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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기금1586차 수요시위 연대발언: 팔레스타인 여성의 든든한 지원자이자 서로의 연대가 되는 나비기금

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는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수요시위로 진행되었습니다. 3・8 맞아 활동가들이 수요시위 참가자들에게 장미꽃과 보라색 풍선을 나눠드렸습니다. 2023년 3월 8일은 나비기금 1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여성의 날과 나비기금 11주년을 맞아 ADI에서의 연대발언이 있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여성의 든든한 지원자이자 서로의 연대가 되는 나비기금”

사단법인 아디 이동화 활동가

안녕하세요. 저는 사단법인 아디에서 활동하는 이동화입니다. 많이들 아디를 모르실텐데요, 아디는 2016년부터 아시아의 분쟁지역인 미얀마, 팔레스타인, 방글라데시 등에서 피해생존 여성과 난민들을 지원하며 인권 보호와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는 단체입니다. 나비기금이 시작된지 11년이 되는 이 뜻깊은 자리에 초대되어 너무 영광이지만 현재 구례에서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어, 아디의 공선주 활동가에게 제 이야기를 대신 전함을 양해해 주십시오.

아디는 고 김복동, 길원옥 할머님께서 전시 성폭력 피해여성을 위해 마련해 주신 나비기금을 통해 지난 2021년부터 팔레스타인에서 폭력피해 생존여성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팔레스타인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이후로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의해 식민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를 갈등과 대립관계로 여기시는데, 제가 확인한 현장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고 마치 오래전 일제 강점시기 식민지배를 당했던 한국의 모습과 더 가깝습니다. 나비기금이 찾은 지역은 서안지구의 나블루스라는 곳입니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 군인과 주민들에 둘러쌓여 통제가 아주 심한 곳입니다. 또한 2022년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삼엄한 군사작전으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의 여성은 단순히 이스라엘의 무력과 폭력에만 노출된 것이 아닙니다. 오랜기간 지역의 가부장적 문화와 관습역시 여성들을 옥죄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만난 여성분들은 본인들이 점령으로 인한 폭력과 여성이기에 겪는 폭력, 이 이중의 폭력적 현실에서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힘겨운 폭력속에서 제가 전하고 싶은 것은 나비기금과 만난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이야기들 입니다. 제가 이야기전할 여성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나블루스 구시가지에서 3명의 자녀를 둔 레일라씨는 남편의 폭력을 8년동안 견디며 지옥같은 삶을 보냈습니다. 주변의 도움으로 그녀는 나비기금이 설립한 ‘팔레스타인여성 트라우마 센터’를 찾았고 센터 소속의 변호사는 남편을 경찰서에 신고하면서 그녀는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겪은 크나큰 폭력의 상흔 역시 센터에서 제공해준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 치유되고 있습니다. 또한 나블루스 인근의 툽바스 마을에서 8명의 자녀를 둔 아리아 역시 남편의 구타로 인해 2주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습니다. 퇴원후 집으로 돌아간 그녀는 자신의 딸 역시 남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에 빠져 자살을 시도하려 했습니다. 다행히 그녀 역시 센터방문을 통해 지속적인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고 지금은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희망씨앗기금’을 통해 자립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나비기금은 폭력피해 생존여성에게 법률지원과 심리지원을 하면서도 자립을 꿈꾸고 계획하는 여성들을 위한 ‘희망씨앗기금’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기금을 통해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도 있습니다. 팔레스타인내 최대 난민캠프인 발라타 난민캠프에서 거주하며 3명의 자녀를 둔 라이사 역시 비참한 상황속에서 지냈습니다. 이스라엘 점령으로 남편이 무직상태에 빠지자 남편은 그녀에게 폭행, 살해 협박, 심지어 구걸과 성매매를 강요했습니다. 그녀에게는 지옥같은 나날들이었습니다. 난민캠프 지인을 통해 그녀는 센터의 문을 두드렸고 센터는 심리상담과 법률상담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심리상담과 치료에만 8차례 세션 3개월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희망씨앗기금’도 신청하여 지원받았는데, 이 기금을 통해 그녀는 언니 가족과 함께 피클을 직접 제조하며 판매했습니다. 다행히 라이사 가족의 피클은 캠프내 식당에 모두 팔렸고 계속 거래될 예정이라 합니다. 제가 직접 라이사 가족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그녀는 저에게 피클과 점심을 대접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짠음식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맛본 피클의 맛은 최고였고 그녀의 가족과 아이들의 희망찬 눈빛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 분들의 사연 이외에도 나비기금은 지난 2년간 총 150명에게 심리상담과 치료를, 119명에게 법률지원을 제공하였으며, 2100만원 상당의 ‘희망씨앗기금’을 총 32명 여성가장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이러한 지원사업외에도 지역의 여성단체, 마을 조직, 지역사회와 연대하여 ‘찾아가는 여성폭력중단 워크숍’을 총 27회 개최하여 417명의 여성들이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작년 10월에 현장방문하여 나비기금이 지역에 뿌린 희망과 여성들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팔레스타인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고 이스라엘의 무력은 강합니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 많은 시간과 희생이 요구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11년전 고 김복동, 길원옥 할머님께서 만들어 주신 나비기금이 8천킬로 떨어진 팔레스타인 여성들을 만났을때 그녀들이 보인 환한 미소에서 나비기금의 의미를 찾았습니다. 비록 당장의 폭력을 멈추지는 못하겠지만 나비기금은 폭력을 견디는 힘과 폭력에 맞서는 용기, 결국은 폭력을 변화시킬 그녀들의 연대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나비기금은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든든한 지원자이자 한국과 팔레스타인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서로의 연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여성들과 아디를 대신해서 나비기금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