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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사업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10주기 추모행동 〈강남역! 다시! 추모를 딛고 행동하라!〉

5월 17일, 정의기억연대는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10주기 추모행동 〈강남역! 다시! 추모를 딛고 행동하라!〉에 참가했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번 10주기 추모행동의 공동주최 단체로 참여했으며, 연대 발언에 참가해 기억과 추모의 마음을 나눴습니다. 


8d577e4c798ef.jpg(출처: 서울여성회)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이미 세계의 여러 국가는 여성혐오를  여성 대상 범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식해  ‘페미사이드(femicide)’, ‘젠더폭력(gender-based violence)’이라는 용어와 개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역시 가해자가 여성 피해자를 기다렸다는 증거와 증언이 있었음에도, 정부와 언론은 이를 동기 없는 살인이나 가해자 개인의 일탈처럼 설명해 왔습니다. 명백한 원인이 있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던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여성들은 성폭력, 여성폭력, 여성의 피해자가 되었고, 위협 속에서 살아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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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도담 활동가는 최근 이어진 여성 살해 사건들을 짚으며, 여성폭력의 구조적 원인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와 피해자·피해생존자, 그리고 그 주변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2차 가해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여성이기 때문에 폭력에 노출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전쟁 중 여성들이 성폭력을 당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불가피한 일이다”라는 식의 2차 가해가 어떻게 여성폭력을 정당화하고 은폐해 왔는지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생존자들 역시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음을 전하며, 지난 2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 이후 수요시위가 다시 평화로운 자리에서 이어지고,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펜스가 철거되며 여성인권을 보다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이러한 공간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확장되어야 한다는 희망 또한 함께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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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7.
도담 활동가 발언 전문

2016년,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올해, 광주에서 귀가하던 고등학생이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습니다. 1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폭력의 대상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여성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혐오가 내제되어 있습니다. 가해자들은 여성을 당연히 폭력을 행사해도 되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가해를 ‘실수’로 치부하며, 여성들의 피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말합니다. 혐오는 곧 가해자가 스스로를 두둔하고,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지속하게 하며, 피해자를 침묵하게 합니다.

 

혐오와 2차 가해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게도 이어져왔습니다. ‘강제 동원이 아니라 자발적이었다’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 여성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안타깝지만 당연하다’. 이는 오늘날 성폭력·젠더 폭력 피해자를 향한 말과 동일합니다. 가해자의 태도는 항상 같습니다. ‘네가 원해서’, ‘내가 오해하게끔 네가 행동했기 때문에’.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는 몇십 년이 지나도 그대로입니다.

 

우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음과 폭력을 감내해야 하는 사회가 끝나기를 바랍니다. 올해 2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본군‘위안부’피해자 보호법 개정안이 최종 통과되면서, 일본군‘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정하고 피해자를 모욕해 온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피해자를 향한 혐오가 난무하던 수요시위 현장도 평화를 되찾았고, 수년간 펜스에 갇혀있던 평화의 소녀상도 마침내 시민들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성인권과 평화를 보다 열린 공간, 안전한 공간에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를 향한 혐오가 계속되고 있기에 우리는 멈추지 않고 말해야 합니다. 많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세상의 낙인과 손가락질이 두려워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 것처럼, 오늘날도 자신의 피해를 숨기고 살아가는 이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저는 이들이 더 이상 숨지 않아도 되는 사회, 폭력과 혐오가 아닌 평등과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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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여성회)


연대 발언 이후, 참가자들 모두 함께 다이 인(Die-in)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강남역 10번 출구로 이동해 추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번 10주기 추모행동을 비롯해 앞으로도 여성이 ‘살아남아야 하는’ 세상이 아니라,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세상을 떠나신 모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과 우리 곁을 떠난 모든 여성 살해 피해자들을 끝까지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