체도 불명확한 옛날 일에 대해 사과를 계속해야 하냐며 역으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들은 진정으로 사과를 해야 합니다. 위안부 문제가 그들이 저지른 명백한 잘못임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날이,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 분들께 고개를 숙이는 바로 그날이 올 때까지 그들의 행적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들의 모든 과오를 잊어선 안됩니다. 그리하여 그들의 진정어린 사과를 받아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_이동화 아디 팔레스타인 미얀마 사업담당 이사
팔레스타인에서 한국으로 급하게 돌아온 지도 거의 2주정도 됐습니다. 하지만 제 정신은 팔레스타인 어딘가에 두고 온 듯 몽롱하고 멍합니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련 뉴스 때문 인지 가슴속 분노와 슬픔은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합니다.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세운 분리장벽을 넘어 공격할 때 저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올리브 수확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디는 정의기억연대의 후원을 받아 2021년부터 팔레스타인 나블루스에서 현지여성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트라우마힐링센터 사업을 하고 있고, 그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팔레스타인에 방문한 것이지요.
10월 7일, 제가 가장 먼저 목격한 광경은 올리브를 따고 있는 곳 반대편에서 피어오르는 커다란 화재였고, 그것은 이스라엘 정착촌민이 하마스 공격에 보복을 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올리브농장에 방화를 한 것이었다. 올리브 수확을 마치고 나블루스로 돌아왔을 때 현지 사람들에게서 기쁨과 우려를 동시에 보았습니다. 가자가 봉쇄된 지 15년, 높이 8미터의 거대한 분리장벽이 가자지구를 둘러친 지 21년 만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장벽을 넘어 자신들의 예전 땅이었던 지금의 이스라엘에 도달했다는 기쁨을 드러냈습니다. 동시에 이스라엘의 잔혹한 보복 군사공격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아디의 팔레스타인 방문팀은 안전확보를 위해 서둘러 현지 일정을 종료하고 귀국 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요된 며칠 동안 저는 현지 활동가들과 많이 언쟁했습니다. 어떠한 이유로도 민간인과 비전투요원을 살해하고 납치하는 전쟁범죄는 용납할 수도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현지활동가에게는 제 주장이 현실을 모르는 순진한 공자님 말씀처럼 들렸나봅니다. 그들은 10월 7일의 하나의 사건이 아닌 지난 75년 동안 자신들이 당했던 고초를 이야기하며 우리에게도 당신들과 같은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서로 다른 말을 하는 평행선과도 같은 언쟁 속에서 현지 활동가는 수십 년 동안 팔레스타인 아이와 여성, 민간인이 살해당할 때 세상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어느 누가 우리 편에서 목소리를 내준 적이 있었느냐? 라고 항변할 때 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우려했던 데로 하마스의 공격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과거의 선례처럼 이스라엘은 민간인까지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보복군사공격을 시작했고 이번에는 전 세계의 여론의 지탄도 함께 따라왔습니다. 하마스의 민간인 대상 뉴스는 정제되지 않고 사실관계도 불분명한 채 공중파, 케이블, 신문, 심지어 개인의 sns를 타며 엄청나게 전파됐습니다. 그리고 가자지구의 알아흘리 병원이 공습으로 큰 피해를 봤다는 소식에 전 세계 여론은 다시 한 번 출렁거렸고 지금은 서로의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죽음의 시간은 계속 흘러갑니다. 이스라엘의 사망자수는 멈췄고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와 부상자는 계속 늘어만 갔습니다. 사망자와 부상자의 절반이상이 아이와 여성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은 하마스의 만행과 알 아흘리 병원 폭격이 누구 소행인지에서 멈춰 있는 듯합니다.
지중해에 맞닿아 있고 서울시 절반가량 크기의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고 외부로 연결된 모든 도로가 봉쇄된 감옥과도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태를 통해 부가적으로 알게 된 사실입니다. 가자지구는 외부에 의해 완벽하게 봉쇄됐으면서도 또 외부에 완전하게 의존해야만 하는 지역입니다. 이런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은 전기를 끊고 물을 끊었습니다. 모든 물류의 흐름을 차단했습니다. 하늘에서 전단지를 뿌리며 남쪽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하마스편이라 간주하고 폭격하겠다고 연신 협박합니다. 두려움에 떨며 남쪽으로 이동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자포자기 심정으로 떠나지 못하는 사람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가자지구 현지에서 전해주는 소식은 200만명의 가자지구 사람들이 하루하루가 위태롭고 절박한 상황속에서 지내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이들이 갈 만한 안전한 곳은 딱히 없습니다. 지난 23일 월요일 하루 동안 만 이스라엘 공중 폭격으로 사망한 가자지구 민간인 수만 어린이 182명을 포함하여 436명이 사망했습니다. 지금 이순간도 이스라엘의 공중 폭격이 이어지고 지상전을 위한 무시무시한 탱크와 전차는 가자지구 코앞에서 대기중 입니다.
