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에 계신 할머님을 뵙기 위해 복아와 행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습니다. 정해진 KTX 시간으로 인하여 매번 비슷한 시간에 도착하지만 왜 이리 늦게 왔냐는 말로 인사를 건네실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역시나, 평소보다 한층 빨라진 말투로 “왜 이리 늦게 왔냐!” 하며 활동가들을 맞아주셨습니다.
짧은 인사를 나누곤 곧바로 할머니가 즐겨 드시는 고디국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음식이 나오자마자 할머니께서는 당신이 다 못 드실 거라며 국의 절반을 행에게 부어주셨습니다. 밥도 조금 남긴 채 제일 먼저 숟가락을 내려놓으셨습니다. 양이 줄어드신 것인지, 점심 전에 요깃거리를 드신 것인지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는 근처 마트에 가서 장을 봤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할머님을 찾아뵙고 있는 활동가 행은 할머니에게 ‘정대협’이란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는데요, 할머니에게 ‘정대협’은 성이 ‘정’이요 이름이 ‘대협’인 행 활동가를 뜻하기도 합니다. 마트에서 행이 계산을 하는 동안, 할머니는 복아에게 행이 마치 당신의 딸과 같다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셨습니다. 행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이 참 따뜻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할머니 댁으로 다시 돌아와서는 할머니와 이야기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할머니께서는 계속해서 “줏어 먹으라!” 하며 먹을 것을 내어주셨습니다. 과일, 떡, 건강음료에 감주까지... 점심을 먹고 온 직후라 “할머니, 너무 배불러요. 같이 먹어요~”하면 당신은 배부르다며 거절하시면서도 활동가들에게는 먹을 것을 계속 주셨습니다.
할머니를 뵈러 가기 며칠 전에는 사무처로 익명의 택배가 도착했었습니다. 택배에는 케토톱과 스카프, 모자, 뉴케어가 편지와 함께 있었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라 밝히신 분께서 할머님들이 항상 행복으로 가득하고 건강하시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보내주신 것이었습니다. 이 물품들을 활동가들이 방문하는 할머님들께 어울리는 것으로 골라 적절히 전달해 드리고 있는데요, 포항 할머니께는 평소 자주 쓰시는 케토톱과 회색빛 모자를 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참 좋아하시면서 모자에 달린 끈을 턱 아래에 꼭 묶은 채 저희가 돌아갈 때까지도 착용하고 계셨습니다. 모자챙이 넓어 곧 다가올 여름에도 쓰시기 좋아 보였습니다.
활동가들이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챙길 때 할머니는 “또 올래? 나 보러?”하며 물어보셨습니다. 매주 안부 전화를 하고 매달 찾아뵌 지도 오래되었는데 왜 그런 말씀을 하셨던 것일까요. 왜인지 기억에 오래 남을 것만 같습니다.
할머니, 당연히 또 올 것이지요. 우리 오래오래 만나면서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쇼핑도 하고 화투도 쳐요. 다음 달에 뵈러 갈 때까지 건강히 계세요.
포항에 계신 할머님을 뵙기 위해 복아와 행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습니다. 정해진 KTX 시간으로 인하여 매번 비슷한 시간에 도착하지만 왜 이리 늦게 왔냐는 말로 인사를 건네실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역시나, 평소보다 한층 빨라진 말투로 “왜 이리 늦게 왔냐!” 하며 활동가들을 맞아주셨습니다.
짧은 인사를 나누곤 곧바로 할머니가 즐겨 드시는 고디국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음식이 나오자마자 할머니께서는 당신이 다 못 드실 거라며 국의 절반을 행에게 부어주셨습니다. 밥도 조금 남긴 채 제일 먼저 숟가락을 내려놓으셨습니다. 양이 줄어드신 것인지, 점심 전에 요깃거리를 드신 것인지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는 근처 마트에 가서 장을 봤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할머님을 찾아뵙고 있는 활동가 행은 할머니에게 ‘정대협’이란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는데요, 할머니에게 ‘정대협’은 성이 ‘정’이요 이름이 ‘대협’인 행 활동가를 뜻하기도 합니다. 마트에서 행이 계산을 하는 동안, 할머니는 복아에게 행이 마치 당신의 딸과 같다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셨습니다. 행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이 참 따뜻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할머니 댁으로 다시 돌아와서는 할머니와 이야기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할머니께서는 계속해서 “줏어 먹으라!” 하며 먹을 것을 내어주셨습니다. 과일, 떡, 건강음료에 감주까지... 점심을 먹고 온 직후라 “할머니, 너무 배불러요. 같이 먹어요~”하면 당신은 배부르다며 거절하시면서도 활동가들에게는 먹을 것을 계속 주셨습니다.
할머니를 뵈러 가기 며칠 전에는 사무처로 익명의 택배가 도착했었습니다. 택배에는 케토톱과 스카프, 모자, 뉴케어가 편지와 함께 있었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라 밝히신 분께서 할머님들이 항상 행복으로 가득하고 건강하시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보내주신 것이었습니다. 이 물품들을 활동가들이 방문하는 할머님들께 어울리는 것으로 골라 적절히 전달해 드리고 있는데요, 포항 할머니께는 평소 자주 쓰시는 케토톱과 회색빛 모자를 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참 좋아하시면서 모자에 달린 끈을 턱 아래에 꼭 묶은 채 저희가 돌아갈 때까지도 착용하고 계셨습니다. 모자챙이 넓어 곧 다가올 여름에도 쓰시기 좋아 보였습니다.
활동가들이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챙길 때 할머니는 “또 올래? 나 보러?”하며 물어보셨습니다. 매주 안부 전화를 하고 매달 찾아뵌 지도 오래되었는데 왜 그런 말씀을 하셨던 것일까요. 왜인지 기억에 오래 남을 것만 같습니다.
할머니, 당연히 또 올 것이지요. 우리 오래오래 만나면서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쇼핑도 하고 화투도 쳐요. 다음 달에 뵈러 갈 때까지 건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