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일본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문제 책임 회피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공식 사죄, 법적 배상하라!


[입장문] 

일본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문제 책임 회피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공식 사죄, 법적 배상하라!

 

일본정부는 4월 16일 발표한 2024 일본 외교청서(제67호)에서 일본군성노예제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되었고 “2015년 12월 한일 외교장관회담 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또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이 제기한 일본국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한국법원이 2021년 1월 8일, 2023년 11월 23일 원고 피해자 승소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일본 정부가 한국의 재판권에 복종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국제법 및 한일 양국 간 합의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어불성설이고 비열한 책임회피다. 1965년 한일 정부 간 청구권 협정이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소멸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명확히 한 우리 대법원 판결(2018. 10. 30. 선고, 2013다61381)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일본정부가 일본군‘위안부’문제에 일본이 ‘관여’한 사실을 공식 인정한 때가 1992년 가토 고이치 관방장관 담화였으므로, 1965년 당시에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은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될 수 없다. 더욱이 ‘2015 한일합의’는 일본정부의 범죄 인정과 공식 사죄 없이 피해자들을 배제한 졸속적 정치적 합의로, 피해자들과 한국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고 결국 ‘화해치유재단’이 해산되며 실질적으로 무력화되었다. 2017년 유엔 고문방지위원회, 2023년 제54차 유엔인권이사회도 ‘2015 한일합의’의 문제를 지적하며 일본정부가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해 11월 23일 서울고등법원의 피해자 승소 판결은 국제법이 국가 중심에서 개인의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한 명쾌한 선언으로, 주권면제는 확고부동한 것이 아니며 이제 더 이상 반인도적 범죄행위를 저지른 국가가 주권면제 뒤에 숨어 면죄부를 받을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피해자의 절박한 호소에 응답한 대한민국의 판결로, ‘국제법을 위반’한 주체는 한국이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반인도적 행위를 강요한 일본국이다.

 

일본정부는 한국은 물론 수많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피해자들이 외쳐 온 공식 사죄, 법적 배상을 시종일관 무시하고 있다. 강제성을 부인하며 일본군성노예제 범죄 역사를 지우고 오히려 ‘2015 한일합의’를 준수하라고 한국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피해자들의 외침을 외면하고 헌법을 고쳐 다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나아가고 있다.

 

일본정부가 할 일은 하나다.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국에 책임을 떠넘기는, 거짓으로 점철된 외교청서를 발표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국제사회에 대한 책무를 지켜 한국법원이 판결한 대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 법적 배상 등 가해국으로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 “그와 같은 피해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재발방지 약속을 하고 평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정부가 거짓과 책임회피를 중단하고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며 전쟁이 아닌 평화의 길에 나설 때까지 더 많은 세계 시민들과 연대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24년 4월 17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