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기자회견 주간보고
오늘 새벽, 독일로부터 감격스러운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베를린시 미테 구의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평화의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의결했다는 것입니다(현지시각 2020년 12월 1일).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설치를 주도한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님에 의하면, 미테구 의원 29명 중 25명의 찬성으로 소녀상 철거 명령 회수, 도로공사로 인한 6주 기간 연장, 영구 설치를 위해 미테 구청은 코리아협의회와 미테구 의회와 함께 구체적 방안을 검토할 것을 결정했다 합니다. 더 통쾌한 일은 사민당 지역구 대표가 미테 구청장에게 철수 명령 공식 서한을 코리아협의회 뿐만 아니라 일본 대사관에게도 알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 정부와 국회가 조직적으로 나선 ‘철거 작전’이 무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정의연은 미테구의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평화의소녀상이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전쟁범죄라는 구체적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침묵을 깬 생존자의 용기, 모든 전시성폭력 피해자를 기억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시민적 다짐, 평화와 인권의 상징이라는 점이 받아들여진 것 같아 반갑습니다. 일본의 끈질긴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켜낸 베를린 시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평화의소녀상 설치 추진과 존치 결정까지 전 과정에서 애써주신 베를린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님과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지난 30여년 간 피해당사자들과 함께 일본군성노예제의 참상을 세상에 알리고자 노력했던 많은 분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엄중한 역사적 진실 앞에서도 일본정부는 여전히 사실인정과 사죄, 진상규명은커녕 역사를 지우고 부인하며, 구조적 성폭력을 뿌리째 뽑고자 하는 세계 시민들의 노력을 폄훼하고 방해하고 있습니다. 말해도 듣지 않고, 또 말해도 곡해하고, 다시 말해도 부정하는 세력들이 여전히 한국사회 내에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정의연은, 정의의 문을 하나하나 열어젖히는 전 세계 시민들이 저희의 든든한 뒷배임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앞으로도 정의연은 가해자가 수치심을 느끼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하는 그날까지 전진할 것을 약속합니다.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여러분들과 굳건히 손잡으며 평화와 인권이 물결치는 세상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겠습니다.
2020년 12월 2일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