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부산에 사시는 이막달 할머니께서 8월 29일 어젯밤 11시경 별세하셨습니다.
이막달 할머니는 1923년에 태어나셨습니다. 1940년경 할머니 열일곱 살 때 좋은 곳에 취직시켜 준다며 동행할 것을 강요하는 일본인 두 명을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일본을 거쳐 대만 기륭으로 가게 되었고 대만 잇나나록쿠 칸부대라는 군부대에 있는 위안소에서 일본군성노예 피해를 당하셨습니다.
어느 날 위안소 관리인이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사라졌습니다. 고국으로 돌아갈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도 없어서 각자 뿔뿔이 흩어져 방법을 찾던 중, 항구로 가면 조선으로 가는 배가 있다는 말을 듣고 혼자 항구로 가서 군인 병원선을 타고 부산으로 귀국하셨습니다.
2005년 정부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로 신고하셨습니다.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생활하시며 수요시위 참가, 해외 증언 활동, 피해자 인권캠프 참가 등 문제해결과 연대활동에 함께하셨고 그 뒤로는 줄곧 부산에서 사셨습니다.
허리를 다쳐 요양원에 계셨지만 식사도 잘하시고 건강을 회복하는 중이었는데 어젯밤 주무시듯 조용히 숨을 거두셨습니다.
이막달 할머니 고통과 아픔 모두 잊으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할머니와 유가족의 뜻에 따라 성함 외 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하였으니 양해 바랍니다.
2020.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