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김양주 할머니(1924년-2022년)
2022년 5월 1일 밤 10시 경남 창원에 사시던 김양주 할머니께서 별세하셨습니다.
김양주 할머니는 1924년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부모님 이혼 후 어머니와 언니와 경남 마산으로 이주해 날품팔이를 하며 어렵게 생활했습니다. 열일곱 살 되던 1940년 가을쯤, 일본순사에게 끌려가셨습니다. 어머니와 이웃 사람들은 무서워서 말리지도 못했습니다. 할머니는 그길로 기차와 배를 타고 만주로 끌려가 끔찍한 일본군‘위안부’ 피해를 당하셨습니다. 반항하다가 매를 맞아 오른쪽 귀 고막이 다쳐 청력을 잃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되기 며칠 전 일본군 소위가 할머니를 일본으로 데려가려고 강제로 끌고 위안소를 떠났습니다. 할머니는 도중에 도망쳐 만주 어디쯤 조선인 집에 숨어 지내다 해방을 맞았습니다. 조선인 피난민 대열에 끼여 군함을 타고 어떻게 어떻게 귀국하여 가족들을 다시 만나려고 마산으로 돌아오셨습니다. 할머니 어머니는 다른 사람은 다 왔는데 딸만 안 왔다고 산에 가서 물을 떠 놓고 공을 드리며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할머니는 그 뒤 아기 보기, 청소, 식모살이, 날품팔이, 장사 등을 하며 사셨습니다.
할머니는 1993년 정부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하셨습니다. 그리고 창원에 사시면서도 종종 수요시위에 참석하시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을 하셨습니다.
할머니는 인정 많은 작은언니가 결혼해 개성에 사셨는데 빨리 통일이 되어 언니를 만나고 싶다고 하셨지만 결국 바람을 이루지 못하셨습니다.
오랜 병원생활을 하시면서도 강인하게 견디며 우리 곁에 계셨던 김양주 할머니, 올해 3월 9일에는 98세 생신도 맞으셨습니다.
하지만 5월 1일 밤 10시경 하늘로 가셨습니다.
김양주 할머니 고통스러운 기억 모두 잊으시고 편안하시기 바랍니다.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장례는 시민사회장으로 진행되며 장례식장은 마산의료원 장례식장 303호입니다. 발인은 5월 4일 오전 8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