어느 순간 우리의 기억은 멈춰졌습니다. 언론은 연신 하마스의 악행을 계속 선전합니다. 한국의 몇몇 언론사는 현지에 기자를 파견하며 현지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그들은 비극의 한 면 만을 강조합니다. 만약 그들이 가자지구에 있다면 그들이 바라본 세상은 공포와 죽음, 사방이 벽으로 막힌 절망적인 현실일 것입니다. 또한 팔레스타인에는 가자지구만 있지 않습니다. 서안지구 역시 공격받고 있습니다. 10월 7일 이후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 군의 군사공격으로 1400명 이상이 체포되고 90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아디의 현지 활동가역시 이스라엘군이 발포한 유탄에 맞아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서안지구의 대부분의 도시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봉쇄됐고 아디의 센터 역시 현재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많은 살마들은 하마스가 이 지옥의 문을 연 당사자이고 10월 7일부터 비극이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생각은 완전히 다릅니다. 유엔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지칭할 때 Occupied Palestinian Territories 즉 점령된 팔레스타인 지역이라고 합니다. 이번 사태는 긴 점령의 역사 중 하나의 사건이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점령의 상징과도 같은 분리장벽이 처음 무너지고 본인의 고향에 발을 딛는 최초의 기억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수많은 보도를 통해 팔레스타인은 점령됐고 점령이 불법이라 알려졌지만 사람들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 사태이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평화롭게 일상을 살고 있었다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합니다..
이번 비극적인 사태를 통해 저는 인류의 양심이 시험대에 올랐고, 그동안 국제사회가 구축한 신념의 토대는 그 앙상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하늘을 찢을 듯한 전투기의 굉음과 곧바로 이어지는 폭격의 섬광은 인구 230만의 가자를 죽음의 도시로 만들었습니다. 쉴 새 없이 밀려드는 부상자와 사망자로 병원은 이미 아수라장이 돼버렸고,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의 잔해 속에서 주민들은 필사적으로 맨손으로 콘크리트 잔해를 파헤치고 있지만 그 밑에 갈린 아이들은 서서히 숨을 거두고 있습니다. 잔인한 세상의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고통 받는 이들의 절규는 점령의 담장을 넘지 못합니다. 이들의 절규가 마지막 숨을 다할 때 우리가 믿는 양심과 신념역시 끝날 것입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사망한 모든 이들의 명복을 빌며 하루빨리 이 비극이 끝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연대발언_장은아 평화나비 네트워크 이화여대지부 지부장
안녕하세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 이화여대 지부 지부장 장은아입니다.
과거사 문제 해결 더는 미룰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오늘 아침에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수요시위장을 향한 인권침해와 폭언을 방관하는 국가인권위원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평화나비도 참여하고 왔습니다. 지금 이 장소에서 저렇게 혐오적인 발언이 오가고 있는데 국가인권위원회는 긴급구제조치를 기각하고 심지어 김용원 위원은 해당 사건을 기각처리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안건 95건에 대한 후속절차도 진행하지 않겠다며 본인이 가진 권력을 남용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이는 방치보다 못한 혐오 조장입니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피해자의 인권을 지켜야할 국가인권위원회가 그 책임을 포기한 것입니다.
정부는 또 어떻습니까? 제3자 변제안을 취하하긴 커녕 기어코 피해자들과 법정다툼을 진행하겠다고 하고 과거사 문제 대응 예산을 삭감하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와 함께계신 피해자 분들은 오직 아홉분이 남았습니다. 피해자분들은 전쟁없는 세상, 소수자가 혐오당하지 않은 세상을 바라셨지만 전쟁과 폭력은 아직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 없는 평화의 세상이 아닌 점점 더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약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세상을 정부가 장려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대로 두고 보진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과거사에 침묵하지 않는 국회가 필요합니다. 내년에는 새로운 국회를 만드는 총선이 예정되어있습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더이상의 역사왜곡과 혐오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2024 국회에서는 과거사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에 대해 시민들과 토론하고 앞장서서 만들어가야할 것입니다.
그래서 평화나비는 행동합니다. 평화와 인권을 향한 국민의 바람을 제대로 대변하는 국회를 위해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바로 다음주 11월 4일 토요일부터 시작합니다. 여기 평화로에서 수십명의 평화나비 회원들이 과거사 문제 해결에 침묵하지 않는 국회를 바라는 릴레이 발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정의로운 역사문제 해결, 대학생의 힘으로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평화나비는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분들과 연대합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평화나비도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연대발언_이기자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고 문효균 님의 어머니
안녕하세요
전주에서온 이태원참사 희생자
문효균 엄마 이기자입니다
효균이를 떠나 보낸지 벌써 1년이 되어갑니다
저희 가족은 햇수로 오랜 세월동안 주기적으로 매년 ..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두아들과 저희부부는 벌초를 해왔습니다
군복입고 벌초하는 멋있고 근사한 효균이도 보고싶고, 말할때 툭 던지는 시크하면서도 정감있는 말투도 그립고...
이런 일상들이 너무 그립습니다
지난 일요일
1주기 추모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있었습니다
10.29 이후 음악을 들어본적이없었는데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많은 눈물을 흘렸고 일상이었다면 우리아이들하고 같이 들었을 음악이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일상은 먼저간 아이들의 명예를 되찾아주는 일이되어버렸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왜..허무하게 별이 되었는지...
우리는 알고싶습니다.
참사 1주기를 앞둔 오늘 까지도 400개가 넘는 우리의 질문은 대답 없는 메아리로 남아있습니다
올해초 국정조사와 특수본 수사가 끝났지만 우리가족들이 묻는 질문에 답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고 짧은 조사 과정속에서 마저 유가족과 생존자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배제되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해야할일은 특별법을 제정하여온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하여
다시는 이와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합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과 연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