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정의기억연대 <김복동평화인권상> 신진연구자상 수상자 발표

(재)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및 전시 성폭력 문제에 대한 연구를 장려하고 신진연구자의 학문적 성과를 확산시키기 위해 신진연구자상을 제정했습니다.

 

2025년 처음으로 시행한 신진연구자상에 국내외 논문 총 10편(학위논문 5편, 학술지 논문 5편)이 응모했습니다. 한국, 독일, 미국, 이탈리아, 스웨덴 등지에서 사회학, 법학, 문학, 여성학, 정치학, 지역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의 논문이 접수되어 상당히 고무적이었습니다.

모두 의미 있는 논문이지만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를 진행한 결과, 다음과 같이 세 편의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 
(가나다 순)

· 손선희, 2024, “포스트생존자 시대를 위한 일본군‘위안부’ 연구: 대구·경북지역 지원활동가를 중심으로”, 계명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 우준하, 2025, “일본군‘위안부’ 최초 증언자 배봉기의 기억과 증언 연구 - 전후 오키나와에서 대항 기억과 주체화 과정을 중심으로”, 성공회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 Alessia Comi, 2025, “Truth, Memory and Justice: The Intersection of the Right to the Truth and Memorialisation in the ‘Comfort Women’ Case”, Master Thesis, Global Campus of Human Rights: European Master Programme in Human Rights and Democratisation EMA.


1. 심사 기준 및 심사 과정

신진연구자상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와 전시 성폭력 문제를 다룬 연구 전반을 대상으로 하며, 역사·사회학·여성학·문학 등 모든 학제 및 학제 간 연구를 포괄합니다. 심사 공고일을 기준으로 최근 2년 내 통과된 국내 석·박사 학위논문과, 동일 기간 내 국내외 전문 학술지에 게재된 학술논문이 심사 대상입니다.

심사 과정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연구, 단독 저자, 타 기관의 수상이나 외부 지원금을 받지 않은 논문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구체적인 심사 기준은 총 여섯 가지로, ① 논문 주제와 내용의 적합성, ② 주제의 중요성과 관점의 독창성, ③ 연구방법과 결과의 명확성, ④ 연구결과의 학술적·정책적·운동적 기여도, ⑤ 참고문헌의 적절성과 전문성, ⑥ 그밖에 심사위원이 추가적으로 인정하는 사항 등입니다.

본 심사는 위 기준과 배점표에 따라 일관된 절차로 진행되었으며, 심사위원 전원이 동일 기준을 적용해 독립적으로 평가·합의함으로써 공정하게 심사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종 후보로 오른 4편을 대상으로 심층 심사를 진행한 결과, 최종 3편이 선정되었음을 알립니다.

2. 심사평(가나다 순)

손선희의 박사학위 논문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 운동과 연결된 현장성과 지역성 등을 살렸다는 점에서 주제의 적합성과 중요성, 이론적 적합성, 운동의 기여도, 전문성 면에서 두루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본 논문은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한 연구로 활동가-생존자로 연결되는 연대를 꼼꼼하게 정리했으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해 온 지역 활동가들의 운동과 기록을 통합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되었습니다. 중앙 중심의 운동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중앙·국가주의적 ‘위안부’ 운동사에서 배제되었던 대구·경북 지역의 피해생존자들과 활동가들의 관계적 주체성을 복원하고, 돌봄과 연대를 기반으로 한 페미니스트 실천으로 재조명했습니다. 피해생존자-활동가-연구자의 관계를 집합적 수행성과 상호서사로 분석해 낸 이론적 접근도 적절했으며, 연구자 자신도 연구의 일부로 포함시켜 공감적 청중이자 윤리적 주체로 참여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포스트피해생존자 시대의 과제로 ‘기억의 현재화’, ‘지역 여성운동과의 연결’, ‘탈식민·탈국가주의적 연대’를 제안하고, 젠더·인종·계급·성정체성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윤리적 공동체 형성을 강조함으로써 실천적 함의 또한 크다고 볼 것입니다.

 

우준하의 석사학위 논문 또한 주제의 적합성과 중요성, 연구방법의 명확성, 운동적 기여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본 논문은 1975년 오키나와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를 최초로 증언한 배봉기의 사례를 중심으로, 일본·조선총련·한국 언론의 재현 실패 구조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증언이 ‘불법 체류자’, ‘민족적 피해자’, ‘반공 이념’의 틀 속에서 왜곡·소거된 이유를 규명함으로써 피해자 발화의 사회적 수용 조건 부재와 가능성을 조명했습니다. 스피박의 서발턴 이론과 정동 이론을 결합해 증언을 공동체적 관계망 속 실천으로 재해석하고, 피해자의 목소리가 사회적 연대 속에서만 지속·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윤리적 청취’와 ‘공감적 청중’의 필요성도 제기했습니다. 배봉기의 증언을 단순한 피해 진술이 아닌 대항 기억이자 윤리적 주체의 실천으로 규정하고, 냉전·분단·식민 구조가 현재까지 이어지는 억압의 연속선 위에서 ‘사후의 정치’와 기억의 윤리를 다루는 향후 연구 과제까지 제안함으로써 학문적·사회적 실천을 연결하고자 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큽니다. 무엇보다 배봉기에 대한 방대한 자료 조사와 수집, 현장 연구 등은 향후 관련 연구에도 모범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Alessia Comi의 해외 석사학위 논문은 주제의 중요성과 정책적 기여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본 논문은 국제인권법의 ‘진실에 대한 권리’를 기반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정의 요구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본의 일본군‘위안부’ 기념 활동 분석을 통해 피해자 추모와 역사적 기억 전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실과 기억이 피해자 정의를 실현하는 상호보완적 경로임을 논증했다는 점에서 실천적 함의 또한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은 국제인권법의 관점에서 진실-기억-정의’ 삼각 구조를 정립했다는 점에서 학문적인 완성도가 높으며, 진실과 기억이 피해자 정의 실현의 상호보완적인 경로임을 논증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었습니다. 해외 신진연구자로서 일본군성노예제 운동의 초국적 의미를 잘 짚고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습니다.

 

그 외에도 언어의 혼종·복잡성 등에 주목하며 증언연구 방법을 독창적으로 제시한 이지은의 연구, 가시화-비가시화라는 측면에서 배봉기의 증언을 다면적으로 분석한 남수빈의 연구, 한국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일본군성노예제, 제주4·3, 5·18민주항쟁)의 피해자 증언을 중심으로 국가화된 증언 체제를 비판적으로 탐색한 송혜림의 논문 등도 돋보였지만,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지원한 10편의 학위 논문과 학술지 논문은 일본군성노예제 뿐만 아니라 진실과 정의, 기억을 지키고 계승하는 운동과 이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수상자들을 비롯해 참여한 모든 신진연구자들이 향후 연구 성과를 계속 이어가기를 기대하고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심사위원(가나다 순)

김창록, 이나영, 임경화, 전갑생, 한경희

 

 

2025.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